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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를 뛰어넘는 프리미엄의 완성, 더 뉴 인피니티 Q70 V6 3.7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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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디젤, CUV-이 키워드들이 지배했던 2014년 자동차 업계에서 일본 브랜드들은 조용히 반격의 칼을 갈고 있었다. 지난 해 말부터 일본차들은 공세를 시작하며 2015년에는 트렌드를 역전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인피니티는 지난 해부터 소리 없는 돌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절대 판매량에서는 독일 브랜드에 비할 바가 못되지만, 디젤 파워트레인과 멋스러운 디자인, 동급에서 우위를 점하는 편의사양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무장한 Q50을 선봉으로 내세워 1년 만에 두 배에 가까운 판매 성장 신화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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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0일 국내에 출시된 인피니티의 기함, Q70은 이러한 인피니티의 성장세에 탄력을 붙여 줄 ’4번 타자’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모델이다. 특히 Q50에서 선보인 새로운 디자인 큐에 맞춰 전후면 디자인을 대폭 손보고 동급 최고수준의 편의장비와 높은 마감 품질을 통해 독일차들이 지배하고 있는 E-세그먼트 세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과연 새단장을 마친 Q70이 독일차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다크호스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인가? 그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 바람이 많이 불던 지난 주, 제주도에서 더 뉴 인피니티 Q70을 직접 시승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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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Q70의 외관 디자인은 인피니티의 디자인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램프 디자인은 기존 M 세단의 실루엣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사람의 눈동자를 닮은 풀 LED 헤드램프와 면발광 타입 LED 테일램프가 적용되면서 한결 또렷한 인상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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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더 넓어진 더블 아치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 LED 주간주행등이 추가되면서 디테일을 다듬고 군살을 덜어 낸 범퍼 디자인 등이 눈에 띈다. 일견 동생인 Q50과 흡사해 보이지만 긴 노즈와 볼륨감 넘치는 캐빈 디자인은 영락없는 플래그십의 풍채다.  달리기 위해 고개를 숙인 치타에서 영감을 받은 노즈 디자인은 0.27Cd의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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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리즈, E 클래스 등과 동급인 E-세그먼트라고 하지만, Q70의 전장*전폭*전고는 4,980*1,845*1,500(mm)로 경쟁 모델들에 비해 폭은 10~15mm 좁지만 전장이 80~100mm 길다. 자연히 공간활용도 면에서 우위가 있는 셈. 꽤 큼지막한 바디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운전할 때는 작고 민첩하게 느껴진다. 인피니티 특유의 운동성 높은 세팅 덕분이겠다. 다만 유럽형에 적용됐던 20인치 알로이 휠이 국내 사양에는 적용되지 않고 전 모델에 18인치 휠이 적용된 점은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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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엔트리 세단인 Q50에 비해 훨씬 고급스럽다. 과거 인피니티 라인업은 G-M-Q로 이어지는 3종류의 모델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Q50-Q70 등 두 개 모델 뿐이라 Q70이 기함의 역할까지 맡는 까닭이다. 동급 경쟁자들과 비교해봐도 원목 우드 트림이나 메탈 소재, 가죽 재질감 등은 월등히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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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Q70에는 첨단 안전장비도 풍부하게 적용됐다. 차선 이탈 시 브레이크 조작을 통해 차량을 정렬시키는 차선유지보조장치 등이 탑재됐는데, 특히 돋보이는 것은전용  전방추돌경보장치. 이미 전방추돌경보장치는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앞의 앞 차까지 감지하는 시스템은 인피니티가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그 밖에도 탑승자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자연풍과 같은 피톤치드 바람을 뿜는 ‘Forest Air’ 시스템이 탑재되는 등 안팎으로 닛산의 첨단 기술이 아낌없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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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쉬운 부분은 터치 스크린. 닛산과 인피니티 모델들은 늘 사용하기 까다로운 인터페이스 때문에 처음 차에 타 세팅할 때 혼란을 겪는다.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지 못하고 몇몇 화면에서 해상도가 크게 떨어지는 점도 흠이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소프트웨어적 문제인 만큼 향후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다행이다. 독일 3사나 렉서스만큼의 소프트웨어 완성도를 기대하는 것이 인피니티에게 무리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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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뒷좌석 공간이나 뛰어난 재질감, 깔끔한 디자인 등 매력이 많은데, 역시 Q70 인테리어의 하이라이트는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다. 보스 오디오는 인피니티와 25년 째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보스 오디오를 탑재하는 여타 브랜드의 모델들도 많지만, 차량 설계 단계부터 맞춤형 오디오 시스템을 제작하고 탑재하는 것은 인피니티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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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Q70은 그런 인피니티와 보스 오디오 콜라보레이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큼 섬세한 세팅 완성도가 돋보인다. 