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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반떼 2.0 엔진 논란… “연비도 출력도 못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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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출시된 현대차 아반떼 2.0이 때 아닌 논란을 빚고 있다. 새롭게 투입된 2.0 CVVT 엔진이 연비와 성능 모두 기대 이하라는 것. 특히 출력에 여유가 있는 2L 엔진을 기다려 온 소비자들은 기대 이하의 성능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아반떼에 추가된 2.0 엔진은 누우 MPI CVVT 엔진이다. 북미에서 기존의 누우 1.8 엔진을 대체하는 주력 엔진이라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특이한 점은 일반적인 2.0 엔진이 아닌 앳킨슨 사이클 엔진이라는 것이다. 앳킨슨 사이클 엔진은 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사용되는 엔진으로, 팽창비를 압축비보다 높게 만들어 효율이 뛰어난 점이 특징이다.

앳킨슨

그러나 앳킨슨 사이클이 하이브리드가 아닌 일반 자동차에 사용되는 경우는 손에 꼽게 적다. 효율이 높은 대신 회전 한계수가 낮고 일반적인 오토 사이클 엔진에 비해 배기량 대비 출력과 토크가 눈에 띄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때문에 주로 대형 선박 등에만 사용되고, 승용 자동차에 사용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앳킨슨 사이클의 낮은 토크와 출력을 전기모터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 좋은 앳킨슨 사이클 엔진이 널리 사용된다. 또 최근 출시되는 일부 차량의 경우 평상 시에는 오토 사이클로 작동하다가 엔진에 부하가 걸리지 않는 항속 주행이나 완만한 가속 시에는 앳킨슨 사이클로 바뀌어 연비를 극대화하는 데에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반떼에 추가된 2.0 엔진은 일반적인 앳킨슨 사이클 엔진으로, 최고출력은 149마력, 최대토크는 18.3kg.m에 불과하다. 앳킨슨 사이클이 아닌 일반 누우 CVVL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2.0의 경우 최고출력은 168마력, 최대토크는 20.5kg.m으로 출력이 월등히 차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6L급 엔진이 주력인 아반떼에서 대배기량의 넉넉한 출력과 토크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거의 매력이 없는 셈이다.

연비

아반떼 2.0 CVVT의 공인연비(위)와 쏘나타 2.0 CVVL의 공인연비.

현대차는 2.0 CVVT 엔진을 탑재한 이유에 대해 “우수한 연비 효율”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연비는 얼마나 개선됐을까? 아반떼 2.0 자동변속기 사양의 공인연비는 15·16인치 타이어 기준 12.8km/L, 17인치 타이어 기준 12.4km/L이다. 그런데 출력이 20마력 가량 높고 공차중량이 150kg나 무거운 쏘나타 2.0 CVVL은 16·17인치 타이어 기준 12.6km/L, 18인치 타이어 기준 12.0km/L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비 기준이 강화돼 아반떼 2.0의 연비가 하향조정됐으며, 기존 연비 기준에 따르면 13.0~13.4km/L 가량의 연비를 낸다고 해명했지만, 성능과 중량의 차이를 감안할 때 아반떼 2.0이 주행성능을 대폭 희생해 가면서 이룬 연비라고 하기에는 기대 이하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아반떼에는 적합한 엔진이 없었을까? 아니다. 앞서 소개한 쏘나타의 누우 CVVL 엔진은 물론, 아반떼 쿠페와 i30 D-스펙, i40 등에 탑재된 2.0 누우 GDi 엔진도 선택할 수 있었다. 누우 GDi 엔진의 경우 최고출력 175~178마력, 최대토크 21.5~21.6kg.m의 우수한 성능을 낸다. 아반떼 쿠페의 공인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 12.4km/L 수준으로, 마찬가지로 효율을 강조하는 새 엔진과 비교했을 때 거의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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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반떼 2.0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주로 사용되는 앳킨슨 사이클 엔진이 탑재된 이유는 무엇일까? 누우 MPI CVVT 엔진은 앞서 YF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1세대 K5 하이브리드에 탑재됐던 엔진이다. 그런데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는 모델 체인지 이후 누우 GDi 앳킨슨 사이클 엔진으로 바뀌어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는 19.3kg.m으로 높아졌고, 연비 또한 개선됐다. 결국 단종된 구형 하이브리드 모델에 사용되던 엔진을 우려먹기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프리미엄화와 고성능화를 외치는 현대차가 소음, 진동이 심하고 출력이 떨어지는 앳킨슨 사이클 엔진을 탑재하는 것은 낡은 엔진 재활용을 위한 자충수”라고 비판했다. 특히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나 다른 2.0 엔진 선택지가 많음에도 구형 엔진을 탑재해 결국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반떼 구입을 고려 중인 소비자 K씨는 “2.0 모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연비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넉넉한 퍼포먼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이전 세대보다 못한 성능에 연비도 그다지 좋지 않다면 세금만 비싼 2.0을 살 이유가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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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아반떼 2.0에 대해 “동력성능과 엔진 효율을 높여 북미 시장의 주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정작 여론이 좋지 않은 내수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니즈와 동떨어진 제품 기획으로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소개하며 고급 모델들의 프리미엄화와 고성능화를 외치기 이전에 판매를 떠받치고 있는 주력 모델들에 대한 세심한 기획이 필요해 보인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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