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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신사의 럭셔리 SUV, 랜드로버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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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SUV는 시장과 브랜드를 막론하고 핫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대중차 시장에서는 컴팩트 SUV 열풍이 불면서 너도 나도 소형 SUV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반면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플래그십 세단 못지 않게 고급스럽고 안락한 럭셔리 SUV가 뜨고 있다. 많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최상급 SUV 라인업 추가를 선언했고, 슈퍼 럭셔리 브랜드인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도 SUV 만들기에 나섰다.

하지만 모두가 열중한다고 해서 원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브랜드가 SUV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안락함과 험지돌파능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반세기도 더 전부터 진짜 오프로더를 만들어 온 회사의 기술력과 노하우에서 비롯된 연륜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프로드 자동차의 원조는 단연 미국의 ‘지프’지만, 정통 오프로더를 현대적인 의미의 프리미엄 SUV로 탈바꿈시킨 것은 영국의 SUV 전문 브랜드인 랜드로버의 공이 크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처럼, 랜드로버는 군용이나 상용으로 주로 사용되던 SUV를 롤스로이스와 같은 프리미엄 모델로 탈바꿈시킨 일등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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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는 군용차와 함께 그 역사를 시작했다. 1904년부터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영국의 로버(Rover) 사는 원래 럭셔리 카를 만드는 회사였으나 2차 대전 도중 폭격으로 공장을 잃고 전투기 공장에서 다시 사업을 시작해야 했다.

로버의 디자이너였던 ‘모리스 윌크스’는 미군이 사용하던 윌리스 지프에서 영감을 얻어 농업용 지프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랜드로버의 시초인 LR1, 일명 “휴이(Hue)”이다. 이후 1948년 영국정부의 요청에 따라 휴이의 설계를 바탕으로 한 4륜구동 지프, “시리즈 I”이 생산되어 군납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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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전후 철강이 부족했던 사정 상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시리즈 I은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에서도 군용차로 사용되었으며, 10년 간 20만 대 이상이 생산되었다. 이후 정통 오프로더인 시리즈 I의 혈통은 현재까지도 영국군의 군용차로 사용되는 디펜더로 이어진다.

이처럼 랜드로버의 역사는 오프로드와 함께 시작됐으며, 그 헤리티지가 오늘날까지도 한 차례의 단절 없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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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랜드로버의 모회사인 로버는 승용 세단의 안락함과 랜드로버 오프로더의 주행 능력을 합친 새로운 세그먼트의 차를 만들고자 한다. 특히 새로운 차는 사냥이나 승마를 즐기기 위해 비포장로를 통과해야 하지만 고급 세단같은 승차감과 포장도로 위에서의 달리기 실력을 원하는 상류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이를 위해 랜드로버는 시리즈 모델과 같은 사다리형 프레임 방식 설계를 채택하되, 기존 모델과는 다른 사양을 적용했다. 울렁거리는 판스프링 대신 승용차와 같은 코일 스프링을 장착했다. 또 진동이 심한 디젤 엔진 대신 고급 세단에 탑재되는 V8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제동력이 우수한 4륜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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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상시 4륜구동을 적용한 신모델은 여전히 우수한 오프로드 실력을 자랑했다. 바로 “사막의 롤스로이스” 역사를 만든 레인지로버의 탄생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SUV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 이후의 일이지만, 레인지로버는 그보다 훨씬 이른 1970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초창기 레인지로버는 대단히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수요에 대응하면서 점차 고급 승용차 못지 않은 모습으로 발전했다. ABS 브레이크와 에어 서스펜션, 전자식 트랙션 컨트롤 등이 적용되면서 80년대에 이르러서는 독보적인 럭셔리 SUV가 됐다. 상용과 군용 이미지가 강했던 SUV를 럭셔리 세그먼트까지 확장시킨 혁신의 DNA가 레인지로버에 담겨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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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 레저 SUV로 출시됐던 레인지로버가 럭셔리 SUV로 변모하면서, 1989년에는 다시 레인지로버를 기반으로 실용성과 오프로드 주행능력에 더 촛점을 맞춘 디스커버리가 출시됐다. 디스커버리는 높은 루프와 지상고에서 알 수 있듯 공간활용도와 험지주파능력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디스커버리는 레인지로버의 가지치기 모델로 출시됐지만, 세대를 거치며 오롯한 아이덴티티를 정립했다. 특히 오프로드 레이스인 카멜 트로피의 공식 경주차량으로 선정되면서 오프로더로써의 존재감을 강화했다.

