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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카를 탐하다, 로터스 뉴 엑시지 S로 서킷을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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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로터스 엑시지 S는 수년 전 국내에서 선보였던 엑시지 S와 완전히 다른 차다. 차체가 길어지고, 휠베이스도 늘어나면서 안정감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무엇보다 이전의 1.8리터 수퍼차저를 대신해서 3.5리터 수퍼차저로 심장을 바꾸면서 로터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도로용 스포츠카로 태어났다. 수동변속기로 0~100km/h 가속을 4.0초에 끝마치는,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너무 강력한 파워를 가벼운 차체의 뒷바퀴에만 몰아주다 보니 코너에서는 극도로 민감해졌다. 로터스가 마침내 수퍼카의 영역을 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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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가 돌아온다. 지난 수년간 국내에서 판매가 중단됐던 로터스가 새로운 회사 ‘LK 오토’를 통해 곧 다시 판매가 시작된다. 이를 위해 LK 오토는 청담동의 모토쿼드 전시장과 더불어 과천에 로터스만을 위한 보다 넓고 수준 높은 전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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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마음에 한 동안 만나지 못했던 로터스를 만나러 단숨에 달려 나갔다. 재회의 첫 데이트에 나온 모델은 ‘엑시지 S’다. 이름은 예전에도 있었던 엑시지 S 그대로인데, 사실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다.

로터스는 새로운 엑시지 S를 선보이면서 무척 큰 변화를 이뤘다. 그러나 로터스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이 보면 뭐가 달라졌는지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 말은 지금도 여전히 로터스다움이 제대로 살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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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새로운 엑시지 S의 달라진 점 첫 번째는 디자인이다. 과거에는 엘리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외모에 지붕만 단단한 놈으로 덮어 엘리스의 쿠페형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엘리스와 크게 차별화되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그리고 쿠페인 엑시지 S의 지붕을 걷어낸 엑시지 S 로드스터도 라인업에 추가했다. 엘리스와는 완전히 선을 그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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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새롭게 바뀐 엘리스 디자인은 너무(?) 심심해지고 착해져서 이전의 악동 이미지가 훨씬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엑시지는 이제야 엘리스의 형다운 근사한 모습으로 성장했다. 특히 범퍼 하단 3개의 대형 공기 흡입구의 기하학적 이미지가 강인함으로 다가온다. 이전의 엑시지가 귀여운 동생 엘리스를 골탕먹이는, 한두 살 더 많은 악동 형 같은 이미지였다면 지금의 엑시지는 동생 엘리스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동안 군대를 다녀와서 어른처럼 의젓해져서 돌아온 큰 형이나 삼촌 같은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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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미지는 단순히 디자인의 변화만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다. 달라진 점 두 번째는 사이즈다. 새로운 엑시지 S는 이전에 비해 휠베이스가 70mm, 길이는 299mm가 늘어났다. 옆면을 비스듬히 쳐다보면 길어진 허리가 확실히 느껴진다. 못 본 새 키가 부쩍 컸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이렇게 허리가 길어지다 보니 로터스를 베이스로 제작된 초고성능 스포츠카 헤네시 베놈 GT의 모습이 살짝 보이기도 한다. 엔진룸과 트렁크를 함께 덮고 있는 뒤 후드 끝부분에는 대형 스포일러도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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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들 알고 있겠지만 엘리스와 엑시지는 흔히 ‘욕조 섀시’라고 불리는 경량 알루미늄 섀시(lightweight aluminum chassis-tub)를 바탕으로 뒤에 엔진을 장착하고 차체를 얹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섀시는 알루미늄이고 차체는 FRP다. 덕분에 차체가 상당히 커져 공차 중량이 1톤을 넘어 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엄청 가벼운 1,176kg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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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는 실내로 들어가는 과정부터가 스포츠다. 도어를 열면 실 내외를 구분하는 문턱이 무척이나 높고 넓다. 그래서 몸이 비교적 유연한 사람들도 한번에 바로 시트에 앉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먼저 이 문턱에 걸터앉은 후에 다시 시트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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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이전과 변한 것이 거의 없다. 알루미늄 섀시가 곳곳에 알몸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고, 지름이 작은 논 파워 스티어링 휠과 알루미늄 날 것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수동 6단 기어 레버, 구색만 갖춘 것 같은 오디오, 그리고 아무리 순수 스포츠카여도 꼭 있어야 하는 기본 에어컨 정도가 장비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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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등받이 각도 조절이 되지 않고 앞, 뒤 거리 조절만 되는 헤드레스트 일체형 경량 시트가 적용됐다. 그래도 가죽의 질감이 뛰어나고, 쿠션이 매우 얇은데도 의외로 무척 편안하다. 장거리 주행도 문제 없을 정도다. 머리 받침 부분에 로터스 엠블럼이 새겨져 있다. 차체가 길어지면서 실내 공간이 살짝 여유로워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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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엑시지 S에 처음으로 도입된 장비는 스티어링 칼럼 좌측에 위치한 주행 모드 선택 장치인 ‘DPM, 다이나믹 퍼포먼스 매니지먼트’다. 로터리 다이얼을 돌려서 ‘투어’, ‘스포츠’, 레이스’, ‘OFF’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투어가 노멀 모드이고, 스포츠 모드가 되면 엑셀에 대한 응답성이 높아지고, 배기 사운드도 더욱 전투적으로 돌변한다. 최고 회전수도 평소 6,800rpm에서 7,200rpm까지 허용된다.

