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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 탈환을 노리는 강력한 게임 체인저,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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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가 지난 1일 풀 모델 체인지된 신형 스파크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기존 스파크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로 한국에 출시된 지 6년 만의 모델체인지다. 그런데 자부심이 예사롭지 않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신형 스파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고, 기아 모닝을 제치고 경차 시장 1위를 탈환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대단한 자신감이 아닐 수 없다.

자신감의 근원은 무엇일까? 경차는 한국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 중 하나다. 전통적인 한국 자동차 시장은 중대형 모델의 판매 볼륨이 컸지만, 최근 젊은 세대는 혼자 또는 두 명이 타기에 충분한 컴팩트 카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경차는 작고 실용적인데다, 각종 혜택까지 챙기니 경제적이기까지 하다. 당연히 생애 첫 차로서 좋은 선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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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서울모터쇼에서 신형 스파크의 내·외관이 공개된 적 있었지만, 모든 브랜드가 앞다퉈 신차를 내놨던 모터쇼 현장에서는 크게 주목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파크만 떼어놓고 보니 펵 매력적이다. 자신감의 근원이 궁금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경차 개발 노하우를 쌓아 온 쉐보레의 신형 스파크를 2시간여 시승하면서 진가를 확인해 봤다.

더 넥스트 스파크 정측면_남자모델 + 여자모델

잘 알려진 것처럼 쉐보레와 그 전신인 지엠대우 및 대우자동차는 한국에서 가장 긴 경차 개발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91년 티코로 한국의 경차 시장을 개척했고, 그 후계자인 마티즈는 두 세대를 거치며 한국의 대표 경차로 자리잡았다.

현재 경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아 모닝에 왕좌를 빼앗긴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경차 규격이 배기량 1L 미만으로 바뀌면서 모닝이 더 넉넉한 출력과 크기를 내세워 정상에 등극한 것. 지엠대우의 부진과 맞물리면서 이어서 출시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역시 만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쉐보레가 출범하고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스파크로 이름을 바꾸고 상품성을 개선해 왔다. 디자인과 편의사양이 개선되고, 올 초에는 파워트레인도 바뀌었다. 과거 경차의 왕이었던 선대 모델들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변신은 어쩌면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그렇게 신형 스파크가 세상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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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디자인부터가 기존 경차와는 궤를 달리 한다. 구형 스파크의 디자인은 존재감 강한 전면부와 왜소해보이는 후면부가 부조화스러운 측면이 있었다. 또 너무 자극적인 디자인때문에 중장년층이 시티 커뮤터로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있었다.

