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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 자유 여행 티켓, 지프 레니게이드 2.0디젤 4WD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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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명가 지프의 막내로 태어난 레니게이드는 가문의 이름에 결코 부끄럽지 않은 탁월한 오프로드 성능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온로드에서도 기대이상의 매끈한 주행을 선보인다. 제원상 연비는 경쟁모델에 살짝 뒤지지만 실제 연비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내 외관에 막내다운 깜찍한 디자인 요소가 가득한 점도 무척 마음에 든다. 차체가 작은 만큼 평소에 매일 타고 다녀도 부담 없고, 원할 때는 마음껏 자연을 누빌 수 있는 기본을 충실하게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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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 크라이슬러가 지프 체로키에 이어 새로운 지프의 막내를 선보였다. 우선 막내답게 차가 작다. 막내답게 무척 귀엽다. 하지만 지프의 혈통은 제대로 이어 받았다. 레니게이드다. 과거 랭글러와 체로키 등의 트림명으로 사용됐던 레니게이드가 당당히 모델명으로 성장했다.

사진으로 처음 레니게이드를 만났을 때 솔직히 디자인에 실망했다. 이건 또 뭐지? 컴패스가 처음 나왔을 때 받았던 충격만큼이나 실망스러웠다. 산을 잘 타는 지프의 디자인이 점점 산으로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별 관심 없었던 레니게이드가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던 날, 직접 만난 레니게이드는 정말 사진보다 훠~~얼씬 예뻤다. 마음이 싹 바뀌었다. 급 호감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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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러려니 했던 동그란 헤드램프도 안 쪽 디테일이 무척 예쁘다. 네모난 리어 램프도 앙증맞기 그지없다. 짧은 차체는 지상고가 충분히 높아 상당히 터프해 보인다.

물론 세븐 슬롯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사다리꼴 휠 아치 등 지프 가문의 문장도 충실히 갖췄다. 레니게이드에서 새롭게 적용된 아이콘은 ‘X’자 형태의 패턴이다. 과거 군용 차량의 연료통에서 가져온 이미지란다. 리어 램프와 지붕, 실내 곳곳에서 마치 숨은 그림 찾기 하듯 만날 수 있다.

레니게이드는 출시와 함께 경쟁모델로 미니 컨트리맨을 지목했다. 물론 사이즈와 장비 면에서 비슷한 면이 있기도 하지만 ‘컴팩트 프리미엄’으로 자리잡은 미니 브랜드의 높은 가격을 배경으로 지프 브랜드의 신분 상승을 노리는 면도 포함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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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사이즈로 보면 레니게이드가 4,255 x 1,805 x 1,695mm에 휠베이스 2,570mm이고, 컨트리맨은 4,109 x 1,789 x 1,544mm에 휠베이스 2,595mm다. 레니게이드가 길이 246mm, 폭 16mm, 키 151mm가 더 긴 반면, 휠베이스는 25mm가 짧다. 단순히 수치로만 봤을 때 실내 공간은 컨트리맨이, 화물공간은 레니게이드가 조금 앞설 것 같고, 길이 대비 휠베이스가 긴 컨트리맨이 앞, 뒤 오버행이 더 짧아서 접근각과 이탈각에서 유리할 것 같지만 최저 지상고가 레니게이드가 더 높은 만큼 이 부분은 실제 비교를 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몇 cm 더 긴 것은 큰 차이라고 보기 어려운 만큼 대체로 비슷한 사이즈라고 보면 되겠다.

참고로 기아 쏘울은 4,140 x 1,800 x 1,600mm에 휠베이스 2,570mm로 사이즈면에서 레니게이드와 컨트리맨의 딱 중간 정도에 해당하며, 휠베이스는 레니게이드와 똑 같다. 갑자기 쏘울 오프로드 모델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 진다. 그러고 보니 레니게이드가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쏘울을 약간 의식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각진 스타일이나 실내 공간등 여러 면에서 컨트리맨보다는 쏘울과 더 비슷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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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만족도가 무척 높다. 곳곳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아이코닉한 디자인 요소가 가득하다. 얼마 전 시승한 아우디 A1이 단정한 면에서는 좋지만 미니처럼 아이코닉한 요소가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면에서 레니게이드는 충분하고도 넘친다. 다만 색상이 부분적으로 살짝 엑센트 톤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너무 검정 일색이어서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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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에는 회전계의 레드존 부분을 빨간색으로 처리하지 않고, 마치 흙탕물이 튀긴 것처럼 디자인한, 그야말로 기발한 디자인 센스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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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맨 위의 에어컨 배출구와 그 아래 센터 모니터는 레니게이드의 상징적인 요소가 더해지면서 무척 재미있게 디자인됐다. 그 둘만 따로 떼서 본다면 마치 SF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조그만 로봇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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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석 앞 쪽의 손잡이도 디자인이 정말 멋지다. 왠지 그걸 떼어내서 뭔가 기구로 사용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동반석 앞쪽 유리창에는 지프의 원조 모델인 윌리스 지프의 실루엣을 넣었다. 지난 체로키 때 선보였던 것인데, 이번에는 위치를 동반석 앞쪽 모서리로 옮겨 마치 언덕을 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옥의 티는 와이퍼가 살짝 가린다는 것이다.