레이스 모드가 되면 전자식 차체 제어 시스템 (ESC)의 개입을 상당한 수준까지 제한해 운전자의 컨트롤 여지를 높여 준다. 하지만 완전히 꺼지지는 않고 슬립이 일어나면 살아나서 차체의 거동을 바로 잡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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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마저도 차가 통제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마음대로 차를 미끄러뜨리면서 타고 싶다면 전자 장비를 완전히 끌 수 있다. 로터리 다이얼을 레이스 모드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한번 더 돌려서 수 초가 지나면 ESC의 개입을 완전히 차단하는 OFF 모드가 된다. 단 이때도 브레이크에 작용하는 ABS, EBD 등은 여전히 살아 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키를 꽂아서 시동을 걸면 등 뒤에서 시끄러운(?) 엔진이 깨어난다. 처음 시동이 걸렸을 땐 고가의 수퍼카들처럼 정제된 사운드가 아닌 그냥 시끄러운 소리라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 느낌은 이전의 엑시지 S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음색은 살짝 바뀌었다. 아무래도 4기통에서 V6로 바뀐 만큼 좀 더 기름진 느낌이 난다. 그런데 이 엔진 사운드는 주행 상황이 과격해지고,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면 그제서야 날카로운 야수의 울부짖음을 제대로 표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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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엑시지 S에 얹은 V6 3.5리터 수퍼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350마력/7,000rpm, 최대토크 400Nm/4,500rpm을 발휘한다. 이전 엑시지 S는 엘리스와 같은 4기통 1.8리터 엔진에 수퍼차저를 더해 엘리스보다 좀 더 강력한 218마력을 발휘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배기량을 거의 2배로 키우고, 거기에다 수퍼차저까지 더했다. 이 엔진은 그 동안 에보라에 얹히던 토요타제 V6 3.5 2GR-FE에다 수퍼차저를 더한 것이다.

이 정도의 성능 차이라면 엑시지 ‘R’ 이나 엑시지 ‘RS’라고 이름을 업그레이드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로터스는 그냥 단순하게 수퍼차저를 의미하는 ‘S’로만 이름을 유지했다. ‘엑시지 S’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처럼 엔진 스펙을 키운 것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그리고 과연 그 결과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기대와 두려움이 함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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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스포츠카들은 여차하면 500마력이고, 수퍼카들은 600마력을 훌쩍 넘어서는 시대에 350마력으로 왠 호들갑이냐고 묻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로터스의 철학인 ‘경량 스포츠카’에서 찾아야 한다. 차체가 커지면서 비록 몸무게가 늘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공차중량이 1,176kg에 불구한 데, 같은 350마력을 발휘하는 포르쉐 911 카레라의 공차중량은 1,480kg에 이른다. 이처럼 중량 대 마력비로 따져 보면 성능이 거의 수퍼카 수준이다. 엑시지 S가 톤당 297마력으로 포르쉐 911 터보의 톤당 311마력, 닛산 GT-R의 톤당 314마력에 근접한 수치다. 이들의 실제 최고출력은 각각 각각 520마력과 545마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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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차체에 최고출력이 350마력으로 높아지면서 0~100km/h 가속 시간이 4.0초(일부 제원에서는 3.8초)로 단축됐다. 후륜구동에 수동변속기를 장착하고 4초의 가속력이면 도대체 얼마나 아찔할 지 이 부분도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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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지 S와 함께 서울 시내로 나섰다. 극도로 낮은 시트 포지션, 작은 차체, 시끄러운 엔진, 엄청 무거운 논파워 스티어링 휠, 거기다 엄~~~청 무거운 클러치 페달, 수동 변속기. 서울 강남 시내가 편할 리 절대 없는 조건들이다. 그런데 마음 속에서는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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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페달이 엄청 무거운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과거의 수퍼카 수준에는 못 미치는 정도여서 시내에서도 충분히 타고 다닐 만하다. 클러치는 유격이 꽤 긴 편이어서 페달을 70~80% 정도 뗀 후에 나머지 20~30% 정도의 구간에서 클러치를 미트 시키면 별 무리 없이 출발이 가능하다.

