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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340i xDrive 투어링 시승기, 진정한 아빠들의 드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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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의 일이다.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의 출시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아빠들의 드림카”라는 말을 적었다가 혼쭐이 나야 했다. “아빠들도 스포츠 카를 타고 싶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선택하는 차가 카니발이지, 카니발이 드림카인 아빠는 없다”는, 질주 본능과 가정에 대한 책임 사이에서 고뇌(?)하는 이들의 일갈을 듣고는 한 대 얻어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당연한 이야기지만, 카니발 오너들을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

확실히 맞는 말이다. 적잖은 이들이 ‘패밀리 카’를 퍼스트 카로 선택하지만, 으레 패밀리 카는 거주성과 실용성, 승차감과 연료효율 같은 가치에 우선순위를 두기 마련이다. 스타일과 퍼포먼스, 운전 재미, 매력적인 배기음 등 우리가 꿈꾸는 차의 매력 요소들과는 거리가 있다. 드림카를 세컨드 카로 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게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드림’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랴.

그렇다면 우리는 정녕 패밀리 카와 드림카의 좁혀지지 않는 간극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편하고 실용적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야성미를 드러내는, “꿈의 패밀리 카”는 존재할 수 없을까? 이런 고민을 끝내 줄 차가 여기 있다. BMW M340i xDrive 투어링이다. 패밀리 카로도, 스포츠 카로도 손색 없는 실용성과 퍼포먼스를 두루 갖춘 데다, 유니크하고 섹시하기까지 하다. 진정한 아빠들의 드림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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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M340i xDrive 투어링의 국내 상륙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고성능차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왜건의 무덤’인 한국에 고성능 왜건을 정식 출시하다니! 그간 한국 땅을 밟은 왜건이 디젤 모델 위주였던 걸 생각해 보면 BMW 코리아의 과감한 결정이 놀라울 정도다.

이제는 시장에서 먹힐 것이라는 판단인지, 단순히 본사의 재고 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인지는 알 수 없다. 그 배경이야 어찌됐든, 소비자 입장에서 다양한 선택지가 생기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재미있는 왜건을 원해 온 마니아들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아무리 SUV가 대세인 시대라도 세단의 주행감각과 SUV의 실용성을 고루 갖춘 왜건은 분명한 나름의 존재의의를 지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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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필러 앞의 모습은 M340i 세단과 완전히 동일하다. 일반 3 시리즈의 M 스포츠 패키지보다 더 과격한, M 퍼포먼스만의 외관 디자인이 적용됐다. 육각형 패턴의 메쉬 타입 키드니 그릴과 더 크고 과격한 하단 공기흡입구는 이 차가 평범한 승용차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최상위 모델답게 레이저 헤드램프도 기본사양으로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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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멋은 후면부에서 나온다. 으레 B-필러를 지나 떨어져야 할 루프라인은 차체 뒷편까지 길게 뻗어간다. BMW 투어링 모델의 전통을 따라 테일게이트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차체 끝단과 만난다. 긴 노즈와 맞물려 가만히 서 있어도 속도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후면부에도 높게 배치된 리플렉터와 과격한 범퍼, 두툼한 듀얼 머플러 팁이 더해져 M 퍼포먼스 모델만의 멋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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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3시리즈 세단을 통해 검증된 인테리어 디자인은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이전 세대보다 확연히 넓어진 공간은 패밀리 카로 쓰기에도 손색이 없다. M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M 퍼포먼스 시트는 시각적 만족도는 물론, 그립감과 착좌감도 훌륭하다. 최상위 모델답게 실내의 많은 부분에 가죽 트리밍을 적용했고, 안전벨트에도 M 컬러 스티치를 넣는 등 센스까지 갖췄다. 사람들이 어떤 차를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는 영리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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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왜건 답게 진가가 드러나는 건 공간 활용도다. 러기지 스크린을 씌운 상태에서도 기본 500L의 트렁크 용량을 제공하며, 스크린을 떼 내고 2열 시트를 폴딩하면 무려 1,510L로 늘어난다. 특히 왜건은 적재함 높이가 낮아 짐을 싣고 내리기도 편하고, 동급 SUV보다 적재공간이 길다. 실용성이 뛰어난 건 두 말할 필요도 없고, 여차하면 요즘 한창 유행인 ‘차박’을 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물론 여기까지는 다른 SUV나 왜건을 사도 큰 차이 없이 누릴 수 있는 요소들이다. 하지만 이 차를 진짜 ‘드림카’로 만들어 주는 건 심장이다. 엔진룸을 가득 채운 M 퍼포먼스 사양의 직렬 6기통 3.0L B58 엔진은 최고출력 387마력, 최대토크 51.0kg.m을 발휘한다. M3를 제외하면 3시리즈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성능으로, BMW 내의 여러 M40i 모델들 외에도 토요타 수프라가 이 엔진을 사용한다. 말 그대로 ‘스포츠 카의 심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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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 매끄러우면서도 우렁찬 직렬 6기통의 배기음이 뿜어져 나온다. 음색만 놓고 보자면 BMW의 엔트리 고성능 모델, M2와 흡사하다. 싱글터보 엔진이기에 아직 카랑카랑한 직렬 6기통 특유의 사운드가 살아있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가변 배기 플랩이 열리며 보다 또렷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3리터로 387마력을 뽑아내는 엔진인 만큼 터보 래그가 있을까 걱정되지만, 가속 페달을 밟아 보면 그것이 기우였다는 걸 이내 깨닫는다. 최대토크가 1,800rpm부터 5,000rpm에 이르는 넓은 영역에서 나오기 때문에 자연흡기 엔진처럼 부드럽게 발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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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넘치는 힘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단은 힘껏 가속해 보자. 정차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4.6초.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한 왜건 바디라는 걸 고려하면 경이로운 수준이다. 국내 판매되는 M340i 투어링은 전자제어식 4륜구동 시스템, xDrive가 기본 탑재돼 슬립 따위는 없다. 그저 앉은 자리에서 쏜살같이 튀어 나갈 뿐이다.

