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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시승기, 보조금 받으면 꼭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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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된 전기차 중 최고의 성능을 갖춘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시승했다.

현대차는 친환경 전용 브랜드로 ‘아이오닉’을 선보이면서 가장 먼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3월 ‘아이오닉 일렉트릭’도 출시했다. 향후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더해질 예정이다.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디자인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거의 같다. 다만 내연기관이 아예 없는 만큼 차체 앞 쪽에 공기 흡입구가 필요 없어 전기차만의 디자인적 특징이 추가된 정도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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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자동차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이 있는 자리가 아예 막혀 있으면서, 연한 회색으로 처리해 차체 컬러와 투톤 효과를 낸다. 범퍼 하단 립스포일러 끝 부분 색깔이 하이브리드의 경우 흰색 혹은 파란색인 반면, 일렉트릭은 흰색 혹은 골드 브론즈인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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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도 디자인이 바뀌었고, 화이트/블랙, 혹은 실버/블랙 투톤 16인치 휠이 제공된다.  뒷모습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데,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안쪽이 조금 다르고, 눈에 띄진 않지만 배기구가 없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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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실내도 약간 다르다. 기본적으로는 하이브리드와 같지만 대표적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기어레버가 없고 변속 버튼이 마련돼 있다. 버튼 아래쪽으로 손목 받침도 마련돼 있어서 조작이 편리하고, 디자인적으로도 상당히 세련됐다. 기어 레버가 하나 사라졌을 뿐인데 분위기 차이가 크다. 덕분에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매우 넉넉한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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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테리어와 마친가지로 파란색 대신 골드 브론즈컬러로 포인트를 준 점도 눈에 띈다. 그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상위 트림에는 1열 통풍시트와 네비게이션, JBL 오디오, 전방 주차 센서, LED 헤드램프, 핸드폰 무선충전 시스템이 적용되고, 자동긴급제동 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주행조향 보조 시스템은 옵션으로 제공된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가 적용되는데, 일렉트릭에는 차선을 넘어가지 않고, 차선을 따라 주행하도록 핸들을 자동으로 돌려주는 LKAS가 적용되는 점도 눈 여겨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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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일렉트릭에는 국내 출시 전기차 중 가장 강력한 전기모터와 가장 용량이 큰 배터리가 탑재됐다. 전기모터의 최고출력은 88kW(120ps), 최대토크는 30.0kg.m로 최고속도는 165km/h에 이른다. 배터리는 28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국내 최대 용량이며, 완충 시 주행거리가 191km로 이 또한 국내 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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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차에 120마력은 최근 모델들 중에서 그리 특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전기차의 토크가 30kg.m라는 것은 상당히 강력하다. 수치도 높지만 전기차의 특성 상 출발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발휘하므로 매우 강력한 가속력을 기대할 수 있다.

파워를 넣자 우웅 하는 전기음과 함께 출발준비가 됐음을 계기판으로 알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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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레버가 사라진 자리에 위치한 버튼 중 D를 누르고 가볍게 가속 페달을 밟는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무척 경쾌하다. 조금 더 깊이 페달을 밟자 기대 이상으로 차가 튀어나간다. 놀랍다.

가속페달을 한번에 끝까지 밟으면 정말 짜릿할 정도로 가속이 이뤄진다. 제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0~100km/h 가속에 10.2초가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출발 직전이 더욱 강력한 만큼 체감 가속력은 그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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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복병이 있었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가속력은 확실하게 달라진다. 일단 0~100km/h 가속이 9.9초로 빨라지고, 무엇보다 언제든지 즉각적으로 파워풀한 가속을 즐길 수 있다. 엑셀을 지긋이 밟고 있으면 속도 상승이 무척 빠르다. 시승 하는 동안 연신 감탄사를 뿜어내게 만드는 멋진 가속감이었다.

