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Home / Review / 미니인 듯 미니 아닌 미니같은, 뉴 미니 쿠퍼SD 컨트리맨 ALL4

미니인 듯 미니 아닌 미니같은, 뉴 미니 쿠퍼SD 컨트리맨 ALL4

countryman047

2010년 처음 등장한 미니 컨트리맨은 BMW 그룹의 귀염둥이, 미니 라인업의 확장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은 모델이었다. 컨트리맨에는 미니 최초의 SUV이자 처음으로 전장이 4m가 넘은 모델이며, 처음으로 5도어를 채택하는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여러 개 달렸다. 미니 브랜드의 인기가 늘어나면서 더 크고 패밀리카로 사용할 수 있는 미니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했기 때문에, “작지 않은 미니”라는 아이러니컬한 형태로 등장한 것이다.

어쨌든 컨트리맨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고, 이후 미니가 쿠페, 로드스터, 페이스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을 자신있게 선보이는 데에 크게 일조한 선구자라고 할 수 있겠다. 미니 라인업을 이야기할 때 컨트리맨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러한 까닭이다. 소소한 터치를 더해 출시된 2015년형 뉴 미니 컨트리맨이 적잖은 관심을 모으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countryman045

사실 미니가 컨트리맨이라는 이름을 쓴 것은 처음이 아니다. 클래식 미니에도 컨트리맨이 있었다. 1961년부터 1969년까지 생산된 모리스 미니 컨트리맨은, 그러나, SUV나 오프로드 모델이 아닌 일종의 스테이션 왜건에 가까웠고, 굳이 비유하자면 현재 미니 라인업의 클럽맨 모델에 영감을 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공수부대를 위해 개발되었던 소형 오프로더 미니 모크가 4륜구동 미니의 원조라 할 수 있겠지만, 자동차라기보단 ATV에 가까운 미니 모크 역시 컨트리맨의 직계 조상이라고 하기는 어렵겠다. 다시 말하면 컨트리맨은 완전히 새로운 미니 라인업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다.

countryman036

이번에 시승한 뉴 미니 쿠퍼SD 컨트리맨 ALL4는 국내 시장에 갓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형이다. 페이스리프트 라기보다는 마이너 체인지에 가까울 정도로 변화는 크지 않지만, 스키드 플레이트 추가와 라디에이터 그릴, 휠 및 인테리어 디자인이 변경을 통해 첫인상을 손봤다.

또 트림이 조정되었는데, 시승차인 쿠퍼SD ALL4의 경우 가격을 인하하여 5천만 원 아래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고, 가솔린 엔진 라인업은 최상급 JCW를 제외하고 정리 수순을 밟게 되었다. 새로 추가된 3종의 바디 컬러는 개성을 원하는 미니 구매자들을 위한 것이다.

countryman028

컨트리맨의 똘망똘망한 눈매는 마치 달리기를 앞두고 안달이 난 개구쟁이의 표정같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내부 메쉬 디자인이 바뀌고 가로로 긴 크롬 바가 추가되면서 한결 임팩트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고, 안개등 위로 추가된 주간주행등은 스마일을 연상시켜 익살스럽다. 메탈릭 컬러의 스키드 플레이트는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하부에 액센트를 준다. 크게 손댈 것이 없이 깔끔한 기존의 디자인이었지만, 몇몇 터치들이 SUV 아이덴티티를 살리면서도 한 층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의미있는 변화다.

countryman044

미니 컨트리맨의 바디는 BMW X1을 베이스로 만들어졌다. 전장*전폭*전고는 4,109*1789*1,561(mm)이고 휠베이스는 비교적 긴 편인 2,596mm이다. 크기로만 보자면 쉐보레 트랙스 정도가 비슷한데, 트랙스와 비교하자면 더 짧고 더 낮지만 폭은 더 넓다. 휠베이스 역시 트랙스에 비해 40mm나 길어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미니가 “고-카트”같은 주행감성을 강조하는 만큼 컨트리맨 역시 동급 차종에 비해 낮고 넓으며 휠베이스가 긴 디자인으로 주행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countryman006

인테리어는 이제는 구형이 된 2세대 미니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고, 속도계의 미미한 색상변화를 제외하면 기존 모델과 거의 차이가 없다. 위트있는 원형의 메탈 페달이나 미니 엠블렘을 닮은 공조장치 버튼, 미키마우스를 떠올리는 속도계와 에어벤트 등 어딜 봐도 미니스러운 인테리어 아이덴티티가 변함없이 유지된다.

countryman015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저렴한 재질감의 플라스틱 마감재와 불편한 토글버튼 배치, 스마트키를 비롯한 편의사양의 부재, 음악 스트리밍이 되지 않는 블루투스와 사용이 까다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그대로다. 아무리 미니가 특유의 주행감각과 디자인으로 타는 차라지만, 그것이 불편함을 정당화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상품성 개선을 통해 판매량 제고를 노리는 것이라면 기존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을 개선할 여지도 충분했을텐데, 그런 변화에 소극적인 점이 아쉽다. 더 많은 사람이 타는 컨트리맨인 만큼 패밀리카다운 안락함을 갖췄으면 어땠을까?

