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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리 똘똘하니? 폭스바겐 폴로 1.4 TDI R-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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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이리 똘똘하니? 폭스바겐 폴로를 타면 탈 수록 드는 생각이다. 뉴 폴로 1.4 TDI는  4기통 1.6 디젤 대신 3기통 1.4 디젤을 얹고도 여전히 폭스바겐 해치백 기술의 높은 수준을 잘 보여 준다. 다양한 부분에서 상품성도 많이 개선됐다.

국내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소형 해치백 폴로가 국내에 진출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는데, 다행히 당초 계획한 물량을 성공적으로 판매했고, 이번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형 폴로가 그 여세를 이어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물론 글로벌에서는 출시 후 40년 동안 1,600만대가 넘게 팔린 글로벌 베스트셀러인데다, 현재의 폴로도 뛰어난 상품성을 바탕으로 <월드 카 오브 더 이어>, <유럽 올해의 차>, <골든 스티어링 휠>, <오토 트로피> 등 권위 있는 상들을 휩쓸며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만은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았을 텐데도 우려를 불식시키고 의미 있는 성공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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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등장한 5세대 폴로가 5년 만에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왔다. 이번 신형 폴로의 핵심은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의 적용과 상품성이 개선된 실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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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외관은 얼핏 봐서 알아차리기 쉽지 않을 정도로 변화가 크지 않다. 헤드램프 안쪽의 형상이 바뀌었고, 리어 램프도 조금 바뀌었다. 그리고 휠 디자인이 조금 바뀐 것 외에 더 눈에 띄는 것이 없어 보인다. 자세히 비교해 보면 그제서야 범퍼의 공기 흡입구가 좀 더 커지고, 그릴을 가로지르는 은색 바가 좀 더 아래로 내려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큰 변화는 없지만 기본적인 스타일은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고 깔끔하다. 7세대까지 이어진 골프가 그렇듯이 폴로 역시 정말 많은 세월이 지나도 질리지 않을 스타일이다. 거기다 단단한 이미지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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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꽤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다. 디자인의 변화라기 보다는 재질과 마감의 품질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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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스티어링 휠이다. 이전 모델은 국산차 대비 상당히 고가의 수입차임에도 불구하고 스티어링 휠에 가죽조차 씌워져 있지 않은 그냥 플라스틱 재질이었는데, 이번에는 꼼꼼하게 가죽을 씌웠을 뿐 아니라 D컷 스타일에 근육질도 잘 살린 신형 ‘멀티펑션 가죽 스티어링 휠’이 적용됐다. 사실 폴로는 평상시 운전 중에도 운전 재미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차인 만큼 스티어링 휠이 스포티한 감성을 더해 주는 것은 무척 절실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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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알루미늄 느낌으로 감싼 센터페시아다. 이전에도 골프에서 봐 왔던 익숙한 인터페이스에 잘 마감된 검정색 플라스틱으로 다듬은 간결한 센터페시아가 나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예 패널 재질과 색상을 다르게 해 보다 스포티한 감각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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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이번에도 직물시트인데 디자인이 바뀌었다.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때 링을 돌려서 조절하는 방식도 그대로다. 시트는 몸을 잘 지지해 준다. 운전석 시트 밑에는 짐을 넣을 수 있는 선반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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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에는 AUX와 USB단자가 추가됐고, 물론 블루투스를 통한 오디오 스트리밍도 적용됐다. 한글을 잘 지원하는 점도 무척 마음에 든다. 하지만 스마트키가 적용되지 않았고, 냉방시트나 오토 에어컨, 뒷좌석 통풍구, 열선 스티어링 휠 등 최근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기능들도 아직은 찾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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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차이는 엔진의 변화다. 이전 5세대 초기 모델은 여러 엔진 라인업 중 4기통 1.6 TDI 디젤 모델이 국내에 들어왔다. 변속기는 7단 듀얼 클러치였다. 그런데 이번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엔진이 3기통 1.4 TDI 디젤로 바뀌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이전과 똑 같다는 것이다. 제대로 다운사이징이 된 것이다.

