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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F 쏘나타 터보 오너가 말하다, 현대 LF 쏘나타 터보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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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찬 현대차의 네 번째 LF 쏘나타 라인업, 쏘나타 터보가 지난 11일 출시됐다. CVVL, 2.4 GDi, 하이브리드를 속속 선보인 데 이어 고성능 스포츠 버전을 추가한 셈이다. 쏘나타에 터보 엔진이 탑재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현대차가 공공연히 고성능 모델임을 강조하는 것은 꽤 이례적이다.

이전보다 낮아진 출력이 다소 의아하기도 하지만, 안팎으로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일반형 모델과 내·외관에서 차별화가 이뤄진 점은 꽤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기자의 자가용 차량이 구형 모델인 YF 쏘나타 터보(이하 YF 터보)이기에 신형 모델의 변화가 더욱 궁금했다.

그러던 중 기자단 시승회를 통해 LF 쏘나타 터보를 앞서 시승할 수 있었다. 약 80km의 거리를 주행하면서 만나본 LF 쏘나타 터보(이하 LF 터보)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크게 높아진 완성도가 매우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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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양평 힐하우스 호텔에서 주최한 이번 기자단 시승회는 쏘나타 터보를 타고 이천에 위치한 컨트리 클럽을 왕복 주행하는 코스로 구성됐다. 스포츠 모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와인딩 로드가 코스에 포함됐다면 더 좋았겠지만, 일상적인 시내주행과 고속도로 주행은 충분히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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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에 앞서 외관을 살펴봤다. 이전 세대인 YF 터보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자면, 내·외관 상 일반 모델과 거의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18인치 휠은 2.0 상위모델과 공유했고, 형제차인 K5 터보와 달리 순정 립 스포일러도 없다. 터보 모델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터보 엠블렘과 듀얼 머플러 뿐이었다. 일반 모델 대비 출력이 1.5배 이상 높은 고성능 모델이었음에도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반면 LF 터보는 전면부부터 후면부까지 모든 부위에서 차별화된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눈에 보기에도 한결 공격적인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띈다. 범퍼 상단 디자인은 큰 차이가 없지만, 범퍼 하단은 한 번 접어 굴곡을 강조하고 안개등을 없앤 대신 LED DRL을 추가했다. DRL 아랫쪽에는 메탈릭 컬러로 로워 범퍼를 덧대고 하단에 벌집무늬 메쉬 그릴을 채택, 상당히 스포티한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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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으로 가면 전용 디자인의 18인치 알로이 휠이 자리하고 있다. 사이드 스커트에는 반광 크롬 몰딩이 추가됐으며, 헤드램프에서 이어져 윈도우를 감싼 크롬 장식은 모두 반광처리해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반광 크롬처리와 메탈릭 로워 범퍼 등은 아우디 RS 라인업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디자인인데, LF 쏘나타의 심심했던 디자인에 적절히 포인트를 더해줘 길 위에서도 존재감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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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부에는 풀 LED 테일램프가 채택됐고, 트렁크 리드 끝단에 립 스포일러를 부착했다. 전용 리어 디퓨저와 메르세데스-AMG를 연상시키는 듀얼 트윈팁 머플러도 매력적이다. 고성능 모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퍽 매력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또 하나의 변화라면 이전 모델에서 ‘Turbo’로 표기됐던 트림 엠블렘이 ‘Sport 2.0T’로 바뀌었다는 점.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더 깔끔하다고 생각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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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로 넘어오면 또 제법 디테일한 변화들이 숨어있다. YF 터보의 경우 인테리어에서는 일반 모델과 어떤 차별화도 찾아볼 수 없다. 반면 LF 터보는 우선 문을 열었을 때 오렌지 포인트가 들어간 시트가 반겨준다. 기왕이면 바디 컬러와 색을 맞춰준다거나 보다 보편적인 레드 컬러 포인트였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너무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깔끔하다. 여기에 등받이에 음각 처리된 ‘Turbo’ 로고는 덤이다. 볼스터가 두터워진 시트는 기존 LF 쏘나타의 편안함을 잃지 않으면서 코너에서의 홀딩력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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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으면 메탈 페달과 D컷 스티어링 휠이 눈에 들어온다. 전용 스티어링 휠은 직경도 작고 그립감도 좋지만, 좀 더 두터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함께 추가된 패들 쉬프트의 디자인은 멋스럽지만 조작감이 영 조악해 시승 내내 거슬렸다.

계기판 역시 기존 레이아웃을 유지하면서 약간의 변화가 이뤄졌는데, 아날로그식 수온계와 연료계가 원형으로 바뀌었고, 타코미터와 속도계의 ’0′이 6시 방향으로 이동해 스포티함을 더했다. 바늘 컬러도 붉은 색으로 바뀌면서 포인트가 된다. 드라이브 모드 표시등이 너무 구석에 위치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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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센터페시아나 인터페이스 면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다. 트림에 메탈 필름이 적용된 정도. 굳이 비유하자면 BMW의 M 스포츠 패키지, 폭스바겐의 R라인과 같은 스포츠 패키지 정도의 변화라고 해두겠다. 사소한 디테일 업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는 노력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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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적 변화도 관심이 가지만, 기존 대비 얼마나 주행감각이나 전반적인 퍼포먼스가 개선됐는지가 최대의 관심사이다. 파워트레인 외적인 부분을 먼저 살펴보면 우선 보다 낮아진 시트 포지션과 개선된 시트 형상은 합격점이다. 여기에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R-MDPS) 덕분에 스티어링 조작의 이질감은 적어졌고, 속도와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적절한 무게감 변화도 마음에 든다.