최상급인 익스클루시브 트림에는 1열 시트 양 옆에 퍼스널 스피커가 장착되고 보스가 자랑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되는 등 동급 경쟁모델에서 찾아보기 힘든 최상급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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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0에 대한 간단한 컨퍼런스와 차량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진 뒤 차례로 시승에 나섰다. 약 120km에 걸쳐 진행된 이번 시승은 중문에서 출발해 한라산 와인딩 로드를 달린 뒤 본태 박물관을 지나 해안 도로를 일주하는 코스에서 이뤄졌다. 제주도 도로 특성 상 왕복 2차선 도로가 많아 자유롭게 운전해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다양한 노면 컨디션에서 Q70의 주행 감각을 살펴보기에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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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3.7L V6 가솔린 엔진인 VQ37VHR 엔진. 워즈 오토가 선정한 세계 10대 엔진에 꾸준히 선정된 바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리콜 경력이 없어 인피니티 스스로 ‘무결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V6 가솔린의 교과서같은 엔진이다. 국내에는 3.7 가솔린 후륜구동과 3.7 가솔린 AWD, 3.0 디젤 등 3가지 파워트레인이 제공된다. Q50에 탑재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2.2 디젤 엔진이 유럽에서는 엔트리 모델로 제공되는데, 국내 판매는 현재 검토중이라고 한다. 그 밖에 기존 M 세단에 탑재됐던 5.6L V8 엔진은 업계 트렌드를 고려해 라인업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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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모델의 최고출력은 333마력, 최대토크는 37.0kg.m에 이른다. 몸집이 큰 Q70에게도 충분한 성능이다. 특히 이 엔진은 높은 회전수를 바탕으로 제원 이상으로 쭉 뻗는 가속감을 자랑한다. 여기에 칼같은 레브 매칭 실력을 자랑하는 7단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이미 인피니티 파워트레인의 명성은 자자하니 Q70과의 궁합을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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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의외인 점은 예상보다 서스펜션이 부드럽다는 것이다. 동생인 Q50은 동급 중 단단한 편이라고 느꼈기에 이런 차이가 낯설다. 댐핑 스트로크가 상당히 길어 노면이 안 좋은 구간에서는 조금 불편할 정도로 울렁거렸다. 스티어링 휠도 묵직하지만 유격이 있게 세팅됐다. 유격이 거의 없이 칼 같은 스티어링 감각을 보여줬던 Q50과는 대조적이다. 여기에 퍽 뛰어난 정숙성이 더해지니 인피니티 모델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느긋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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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km/h 정도의 속도에서는 이런 ‘인피니티 답지 못한’ 세팅이 불만스러웠지만,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자 이내 진가가 드러난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서스펜션은 잔진동 없이 매끄럽게 달려나가고, 요철을 밟아도 흔들림 없다. 스티어링 휠 역시 유격이 없는 Q50이 다소 신경질적이라고 느껴졌던 반면 여유있게 불필요한 흔들림을 걸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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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딩 로드에 들어서면 더욱 매력적이다. 댐핑 스트로크는 길지만 결코 물침대처럼 자세가 흐트러지지는 않는다.일정 이상의 롤링은 억제하면서 자세를 잡고 코너를 파고드는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해도 D에서는 그렇게 스로틀 반응이 민첩하지 않지만, 매뉴얼 모드로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평상시에는 조용하고 부드럽기만 한 엔진은 4,000rpm이 넘어서면 괴성을 지르며 7,500rpm의 레드존까지 경쾌한 가속력을 뿜어낸다. 파워가 넘치지만 긴 휠베이스는 헤어핀 코너에서도 오버스티어를 억제하며 코너를 빠져나간다. 인피니티 담당자가 Q70의 최고의 강점을 ‘퍼포먼스’로 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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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0의 공인연비는 디젤 모델이 복합 11.7km/L, 가솔린 모델이 복합 8.8km/L이며, 가솔린 AWD 모델은 복합 8.3km/L이다. 기자가 시승한 가솔린 모델의 실연비는 6~7km/L 정도를 기록했는데 오르막과 내리막,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와 가·감속이 반복된 운전 패턴을 고려하면 기대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정확한 시내 및 고속도로 연비는 추후 개별 시승을 통해 재확인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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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70은 그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E-세그먼트에서도 입지를 다지겠다는 인피니티의 야망과 자신감이 드러난 모델이다. 특히 경쟁차종으로 지목된 5시리즈나 E 클래스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6기통 가솔린 및 디젤 라인업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최고의 메리트로 작용한다. 가격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실내 마감품질이나 성능이 검증된 파워트레인은 Q70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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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일상주행 영역에서 기대보다 무르게 세팅된 서스펜션이 종종 불필요한 상하 흔들림이 발생했고, 탁월한 내장재에 비해 복잡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인터페이스 등이 거슬리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완성도나 탁월한 오디오 시스템, 동급대비 풍부한 첨단장비 등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기 때문에 사사로운 부족함은 오히려 인간적이라고 해둘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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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올해 인피니티는 야심찬 E-세그먼트 공성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더 뉴 Q70의 가격은 가솔린 5,750~6,940만 원, 디젤 6,220만 원, 가솔린 AWD 6,500만 원이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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