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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AMG는 잊어라, 메르세데스-AMG GT S 에디션 1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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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AMG GT S는 역대 그 어떤 메르세데스 스포츠 모델들보다 더 과격하다. 평상시 승차감도 상당히 단단한 편이고, 주행 안정성은 나무랄 데가 없다. 엔진 응답성, 예리한 핸들링 등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제로백 3.8초의 가속 성능도 폭발적이다. 그 중 백미는 동급 최고라 자부할 수 있는 인테리어다. 여기다 걸윙 도어만 달아 주면 안 되겠니?

메르세데스-벤츠의 역사에서 어쩌면 가장 유명한 모델이 300SL이 아닐까 생각한다. 강력한 스포츠카, 레이싱카로서도 유명하지만 멋진 디자인에 ‘걸윙 도어’를 가장 처음 선보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고는 하나, 결론적으로 볼 때 요즘 흔히 말하는 ‘신의 한 수’라 할 만하다.

300SL의 계보는 SL 클래스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메르세데스-벤츠와 멕라렌이 한 팀을 이뤄 F1에 도전하는 동안 만들어진 수퍼카 ‘SLR 멕라렌’을 통해서 그 정통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멕라렌과 결별하면서는 AMG 독자적으로 ‘SLS AMG’를 선보였고, 이제 다시 새로운 AMG 스포츠카 ‘GT’로 거듭났다. 앞의 모델들이 단종되고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면서 마치 후속모델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체급이 서로 다른 모델로, GT는 SLS AMG의 아랫급 모델로 등장한 것이라고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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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가 처음 등장할 당시 이름을 ‘AMG GT’라고 불렀다. 하지만 최근 메르세데스가 브랜드 정책을 새롭게 마련하면서 고성능 AMG 버전을 ‘메르세데스-AMG’로, 울트라 럭셔리 버전을 ‘메르세데스-마이바흐’로 교통정리를 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AMG 모델들은 새로운 이름 체계를 가지게 됐는데, 대표적으로 과거 ‘메르세데스-벤츠 C63 AMG’라고 불렸던 모델이 ‘메르세데스-AMG C63’으로 바뀌었다. 더불어 AMG GT는 ‘메르세데스-AMG’가 브랜드가 되고 모델명은 그냥 ‘GT’가 된 것이다. 사실 GT라는 이름을 가진 모델이 워낙 많다 보니 GT라고만 부르면 헷갈리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AMG-GT라고 부르는 것은 바르지 못한 호칭이고, 메르세데스-AMG GT라고 풀 네임을 부르자니 너무 번거롭다. 고민도 되고, 또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편하게 이야기할 땐 익숙한 ‘AMG GT’라고 부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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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메르세데스-AMG GT S 에디션 1’ 모델이다. 이름이 길다. 메르세데스-AMG GT까지는 방금 설명했고, GT 뒤에 붙은 S는 고출력 버전이라는 뜻이고, 에디션 1은 럭셔리 사양을 대거 장착한 한정판 모델이라는 뜻이다.

아우디가 스포츠 모델을 S와 RS로 나누는 것처럼 AMG는 그동안 G, S, SL, CL 등의 모델에서  ‘63 AMG’와 ‘65 AMG’, 혹은 ‘55 AMG’와 ‘65 AMG’ 등으로 같은 모델에 성능이 다른 2개의 엔진을 얹어 왔었다. 8기통과 12기통으로 전혀 다른 엔진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같은 엔진이면서 출력을 높인 엔진 버전을 함께 선보이면서 이름 뒤에 ‘S’를 더 붙이는 방식이 새롭게 추가됐다. 대표적으로 ‘CLS 63 AMG S’, ‘S63 AMG S 쿠페’ 등을 들 수 있다. AMG GT도 이와 같은 방식에 의해 기본형은 476마력을 발휘하고, 510마력을 발휘하는 고성능 버전을 ‘AMG GT S’로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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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AMG GT S는 최고출력 510마력/6,200rpm, 최대토크 66.3kg.m/1,750~4,750rpm를 발휘하는 V8 4.0 트윈터보 엔진과 7단 DCT 변속기를 얹고, 0~100km/h 가속 3.8초, 최고속도 310km/h의 고성능을 발휘한다. 일부 AMG S 모델은 강력한 성능을 제대로 노면에 전달하기 위해 최근 4매틱을 적극 장착하고 있지만 AMG GT S는 보다 더 순수한 고성능을 지향하느라 후륜 구동을 채택했다. 무척 반가운 일이다.