최고속도가 165km/h에 이르는 점도 무척 인상적이다. 최고속도로 주행하면 전기소모는 급속도로 빨라진다. 따라서 110km/h 정도로 주행한다면 기본적으로 최고속도가 높은 차의 전기소모가 낮을 가능성이 높다. 100km/h로 주행 중 추월을 시도할 때도 힘에는 여유가 있다.

그동안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20km 전후였을 때 느끼는 불안함과 191km로 늘어났을 때 느끼는 불안감에는 분명 차이가 난다. 120km밖에 주행할 수 없다고 할 때는 실 주행거리가 90km 정도라고 봤을 때 늘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주행할 것 같았는데, 실 주행거리가 170km 이상이라면 웬만해선 크게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방 여행을 꿈꿀 수준은 여전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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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하지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후륜 서스펜션을 멀티링크로 바꾼 것과는 달리,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토션빔이 적용됐다. 하이브리드에 비해 더 많은 부피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과정에서 공간상의 제약으로 인해 멀티링크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무거운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넓게 배치하지 않고 뒷좌석 뒷쪽에 배치하다 보니, 예전 기아 쏘울 EV에서 느꼈던 정도의 안정감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척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은 나쁘지 않았다.

충전은 급속과 완속 모두 지원한다. 운전석 쪽 앞 펜더 쪽에는 완속 충전구가, 그리고 뒤 펜더 쪽에는 급속 충전구가 마련돼 있다. 급속 충전으로는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23 ~ 30분 정도가 걸리고, 완속 충전으로는 4시간 25분 정도면 100% 충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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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전기차 보조금을 받아서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다면, 완속 충전기 설치 비용까지 보조금으로 지급된다. 따라서 가정에 완속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운행 여건에 따라 매일, 혹은 며칠에 한 번 정도 가정에서 충전하는 것만으로도 외부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일 없이 일상적인 주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예기치 않았던 운행으로 인해, 급하게 충전해야 할 일이 있을 때만 외부 충전소를 이용하면 되며, 서울 시내의 경우 생각보다 많은 충전소들이 이미 마련되어 있어 가끔씩 발생하는 급한 충전 정도라면 큰 무리가 없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에는 센터페시아 모니터에 가까운 충전소 위치가 네비게이션과 연동되어 안내 되므로 충전소를 찾는 일도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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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는 kWh당 도심 6.9km, 고속도로 5.8km, 복합 6.3km를 주행할 수 있다. kWh당 충전 비용은 급속 충전의 경우 313원이며, 설치된 완속 충전기의 경우 충전 시간이나 계절 등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평균 110원 전후다. 이 경우 휘발유 1리터 가격을 1,350원으로 계산했을 경우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휘발유 환선 연비는 78km/L에 이른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 비해 약 3~4배 더 뛰어난 연비다. 물론 실제 비용은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도심 위주의 짧은 거리이긴 하지만 시승을 통한 연비는 약 8km/kWh 정도로 공인연비보다 높게 나왔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N트림이 4,000만원, Q트림이 4,300만원이다. 며칠 전 정부에서 전기차 보조금 인상을 발표해서 현재 중앙 정부의 보조금은 1,400만원, 지자체의 보조금은 5~600만원 정도다. 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2,000 ~ 2,300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거기다 완속 충전기 설치 비용까지 보조금이 지원된다. 정부와 지자체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만 있다면, 이제는 전기차에 한 번 도전해 볼 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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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등장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현대차가 친환경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선보이면서부터 예견된 수순이긴 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발전 속도가 빠르다. 물론 최근 미국의 테슬라가 모델 3를 발표하면서, 4천만원대의 전기차로 6초대의 가속력과 주행거리 300km, 거기다 오토 파일럿까지 제공하겠다고 했을 때 그 파장이 얼마나 클지 살짝 기대가 됐었다. 이번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등장도 어쩌면 전기차 발전의 연장선 상에서 볼 때 상당히 큰 보폭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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