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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스토어부터 전용 서킷까지… 브랜드 체험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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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업계의 또 다른 트렌드 중 하나는 브랜드 체험이다. 그간에도 다양한 단발성 브랜드 체험행사가 있었지만, 브랜드만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여 누구나 원하는 때에 경험할 수 있도록 제반여건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

많은 브랜드들이 올해 들어 이러한 브랜드 체험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특히 ‘잘 나가는’ 독일 브랜드들은 자신들만의 프리미엄과 역동적인 이미지를 굳혀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데에 힘을 보태려 하는 반면, 줄어드는 판매량으로 고민에 빠진 현대차나 일본의 토요타는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를 구축하고 일반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고심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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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브랜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들을 소개한다. 단발성으로 이미 행사를 종료한 곳도 일부 있지만, 그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브랜드들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겠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브랜드 체험관의 대명사-BMW 드라이빙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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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는 지난 8월 22일 일반에 공식으로 개장한 뒤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체험관이다. 유료 공항고속도로를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장 한 달 여 만에 방문객이 10,000명을 넘는 등 기존 BMW 오너는 물론 일반인들도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BMW 드라이빙 센터의 강점은 짐카나, 원선회, 오프로드 및 트랙주행 등을 모두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BMW인 만큼 실제 주행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력하게 각인시키겠다는 것이다. BMW 외에도 자회사인 미니의 재미있는 차량들도 경험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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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센터 내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이세타 등의 클래식 모델들과 최신 모델들을 함께 전시하여 마치 독일 뮌헨에 위치한 BMW 박물관과 BMW 벨트(Welt)를 합쳐 줄여놓은 것 같은 분위기다. 기존 오너라면 바로 옆에 지어진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맡기고 드라이빙센터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주니어 캠퍼스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니 온 가족이 주말 나들이를 오기에 충분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공항과 가까워 자동차를 좋아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흥미로운 여행지가 될 전망이다.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는 세계에서 세 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건립된 것이다.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수성하고 있는 BMW가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한 셈이다. 무엇보다도 국내 최초로 직접 해당 브랜드의 차량을 경험할 수 있는 전용 트랙 및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 BMW 드라이빙 센터의 순항은 한국에 진출해 있는 수입차 브랜드는 물론 국산차 브랜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색다른 팝업 스토어 공간으로 젊은층 마음을 사로잡다-Mercedes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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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BMW가 드라이빙 센터를 거점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올리는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조금 다른 방법의 접근을 선택했다. 바로 요즘 패션, 디자인상품 등의 영역에서 종종 사용되는 팝업 스토어를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 10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강남 신사동 세로수길에 세워졌던 Mercedes me가 바로 그것이다.

Mercedes me는 엄밀히 말하자면 메르세데스-벤츠 전체를 대변하는 브랜드 체험관 이라기보다는 젊은 층을 겨냥한 A, B, CLA, GLA 클래스를 위한 공간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이미지가 쌓인 메르세데스-벤츠가 먼저 젊은 층의 핫 플레이스에 톡톡 튀는 방식으로 접근하여 컴팩트 모델의 실질적 수요층인 2~30대에 어필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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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꾸며져 다소 부담스러운 전시장 대신 클럽음악이 흘러나오는 바 같은 분위기의 Mercedes me에 차량을 전시함으로써 고객들로 하여금 훨씬 부담을 덜고 편하게 차량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저녁때는 DJ를 초청, 파티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흥겨운 분위기를 하루종일 이어갔다.

젊은 감성이 가득하게 꾸며진 내부에서는 누구나 부담없이 음료와 주전부리를 먹으며 수다를 떨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준비한 이 팝업 스토어는 애당초 일주일간 운영하려 했으나, 6일동안 4,500명이 다녀가며 큰 호응을 보여 일주일 연장 운영되었다. 현재는 운영이 종료되었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상설공간을 운영하지 않고도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새로운 묘안을 제시한 셈이다.

 

도전받는 현대의 고심책-현대 모터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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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한 BMW나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입장이라면, 수비측인 국산 브랜드 현대차의 고민 역시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인터넷을 중심으로 악화된 여론과 수입차들의 저가공세 등 내외적 상황이 겹치니 현대차 역시 예전같이 앞만 바라보고 달려가기 힘들어진 셈이다.

