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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보이로 변신한 모범생, BMW X4 xDrive 30d M 스포츠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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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자동차 업계에서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가 시작됐다. 다른 차종의 장점을 빨아들인 이른바 “크로스오버” 모델들이 등장한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CLS를 필두로 한 4도어 쿠페, SUV의 실용성에 세단의 안락함을 더한 도심형 CUV들이 그런 크로스오버 라인업의 하나라고 하겠다.

BMW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완전히 독보적인 장르를 개척하고자 했다. SUV에 쿠페의 스타일링과 주행성능을 더하기로 한 것. BMW의 표현에 따르자면 이들은 “SAC(스포츠 액티비티 쿠페)”라는 새로운 장르이다. 2008년 출시된 최초의 SAC, X6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고, 마침내 BMW는 X6의 동생격인 X4를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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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시승한 BMW X4는 중형 SUV인 X3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2013년 상해 모터쇼에서 컨셉트카가 처음 공개되고, 올해부터 공식적으로 판매가 시작되었다. 첫 공개가 중국이라는 것은 그 만큼 이 새로운 세그먼트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관심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실제로 중국인들은 차고가 높은 차를 선호한다. 차고가 높은데다 개성있는 스타일링까지 갖춘 BMW의 SAC가 뽐내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 더욱 매력적일 만도 하다.

X4를 이번에 처음 타본 것은 아니다. 지난 8월 있었던 런칭행사 때 이미 2.0L 엔진이 탑재된 하위 트림을 시승해본 적이 있다. 반면 이번 시승차는 30d에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 파워트레인도 스타일링도 제법 달라 다른 차를 탄다는 기분으로 시승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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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테리어 디자인은 리틀 X6를 보는 기분이다. 전체적인 비례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얼굴만큼은 앞서 출시된 15년형 X3를 빼닮았다. F30 3시리즈 이후로 BMW의 모든 라인업은 헤드램프가 라디에이터 그릴과 맞붙은 얼굴로 바뀌고 있다. X 라인업도 예외는 아니라서 X1을 제외하면 전 모델이 앞트임한 눈매를 갖게 되었다. 묵직한 무게감은 있지만 처음 X6를 봤을때 느꼈던 예리함은 조금 떨어진다. 그래도 3분할 에이프런을 채택한 M 스포츠 패키지 덕분에 저돌적인 분위기는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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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루엣은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유선형이다. 한결 누워있는 A필러에서 시작해 운전석에서 루프라인이 가장 높고, C필러까지 미끄러지듯 흘러내려간다. 다분히 쿠페다운데, 아무래도 바디사이즈가 작다보니 쭉 뻗은 느낌은 덜하다. 전장*전폭*전고는 4,671*1,881*1,624(mm)에 휠베이스는 2,810mm이다. 형제차인 X3에 비하면 14mm 길고 37mm 낮다. 자연히 무게중심도 더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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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은 유선형의 옆라인에서 이어져 상당히 볼륨감이 풍성하고 매력적인 스타일링을 완성한다. 트윈 머플러팁과 주름잡힌 범퍼 디자인이 이 차가 스포츠 모델이라는 것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BMW 다운 L 형태의 리어램프 역시 한 결 높은 위치에 날카로운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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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차분한 인테리어는 X3의 레이아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피아노블랙과 메탈 트림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센터페시아는 이제 많은 기능을 iDrive 시스템으로 집어넣고 직관적인 조작에 필요한 버튼들만 남겨두었다.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 iDrive는 여전히 한국인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안전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고 몇 번 만져보면 인터페이스가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가격에 비해서는 편의사양이 그렇게 풍부하지는 않으니 그 부분에는 기대를 덜어두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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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 버킷 형태의 시트는 홀딩력이 꽤 우수한데, X3보다 앞좌석 시트포지션이 20mm 낮게 설계되어 껑충한 느낌을 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야가 나쁘지 않은 것은 퍽 마음에 들었다. 으레 “쿠페 스타일”이라는 말이 좁고 갑갑한 시야와 불편함을 합리화하는 말로 사용되는데, X4는 운전의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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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상당히 뛰어나다. 손이 작은 여성운전자에게는 너무 두꺼울 수도 있겠지만, 손이 큰 편인 기자에게는 착 감기는 느낌이 일품이었다. 아랫쪽 스포크에 M로고가 붙어있지만, 일반 스티어링 휠과 디자인이 거의 차별화되지 않는다. 4시리즈의 경우 M 스포츠 패키지 전용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있는데, X4도 M 전용 스티어링 휠이 추가된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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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공간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갖지 않았는데, 의외로 불편함을 별로 느낄 수 없었다. 