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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예정 BMW 740Li 독일 시승기, 미래 기술과 역동성의 완벽한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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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시리즈는 대형 세단이 얼마나 역동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완벽한 사례다. 그리고 지금의 7시리즈는 미래의 자동차와 현실 기술이 오버랩되면서 BMW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곧 국내에도 출시될 740Li는 8기통 엔진의 성능을 발휘하는 직렬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얹고, 7시리즈 중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트림이면서 퍼포먼스와 대중성을 동시에 잡아낸 시대의 풍운아다.

BMW 7시리즈는 언제나 혁신적인 모습을 선보여 왔다. 등장과 함께 대형 세단도 잘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며 혁신에 시동을 걸었고, 세대를 거쳐 진화하면서 언제나 그 때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최신 기술을 선보이며 미래를 한 발 앞서 경험하게 해 줬다. 때론 너무 앞선 기술로 대중의 지지를 받느라 시간이 걸린 때도 있었고, 첨단과 대중성의 갈등 사이에서 수정을 거치기도 했었다. 하지만 BMW 7시리즈가 언제나 혁신의 아이콘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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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국내에도 6세대 7시리즈가 들어왔다. 750Li와 730d를 시승했다. BMW가 추구하는 변하지 않는 가치와 서두르지 않고 자신들의 보폭에 맞춰 쉼 없이 전진하는 모습에서 기대와 신뢰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는 엔진 라인업을 확대할 단계다. 사실 7시리즈 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트림은 740Li인데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는 6월에 있을 부산국제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데뷔한 후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하게 된다.

가장 핵심 트림인 740Li를 먼저 만나보기 위해 독일 뮌헨으로 날아갔다. 마침 올해는 BMW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BMW의 역사와 현주소도 함께 둘러보면서 BMW라는 브랜드를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고,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독일에서의 직접 시승을 통해 BMW 기술의 정점, 7시리즈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서다.

뮌헨은 독일 남부에 위치한 독일의 3대 도시로 이 곳에 BMW의 본사와 박물관, 그리고 문화공간인 벨트와 가장 핵심적인 생산시설인 뮌헨 공장이 위치해 있다. ‘바이에른(바바리안) 모터 웍스(Bayerische Motoren Werke)’라는 이름에서처럼 바이에른은 BMW의 고향이고, 뮌헨은 바이에른의 주도다. 따라서 이곳 뮌헨 도로에서 BMW를 경험하는 데는 분명한 의의가 있다. 독일과 스위스의 경계에 가깝다 보니 뮌헨에서 조금만 남쪽으로 내려가면 금방 알프스다. 4월 말인데도 뮌헨에선 눈이 내렸고, 알프스 쪽으로 내려가자 눈 덮인 설산이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시승은 BMW 벨트에서부터 출발했다. 먼저 X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했고, 잠시 뒤에 740Li로 옮겨 탔다. 7시리즈는 이미 한국에서 만나봤지만 740Li 시승에 앞서 6세대 7시리즈의 대표적인 특징들을 잠깐 되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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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혁신이라면 카본 코어를 적용해 이전 대비 최대 130kg 감량에 성공한 BMW 이피션트라이트웨이트를 들 수 있다. 몸무게를 줄이는 일은 역동적인 주행과 연비 향상을 위해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다. 이미 BMW i 모델들을 통해 카본 코어의 높은 기술적 완성도를 선보인 BMW가 이제 최고의 플래그십 모델에도 강철과 알루미늄에 카본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차체를 선보인 것이다. 이를 통해 차체 중량 감소와 강성 증대를 동시에 이뤘다.

그리고 일부 스포츠카에 먼저 적용됐던 레이저 라이트도 대형 세단 최초로 7시리즈에 적용됐다. 레이저 라이트는 더욱 밝은 흰색의 광원을 더 멀리 쏘아 보낼 수 있으며, 전력 소모 또한 더욱 줄여 준다. 상향등에서 600m를 비출 수 있어 LED 대비 2배 더 멀리 비출 수 있다.

iDrive를 통해 운전자와 자동차가 어떤 형태로 소통할 수 있는지를 제시해 온 BMW가 이번에는 더욱 정교한 터치스크린을 지원한다. 데시보드 상단의 와이드 모니터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버금가는 빠른 응답성과 부드러운 조작감, 편리한 조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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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더 나아가 터치 없이도 자동차와 소통할 수 있는 제스처 컨트롤도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전화가 걸려 올 때 받거나 혹은 거절하거나, 오디오의 볼륨을 조절하거나, 메뉴를 선택할 때 직접 스크린을 터치하지 않고 손동작만으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사실 이 기술은 아직까지는 뛰어난 완성도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어쩌면 제스처 컨트롤보다 직접 다이얼을 돌리거나 버튼을 누르는 것이 현재로서는 더 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BMW가 선보인 것은 곧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미래를 어느 순간 갑자기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조금 부족하더라도 남들보다 먼저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조금씩 미래에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자동차와 사람이 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완벽하게 소통하는 시대를 누가 먼저 열 것인가? 먼저 시작하고 발전시키는 브랜드가 먼저 할 수 있을 것이다.

