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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이 달라졌어요, 현대 뉴 투싼 ix R 2.0 2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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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 ix가 처음 나왔을 때 기자는 큰 기대를 했었다. 그 이유는 골프 2.0 TDI 때문이었다. 140마력을 발휘하는 5세대 골프 2.0 TDI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디젤 승용차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감동을 받았던 터라 골프의 1,470kg보다 80kg 더 무거운 1,550kg에 44마력이 더 높은 184마력을 발휘하는 R 2.0 디젤 엔진을 얹어 마력당 무게비가 더 나은 투싼 ix가 얼마나 잘 달릴까 하고 기대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시승을 해 보고 나니 충분히 빠르긴 하지만 가속감에 뭔가 짜릿함이 없고, 하체도 안정감과 단단함이 부족하고,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실망을 하면서 이렇게 좋은 파워트레인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차체 세팅이 되려면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하고 아쉬움을 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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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한 동안 투싼 ix는 잊어버리고 기아 스포티지의 멋진 스타일에 눈길을 주고 있었는데, 어느새 3년 반이 훌쩍 지나고 투싼 ix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였다. 앞모습이 요즘 완전 잘 나가고 있는 싼타페를 닮았기에 묻어가기 전략인가 하고 들여다 보니 나름 상품성이 좋아졌음을 알았다. 특히 뒷좌석 거주성을 많이 향상시켰다. 조금이나마 등받이 각도 조절이 되고, 뒷좌석에 송풍구도 냈다.

그럼에도 그 먼저 나온 기아의 뉴 카렌스와 비교해 보면서 상품력에서 카렌스에 뒤진다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투싼 ix도 4WD보다 2WD가 더 많이 팔리고, 가족용 차로 뒷좌석 거주성을 고려한다면, 카렌스가 훨씬 더 경쟁력이 높다. 카렌스는 휠베이스가 더 길어 뒷자리가 훨씬 더 넓고, 2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 조절도 크게 되고, 슬라이딩까지 되며, 햇빛 가리개와 열선시트, 에어컨 송풍구를 모두 갖췄다. 1.7 VGT 엔진도 카렌스에는 충분히 넉넉한 파워를 내면서 연비와 세금 면에서 투싼 ix보다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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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생각들을 가지고 투싼 ix를 시승했다.

앗, 투싼 ix가 달라졌다.

우선 펀치력이 살아났다. 엔진과 변속기의 제원은 이전 모델과 동일하지만 부분적으로 튜닝을 거쳤다고 하는데 빈 말이 아닌 듯하다. 같은 가속력이어도 좀 더 짜릿하게 달리는 느낌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뉴 투싼 ix에서 그런 느낌이 난다. 중속 이상에서 가석 페달을 토닥거리는 느낌이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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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에는 플렉스 스티어가 적용되었는데, 플렉스 스티어도 반응 구분이 명확하고 속도 감응 성능도 많이 개선됐다. 고속에서 확실히 유격이 줄어들고 단단해졌다. 플렉스 스티어가 처음 나왔을 때 단순히 스티어링 답력만 조금 차이 날 뿐 고속에서는 여전히 유격이 크고, 예리함이 없다고 지적했었는데, 이번 투싼 ix에 적용된 것은 충분히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듯하다.

스티어링은 당연히 저속에서는 가벼운 것이 좋고, 고속에서는 정교한 핸들링을 위해 무거워지는 것이 좋은데, 컴포트로 설정한 상태에서도 고속에서는 유격이 줄어들고 예전보다 더 나은 안정감을 보였다. 스포츠에서는 당연히 고속 안정감이 좋고, 다소 무거운 스티어링 감각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저속에서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 스포츠에 두면 i30 수준의 스티어링 감각에 살짝 가까운 느낌이다.

이런 안정감은 이전부터 충분히 단단했던 서스펜션 세팅과 함께 스티어링의 정교함이 개선되면서 얻어 낸 결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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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6단 변속기는 D 모드에서는 4,200~4,300rpm 사이에서 변속이 되는데, 수동모드에서는 각 단에 따라 변속되는 회전수가 조금씩 달랐다. 1단에서는 4,800rpm까지 올라가서 변속이 이루어지고, 2단에서는 4,500rpm, 그 다음부터는 4,300rpm 전후에서 변속이 된다.

최고속까지 꾸준하게 이어지는 가속감은 여전하다. 하지만 안정감이 더 높아진 것이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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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이게 단순한 기분 탓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생기기도 한다. 그 만큼 기대하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개선된 부분이 반갑다.

반갑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하체가 많이 단단하다는 거다. 매끄러운 노면에서는 당연히 안정감이 높아져서 좋지만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는 진동이 차에 비교적 많이 전달된다. 가족과 함께 이동할 때라면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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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디자인에서의 변화는 앞서 말한 것처럼 라디에이터 그릴의 가운데 부분을 가로핀으로 바꾸고 테두리에 띠를 둘러 싼타페를 닮은 모습으로 바뀐 것이 가장 크다. 인테리어에서는 디자인의 변화를 찾기가 쉽지 않다. 기어 레버 주변 디자인이 이전 스텝게이트 식에서 직진식으로 바뀐 것과 시트의 사이드 볼스터를 더 높여 버킷 느낌이 많이 나도록 개선된 정도가 눈에 띈다. 그 외에는 부분적으로 재질의 개선 등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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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투싼 ix 페이스리프트의 의미는 뒷좌석 편의성 향상과 주행 감각 개선이라고 볼 수 있겠다. 뒷좌석 편의성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반가운 부분이고, 주행 감각은 제원상 상당히 높은 수준의 성능을 내재하고 있었지만 실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부분을 비교적 잘 끄집어 낸 진전이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이쯤에서 다시 4년 전에 했던 골프 생각이 난다. 이제서야 골프와 같이 한 번 비교시승을 해 보고 싶어진 것이다. 골프와는 기본적으로 체급이 다를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인정하는 해치백의 교과서이자 탁월한 주행 감각을 가진 골프와 다른 것도 아닌 주행성을 비교한다는 것이 골프로서는 가소로울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골프와 같은 엔진을 얹은 티구안과의 비교가 당연히 더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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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 디젤 엔진으로 184마력을 발휘하는 R 2.0 엔진의 기술적인 성과를 현재 상황에서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모델이 투싼 ix인 만큼 그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우리라고 i30는 물론 쏘나타, 혹은 그랜저에 184마력 R 2.0 엔진을 얹은 모델을 갖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특히 가솔린과 디젤 엔진 모델을 함께 팔고 있는 i30, i40, 엑센트 이 3개 차종의 판매량에서 디젤 엔진 모델의 판매량이 무려 67%가 넘는다는 것은 이제 국산차에서도 디젤 승용차의 인기가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를 비롯한 국산차 메이커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디젤 승용차 개발에 나서야 할 때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뉴 투싼 ix의 향상된 주행 성능이 주는 운전 재미에서부터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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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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