이전 1.6 TDI는 최고출력 90마력/4,200rpm, 최대토크 23.5kgm/1,500~2,500rpm 였는데, 이번 1.4 TDI는 90마력/3,000~3,250rpm, 최대토크 23.5kgm/1,750~2,500rpm로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발생하는 회전 영역만 조금 다를 뿐이다. 변속기도 7단 DSG로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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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서 복합 연비는 17.4 km/l (도심: 15.9 / 고속: 19.7)에 이른다. 그런데 지난 1.6TDI의 18.3km/l (도심 16.4/고속도로 21.3)보다 낮게 나왔다. 다운사이징이 됐다면 연비가 더 높아져야 하는데 말이다. 이는 실제 연비가 더 나빠졌다기 보다는 최근 여러 업체들이 연비를 보수적으로 책정하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실제 주행에서는 평균적으로 복합 연비를 약간 상회했다. 고속도로에서 정속으로 주행하면 20km/l는 쉽게 훌쩍 넘긴다.

폴로가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 사실 성공에 대해서 반신반의했다. 국내에도 충분히 경쟁력이 높은 소형차가 많은 상황에서 ‘이 정도의 돈을 주고 작은 독일차를 사람들이 살까?’ 하는 것이 요지였다. 그런데 직접 시승을 해 보고 나서는 폭스바겐이 소형차를 얼마나 잘 만드는 지 그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고, 시장에서도 기대보다 많은 사람들이 폴로를 선택했다.

그냥 단순히 수입차 중 싼 가격대의 모델이어서가 아니라, 정말 작지만 당찬 달리기를 선보이는 글로벌 스탠다드 소형차의 진수를 직접 느끼는 고객들이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많이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폴로의 달리기 실력은 ‘특별히 빠르지 않아도 재미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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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폴로 역시 마찬가지다. 엔진이 다운사이징 됐지만 그 정체성은 변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운동성능은 조금 향상되기까지 했다. 0~100km/h 가속 시간이 11.5초에서 10.9초로 약간 단축됐다. 0.6초 빨라진 것을 감각적으로 정확히 체크할 수는 없었지만 차가 상당히 경쾌하게 가속된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을 수 있다. 특히 평상시 주행에서도 별다른 예비 동작 없이 즉각적으로 두터운 토크가 발휘되는 응답성 높은 TDI 엔진은 재미를 그만큼 확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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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 레버 조작 방식도 최근 아우디와 폭스바겐 모델들처럼 ‘D’에서 레버를 아래로 한번 당겨 줄 때마다 D와 ‘S’가 전환되는 방식으로 개선됐다. 재빠른 손동작으로 쉽게 스포츠모드로 전환할 수 있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평상시에도 이 차가 1.4리터 엔진을 얹은 모델임을 쉽게 잊을 정도로 무척 경쾌한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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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1.4 디젤에서 폭발적인 가속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예리한 핸들링과 뛰어난 안정감은 모든 상황에서 폴로의 달리기에 ‘재미(Fun)’를 더해준다. 어차피 다양한 편의 장비로 가득한 것도 아니어서 달리면서 자연스럽게 몸을 통해 전달되는 운동감각에 집중하기가 쉬워지고, 거기서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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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 고성능 엔진과 더욱 단단한 주행감각을 가진 폴로 GTI가 따로 있는 만큼 1.4 TDI 폴로는 다분히 일상생활에 더 최적화 된 모델이다. 그러다 보니 충분히 재미있으면서도 감각은 부드럽다. 코너를 빠르게 돌아보면 평상시 보여줬던 안정감에 비해 롤이 크게 다가온다. 비례상 키가 큰 스타일의 한계라고 매도하기 보다는 더 많은 이들을 위한 타협이라고 봐야겠다. 개인적으로 폴로 1.4 TDI를 소유한다면 하체를 조금 낮춰서 더 쫀득쫀득한 달리기를 즐기고 싶어할 것 같다. 물론 쉽지 않은 모델이었던 폴로도 국내에 선보인 만큼 폴로 GTI도 들여 온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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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작다는 것이 주는 만족감도 크다. 평소 혼자 타고 다니면서 굳이 차가 클 필요는 없다고 느꼈거나, 왠지 지구 환경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이들에겐 만족감이 더 커진다. 혼자, 혹은 둘이 타기에 더없이 즐거운 차다. 오래 전에 국산 경차의 광고 카피로 인기를 모았던 ‘작은 차, 큰 기쁨’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 오른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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