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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달리는 개성 덩어리, 닛산 쥬크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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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등장해 글로벌 시장에서 닛산의 대표 주자로 맹활약하고 있는 닛산 쥬크가 한국에 상륙했다. 허리 위는 스포츠카, 아래는 SUV의 성격을 가진 쥬크는 그 성격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핫한 엔진을 장착하고, 탄력 있는 달리기 실력을 선보였는데, 가격도 착하다. 워낙 강한 개성을 가진 아이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다행히 쥬크가 표현하고자 하는 색깔은 퇴색됨 없이 한국에 잘 전달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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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신차발표회와 함께 곧바로 쥬크 시승회가 열렸다. 남산에 있는 반얀트리에서 출발해서 올림픽대로와 춘천고속도로를 거쳐 남양주 한강변에 있는 한 카페까지 왕복 약 100km를 달리는 시승이었다. 짧은 시승이긴 했지만 오랫동안 고대했던 쥬크의 성격을 파악하기에는 크게 부족하지 않은 시승이기도 했다.

쥬크는 2010년에 처음 출시된데다 한국에서도 지난 서울 모터쇼에서 이미 선보인 터라 디자인이 익숙해질 만도 한데, 여전히 낯설다. 워낙 개성이 강한 탓이다. 쥬크의 외모를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허리를 기준으로 위 아래를 따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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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긴 후드, 예리한 라이트, 낮게 기울어진 A필러, 뒤로 갈수록 내려 앉는 루프 라인, 높은 허리선 등에서 스포츠카의 모습이 분명히 보인다. 반면 허리 아래로는 원형 헤드램프, 높은 허리선, 두꺼운 펜더, 높은 지상고 등에서 SUV이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닛산에서는 쥬크를 스포츠카와 SUV의 성격을 적절히 조합한 모델이 아니라, 두 가지 성격을 분명하게 반반씩 가지고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는데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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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이런 컴팩트 크로스오버 자동차를 무척 선망한다. 작은 차체에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천후 주행이 가능한 이런 스타일 말이다. 이미 많은 시승기들에서 개인적인 취향을 밝힌 바 있는데 닛산 쥬크가 어쩌면 지금까지 등장한 컴팩트 CUV 중에서 가장 선명한 개성을 가진 모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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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한 부분이 엔진이다. 1.6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MR16DDT)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5,600rpm과 최대토크 24.5kg.m/2,000~5,200rpm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그간의 닛산 엔진이 보여준 신뢰도를 감안하면 수치를 충분히 믿을 수 있을 것으로 짐작이 되었다. 배기량이 낮아 국내 세금 환경에 적합하면서, 평상시 주행에서는 연비 위주의 주행이 가능하고, 터보를 최대한 활용하면 충분히 강력한 달리기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제원들을 살펴보고 나니 곧이어 시승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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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검정/빨강 투톤과 검정 원톤 2가지를 준비했는데, 시승차는 검정/빨강 투톤 배열이었다. 아무래도 차의 성격상 이쪽의 선호도가 더 높을 것 같다. 인테리어 디자인도 개성이 풍부하다. 외관만큼의 파격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사용된 선들이 범상치 않다. 계기판은 위쪽 하우징이 플로팅 스타일이고, 센터 터널은 모터사이클의 연료탱크를 형상화 했다고 한다. 가장 독특한 것은 도어 트림에 수영용 오리발 형상의 패널을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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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서 닛산이 강조한 것은 통합 제어 시스템이다. 보통 센터페시아 네비게이션 모니터 아래 2단으로 배열되는 오디오와 에어컨 조작부를 하나로 통합한 것인데, 선택 버튼을 누르면 에어컨 모드와 드라이브 모드로 전환된다. 오디오는 터치 스크린에 통합했다. 드라이브 모드에서는 주행 성격을 스포츠, 노멀, 에코로 전환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가 되면 스로틀 반응, 변속기의 변속 로직, 스티어링 휠 반응 등이 스포티하게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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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닛산이 자랑하는 엑스트로닉 CVT다. 연비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면 수동변속 느낌으로 다이나믹하게 엔진 회전을 컨트롤할 수 있다.