승차감은 많이 딱딱하다.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분명 이전보다 조금 부드러워진 것 같은데, 그래도 여전히 딱딱하다. 올림픽대로 등에서는 노면에 따라 쏠리는 현상도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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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봐서 2단에서 가속 페달을 깊이 밟았다. ‘워~~~~~~~~어’ 하는 신음 같은 소리가 절로 난다. 신난다. 계기판에는 레드존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회전수가 한계치에 가까워지면 계기판 상단에 빨간 불이 차례로 3개가 들어 온다. 이 때는 변속을 해 줘야 한다. 조금 늦으면 연료 차단에 걸린다. 빠르게 3단으로 변속하고 다시 가속 페달을 밟는다. 가속감에 큰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여전히 강력하다. 역시 2~4단 정도에서 놀라운 펀치력을 갖췄다. 특히 터보차저가 아닌 수퍼차저가 장착되다 보니 가속 시 위화감도 덜하다. 거의 낮은 회전수에서부터 강력한 토크가 고르게 뿜어져 나온다.

0~100km/h 가속 4초답게 2단에서 100km/h를 돌파한다. 수동변속기로 이렇게 빠른 차를 몰아 본 기억이 거의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초기형 이후 처음인 것 같다. 하지만 우려보다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냥 빠름을 즐기기만 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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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안정감도 월등히 좋아졌다. 덩달아 최고속도도 과거 238km/h에서 274km/h까지 높아졌다. 이쯤 되면 같은 이름을 달고 있다는 것이 어불성설일 정도다. 물론 274km/h가 수퍼카의 영역에는 못 미치지만 과거의 로터스를 생각해 보면 얼마나 놀라운 성장인지 확인할 수 있다.

