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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 안전성 논란, 현대차, IIHS,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추가 답변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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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IIHS가 실시한 동승석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현대차 투싼이 최고 성적을 거둔 뒤 전면 해부도가 공개되면서, 국내 시판 중인 차량과 북미형 차량 간에 범퍼 레일 형상 차이로 인한 안전성 차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제조사인 현대차는 자사 공식 블로그 등을 통해 정식으로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대차에 대해 오랫동안 쌓인 불신으로 소비자들은 현대차의 해명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불명확한 추측과 오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모터리언 편집부는 보다 정확한 기술적 자문을 얻고자 이번 평가 당사자인 미국 IIHS와 한국 자동차 안전도 평가(KNCAP)를 주관하는 도로교통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과 서면 인터뷰를 실시했다. 또 현대차 관계자를 통해 내수용, 유럽형, 그리고 북미형 투싼의 구조가 다른 이유에 대해 설명을 구했다.

 

*현대차 “차별과 차이는 다르다”

우선 현대차는 북미형 투싼과 내수용 투싼의 범퍼 레일 구조가 다른 것에 대해 “차별이 아닌 차이”라고 일축했다. 각국의 충돌 안전도 평가와 보행자 안전 법규 등에 준해 약간의 사양을 달리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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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한국과 유럽에서는 보행자 보호 법규를 충족시키기 위해 “코너 익스텐션”이라 불리는 문제의 부품이 삭제됐지만, 북미의 경우 보행자 보호 법규가 없는 대신 보험료 산정을 위한 저속 충돌 테스트가 치뤄지기 때문에 범퍼 파손을 최소화 하는 코너 익스텐션이 추가됐다고 해명했다.

대신 내수용과 유럽형 모델의 경우 범퍼 레일 하단에 보행자 상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로어 스티프너가 장착돼 보행자의 하부 다리 상해를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모터리언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실제로 유럽과 내수용 모델의 경우 코너 익스텐션이 삭제된 대신 하단에 로어 스티프너(위 사진의 D)가 장착돼 있다. 로어 스티프너는 보행자 충돌 시 무릎이 꺾여 보행자가 차량 하부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고 차체 윗쪽으로 넘어지도록 유도해 상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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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대차의 주장대로 한국, 유럽, 북미의 보행자 보호 법규가 다를까? 자동차안전연구원 웹사이트(www.kncap.org)에 따르면 실제로 한국과 유럽, 호주, 일본, 중국 등은 보행자 충돌 실험을 실시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경우 실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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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IIHS의 경우 보험료 산정을 위해 실제로 다양한 저속 충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코너 익스텐션 부품이 유효한 시험은 전면 코너 테스트(Front Corner Test)로, 5km/h의 속도로 범퍼 모형과 충돌, 차량의 파손 정도를 파악한다. 코너 익스텐션이 장착될 경우 범퍼 후면을 해당 부품이 지탱하면서 범퍼가 찌그러져 파손될 가능성을 낮춰주는 것이다.

의문이 드는 것은 코너 익스텐션을 장착했을 때 보행자 피해가 실제로 확대될 수 있는 지 여부였다. 이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KNCAP을 주관하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의 보행자 충돌 시험 담당 연구원과 서면을 통해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다.

 

*자동차안전연구원 “범퍼 빔이 보행자 상해 유발할 수 있다”

현행 KNCAP 평가방법은 자동차안전도평가시험 등에 관한 규정[국토교통부고시 제2015-719호]에 규정돼있다. 당해 규정 제5조 1항에서는 각 항목 별로 자동차안전도 평가방법을 분류하고 있는데, 동 규정 별표 6에서 보행자 안전성 평가방법을 자세히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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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법령에 따르면 보행자 충돌 시험은 자동차의 수직종단면과 60도의 각도를 이루는 수직면이 범퍼 외부 표면에 접촉하는 지점, 즉 “범퍼 모서리”와 범퍼 빔(범퍼 레일)의 끝단을 비교해 더 넓은 영역에서 충돌 테스트를 실시한다. 충돌 테스트는 40km/h로 보행자 다리 모형을 100mm 간격으로 충격하는 테스트를 반복 실시하는 방식이다.