서울 도산대로에 위치한 현대 모터 스튜디오는 이같은 현대차의 고민이 만들어낸 공간이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전시장들이 들어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도산대로에 자리를 잡고 브랜드 이미지를 역전시키겠다는 것. 완전히 무료로 개방되고 운영되는 모터 스튜디오는 그간 국산차에서 볼 수 없었던 브랜드 체험관인 만큼 개장 초기 큰 관심을 받았고, 지금도 꾸준히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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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모터 스튜디오는 각 층별로 컨셉을 짜 현대차의 최신 모델과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각 층별로 PYL, 일반 모델, 고급 라인업 등이 전시되어 있고, 신차 출시나 WRC 우승 등 각종 최신 이슈들을 반영하여 전시차량을 수시로 교체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차를 직접 보고, 만지고, 타볼 수 있으며 층별로 배치된 안내요원들이 전시차량의 이해를 돕는다.

2층에는 다양하고 귀중한 문헌자료들이 보관된 라이브러리와 카페가 위치하고 있는데,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현대 브랜드를 어필할 수 있는 기념품이나 브랜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 현대차를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는 만큼 적잖은 관람객들이 자신의 차와 같은 모델, 또는 현대차를 타는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는 상품 등을 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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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대 모터 스튜디오는 개장 초기 급격하게 나빠진 브랜드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너무 급하게 세워진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현대차의 세계적인 인지도에 비하면 박물관이나 브랜드 체험관의 규모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

현대차는 현재 경기도 일산에 박물관, 주행시험센터 등을 갖춘 복합거점센터를 2016년 개장을 목표로 준비중이며, 삼성동 한전부지에 마련하는 본사 신사옥 또한 독일 아우토슈타트를 본딴 랜드마크형 복합시설과 함께 지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 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창사 50년을 앞두고 드디어 뒤를 돌아보고 브랜드 헤리티지를 쌓고자 하는 모습은 나쁘지 않게 보인다. 향후 현대차의 브랜드 체험 프로그램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객에게 돌아서 다가가다-토요타 CONNECT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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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가장 최근에 오픈한 토요타의 CONNECT TO이다. 잠실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에 입점한 CONNECT TO는, 그러나 앞서 살펴본 브랜드 체험관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분명 토요타-렉서스의 모델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브랜드를 어필하기 보다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같은 분위기가 더 강하다. “쉴 수 있는 공간”을 모토로 수 년간 일본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준비된 CONNECT TO는 토요타만의 방식으로 브랜드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CONNECT TO에서는 카페처럼 다양한 다과를 판매하며, 전시나 강연 등을 수시로 개최할 계획이다. 또 수익금 일부를 환경개선과 지역사회 공헌에 사용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것이 토요타의 설명이다. 직접적인 브랜드 어필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뜬금없게 들릴 수도 있지만, 돌려 말하는 것에 능한 일본인들의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이렇게 완곡하고 은은하게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는 것이 정말 일본차답게 느껴지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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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으로 CONNECT TO는 정숙하고 편안한 토요타-렉서스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기도 한다. 최초 개장 시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렉서스의 슈퍼카 LF A와 두 대의 컨셉트카를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와 전시하였는데, 이 공간에서는 이 같은 차량들 뿐 아니라 브랜드 체험, 문화적 체험을 위한 다양한 전시품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롯데월드몰 개장과 함께 방문자의 발걸음 크게 늘어난 잠실역 일대에서 독특한 분위기와 개성을 갖춘 CONNECT TO는 다른 기성 카페에 비해서도 뚜렷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브랜드의 브랜드 체험 공간을 만나보았다. 이외에도 많은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들은 전시회, 비상설 체험공간 설치 등을 통해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아쉬운 점은 한국 시장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국산차 브랜드들이 이렇다 할 브랜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높은 점유율과 깊은 역사를 갖춘 현대기아차의 노력이 더욱 요구되는 부분이다. BMW 드라이빙 센터가 개장했을 때 “왜 현대는 이런 것을 만들지 못하는가”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 역시 현대기아차에 소비자들이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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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차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품질만 좋아서 될 일이 아니다. 브랜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긴 시간동안 이어져 온 헤리티지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헤리티지를 쌓고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체험공간과 프로그램의 마련이 절실하다. 앞으로도 국내 시장에서 보다 더 다양한 브랜드 체험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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