이후 오랫동안 레인지로버-디스커버리-디펜더 등 3가지 라인업을 유지한 랜드로버는 2000년대 들어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베이비 오프로더 ‘프리랜더’를 출시했고, 역동성을 강조한 레인지로버 스포츠도 라인업에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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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는 포드의 경영난으로 랜드로버는 재규어와 함께 인도의 타타그룹에 인수됐다. 타타에의 편입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지만, 랜드로버는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아이덴티티를 존중하는 타타 산하에서 본격적인 성공가도를 걷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혁신적인 쿠페 디자인으로 찬사를 받은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컨셉트카의 형태 그대로 출시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으며, 연이어 2012년 4세대 레인지로버, 2014년 2세대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출시되면서 보수적인 SUV 전문 브랜드에서 젊고 역동적인 럭셔리 SUV 메이커로 발돋움했다. 기술적 숙성에 이은 디자인 혁신이 이뤄낸 쾌거였다.

최근에는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이자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자랑하는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프리랜더를 대체하면서 새로운 라인업 체계를 완성했다.

그렇다면 랜드로버의 각 모델들은 어떤 혁신을 통해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가? 그 발전상을 일일히 열거하기 힘들지만, 랜드로버의 남다른 품격과 기술적 우위는 럭셔리 SUV로써는 물론, 파워풀한 오프로더로써의 존재감을 발산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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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모델인 레인지로버는 진정한 럭셔리 SUV로서의 행보를 이어왔다. 2세대부터는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이 탑재됐고, 2002년 출시된 3세대부터는 랜드로버의 전매특허 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Terrain Response) 시스템이 탑재됐다.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은 눈길, 자갈길, 모래밭 등 다양한 환경에 최적화된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전자식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로, 모든 최신 랜드로버 모델에 탑재돼 있다.

럭셔리 SUV로써 레인지로버의 존재감은 실로 막대해서, BMW 산하에 있던 시기에 레인지로버가 BMW X5의 기술적 근간이 됐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 컨셉부터 기술 측면에 이르기까지 레인지로버가 프리미엄 SUV 세그먼트에 끼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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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세계 최초의 프리미엄 디젤 하이브리드 SUV인 레인지로버·레인지로버 스포츠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얼마 전 국내에도 출시된 이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8기통 디젤과 동급의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내면서도 우수한 연료 효율을 자랑한다.

이 파격적인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SUV 라인업은 랜드로버가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기술적 혁신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증거와 다름없다. 단순히 고급스러운 소재로 치장하고 지상고를 높인 여타 승용 SUV들이 따라올 수 없는 깊이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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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혁신은 디스커버리에서도 이뤄졌다. 일반적으로 오프로드용 SUV는 튼튼하지만 무거운 프레임 방식을 사용하는 반면 도심형 SUV는 승용차와 같은 모노코크 구조를 채택, 가볍고 탄력적이지만 뒤틀림 강성이 약하다. 디스커버리 3에는 레인지로버와 같은 하이브리드 프레임이 적용되면서 가벼우면서도 프레임 바디 못지 않은 강성을 지니게 됐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프레임 구조는 오늘날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같은 하위모델에도 확산돼 알루미늄 소재의 적극적인 활용과 함께 가볍고 튼튼한 랜드로버를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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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재규어 랜드로버의 특별 사양 모델을 전담하는 SVO(Special Vehicle Operations)에 의해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고성능 버전인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은 V8 5.0 슈퍼차저 엔진을 탑재해 55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며, 0.-100km/h 가속을 4.7초만에 마칠 정도로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단순히 고성능 모델을 개발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닌, 오프로드와 럭셔리에 촛점이 맞춰져 있던 랜드로버 브랜드를 온로드 스포츠 드라이빙의 영역까지 진출시켰다는 점에서 랜드로버가 전방위적 영역 확장을 위해 파격 변신도 거리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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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랜드로버는 3개의 브랜드 필러(pillar)를 구축하고 있다. 럭셔리 도심형 SUV 라인업인 ‘레인지로버’, 오프로드와 안락함을 아우르는 레저 라인업인 ‘디스커버리’, 그리고 극한의 오프로드 성능을 지향하는 다목적 라인업 ‘디펜더’가 그것이다.

세 개의 필러는 서로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랜드로버 뱃지를 단 이 모델들 모두가 자타가 인정하는 동급 최고의 오프로드 성능과 럭셔리한 품질, 그리고 여느 브랜드는 따라올 수 없는 뚜렷한 헤리티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수십 년 간 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단단하게 다져진 랜드로버 브랜드의 역사 자체가 정통 오프로더와도 같은 강인함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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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SUV를 자처하는 차는 많지만, 브랜드 자체로써 프리미엄 SUV의 상징이 된 회사는 랜드로버가 유일하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영국에서 온 신사들의 SUV, 랜드로버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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