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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고성능, 렉서스 IS200t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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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마력을 발휘하는 2.0 가솔린 터보엔진을 얹은 렉서스 IS200t는 평범한 럭셔리 컴팩트 세단이기를 거부하는, 매우 잘 달리는 스포츠 세단으로 거듭났다. 터보엔진 답지 않은 부드러운 강력함에 새롭게 8단 자동 변속기가 더해져 빠르면서도 무척 매끄러운 가속을 선보이고, 주행감각은 부드러우면서도 안정적이다. 화려한 실 내외 디자인은 익히 알고 있는 그대로다. 렉서스의 본격적인 터보 시대 개막을 환영한다.

렉서스가 하이브리드와 함께 터보 엔진을 향후 양대 축으로 삼고, 터보 엔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NX에 2.0 터보 엔진을 얹은 NX200t를 선보인 데 이어, 세단에는 처음으로 IS에 2.0 터보 엔진을 얹어 선을 보였다. 글로벌로는 RX에도 같은 엔진을 얹어 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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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에서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도는 IS200t를 미디어 시승회에서 만났다. 제2 롯데월드에 자리한 토요타 / 렉서스 카페인 ‘커넥트 투’에서 출발해서 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해 아라김포 여객터미널까지 다녀오는 코스에서 시승이 진행됐는데, 시승코스가 거의 고속도로 구간인데다 비까지 내려 본격적인 테스트는 어려웠지만 렉서스가 추구하고 있는 터보의 방향성과 IS200t의 뛰어난 완성도는 쉽게 확인해 볼 수 있었다.

IS200t의 핵심은 엔진과 변속기인데 엔진은 이미 NX200t를 통해 선보인 터라 조금은 익숙해졌고, 그 엔진과 처음으로 결합된 자동8단 변속기와의 조합이 만들어낸 매끄럽고 강력한 주행성능을 경험하는 것이 이번 시승의 키워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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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가솔린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하는데, 배기매니폴드 일체형 실린더 헤드와 트윈스크롤 터보차저를 더해 강력한 파워와 뛰어난 응답성을 갖췄다. 무엇보다 뛰어난 연비를 자랑하는 앳킨슨 사이클과 터보의 조합이라는 점이 렉서스다운 발상이다. 연비는 뛰어나지만 파워면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앳킨슨 사이클의 약점을 트윈스크롤 터보로 커버한 것이다. 항상 앳킨슨 사이클로 작동한다면 답답할 수도 있었겠지만, 가속 시에는 전통적인 오토 사이클 방식으로 파워를 극대화하고, 순항 중에는 앳킨슨 사이클로 변해 효율을 높이는 첨단 엔진이다. 그리고 직접분사와 포트분사를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D-4ST 방식도 그대로 적용됐다.

결국 렉서스가 만든 터보 엔진은 뭔가 다르다. 그냥 성능을 높이는 데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그 와중에도 연비를 확보하고, 무엇보다 부드러운 고출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 느껴진다.

변속기는 렉서스 LS에 세계 최초로 적용했던 8단 자동변속기의 프로그램을 개선해, 고성능 쿠페 RC F용으로 개발한 다이렉트시프트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더욱 빠르고 강력한 변속 성능을 가진데다 코너 진입 전 감속 할 때 자동으로 시프트 다운을 해 주는 G-포스 연동 G-AI-시프트 컨트롤 기능을 더했다. 스포츠 모드에서 굳이 수동변속을 하지 않더라도 매우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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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서는 기존 IS와 큰 차이가 없다. 이그제큐티브 사양에는 주간 주행등 외에 상하향등을 모두 LED로 적용한 Bi-LED가 적용됐고,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에는 LED로 ‘L’자 형태의 라인을 만들어 넣었다.

알루미늄 휠은 이그제큐티브 사양에는 18인치, 나머지 사양에는 17인치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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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스포츠 모델은 강렬한 스핀들 그릴 가운데를 메쉬 타입으로 바꾸고, 전용 18인치 알루미늄 휠이 적용됐다. 실내에도 전용 스포츠 시트와 빨간색 내장으로 꾸며졌고, 알루미늄 페달과 도어스커프 장식, 도어트림의 웨지 메탈 트림, 그리고 LFA타입의 멋진 계기판 등이 더해져 더욱 화려하고 스포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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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시승차는 IS200t F-스포츠 모델이었다. 최근 렉서스 모델들의 실내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데, IS의 계단식 센터페시아가 윗급의 디자인에 비해 더욱 역동적이다.

스티어링 휠은 디자인이 멋지긴 하지만 여전히 직경이 큰 편이라 컴팩트한 차체에 역동성이 잘 어우러진 IS의 실내와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반면 그 너머 화려한 계기판에 시선이 머무르면서 아쉬움이 많이 달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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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몸을 정말 잘 잡아주면서도 편안하다. F-스포츠 시트만 하더라도 RC F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당연히 냉방기능을 기본으로 갖췄다.