조금 더 차를 몰아붙여 보면, 이 차의 모든 요소들이 얼마나 완벽한 궁합을 이루는지 알 수 있다. ZF제 8속 자동변속기는 M 퍼포먼스 사양으로 튠업돼 빠르고 정확하게 변속을 해 낸다. 업시프트도, 다운시프트도 기민하다. 토크컨버터임에도 이 정도의 변속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건 ZF와 BMW가 오랫동안 합을 맞춰 오며 쌓인 노하우 덕이다. 코너를 돌아 나가는 순간 변속기와 엔진은 마치 완벽하게 호흡을 맞춘 피겨 스케이팅 페어처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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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화룡점정은 환상적인 서스펜션이다. 평상시에는 일반 3시리즈보다 약간 탄탄한 정도지만, 스포츠 모드에 들어서면 노면의 작은 요철까지도 정확히 읽어내고 운전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특히 과속방지턱과 같은 큰 요철을 넘어서는 순간, 충격이 가해져도 리바운스 없이 단숨에 자세를 잡는 모습을 보면, BMW의 서스펜션 세팅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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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이 조합되면, M340i 투어링은 스포츠 카로 거듭난다. 매섭게 가속하고, 면도날처럼 예리하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세단이나 쿠페보다 강성이 떨어지는 왜건 바디? 그런 건 이 차의 한계가 되지 않는다. 이전 세대보다 25%나 강한 강성을 지닌 덕이다. 극한의 주행에서는 다소 모자랄 지 몰라도, 일상에서 운전 재미를 만끽하기에는 충분하다. 387마력의 스포츠 왜건을 100% 제어할 자신이 없더라도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똑똑한 xDrive 시스템이 약간의 실수는 만회할 테니까.

M340i xDrive 투어링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이 모든 놀라운 주행 성능을 네 식구와 짐을 싣고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실적인 이유로 퍼포먼스를 포기할 필요도, 낭만을 좇아 실용성을 외면할 필요도 없다. 평소에는 가정을 챙기는 다정한 차였다가도 주말 아침에는 도로 위 무서울 것이 없는 반항아로 변신한다. 절대 양립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두 가지 요소가 이 차에서는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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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싣고 신나게 달리려면 고성능 SUV로도 충분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천만의 말씀. 아무리 잘 벼려져도 태생적 한계로 운동 성능을 타협해야 하는 SUV와 달리, 왜건은 세단의 손맛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깊은 코너에서 뒤뚱거릴 필요 없이, 더 날카롭게 파고들 수 있는 건 낮은 차에게만 허용된 특권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흠잡을 곳이 없지만, 이 진정한 드림카의 유일한 단점은 8,270만 원이라는 비싼 가격표다. 성능과 가치를 놓고 보면 결코 비싼 건 아니지만, 3 시리즈, 그것도 왜건에 이 가격을 지불하려면 용기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이 돈이면 차라리 패밀리 카와 펀 카를 따로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올라운더인 M340i 투어링을 선택하는 것과 용도 별로 차를 구입하는 것,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결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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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잘 달리는 차가 필요한 건 아니다. 하지만 커 가는 아이들 때문에, 캠핑이나 다른 여가 활동 때문에 SUV나 미니밴 견적서를 받아 들고도 자꾸만 전시장 한 켠의 근사한 스포츠 카가 아른거리는가? 그렇다면 M340i xDrive 투어링을 선택하라. 그런 고민을 거의 완벽하게 날려줄 테니.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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