간선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새 엑시지 S는 원하는 대로 가속하고, 원하는 위치에 정치 시킬 수 있는, 그야말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대로 움직여 주는 짜릿함을 선사했다. 거기다 수동 변속기의 손맛까지 더해져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극대화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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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승에서는 로터스의 참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인제 스피디움 서킷을 찾았다. 마침 로터스를 판매하는 LK 오토와 인제 스피디움이 로터스 에보라를 인제 서킷에서 체험할 수 있는 콜라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서 엑시지 S의 주행과 촬영에 대한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금요일 오전 일찍 도착해서 먼저 서킷 라이센스를 위한 교육을 받고 라이센스를 발급 받았다. 그리고 오전 4번의 자유 주행 시간 중 맨 마지막 타임에 엑시지 S를 끌고 트랙에 들어섰다. 다행히 평일 오전인데다 오전 마지막 세션이라 트랙에는 엑시지 S외에 다른 차는 단 1대 밖에 없었다. 서로 주행에 방해 받지 않고 마음껏 자신의 페이스대로 달릴 수 있는 여건인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날 서킷에서 다른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어서 인제 서킷 풀 코스가 아닌 A코스에서만 자유 주행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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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센스 교육 중 이미 3랩을 주행했기 때문에 자유 주행에서는 별도의 워밍업 없이, 하지만 비교적 신중하게 서킷에 진입해서 첫 랩을 돌았다. 지난 세대 엑시지 S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아진 출력 때문에 매 코너마다 감속에 무척 신중해야 했고, 긴장감은 자꾸 높아져갔다. 예전 같았으면 엑셀을 거의 끝까지 밟으면서 돌 수 있었을 코너를 이번 엑시지 S로는 거의 절반도 제대로 밟기 힘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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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더 익숙해지면서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배기 사운드가 거칠어 지는가 싶더니 차가 튀어나가는 반응이 더 예민해진다. 물론 직선 주로에서 풀 엑셀을 할 때는 그 차이가 크지 않다. 직선의 끝을 조금 남겨두고 계기판 바늘이 210km/h 정도를 찍자 풀 브레이킹을 했다. 안정감이 많이 높아졌음을 실감했다. 적어도 직선에서는 흔들림 없이 풀 브레이킹을 잘 받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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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풀 브레이킹 후 코너링을 시작하는 시점까지 브레이킹을 가져가서 서툴게 다루면 여지없이 뒤가 돌아간다. 코너링을 시작하면서 가속할 때도 엑셀을 급격하게 가져가면 역시 뒤가 흔들린다. 다행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슬립이 감지되면 ESC가 엔진 출력을 제어해 주므로 심하게 위험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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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에서 코너에 집중하다 보면 클러치의 무거운 감각은 쉽게 잊혀진다. 무겁다고 느껴질 새가 없다.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 모두 수직으로 서 있는 방식인데다 간격이 좁아 혹자는 힐앤토가 쉽지 않다고도 하는데, 실제 서킷에서 강한 풀 브레이킹과 함께 들어가는 힐앤토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 모처럼 수동변속기 스포츠카로 힐앤토를 써 가며 서킷을 달리다 보니 제대로 차와 하나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더군다나 350마력으로 출력을 높인 로터스이니…… (말해 뭐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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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이 높아진 것을 제대로 느끼는 구간은 역시 매 코너 진입 지점과 탈출 지점이다. 워낙 강하게 달려온 탓에 브레이킹을 조금만 약하게 하면 오버스피드로 코너에 진입하게 되면서 언더스티어를 감당해야 된다. 충분히 감속한 후에도 코너를 돌면서 엑셀을 과하게 밟으면 뒤가 휘청거리면서 오버스티어를 제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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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 전반부에 호텔을 보면서 언덕을 올라간 후 오른쪽으로 도는 코너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높은 속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속도를 충분히 줄이는 것이 꼭 필요했고, 이후 언덕을 내려가서 왼쪽으로 돌아서 올라가는 코너에서는 엑셀 컨트롤에 신중해야 된다. 상당히 큰 헤어핀인데도 순간적으로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면서 휘청거리기가 여러 번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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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과격해진 새 엑시지 S는 과거의 로터스 차들과는 뭔가 많이 달라졌다. 가벼운 차체와 엄청난 접지력 덕분에 200마력 안팎의 출력으로 매 코너마다 풀 스피드로 차를 던지고, 그래도 본드 같은 접지력이 관성을 극복하면서 끈적하게 코너를 돌아나가던 로터스가 더 이상 아니다. 풀 엑셀로 코너를 돌다가 엑셀 워크 실수나 브레이크 실수로 갑자기 스핀하던 로터스가 더 이상 아니다.

여전히 놀라운 접지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엑시지 S은 그 접지력을 훌쩍 뛰어 넘는 파워를 손에 넣었다. 이제는 코너 진입 시에 풀 스피드로 차를 던지기에는 짧은 직선구간에서 마저 속도가 너무 많이 올라간다. 코너에서 풀 엑셀은 엄두도 내기 힘들다. 풀 엑셀까지 가기 전에 벌써 파워 슬라이드가 발생하므로 정교하게 엑셀을 조절하면서 그립과 슬립의 한계 사이를 오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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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그 어느 차들보다 뛰어난 접지력과 그 접지력을 훌쩍 뛰어 넘는 넘치는 출력을 정교하게 컨트롤하면서 최강의 코너링을 연출해 내야 하는 차가 됐다. 적어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는 수퍼카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의 그 끈적거렸던 코너링이 그리워 진다면 지금의 앞 205/45ZR17, 뒤 265/35ZR18 타이어는 당장 갈아 치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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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로터스가 잠시 주춤한 사이, 글로벌에서는 로터스에 놀라운 변화들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엑시지 S는 이제 수퍼카를 넘보게 됐고, 에보라도 수퍼차저 엔진을 얹었다. 에보라와 엑시지 모두 이제는 자동 변속기가 도입됐다. 에보라는 그렇다 치더라도 엑시지까지 자동 변속기가 도입된 것은 지극히 실망스럽지만 그렇다고 비난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모르긴 해도 엑시지 S 자동 변속기 모델이 도입된다면 국내에서도 더 많은 이들이 로터스를 즐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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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재회는 두근거렸던 첫사랑의 설렘을 수퍼카 수준으로 화끈하게 성장한 그녀를 탐하는 욕망으로 바꿔 놓았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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