주행 관련 첨단 기술도 한 단계씩 진보했다. 핸들링 및 차선 컨트롤, 차선 유지, 후면 충돌 보호, 교차차량 경고 등을 지원하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와 안락한 승차감과 뛰어난 역동성, 균형감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 등도 BMW가 추구하는 역동적인 주행성을 기본으로 안전과 편안함을 확대시키는 장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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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외 디자인도 최적의 변화를 거쳤다. 지금까지와 다른 BMW가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져 온 BMW의 이미지를 더욱 정교하고 화려하게 다듬은 결과다. 사실 처음 접했을 때는 기대만큼 크지 않은 변화에 살짝 실망하기도 했지만, 아주 섬세하게 다듬은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두 뛰어난 감성적 완성도를 선보이고 있어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럼 이제 740Li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과거 자연흡기 8기통 4.4리터 M62B44 엔진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기자에게도 8기통 엔진을 대체하는 직렬 6기통 트윈 터보 엔진이 충분히 만족스러울까?

740i에 얹힌 엔진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1977년에 등장한 1세대 7시리즈 (E23)에는 745i 모델이 있었다. 그런데 그 엔진은 직렬 6기통 3.2리터 터보 엔진으로 249마력을 발휘했었다. 이때부터 배기량보다는 성능을 위주로 한 작명법이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 당시에 BMW는 아직 8기통 엔진을 만들지 않았었다.) 후에 3.4리터 터보로 대체됐다.

2세대 7시리즈(E32)에서 드디어 8기통 4.0리터 엔진을 얹은 740i가 등장했고, 282마력을 발휘했다. 2세대 7시리즈 때 V12 엔진을 얹은 모델이 등장해 큰 화제가 됐었다.

3세대 7시리즈(E38) 시절에 740i에 얹힌 엔진이 한번 더 커진다. 초기에는 4.0 282마력 엔진이었는데,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V8 4.4리터 282마력으로 바뀌었다. 출력은 같지만 토크가 높아졌다.

4세대인 E65 7시리즈에서는 4.4 리터 엔진을 얹은 모델의 이름이 745i로 바뀐다. 그리고 후에 4리터 엔진이 다시 등장했다. V8에 배기량이 정확히 4,000cc 로 306마력을 발휘했다. 이후 7시리즈 엔진 라인업이 730i, 740i, 750i, 760i로 정비가 된다.

5세대인 F01 7시리즈에 와서는 8기통 엔진을 사용했던 740i에 드디어 직렬 6기통 3리터 트윈터보 다운사이징 엔진이 얹혔다. 실린더 수와 배기량이 모두 낮아졌지만 최고출력은 326마력으로 높아졌다. 후기에는 N54엔진이 N55로 개선되면서 320마력 45.9kg.m로 조정됐다.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끊임없이 발 맞추면서도 그 시대 최고의 기술력을 담아낸 BMW의 허리이자 핵심 엔진이 바로 740i에 얹혔던 엔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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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를 앞두고 뮌헨에서 먼저 만나 보게 된 6세대 740i/740Li에는 B58B30 신형 직렬 6기통 트윈터보 3.0 가솔린 엔진이 얹힌다. 최고출력은 다시 326마력/5,500-6,500rpm으로 올라갔고, 최대토크는 45.9kg.m/1,380-5,000rpm을 발휘한다. 0-100km/h 가속은 이전 모델보다 0.2초 빨라진 5.5초를 기록하고,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알프스 자락으로 흩날리던 눈발이 순간 빗방울이 되기도 하고, 또 잠시 비가 멎기도 하는 등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 740Li를 시승했다.

큰 차체에 비해 가벼운 6기통 엔진을 장착한데다, 넉넉한 출력과 넘치는 토크 덕분에 출발부터 가뿐하다. 가속력은 3.0 가솔린 엔진으로 5.5초면 더할 나위가 없다. 예전 생각하면 무서울 정도로 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출발부터 터보레그를 느끼기 힘들 정도로 경쾌하게 움직이고, 본격적으로 가속하면 최고속 영역까지 꾸준하게 밀어 올린다. 넉넉하고 화려한 실내에 앉아 있지만 몸놀림은 언제나처럼 다이나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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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동네를 벗어나자 멋진 산길로 접어들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서도 산길 주행에 욕심이 생긴다. 카본 코어로 보강된 차체는 그 어느 세대보다 높은 강성으로 어떤 노면 상황에서도 든든함을 제공한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을 빠르고 강하게 파고 들어도 예리한 핸들링과 균형 잡힌 하체는 쉽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와인딩이 즐겁다, 이 거대한 차체로 말이다.