도어에 위치한 스피커 하우징도 아이콘을 적용해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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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중간 에어컨 조절부는 다이얼이 큼직하면서 테두리에 두른 고무가 질감도 좋고, 두께도 시원시원하니 적당하고, 조작감도 무척 뛰어나다. 이런 품질은 지금까지 지프에서도 이태리 소형차에서도 본 적이 없을 정도의 높은 수준이다.

그 아래에는 오프로드를 가장 효율적으로 주파할 수 있는 주행모드 선택 장치가 있다. 4WD LOW, 4WD LOCK을 독자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오토, 스노우, 샌드, 머드의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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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도 몸을 잘 잡아준다. 가죽의 질감 같은 것은 논할 수준이 아니다. 그냥 막내 지프에 이 정도로 몸을 잘 잡아주고 편안한 시트가 장착된 것만으로도 고맙다. 게다가 전동시트다. (시승한 모델은 레니게이드 중 가장 비싼 2.0 디젤 4WD 리미티드 모델이다.)

오디오는 기대 이상으로 음질이 좋다. 장거리 여행을 떠나도 부담 없고, 고요한 대자연 속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하기에도 크게 부족함이 없다. 블루투스와 USB 등 다양한 음원을 모두 지원할 뿐 더러 한글 정보도 잘 지원한다.

2열은 어른이든 아이든 장거리를 주행하기에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아이들과 가벼운 나들이 정도는 크게 불편할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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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공간도 넉넉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장기 여행은 불가능하다. 평상시 매일 타고 다니다가 언제든지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여행 정도에 적합한 수준이다.

레니게이드에는 재미있는 장치가 더해졌는데, 바로 떼 낼 수 있는 지붕이다. 썬루프 정도 사이즈의 패널 두 장이 덮여 있는데, 잠금장치를 풀면 손으로 들어서 떼 낸 후 트렁크 바닥에 수납할 수 있다. 랭글러의 하드탑만큼 무겁지도 않고, 훨씬 쉽게 분리가 되지만 개방감은 썬루프 수준이다. 자연 속에서라면 조금 번거롭더라도 떼고 다닐 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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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멀티젯 2 디젤 2.0 엔진이 얹혔고, 변속기는 자동 9단이다.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35.7kg.m로, 형인 체로키와 파워트레인이 같다. 0~100km/h 가속은 10.2초, 최고속도는 182km/h를 발휘한다. 구동방식은 앞바퀴 굴림 기반의 4륜 구동으로, 오토 모드에서는 평소에 앞바퀴를 굴리다, 필요할 때 후륜에 동력을 전달한다.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소음과 진동이 꽤 들어온다. 하지만 요즘 디젤 엔진의 평균 정도는 된다. 변속기는 여러 번 지적됐듯이 가속 시 충격이 조금 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급가속이나 상황에 따라서 충격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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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게이드의 온로드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으로 편안하다. 처음 타면 하체가 좀 단단하면서 살짝 튀는 느낌이 전해질 정도다. 차체가 짧은 데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단하게 세팅한 것이다. 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익숙해지면 단단하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들 정도로 편안해 진다. 이렇게 되면 온로드 주행에서 큰 불만이 없어진다.