선대모델이라 할 수 있는 SLS AMG와 비교하면 우선 차체 사이즈가 크게 줄었다. 휠베이스는 5cm, 길이는 8cm가 줄어들었다. 반면 폭은 똑같고, 키는 4cm 줄었다. 비례 면에서 스프린터에 가까운 자세를 가지게 된 것이다. AMG GT의 사이즈는 4,560 x 1,940 x 1,300mm에 휠베이스 2,630mm다.

SLS AMG

SLS AMG

차체 사이즈가 작아지면서 AMG GT는 포르쉐 911을 경쟁 모델로 삼았다. 사이즈가 비슷하다. 가속 성능 등도 일부 겹치는 모델들이 있다. 그 동안 수 많은 스포츠카들이 포르쉐 911을 경쟁모델로 삼고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911을 격파하고 올라선 모델은 없다. SLS AMG에서 뼈 속까지 다이어트를 거친 AMG GT는 과연 911과 제대로 싸워볼 수 있을까?

엔진은 6.3 V8 자연흡기 엔진이 V8 4.0 트윈터보로 다운사이징 되면서 최고출력이 571마력에서 510마력으로 낮아졌다. 반면 최대토크는 66.3kg.m로 똑 같고, 0~100km/h 가속도 3.8로 똑 같다. 차체가 작고 가벼워진 탓이다. 최고속도는 7km/h 줄어든 310km/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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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 보면, 엔진이 작고 가벼운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바뀌면서 출력도 조금 줄어들었지만, 차체 역시 작고 가벼워지면서 가속 등의 성능 면에서는 거의 대등한 실력을 갖췄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가격도 함께 낮아진 것이다. SLS AMG가 2억 중후반 이었지만 AMG GT S는 스페셜 모델인 에디션 1이 2억 1,620만원이다. 국내엔 한정판인 AMG GT S 에디션 1 모델이 먼저 들어왔고, 향후 일반 AMG GT S나 AMG GT 모델이 들어오게 되면 가격은 1억 중 후반 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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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다소 중후했던 SLS AMG가 확실하게 다이어트를 거친 듯한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앞모습은 무척 마음에 든다. AMG는 전통적으로 범퍼 하단 공기 흡입구가 한문의 여덟 팔(八)자 형태를 보여 왔는데, AMG GT는 살짝 변형을 시켰다. 그 결과 비스듬히 측면에서 바라보면 그 아래 검은색 플라스틱 테두리와 어울려 마치 F1 머신의 프론트 윙을 연상시킨다. 근육질적으로 돌출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큼직한 세꼭지 별도 멋지다.

옆에서 보면 전형적인 롱노즈 숏데크의 스포츠카 형태다. 후드가 정말 길면서 낮다. 운전자의 위치가 차체 중앙보다 뒤 쪽에 자리한다. 옆에서 보면 후드가 낮고 길지만 정면 위에서 바라보면 후드는 광활하다. 그 위에 자리 깔고 고스톱을 쳐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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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서 뒤로 둥글게 떨어지는 라인은 엉덩이에서 다시 한번 더 둥글게 돌아나간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다. 과거 300SL의 뒷태를 그대로 닮았다고 하더라도 너무 오리 궁둥이 같이 보인다. 그나마 대형 스포일러를 달아 디자인적인 무게 중심도 잡아주고 오리 궁둥이를 좀 더 강력해 보이게 만들어 준 것은 다행이다.

모든 램프는 LED로 구성되며, 리어 램프 속 방향 지시등은 차가 진행하려는 방향으로 흐르듯이 깜빡이는 스타일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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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는 앞 265/35ZR19, 뒤 295/30ZR20 사이즈를 신었다. 10-스포크 AMG 휠은 무척 날카로워 보이고, 그 속에는 황금색 캘리퍼가 위치한다. 캘리퍼가 빨간색인 기본형 브레이크는 스틸 재질이고, 캘리퍼가 금색인 브레이크는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다. 시승한 AMG GT S 에디션 1에는 당연히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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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고 단단한 느낌의 외관 속에는 동급 최고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화려하고 역동적인 인테리어가 자리하고 있다.

AMG GT 실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센터페시아와 센터터널 부분이다. 큼직한 4개의 동그라미가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하고 있고, 그 아래 센터터널에는 좌우에 세로로 각각 4개씩의 동그라미가 배열돼 있다. 블랙 하이그로시 바탕에 은색의 동그라미들이 형태를 갖춰 배열돼 있는 모습이 그렇게 화려할 수가 없다. 좌우 8개의 동그라미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좌측 맨위의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과 그 아래 엔진 시동 버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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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터널 가운데에는 커맨드 시스템 컨트롤러가 자리한다. 얇고 디자인이 수려하며, 시인성도 뛰어난 태블릿 PC를 닮은 센터 모니터를 다이얼과 터치 패드를 통해 쉽게 컨트롤할 수 있다.