countryman005

어쨌든 미니를 평가하는 데에 인테리어와 편의사양의 아쉬움은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닐 것이다. 대신 미니 중 가장 큰 키를 지닌 컨트리맨이 과연 미니의 명성에 걸맞는 주행성능을 갖췄는지가 더욱 관건이겠다. 미니는 익히 알려진대로 “고-카트”와 같이 재미있는 주행감각을 최고의 무기로 내세운다. 컨트리맨 역시 더 높은 차고와 비교적 부드러워진 서스펜션에도 불구하고 자세를 반듯이 세우고 예리하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countryman039

넓은 트레드 덕분에 코너에서의 롤링은 적은 편이지만 아무래도 키가 커지니 가속, 감속 시 피칭은 조금 느껴진다. 그러나 이 정도로 커진 차체에서 미니 특유의 주행감성을 살려낸 것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사이드월이 두꺼운 순정 런플랫 타이어 역시 탄탄한 주행감성에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countryman037

미니에는 해치백, 클럽맨, 컨버터블, 쿠페, 로드스터, 컨트리맨, 페이스맨 등 7가지 라인업이 존재하지만, 그 중 컨트리맨과 페이스맨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상시 4륜구동인 ALL4 트림이다. BMW xDrive를 기반으로 개발된 이 미니 전용 4륜구동 시스템은 평상시에는 앞뒤 50:50으로 동력을 배분하지만, 필요한 경우 전, 후륜 중 한 쪽으로 동력을 몰아줄 수 있다. 온로드에서의 주행안정성 향상은 물론, 본격 오프로드용은 아니지만 임도나 모래사장을 통과하는 정도는 지장이 없다.

countryman026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한 N47 2.0L 디젤엔진과 6속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BMW 118d와 같은 엔진으로, 최고출력 143마력에 최대토크 31.1kg.m의 성능을 낸다. 0-100km/h 가속은 9.4, 최고속력은 195km/h인데 대단히 빠르지는 않지만 묵직한 토크감으로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순간가속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적극적으로 락업 클러치를 사용하며 감속시에도 전혀 울컥임이 느껴지지 않는 변속기 성능은 매우 훌륭하다. 억제된 진동에 비해 엔진소음은 큰 편인데, 배기음을 즐기라는 배려같지만 디젤엔진인 만큼 썩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다.

countryman017

시프트 레버를 왼쪽으로 밀거나 센터페시아의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스포츠 모드가 되는데, 액셀러레이터 반응이 더 민첩해지고 변속타이밍을 늦춰 보다 재미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에도 시프트 버튼이 있는데, 좌우 모두 당기면 업시프트, 누르면 다운시프트가 되는 방식이다. 스티어링 휠과 페달류는 모두 무거운 편이라서 스포츠 주행 시에는 도움이 되지만, 일상 시내주행이나 정체구간에서는 다소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다.

countryman003

연비도 준수한 편이다. 연비를 별로 신경쓰지 않은 시내주행에서도 12km/L에 육박하는 연비를 보였으며, 급가속과 급감속이 연속되는 스포츠 주행에서도 10km/L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2.0L의 배기량과 ISG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법 괜찮은 연비인 셈이다.

countryman034

뉴 미니 쿠퍼SD 컨트리맨 ALL4는 다재다능하다. 패밀리카로 쓸 수 있으면서도 미니만의 주행감각은 잊지 않았으며, 심지어 SUV답게 가벼운 오프로드마저 도전할 수 있다. 여전히 미니다운 디자인은 기본이다. 게다가 디젤 파워트레인 덕분에 경제성도 두루 갖추니 어디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countryman004

하지만 한 편으로는 어느 하나도 최고가 아니기에 미련이 남는다. 재미있지만 오리지널 미니나 JCW보다는 지루하고, 미니 치고 안락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인테리어와 편의사양에 아쉬움이 남는다. 시끄러운 엔진과 무거운 조작감은 감성이라고 덮어두기엔 너무 불편하다. 게다가 미니 오너들 사이에서 가장 큰 불만사항으로 거론되는 잦은 잔고장과 이른바 “밥솥소리 결함”으로 알려진 N47 엔진의 소음문제가 해결되었는 지 또한 장기적으로 검증되어야 할 부분들이다.

countryman030

만약 컨트리맨이 지금 막 새로 출시된 모델이라면 “괜찮아, 미니니까”라고 이해하겠지만 출시된 지 5년이 지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다듬어진 신형이기에 자꾸만 미련이 생긴다. 이미 미니에게는 불편하지만 재미있는 해치백과 쿠페가 있다. 실용성과 다목적성으로 차별화를 노리는 컨트리맨마저 미니이기 때문에 반드시 불편해야 할 이유는 없다.

더 고급스럽고 안락한 컨트리맨을 만나려면 정녕 2세대를 기다려야 하는 걸까? 만능이지만 완벽하지 못한 것, 그것이 4,900만 원의 뉴 미니 쿠퍼SD 컨트리맨 ALL4를 선뜻 권하기가 망설여지는 이유이다.

countryman032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