시승이 시작되자 엔진의 파워풀한 성능을 바로 감지할 수 있었다. 비록 4기통 1.6리터 엔진이지만 190마력의 파워는 허상이 아니었다. 회전수를 조금만 높이면 어떤 단수에서도 묵직한 토크감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노멀 모드에서의 CVT와의 조합은 파워풀한 달리기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았다. 킥다운을 하면 CVT의 특성상 먼저 엔진 회전을 최대치까지 끌어 올린 상태를 유지하면서 속도를 올려 나가게 되는데 이때 엔진 사운드가 그리 경쾌하지 않았다. 엔진 사운드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속도가 올라가야 좀 더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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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를 위해서 닛산은 CVT에서도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자동 변속기와 같은 반응을 보이도록 하고 있는데, 다이나믹 주행에서는 스포츠 모드를 사용할 때 한결 제 맛이 나는 편이다. 수동으로 기어를 내려서 고회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고,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를 정교하게 맞춰주는 반응도 제대로다. CVT는 다소 번거롭더라도 평상시 운전에서는 노멀 모드를, 다이나믹한 주행을 즐기고 싶을 때는 스포츠 모드를 꼭 선택해 주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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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대로, 고속도로, 국도를 달린 후 찾아낸 또 하나 칭찬할 만한 것은 안정성이 뛰어난 서스펜션 세팅이다. 작은 차체이지만 승차감이 나쁘지 않고, 엔진의 강력한 파워를 잘 소화하면서 안정적인 달리기를 선보였다. 동급 혹은 바로 상위의 국산 SUV 혹은 CUV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안정감이다.

이처럼 강력한 엔진과 안정적인 하체 만으로도 쥬크는 달리기 실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고 하겠다. 한편 스티어링과 브레이크에서는 크게 칭찬할 것도, 크게 나무랄 것도 없는 무난한 점수를 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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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스포츠카의 성격에서 본 쥬크는 기대이상의 완성도를 보였다. 그렇다면 소형 SUV 혹은 엔트리 패밀리카로서의 쥬크는 어떨까?

휠베이스 2,530mm의 워낙 작은 차체이다 보니 공간에서 여유를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SUV 스타일이다 보니 머리 위 공간 등에서 여유가 있고, 디자인상 1열과 2열 공간을 최대로 확대한 것 같아 많이 답답하진 않은 편이다. 다만 트렁크 공간은 상대적으로 많이 축소되었다. 어차피 소형보다 더 작은 사이즈 차체임을 감안하면 평소 라이프 스타일을 좀 더 간소하게 꾸릴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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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부분은 자주 사용되는 일부 편의 사양이 빠진 것이다. 오토 헤드램프, ECM 룸미러, 화장거울 조명, 그리고 히팅 시트 등이 없다. 2열을 위한 배려는 당연히 없을 것이다. 오디오도 닛산이 자랑하는 ‘보스’ 시스템이 아니다. 반면 스마트 키 시스템과 푸시 시동 버튼, 블루투스 핸즈프리 오디오 스트리밍은 갖췄다. USB와 SD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도어 핸들의 버튼을 눌러 도어를 잠그면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접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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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트한 차체에 동급 세계 최고 수준의 파워풀한 엔진과 그에 걸맞은 안정적인 하체로 상당히 매력적인 주행을 선보이는 쥬크는 일부 편의 사양에서 가격 조정을 거친 듯하다. 이렇게 조율된 가격은 기본형 S트림이 2,690만원, 썬루프와 네비게이션, 후방카메라, 통합 제어 시스템을 더한 SV 트림이 2,890만원이다. 기대보다 매력적인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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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연비와 가격이다. 그리고 디젤엔진에 대한 선호도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닛산 쥬크는 가솔린 엔진이지만 저배기량에 고성능을 갖췄다. 가격 경쟁력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디자인과 기본 성격에 대한 이해가 따라 준다면 많은 젊은이들이 호응할 것으로 보인다.

곧이어 르노삼성의 QM3가 트랙스와 쥬크가 먼저 자리 잡은 이 시장에 따라 들어온다. 3 모델은 서로 성격과 지향점이 조금씩 달라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이 서로 잘 경쟁하면서 이 세그먼트가 국내에서 많이 확대되면 좋겠다. 작고 개성 있는 자동차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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