최근 몇 년 전까지 BMW는 많이 부드러워진 모습을 보여 왔었다. 스포츠 세단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3시리즈, 5시리즈가 부드러워지면서 BMW 팬들로부터 안타까움을 싸기도 했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다시 BMW가 정교해지기 시작했다. 부드러움 속에서 강인함을 찾아가는 과정이 끝나가는 것일까? 상대적으로 7시리즈는 3이나 5시리즈에 비해 부드러움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 그럼에도 새로운 7시리즈는 동급 대형 럭셔리 세단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강인함과 역동성을 소유하고 있다. 그것이 BMW다.

기어를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계기판에 빨간색이 들어오면서 공격적인 주행을 부추긴다. 시프트 패들을 사용해서 수동모드가 되면 회전계 가운데 현재 기어 단수를 표시해 주는데, 단수에 따라 M1, M2, M3, M4, M5, M6, M7이 표시된다. 단순히 수동모드에서 몇 단인지를 말해주는 것이지만 주행 중 계기판 가운데 M4라는 글씨가 뜨면 왠지 BMW M4가 떠오르면서 달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다. 그런 심리적인 부분들을 다분히 고려해서 의도적으로 디자인했다고 봐야 한다. 당연히 자극은 M3, M2로 내려갈 수록 더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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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모드로 기어를 조작하면서 코너를 강하게 탈출할 때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은 강력한 토크를 고르게 뿜어내면서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무지막지한 수퍼카가 주는 쾌감과 다르면서도 큰 차체를 운전자의 의도대로, 또 강하게 몰아 부칠 수 있어서 즐겁다. 물론 더 강력한 750i, 760i가 있지만 740i/Li는 7시리즈에 가장 잘 맞는 옷 같은 엔진이다.

노면의 요철까지 미리 감지해 탁월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매직바디컨트롤과는 지향점이 조금 다르다. 승차감 면에서만 본다면 S클래스가 훨씬 더 매끈하다. 하지만 7시리즈는 역동성에 더 많은 비중을 뒀다. 전자기계식 안티 롤 바는 코너링 시 지나친 쏠림을 방지하면서 차체 롤링을 감소시키고, 액티브 섀시 컨트롤 시스템은 댐퍼의 강도까지 수시로 변화시키면서 최고의 안정성을 확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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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회전을 마음껏 쓰면서 이어지는 산길을 달릴 때나, 고속도로에서 속도와 회전수를 함께 끌어 올릴 때나 엔진 사운드가 크지는 않지만 음색은 무척 자극적이다. 8기통의 여유보다는 6기통의 강렬한 느낌이 잘 살아 있다.

고속도로에서부터 시내로 접어들어서까지 첨단 반 자율주행 기능을 적극 활용해 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유지하면서 안전을 확보해 주고, 차선유지 어시스트가 아차하는 순간에도 차선을 잘 유지해 준다. 7시리즈의 차선유지 기능은 액티브 크루즈컨트롤의 작동과 상관없이 별개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차선유지 어시스트가 활성화된 상태에서도 운전자는 운전대를 잘 잡고 있어야 한다. 만약 운전대를 잠깐 놓게 되더라도 7시리즈가 알아서 차선을 잘 유지하면서 달리긴 하지만, 운전자에게 운전대를 잡으라고 경고를 보낸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방식은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른데, BMW는 손이 운전대에 닿기만 해도 차가 인지를 할 수 있다. 타 브랜드는 스티어링에 운전자의 힘이 어느 정도 전달돼야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것을 차가 알아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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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BMW의 고향 뮌헨에서 7시리즈의 허리인 740Li를 시승했다. 아우토반을 비롯해 잘 정비된 도로는 대형 럭셔리 세단도 충분히 역동적일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고,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도 최고의 안정성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6세대 7시리즈는 상당히 미래적인 느낌과 화려한 장치들이 많이 더해져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긴 하지만, 그 속에서 ‘역시 BMW다’ 라고 할 정도로 단연 돋보인 부분은 역동성이다. 역동적인 주행감각에서는 세그먼트 최고다. 그게 BMW 7시리즈의 정체성이다. 그리고 740Li는 BMW가 추구하는 역동성과 현실적인 합리성 사이에서 완벽하게 중심을 잡은 모델이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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