반면 신형 모델은 디자인이 굉장히 침착해졌다. 그렇다고 밋밋하지도 않다. 작고 경쾌한 차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스타일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특히 전체 비례감이 매우 좋은데, 기존 경차들의 비례가 마치 해치백을 앞뒤로 눌러놓은 것처럼 둥글고 껑충한 인상이었다면, 신형 스파크는 소형 해치백의 비례를 유지하면서 크기만 줄여놓은 느낌이다. 마치 키는 작아도 8등신인 인기 여배우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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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주간주행등이 더해진 헤드라이트와 LED 라인이 들어간 테일램프가 적용되면서 확실히 세련된 인상이 돋보인다. 하위 트림 모델에는 LED 주간주행등이 적용되지 않고, 대신 안개등 상단에 전구 타입 주간주행등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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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부의 듀얼포트 라디에이터 그릴 배치나 후면부의 안쪽으로 꺾인 테일램프 디자인이 일견 라이벌인 기아 모닝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실물로 보면 부분적인 배치는 비슷할 지언정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쉐보레 관계자 역시 “신형 스파크는 쉐보레의 소형차 미래 디자인 큐를 잘 보여주는 디자인”이라며 모닝과의 유사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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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전폭*전고는 3,595*1,595*1,475(mm), 휠베이스는 2,385mm다. 기존대비 전고는 45mm 낮아지고 휠베이스는 10mm 늘어났다. 낮아진 전고가 비례감을 개선시키는 데에 큰 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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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앉으면 심플한 센터페시아가 돋보인다. 디자인은 단순해졌지만, 품질은 크게 좋아졌다. 재질감은 오히려 윗급인 아베오 등과 비교해봐도 더 좋은 느낌이다. 버튼을 줄이고 많은 기능을 터치 디스플레이로 집어넣어 밋밋해질 수 있는 센터페시아에 굴곡을 넣어 입체감을 살려 시각적 만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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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만져보면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버튼의 조작감과 공조장치 다이얼의 회전 질감이 기존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스티어링 휠 역시 현대적인 멀티펑션 타입이 채택됐고, 가죽 재질감도 우수하다. 호불호가 갈렸던 바이크 타입 클러스터도 훨씬 깔끔하고 시인성 좋은 일반 타입으로 대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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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스파크에는 애플 카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돼 이목을 끈다. 블루투스 연결을 하지 않아도 아이폰과 USB로 연결하면 음악, 지도, 팟캐스트, 전화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점과 카플레이가 지원하는 지도가 일반적인 내비게이션의 수준에 못 미친다는 점은 옥에 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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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경차에 타면 시트 포지션이 껑충한 느낌을 받는데, 신형 스파크는 시트 포지션도 일반 승용차만큼 낮아졌다. 때문에 낮아진 전고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닿거나 공간이 좁다는 느낌은 받지 않는다. 다만 앞좌석 공간을 여유롭게 잡으면, 뒷좌석은 조금 답답할 수도 있겠다. 뒷좌석 공간은 개별 시승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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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승이라 차량을 꼼꼼히 살피는 것보다는 전반적인 차의 성격을 확인하는 데에 촛점을 맞췄다. 시승차는 LTZ 트림 풀 옵션으로, 신형 스파크에 동급 최초로 적용된 전자장비도 모두 탑재된 사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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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스파크에는 새로운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우선 심장이 바뀌었다. 배기량은 그대로 1L지만, 기통을 하나 줄인 직렬3기통 에코텍 엔진이다. 여기에 올 초부터 적용된 고효율 C-테크 무단변속기(CVT)가 맞물린다. 최고출력 75마력, 최대토크 9.7kg.m로 기존 대비 토크가 소폭 개선됐다. 모닝과 레이의 엔진과 비교하자면 출력은 낮지만 토크는 조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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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상 수치는 큰 변화가 없지만, 실제 주행 감각은 차이가 크다. 최대토크 발휘 영역이 낮아지고 공차중량도 45kg나 가벼워졌기 때문에 제원 이상으로 움직임이 경쾌해졌다. 특히 정차 상태에서의 초기 발진과 등판능력의 개선은 체감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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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 올라도 제한속도 내에서 답답함 없이 가속이 이어진다. 으레 경차는 장거리 고속주행에서 불안정한 움직임과 출력부족으로 스트레스가 심하기 마련인데, 계속되는 고속주행에도 차체의 주행안정성은 소형차나 준중형차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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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변속기는 가속 중에는 회전수를 높이지만 항속 주행에 돌입하면 적당한 회전수를 유지해 준다. 3기통 엔진은 예전의 4기통 엔진보다 부드러운 회전질감이 매력이다. 차고가 낮아져 코너를 돌 때의 휘청거리는 느낌도 줄어들었다. 전반적인 주행 감각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경차의 한계를 감안할 때 주행 성능에 대해서는 거의 불만을 가질 부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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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스파크에는 동급 최초의 안전장비가 다수 투입됐다. 앞 차와 급격하게 가까워지면 작동하는 전방 충돌 경보 시스템, 사이드 미러에 경고등을 점멸해주는 사각 지대 경보 시스템 및 차선 이탈 경보 장치가 그것이다. 경차에서 이런 기능들을 쓸 수 있다니, 새삼 놀랍다. 다만 차선 이탈 경보 장치는 종종 차선이 선명할 때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어 어디까지나 보조 용도로 활용해야겠다.

또 한 가지, 시내 주행 시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을 줄이는 ‘시티’ 기능이 추가됐는데, 쉐보레 차량들이 경쟁사 대비 스티어링 휠이 무거운 편이라는 지적을 반영한 개선이다. 여성 운전자들에게는 도움이 많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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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연비는 일반 모델의 경우 기존대비 소폭 하락한 복합 14.8km/L이지만 에코 모델을 선택하면 15.7km/L로 높아진다. 엔진이 개선되고 무게가 줄었음에도 공인 연비가 하락한 것은 연비를 보다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하니 실연비는 구형 대비 좋을 수 있겠다. 확실한 연비는 추후 다시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시승 간의 실연비는 고속도로에서 17.3km/L을 기록했고 막히는 시내주행을 포함한 복합 연비는 14.3km/L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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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신형 스파크의 신차발표회에서 “신형 스파크는 경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이의를 달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스타일로 보나, 완성도로 보나 신형 스파크의 상품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미 형제차인 오펠 칼이 유럽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스파크 역시 순조롭게 판매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관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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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판매에 탄력을 붙인다는 계획이다. 주력 트림인 LT와 LT+의 경우 구형 대비 가격이 소폭 인하됐고, LTZ 트림은 소폭 인상에 그쳤다. 신차 출시 때마다 가격을 올려 온 업계의 관행을 생각하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또 경쟁자인 기아 모닝에게도 강력한 견제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신형 스파크는 선왕(先王)들의 명성을 이어받아 경차 1위의 왕좌를 탈환할 수 있을까? 적어도 지금까지는 Yes라고 답할 수 있겠다. 신형 스파크의 가격은 1,015~1,499만 원이며, 8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개시한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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