그 아래에 전자식 변속기 레버가 위치한다. 컨트롤러가 사이즈도 크고 디자인도 화려해 오히려 변속기 레버의 존재감이 약해 보일 정도다. 일반적으로 가장 가운데 기어 레버가 자리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배열이다. 하지만 이해도 되는 것이 출발할 때 한 번 레버를 조작하고 나면 주행 중에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기도 하다. 드라이브 모드를 바꾸고, 시프트 패들을 사용하면 극한의 주행도 모두 가능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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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실내 곳곳의 라인과 소재의 품질, 형태 등은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어 보인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위 아래, 양 옆을 모두 싹둑 잘라내 둥글린 네모 스타일을 한 스티어링 휠은 디자인이 멋지기도 하고, ‘에디션 1’답게 알칸타라로 감싸져 있는데, 이 알칸타라 재질이 손이 말라 있을 경우에는 다소 미끄럽다. 물론 조금만 달리기 시작하면 금새 손에 땀이 차고, 그러면 알칸타라 재질의 스티어링 휠은 손에 착착 감기게 된다. 물론 레이싱 장갑을 사용해도 좋다. 스티어링 휠에는 디자인도 멋지고, 기능적으로 나무랄 데가 없는 시프트 패들이 장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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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너머 계기판은 AMG 로고와 카본파이버 느낌의 배경이 스포티하고 화려하다. 가운데에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큰 디스플레이가 위치해 있다.

에디션 1에는 버메스터 오디오가 장착됐다. S클래스 등에 적용된, 회전하면서 돌출되는 스피커가 아닌 고정식 스피커가 적용됐지만 실버 커버가 멋지게 자태를 뽐낸다. 사운드 역시 S클래스 수준은 아니지만 섬세한 표현도 잘 살려주고, 비트가 강한 부분도 강력하게 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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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목 부분에 화려한 알루미늄 장식이 더해졌고, 옆구리는 공기를 채워 부풀려서 몸을 잘 지지해 주는 등 강력한 성능에 잘 어울리는 멋지고 역동적인 시트를 장착해줬다.

AMG GT는 2인승 모델이어서 시트 뒤에 공간이 거의 없다. 하지만 트렁크와 별도의 격벽 없이 연결되어 있어서 약간의 개방감은 느낄 수 있다. 시트 뒤에는 카본 스트럿바가 장착돼 있어 강성에 기여하면서 시각적으로도 강한 느낌을 준다. 트렁크는 해치스타일로 열리는데 공간이 넉넉하지는 않다. 장거리 여행은 불가능하다. 다만 가벼운 여행 정도는 충분할 만큼의 공간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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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면 등 뒤에서 긴장감 있는 진동과 사운드가 전해져 온다. 분명 엔진은 앞에 있는데도 마치 미드십이나 리어 엔진의 포르쉐들처럼 등 뒤에서 진동과 사운드가 느껴진다는 것이 신기하다. 설마 이런 것까지 911을 따라 한 것은 아니겠지? 아마 롱노즈 숏데크 스타일로 인해서 엔진은 멀고 배기구는 가까워서 그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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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은 정말 강력하다. 0~100km/h 가속 3.8는 몸으로 느끼기에도 실감이 난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나 레이스 모드로 전환하면 엔진과 변속기의 응답성이 극도로 빨라지면서 강렬한 가속을 즐길 수 있다. 과거 SLR 멕라렌과 SLS AMG가 모두 0~100km/h 가속 3.8초를 기록했었다. CLK DTM AMG와 SL65 AMG 블랙 시리즈는 3.9초를 기록했다. AMG GT S의 가속력이 대단한 것임을 실감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빨랐던 모델로는 SLR 722 에디션과 SLS AMG 블랙 에디션, 그리고, 최근의 CLS63 AMG S가 585마력에 4매틱을 더해서 3.6초를 기록하고 있다.

강력한 가속력과 함께 운전자를 더 흥분되게 만드는 것은 엔진과 배기 사운드다. AMG는 원래 배기 사운드가 유명한데, AMG GT S는 배기량이 4리터로 줄어들었지만 8기통인 것은 여전하고, 터보차저가 더해지면서 배기에서 폭발음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엔진 사운드는 그야말로 환상곡을 연주한다. 특히 시프트 패들을 당겨 빠르게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가 상승하는 사운드는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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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이번에 AMG GT를 타면서 가속력이나 사운드보다 먼저 느껴진 것이 단단한 승차감이었다. 말 그대로 매우 단단하게 조여 놓았다. 드라이브 모드를 컴포트로 설정해 둔 상태가 기본적으로 단단하다. 시내에서 노면이 그다지 좋지 않을 길을 달리면 정말 차가 통통 튀는 느낌이 들 정도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거기서 더 단단해진다.