가속력도 10.2초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컨트리맨 쿠퍼 SD ALL4의 9.4초 보다는 느리지만 쿠퍼 D ALL4의 11.9초보다는 빠르다. 최고속까지의 가속도 꾸준하게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온로드 주행성은 그랜드체로키나 체로키에는 못 미치지만 랭글러보다는 월등히 편안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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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이탈 경고 플러스는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넘어가려 할 때 차가 스티어링 휠을 돌려서 차선을 넘어가지 않도록 해 준다. 운전 중 깜빡 졸거나 순간적으로 주의를 잃을 때 안전을 확보해 주는 장치다. 실제로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반발력이 꽤 큰 편이어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무심코 차선을 넘어가려 할 때 살짝 놀랄 정도다. 차선 변경 시 꼭 방향지시등을 켜게 만드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물론 기능 자체를 끌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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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오프로드다. 지난 레니게이드 신차발표회 때 지프 형제들 중 오프로드 실력이 몇 번째 정도 되는지 물었는데, 콕 집어 답하지는 않았지만 대충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의 답변을 들었다. 우선 랭글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오프로더다. 그 다음으로는 차체가 가장 큼에도 다양한 오프로드 특화 장비로 무장한 그랜드 체로키가 강력하다.

이제 궁금한 것은 체로키와 레니게이드다. 최저 지상고가 체로키가 더 높고, 체로키는 물리적으로 디프렌셜을 잠그는 장치가 있는 반면, 레니게이드는 전자식으로 4WD LOCK을 구현한다고 한다. 결국 이론적으로는 체로키의 오프로드 성능이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휠베이스가 짧고 작은 체구에 파워트레인은 같은 만큼 실전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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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서해안 해변을 찾았다. 보기에 꽤 단단해 보이는 모래밭이지만 웬만한 4륜구동 모델들도 잘못 들어가면 빠질 수 있는 곳이다. 주행모드를 샌드로 전환하자 4WD LOCK과 ESP OFF가 함께 설정됐다. 레니게이드는 논스톱 주행과 방향 전환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급하게 유턴을 할 때는 상당히 깊이 모래를 파면서 자칫하면 배가 닿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잠깐 하기도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탈출했다. 직진하다가 정차 후 재 출발도 부드럽게 정차하고, 부드럽게 가속하면서 쉽게 재출발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 해변은 지난 번에 랭글러 루비콘으로 들어와서 방향전환을 하다 방심하면서 거의 빠질 뻔한 위기를 겪은 곳이다. 물론 자력으로 탈출하긴 했지만 방심할 수 없는 난이도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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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이 깔린 얕은 물길에서는 신나게 물을 튀기며 지나갈 수 있었다. 물의 깊이만 확인 가능하다면 어려울 것이 없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꽤 경사가 있는 언덕을 올라가는데, 중간에 움푹 패인 곳이 있는 언덕이었다. 언덕에서는 굳이 별다른 세팅을 하지 않아도 상황에 따라서 구동력을 최적으로 조절해 주긴 하지만 4WD LOCK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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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쯤에서 한 쪽 바퀴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또 한 쪽 바퀴가 공중에 뜨면서 차가 나아가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됐는데, 이 때는 ‘당황하지 말~~고!’ 그냥 엑셀을 지긋이 계속 밟고 있으면 차가 알아서 필요한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해서 결국 어렵지 않고 언덕을 끝까지 오르게 해 준다. 처음엔 중간에 머뭇머뭇할 때 살짝 긴장하게 되는데, 한두 번 더 해보면 너무 쉽다는 것이 재미없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레니게이드로도 무리인 언덕도 있겠지만 이날 시승에서 만난 언덕도 결코 만만해 보이지는 않았는데 레니게이드는 그냥 쉽게 돌파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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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는 공인 복합연비가 12.3km/L인데 실제로는 이보다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고속도로에서는 18km/L 정도까지 어렵지 않게 나온다. 시승 동안의 연비는 15km/L 정도였다.

가격은 컨트리맨 쿠퍼 SD ALL4 파크래인 에디션이 4,950만원, 쿠퍼 D ALL4 파크래인 에디션이 4,520만원인데 반해 레니게이드 2.0D 4WD 리미티드가 4,390만원이고, 기본형인 2.0D 4WD 론지튜드는 3,990만원이다. 이 정도면 컨트리맨을 경쟁상대로 지목할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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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게이드, 이놈 완전 물건이다. 작고, 예쁘고, 잘 달리는 차는 많이 있다. 하지만 작고, 귀엽고, 편안하면서, 오프로드를 이렇게 멋지게 달리는 차는 흔하지 않다. 차가 작은 만큼 평소에 매일 타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주말에는 마음껏 자연을 누빌 수 있는 기본을 충실하게 갖추고 있어서 마치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자유 여행 티켓을 늘 지갑 속에 가지고 다니는 여유를 느낄 수 있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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