서스펜션 세팅은 특히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LF 쏘나타가 출시 당시 ‘본질’을 논하며 전반적인 주행감각이 크게 향상됐는데, 그 연장선상에 위치한 터보 모델은 더욱 탄탄한 서스펜션 세팅 덕분에 코너링에서의 안정감이 수준급으로 높아졌다. 낮아진 시트포지션 덕분에 체감되는 롤링도 크게 줄었고, 요철을 지난 뒤 진동을 걸러내는 실력도 예사롭지 않다. YF 터보 또한 일반 모델 대비 서스펜션 감쇠력이 강화됐지만, LF 터보에 비할 바는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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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놀라운 부분은 뛰어난 고속 안정성. 현재 시판중인 국산차 중 초고속 영역의 안정감은 최상위권이라 하겠다. 감히 이야기하자면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독일차와 비슷한 수준의 안정감이다. YF 터보의 경우 초고속 영역까지 가속하면 요철을 넘을 때마다 불안하지만, LF 터보는 고속도로에서 교각 연결부위의 요철을 지날 때도 절도있게 자세를 유지한다. 매우 탐나는 우수한 세팅이다.

그 결과 전체적인 밸런스 면에서는 한 세대의 변화 이상의 개선이 이뤄졌다. 구형 모델은 본격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해서는 적잖은 부분을 손봐야 한다고 느꼈지만, LF 터보는 순정 상태에서도 꽤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서스펜션, 코너링, 브레이크 성능 등 모든 부분에서 YF 터보 대비 우수하다. 추측컨대 서킷 주행과 같은 스포츠 드라이빙 상황에서는 YF 터보를 손쉽게  따돌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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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탁월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LF 터보의 심장은 뉴 쎄타-i 2.0 T-GDi 엔진이라 명명된 신형 엔진이다. 북미에서는 3.5L급 V6 엔진을 대체하는 다운사이징 엔진 역할을 맡지만, 2.0L급 중형 세단이 주력인 국내에서는 고성능 모델로서 충분한 성능이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새 엔진은 출력보다는 응답성과 효율에 보다 촛점을 맞췄다고 한다. 새 엔진은 연소실 내의 공기 흐름을 가변 제어하는 가변 유동 강화 시스템과 세계 최초로 DC 모터로 구동되는 전동식 가변 흡기 밸브 타이밍 시스템 등 가변식 제어장치를 동원해 효율과 성능을 최적화시켰다. 배기 라인의 개선을 통해 배기온을 저감, 연비 개선에도 힘썼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터보 엔진의 핵심인 터빈이 축소됐다는 점. 기존 대비 터빈 직경을 축소, 출력은 낮아졌지만 최대토크 영역을 앞당겨 실용 영역의 응답성을 확보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결과 YF 터보 대비 가속력은 확연히 떨어졌다. 기존보다 엔진 사운드도 더 풍부하게 유입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가속성능의 하락으로 극적인 느낌은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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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도 불만이다. 스포츠 모드에서 변속 로직이 바뀐다는 설명과 달리, 스포츠 모드를 설정해도 1단 정도 낮아지는 것 외에는 업시프트와 다운시프트 모두 변속 속도가 YF 터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포츠 모델을 자칭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레브 매칭이 이뤄지지 않는 점은 매우 실망스럽다. 성능이 낮아진 엔진과 딱히 개선되지 않은 변속기가 조합되니 적어도 파워트레인에 관한 한 구형 모델 대비 큰 감흥이 없었다.

낮아진 성능을 생각하면 연비 개선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 주행거리가 제한적이고 아직 차량 길들이기도 끝나지 않아 연비는 추후 다시 시승을 통해 확인해야겠지만, 시승 중 짧게 측정해본 결과로는 시내에서 7~8km/L, 고속도로에서 12~13km/L을 오가는 수준으로, 복합 10.8km/L인 공인연비값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기존 대비 약 5% 가량의 연비가 개선된 것으로, 직접 체감되는 수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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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쏘나타 터보는 이전 세대 대비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이뤄냈다. 특히 확실하게 변한 디자인 만큼이나 스포츠 모델이라는 뱃지와 포지셔닝에 어울리는 우수한 밸런스를 순정 상태에서도 이끌어낸 점은 매우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간 독보적이라 여겨졌던 수입차의 주행 안정성을 성큼 따라잡은 부분도 칭찬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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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전 세대와 비교했을 때, 파워트레인에 미련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효율 개선을 위해 70% 이상 부품 설계를 변경한 새 엔진이지만, 체감되는 연비 개선 효과는 미비한 반면 낮아진 성능은 너무 확실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인 완성도가 올라간 만큼 엔진 성능이 YF 터보 만큼만 높았더라면 더욱 재미있고 근사한 모델이 되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쉬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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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신형 쏘나타 터보는 쏘나타 브랜드 스스로에게도, 현대차 전체에게도 의미가 있는 모델이라 하겠다. 점점 볼륨이 작아지는 중형차 시장에서 쏘나타의 존재감을 지켜나가기 위한 라인업 다변화의 일환이며, 나아가 회사의 고성능 제품군을 구성하는 기둥이기도 하다.

어깨가 무거운 신형 쏘나타 터보가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을 지 기대해 보면서, 구형 모델의 오너로서 나아진 상품성과 완성도에 대해 시기 어린 찬사를 보낸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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