덕분에 주행 안정성은 역대 최강이다. 예리하게 응답하는 핸들링과 어울려 매우 민첩하고 안정적인 달리기를 선사한다. 코너에서 차체가 기울어지는 느낌을 거의 받기 힘들 정도다. 스티어링 응답성도 매우 빠르다. 운전석 위치가 차체의 중앙보다 좀 더 뒤쪽에 있다 보니 앞의 긴 후드가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즉시로 휙휙 돌아가는 거동이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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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이다 보니 코너링에서 안정감이 무척 좋다. 접지력도 기대 이상으로 뛰어나다. 타이어는 콘티넨탈 콘티스포트콘택트를 신었는데 코너에서 엑셀을 부드럽게, 그리고 깊이 밟아주면 굉장한 스키드음을 내면서도 끈끈하게 접지를 이어나간다. 정말 기대이상이다. 물론 엑셀을 강하게 밟으면 즉시 오버스티어가 발생한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로 주행할 경우에는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는 즉시 ESP가 개입해 자세를 흐트러뜨릴 여유를 주지 않는다. 하지만 주행모드를 레이스로 바꾸면 상황은 달라진다. ESP가 스포츠 타입으로 변경되면서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면 엉덩이가 어느 정도 흐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개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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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지력이 매우 높긴 하지만 코너에서 엑셀을 깊이 밟으면 510마력의 힘을 감당해 낼 타이어는 없다. 하지만 갑자기 확 돌아가는 느낌은 아니고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과감하게 뒤가 흐른다. 좀 흘렀다고 느낄 때쯤이면 ESP가 작동하면서 자세를 추슬러 준다.

AMG GT S의 전반적인 주행 느낌은 몸놀림이 매우 가볍고 재빠르다는 것이다. 어떤 속도 영역에서도 강력한 가속력을 선보이고, 노면에 대한 반응도 빠르고, 스티어링 응답성도 빠르다 보니 무슨 경량 로드스트를 타는 듯 느낌이 가볍다. 이 정도면 지금까지의 모든 AMG를 잊어도 좋겠다. 선대이자 윗급이었던 SLS AMG는 당연히 잊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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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R 맥라렌 이후 SLS AMG는 체급을 낮췄다. 8억원대 수퍼카에서 2억원 후반대 수퍼카로 몸을 낮춘 것이다. 그런데 AMG GT는 거기서 다시 더 낮춰서 포르쉐 911을 경쟁모델로 삼는 위치까지 내려왔다. 이번에 시승한 AMG GT S 에디션 1은 가격이 2억 1,620만원이니 포르쉐 911 중에서는 카레라 S나 GTS급으로는 경쟁이 어렵고 거의 GT3급과 경쟁해야 할 가격대다. 하지만 에디션 1이라는 한정모델이기 때문에 가격이 더 높은 것이고, AMG GT S 일반 모델이라면 가격이 1억 후반으로 낮아질 것이고, AMG GT라면 1억 중반까지도 내려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렇다면 가격 면에서는 911과 충분히 경쟁해 볼 만하다.

성능 면에서는 어떨까? 동력 성능에서는 911이 최근까지 3.5, 3.6, 3.8 자연흡기 엔진을 사용하다 3.0 터보 엔진으로 바뀌었는데, 어쨌든 출력 면에서는 3~400마력 대 정도인 반면 AMG GT는 476마력, GT S는 510마력으로 더 높다. 가속력이나 최고속도 면에서도 AMG GT 쪽이 살짝 우세하거나 비슷하다. 결국 실제 주행 성능에서 진검승부를 해야 하는데 그 동안 AMG 모델들이 보여줘 왔던 어딘가 부드럽고, 어딘가 넉넉하고, 어딘가 양보하는 듯한 모습으로는 경쟁이 안 될 텐데 이번 AMG GT S는 달라졌다. 911과 제대로 경쟁해보겠다고 작정한 듯 뼛속까지 새롭게 바뀐 느낌이다. 그렇다, 한 번 해볼 만하다.

물론 911은 골수 팬들이 있고, 911의 가장 큰 매력인 끈적한 접지력을 능가하기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완벽에 가깝게 조화를 이룬 완성도는 가히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로 불리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911과 대등한 실력을 가지고 소비자들의 선호에 따라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위치까지 왔다는 것 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겠다. 거기다 인테리어는 정말 동급 최강이다. 만약 이 상태에다 걸윙도어까지 갖췄다면 판도는 어떻게 변했을지 모른다. 아, 개인적으로는 조금만 더 승차감이 부드러워 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살짝 추가해 본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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