IS200t의 출발은 무척 부드럽다. 터보렉을 완벽하게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거친 면이 없이 부드럽게 가속한다. 하지만 분명 파워가 살아있다. 변속이 언제 이루어지는 지도 모르게 가속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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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자료에서 보면 0~100km/h 가속이 7초라고 나와있다. 최고출력이 245마력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기대치는 7초 이하였던 만큼 기대에는 살짝 못 미치는 가속감일 수 있다. 거기다 렉서스 특유의 매끄러움이 더해져서 분명 경쾌한 가속감을 선사할 수 있는 제로백 7초의 가속력도 체감으로는 더 부드럽게 다가와서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 또 거기다 엔진과 배기 사운드까지 조용하다. 터보 엔진 특유의 팡팡 터지는 배기 사운드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결국 IS200t의 지향점이 어딘지 분명해진다. 자연흡기 3.0리터 수준의 파워를 갖추면서 렉서스가 지향하는 정숙성과 부드러움을 그대로 간직하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IS200t를 타면 이차가 터보 차라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그냥 힘이 넉넉하고 여유 있는 렉서스의 스포츠 세단으로 인식하게 된다. 렉서스 답다.

BMW 320i의 경우 가솔린 2.0 터보엔진이 184마력을 발휘하고, 0~100km/h 가속은 7.3초를 기록하지만, BMW 328i의 경우 가솔린 2.0 터보엔진이 245마력을 발휘하고, 0~100km/h 가속은 5.9초를 기록한다. 물론 328i는 가격도 5,840만원까지 올라간다. 재규어 XE 2.0 가솔린은 2.0 터보엔진이 200마력을 발휘하고, 0~100km/h 가속은 7.7초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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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단 자동변속기도 빠르게 변속하지만 역시 부드럽다. D에서도 시프트 패들을 사용해서 수동으로 변속하고 빠르게 가속할 수 있지만 엑셀에서 발이 떨어지고 순항을 시작하면 즉시 D 모드로 돌아가 버린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변속 프로그램이 보다 적극적으로 고회전을 사용하도록 변한다. 발끝에 전달되는 토크가 더 묵직해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계기판도 그래픽이 살짝 변하는데, 의외로 빨간색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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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이 빨갛게 변하는 순간은 수동모드에서 회전수가 레드존에 접근할 때다. 그런데 불과(?) 5,000rpm부터 계기판이 빨갛게 변한다. 변하는 느낌은 분명 레드존에 다가왔으니 변속을 하라는 느낌인데, 아직 레드존까지는 여유가 있다. 느낌 같아서는 6,000rpm에 가서 빨갛게 변해도 될 텐데, 이런 것 역시 렉서스답다.

변속기가 8단으로 촘촘하게 쪼개져 있는 만큼 순항에서 연비는 매우 좋을 것 같다. 실제로 100km/h로 순항할 경우 회전수가 1,600rpm 정도에 불과하다. 거기다 흡기 영역을 축소시켜주는 앳킨슨 사이클까지 더해지므로 연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IS200t의 표준연비는 10.2 (복합) / 8.7 (도심) / 12.9 (고속도로)km/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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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감각은 꽤나 중후하다.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을 잘 걸러주면서 반응이 묵직하다. 중저속에서는 안락함과 안정감이 매우 잘 조화를 이룬다. 고속으로 올라가도 안정성은 잘 유지되면서 중저속에서의 약간 중후한 느낌은 조금 가벼워진다. 하지만 어느 영역에서든 부드럽고 안정적인 거동은 동일하다. 비록 컴팩트 세단이지만 렉서스다운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을 느끼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편의 장비로는 통풍시트과 열선스티어링 휠, 네비게이션 등을 골고루 갖췄고, 상위트림에는 마크레빈슨 오디오가 적용됐다.

안전장비로는 운전석뿐 아니라 동승석까지도 무릎 에어백을 장착해 총 8개의 에어백이 적용됐고,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와 후측방 경보 시스템을 갖췄고, 보행차와 충돌했을 시 보행자의 머리부분 부상을 줄여주는 팝업 후드도 적용됐다.

IS200t의 국내 판매 트림은 Premium, Supreme, Executive, F 스포츠 등 네 종류로 가격은 각각 4,440만원, 4,950만원, 5,670만원, 5,470만원이다. 이그제큐티브와 F 스포츠 기준 IS250 대비 220만원 정도 가격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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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IS200t는 한마디로 부드러운 고성능을 잘 보여주는 모델이다. 렉서스가 자연흡기 3.0리터 엔진을 얹었다면 꼭 이런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바로 그 느낌이다. 터보 엔진 특유의 거친 맛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분명 장점인데, 마음속에서는 뭔가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세단형 렉서스 중에서 한번쯤 일탈을 꿈꾼다면 IS200t가 가장 적합한 모델이 아닐까 기대했지만, 모범생의 일탈이라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 화끈한 모험담을 기대하긴 어렵다. 거친 일탈 보다는 매너 있는 고성능에 감사하는 것이 좋겠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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