루프라인이 내려간 만큼 뒷좌석 시트포지션도 한결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전에 시승해본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비해서도 앉을 만하다. 시야가 조금 답답하기는 하지만 스타일링을 위해 그 정도는 포기할 수 있다. 뒷좌석은 40:20:40 폴딩도 지원하여 낮아진 트렁크로 인해 희생된 적재공간도 그럭저럭 만회가 된다. 애초에 운전자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니 이 정도만 해도 합격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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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의 스타일과 주행감각을 지향한다고 하니 SUV임에도 불구하고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았다. X4의 3.0L 디젤엔진은 직렬 6기통 싱글터보 방식으로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는 무려 57.1kg.m에 이른다. 디젤엔진답게 출력보다는 토크에 먼저 눈이 간다. 최대토크가 1,500~3,000rpm 의 실용영역대에서 발휘되기 때문에 조금만 스로틀을 열어도 풍부한 가속력이 나온다. 시내주행에서 가속에 대한 스트레스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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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행을 하다 보면 6기통임에도 불구하고 소음과 진동이 적지 않다. 디젤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동급의 아우디 3.0 TDI 엔진 등과 비교해보더라도 아이들링과 60km/h 이하에서의 소음 진동은 다소 큰 편이다. BMW의 디젤엔진에서 소음 진동이 유독 크게 느껴지는데, 예민한 사람이라면 거슬릴 수도 있겠다. BMW 특유의 회전질감은 좋은 편이라 속도가 오를 수록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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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는 BMW 답게 훌륭한 반응성을 보인다. 다운시프팅을 하며 힘껏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디젤 특유의 토크가 살아나며 로켓처럼 튀어나간다. 특성상 고회전보다는 중속영역에서의 가속력이 뛰어나 굳이 레드존까지 가속을 할 필요는 없다. 고속도로에서 100km/h 이상의 속도로 주행중에도 웬만해서는 추월가속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 제법 무거운 차체임에도 브레이크 성능 역시 안정적이라 더욱 믿고 가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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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X3보다 훨씬 단단하고 자세를 잘 잡아준다. 낮은 무게중심, 시트포지션에 힘입어 SUV 특유의 휘청임이 없고 속도가 오를수록 노면으로 가라앉는듯한 느낌이 안정감을 준다. 150km/h 이상의 고속에서 차선변경을 해도 불안하지 않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레인지로버 이보크보다는 단단하고 포르쉐 마칸보다는 부드러운 정도로, 컴포트와 스포츠의 절묘한 경계면에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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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성에는 xDrive 4륜구동 시스템도 일조하고 있다. 전후륜 모두 동력을 100% 전달할 수 있는 xDrive 시스템은 주행환경에 따라 수시로 동력을 배분한다. 임도 수준의 오프로드에서도 무난한 주파력을 보이지만, 비포장로에서 주행하기에는 저편평비의 19인치 타이어가 걱정된다. 게다가 X4가 어울리는 곳은 아무래도 온로드이니 굳이 오프로드로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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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 좋은 디젤 심장과 8단 변속기의 괜찮은 궁합 덕분에 배기량에 비해 연비도 좋은 편이다. ISG도 장착되어 시내에서는 10km/L 내외의 연비를 보였고, 고속도로에서 120km/h로 크루징 시 16km/L의 평균연비가 나왔다. 아마 80~100km/h까지 속도를 낮추면 20km/L까지 연비를 높이는 것도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시승기간 내내 연비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주행했는데, 출력과 효율이 모두 준수하게 나오니 주행거리가 많든 스포츠 주행을 즐기든 파워트레인에 불만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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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형 SUV 시장에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X4는 BMW의 세그먼트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첨병이라 할 수 있다. BMW의 모토인 운전의 즐거움은 또렷이 남아있고, SUV다운 실용성도 빠지지 않는다. 거기에 시선을 사로잡는 스타일이 더해졌으니 평범한 SUV에 싫증난 사람이라면 눈여겨 볼 만하다. 마치 모범생 X3가 군살을 빼고 스타일을 바꿔 매력있는 플레이보이가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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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세그먼트의 장점을 합친 크로스오버 모델은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이 될 수도 있는데, BMW X4는 그런 면에서 절묘한 중간지점을 찾아낸 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최근 자동차 회사들이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끊임없이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는 분위기에서 BMW의 제품 개발과 패키징 실력은 가히 수준급이라 하겠다. X4가 BMW의 쿠페형 SUV 시장에 대한 지배도를 높여줄 것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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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트림 별로 X3보다 300만 원 가량 비싼 편이다. 하지만 사실상의 경쟁상대는 X3같은 평범한 중형 SUV보다는 레인지로버 이보크나 포르쉐 마칸과 같은 고급 SUV가 되겠다. 결코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들이지만, X4만의 탄탄한 주행성능과 스타일링이 있으니 분명 자신만의 뚜렷한 입지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불편하면 어떠한가, 이렇게 멋지고 잘 달리는데. 그것이 X4의 매력이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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