먼저 궁금해지는 것은 왜 범퍼 모서리와 범퍼 빔의 끝단 중 더 긴 쪽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지 였다. 연구원은 “범퍼 모서리의 각도를 정의한 뒤 범퍼 외곽면 형상을 이용해 범퍼 모서리를 안쪽으로 이동시키고 시험 영역을 줄이는 경우가 나타났다. 범퍼 안쪽에 단단한 내부 구조물(범퍼 빔)이 있을 경우 보행자 상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범퍼 빔 끝단이 더 넓다면 해당 위치를 기준점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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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범퍼 모서리 초과 부분에 범퍼 빔이 없는 경우에는 여러 구조물의 변수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범퍼 빔이 있는 경우에 비해 보행자 상해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즉, 범퍼 빔 끝단에 코너 익스텐션이 부착될 경우 실제로 보행자 상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안전연구원과의 질의를 통해 코너 익스텐션이 실제 보행자의 상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확인됐다. 또한 연구원에 따르면 이러한 보행자 안전성 평가방법은 한국만의 규정이 아닌, 여러 국가의 충돌안전성 평가기관의 연합체인 글로벌 NCAP에서 제정된 것으로, 유럽·일본 등지에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보행자 안전성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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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에서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그렇다면 코너 익스텐션이 보행자 상해를 유발할 지언정 스몰 오버랩 충돌에서는 안전을 담보하는 보강재로 작용할 수 있냐는 점이다. 현대차는 “코너 익스텐션은 저속 충돌에 대응하기 위한 부품이기 때문에 스몰 오버랩에서는 유효한 보강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사안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이번 스몰 오버랩 테스트를 진행한 IIHS에 이메일을 보내 해당 부품의 역할에 대해 물었다.

 

*IIHS “코너 익스텐션이 스몰 오버랩에 유리하다는 근거 없어”

IIHS에 문의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IIHS가 공개한 사진에서 파랗게 도색한 부위가 스몰 오버랩에 대응하기 위한 부분인지, 둘째는 코너 익스텐션이 스몰 오버랩에 도움이 되는 지 였다.

이메일을 보낸 지 만 이틀이 지나서야 IIHS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답변은 IIHS의 Russ Rader 미디어 담당 전무를 통해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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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IIHS는 사진 상의 도색된 부위가 스몰 오버랩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Russ Rader 전무는 “IIHS의 엔지니어들은 차체의 종단 프레임 레일 바깥쪽에서 충돌 보호와 관련있어 보이는 모든 부위를 다 도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우리는 각각의 부위가 충돌 시 어떤 역할을 하는 지는 알 수 없으며, 단지 현대 투싼의 전면부 대칭 구조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편의 상 좌우의 같은 부위를 같은 색으로 도색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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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IIHS가 공개한 사진의 도색은 특정 기능에 따라 같은 색으로 칠한 것이 아닌, 단지 좌우 대칭형 구조물을 잘 보여주기 위한 도색이라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IIHS의 투싼 충돌테스트 영상을 살펴보면 파랗게 칠한 부분은 코너 익스텐션 뿐 아닌 그 뒷편의 레일과 사이드 멤버를 연결해주는 구조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코너 익스텐션은 충돌과 동시에 구겨지면서 별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단지 정면에서 촬영된 사진이기 때문에 코너 익스텐션이 부각돼 보일 뿐인 것이다.

IIHS가 함께 보고한 리포트에서는 스몰 오버랩 대응을 위한 보강부위로써 사이드 멤버 측면에 engagement extension(충돌 연장부)를 설치해 차체가 튕겨져 나가도록 설계하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토요타 RAV4의 운전석 측 보강재와 같이 차체 프레임에 직접 설치되는 경우일 뿐, 범퍼 레일 끝단을 연장하는 데에 불과한 코너 익스텐션이 스몰 오버랩 충돌에서 유효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볼 근거는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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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에 대해 한 전문가는 “현대차가 그 만큼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현대차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러나 동시에 “잘 한 것은 잘 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하는데, 불분명한 정보와 추측 만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대중을 혼동시키고 불필요한 불신만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정확한 정보전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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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미국과 한국의 규정이 달라 미국에서의 안전도 평가가 한국에서는 정확히 유효하지 않음에도 이를 모든 상황에서 통용되는 절대적인 안전성인 것처럼 포장해 국내에서 과대광고한 현대차 측의 잘못이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리고, 정확하지 않은 추측에서 시작된 논란이었음에도 사태가 확산된 것은 현대차가 얼마나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는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오랫동안 쌓여 온 소비자들의 불신이 이번 사태를 통해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그 만큼 현대차에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더욱 치열한 노력과 각성이 촉구된다.

동시에 언론이 문제제기를 통해 소비자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얻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좋았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정확한 정보와 확실한 사실 관계가 담보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언론 보도 이후에도 감정적인 대응에 따른 논란 보다는 진지한 토론과 보다 명확한 검증이 이뤄지는 성숙된 사회의식도 필요하다. 결국 현대차와 미디어 모두 소비자와 대중의 적이 아닌, 함께 걸어가야 할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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