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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는 “플러그인 전성시대”… PHEV 급증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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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의 약진이 돋보인다.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한 세그먼트의 모델이 출시되는 건 물론, 실제 판매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국내 보급 초창기만 해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사이에 껴서 별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반사이익에 더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수입차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지난 8월 20일, 포드코리아는 대형 SUV ‘익스플로러’의 PHEV 버전을 선보였다. 포드 브랜드로 국내에 PHEV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익스플로러 PHEV는 3.0 GTDI 엔진에 75kW(약 102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전기모터를 더했으며, 순수 전기만으로 복합 30km를 달릴 수 있다. 기존의 2.3 모델보다 강력한 성능을 내면서 효율 또한 더 뛰어나다는 게 포드 코리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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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플로러 외에도 수입 PHEV의 국내 상륙이 잰걸음이다.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은 이미 PHEV를 여러 대 출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클래스, S-클래스 등 주요 모델에 PHEV 버전을 추가했고, BMW 역시 3·5·7시리즈, X3, X5, i8 등 무려 6종의 PHEV를 판매 중이다. 심지어 스포츠카 전문 브랜드인 포르쉐도 파나메라, 카이엔 등 주요 모델에 PHEV 라인업을 갖췄다. 그 밖에도 볼보, 토요타 등 여러 브랜드도 한국 시장에 PHEV를 판매 중이다.

국산 브랜드 쪽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국산 완성차 5개사에서는 한때 5종의 PHEV가 시판 중이었지만, 2020년 8월 현재 기아자동차 니로 PHEV를 제외하고 모두 단종된 상태다. 국산차 시장에서는 PHEV가 사라지는 추세지만 수입차 시장에서는 되려 늘어나는 셈이다. 현행 PHEV 보조금이 배출가스 및 주행거리 요건을 충족하는 중소형 차량에만 지급돼 중대형 위주의 수입차들은 거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음에도 이러한 추세를 보이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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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에서 PHEV의 인기가 늘어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우수한 효율이다. 과거 수입차 전체 판매량의 70% 가량을 디젤이 차지할 정도로, 수입차 소비자들의 연비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디젤게이트와 디젤차 인증취소 사태 등이 잇달아 터지면서 수입차 회사들은 디젤 라인업의 국내 도입을 줄이는 추세다. 그런 상황에서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지만 도심에서 효율이 뛰어난 PHEV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의 경우 소비자의 관심도 낮아졌지만, 인증취소 사태 이후로 신규인증을 받는 것도 훨씬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며 “친환경차로 구분되는 PHEV는 인증이 보다 빠르게 이뤄져 제조사 입장에서도 가져다 팔기 쉽다”고 설명했다.

국산차 대비 높은 수입차 가격이 오히려 PHEV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었던 국산 PHEV의 경우, 500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고도 동급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수입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아 PHEV의 가격 인상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2018년 디젤 모델과 비슷한 가격표를 붙이고 출시됐던 메르세데스-벤츠 GLE350e 4매틱의 경우, 월 수백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PHEV”로 등극하기도 했다.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된 충전 인프라의 반사이익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전기차 충전기는 공용·비공용, 완속·급속을 합쳐 7만 기가 넘는다. 올해도 2만 기의 충전기가 추가로 설치될 예정으로, 대다수 신축 아파트를 비롯해 공영주차장, 휴게소 등지에서 충전기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PHEV의 경우 급속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지만, 6만 기 가량의 완속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어 도입 초기보다 훨씬 충전이 수월해졌다. 수입차 영업 관계자는 “고가 수입차의 경우 구매자 대부분이 아파트나 단독주택에 거주해 PHEV 충전에 대한 부담이 없다”며 “충전이 쉬워지고 효율, 정숙성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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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PHEV에 대한 수요가 늘자 PHEV 신차를 선보이려는 수입차 브랜드도 증가 추세다. 푸조·시트로엥·DS는 내년 주력 모델인 3008, 5008, 508, DS7 등에 PHEV 라인업 추가를 검토 중이다. 랜드로버도 2018년 국내에 레인지로버 PHEV를 소개하는 등, 정식 출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HE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조금 제도에 대한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 지고 있다. 현행 제도 상 500만 원의 PHEV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이산화탄소 배출량 50g/km 이하, 1회 충전 주행거리 30km 이상을 충족하면서 차 크기는 중소형이어야 한다. 연료소모가 많은 대형차야말로 PHEV 전환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가 크다는 것을 고려하면 시대착오적인 규정이다. 한 전문가는 “현행 보조금 제도는 PHEV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오히려 PHEV 보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대당 수천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보급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은 보조금으로 도심 탄소 감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PHEV에도 예산을 분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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