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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고 더 부드러운 3세대 뉴 미니 쿠퍼 S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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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뉴 미니는 조금 더 커진 차체, 그만큼 조금 더 넓어진 실내, 그리고 훨씬 더 강력해진 성능, 더 편안해진 주행 환경, 그리고 가치 상승 대비 조금 오른 가격 등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고속 주행 안정성과 코너링 실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이 자꾸 든다.

뉴 미니는 ‘뉴’를 붙여서 ‘뉴 미니’를 이름으로 봐야 한다. 오리지널 미니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신형 미니는 3세대 미니가 아니라 3세대 뉴 미니다. 특히 ‘BMW 미니’는 더욱 아니다. BMW와 미니는 같은 BMW 그룹에 속해 있지만 엄연히 다른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뭐 다들 아는 이야기지만 아직도 BMW 미니라고 부르는 이들이 간혹 있어서 해 본 이야기다.

뉴 미니같은 차들은 디자인이 곧 그 차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니 차세대 모델 개발 시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무척 클 수 밖에 없다. 누가 봐도 뉴 미니라고 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의 모델로 폭스바겐 비틀, 닛산 큐브, 포르쉐 911 등 여러 모델을 들 수 있는데, 이들 중 유독 뉴 미니 디자인 변경 폭이 가장 작다. 심하게 말하면 여러 세대 모델을 한데 모아 놓아 비교하지 않으면 세대 구분도 어려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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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3세대 뉴 미니는 1, 2세대에 비해 좀 더 많이 변했다. 앞 모습만 봐도 쉽게 구분이 된다. 무엇보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많이 커지면서 위아래 분리형이 아니고 일체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헤드램프는 더 커지고 뒤로 더 많이 누웠다. 그리고 범퍼 아래 공기 흡입구도 지금까지 와는 달리 많이 돌출된 형태다. 어찌 보면 진공청소기라고 놀림을 받고 있는 신형 F1 머신의 노즈처럼 턱을 내려 놓고 있는 분위기다. 전체적으로 귀여운 맛이 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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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뒷모습은 변화가 크지 않다.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가 더 커지면서 해치 안쪽으로 살짝 파고들었고, 배지의 위치가 조금 내려갔으며, 범퍼 하단의 모양이 조금 더 터프해졌다.

옆 모습은 구분이 힘들 정도로 변화가 거의 없다. 앞 펜더 위쪽에 있는 크롬 장식의 모양이 조금 바뀌고 사이드 미러가 조금 더 커진 정도다. 그러고 보니 연료 주입구 위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뀌었다. 반가운 것은 도어 여는 방식이 과거 손잡이 안쪽을 누르면서 여는 방식에서 도어 그립을 그냥 당기면 되는 방식으로 바뀌어 편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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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전 세대와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많은 곳에 변화를 줬다. 우선 데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틀이 센터페시아 상단의 원형 모니터를 감싸면서 연결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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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세대에서 스티어링 휠 너머 계기판이 회전계를 중심으로 원 하나였는데, 이번에는 속도계를 회전계 왼쪽에 붙이고, 오른쪽에는 눈금 형태의 연료계를 붙였다. 연료계가 원형이 아니어서 독특한 비대칭 구조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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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의 원형 모니터는 둘레의 속도계를 없애면서 8.8인치 와이드 모니터를 장착했고, 테두리에는 독특한 컬러의 LED링을 배치했다. 테두리 LED링은 기능 조작에 따라 다양한 시각효과를 내는데, 주행 중에는 LED가 타코미터처럼 회전과 함께 불빛이 올라가고 끝부분에는 레드존으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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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모니터는 그래픽이 좀 더 화려해졌고, 센터 터널의 i드라이브를 통해 조작하는데 터치 패드가 더해져 손으로 쓴 한글도 인식한다. 모니터 아래에는 오디오 조작 버튼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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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에어컨과 조작부는 이전 세대에 비해 더 고급스러워졌고, 미니 인테리어에서 인기가 많은 토글 스위치들도 더 고급스러워졌는데, 가운데에는 빨간색으로 시동 스위치를 배치했다. 시동을 걸기 전에 스위치 주변에 깜빡이는 불빛을 넣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더했는데, 재규어의 그것처럼 맥박 느낌은 아니고, 조금 더 느리게 깜빡인다. 시동은 브레이크를 밟고 스위치를 누르거나 들어 올리면 걸린다. 키를 꽂지 않고 시동을 걸 수 있게 된 것도 중요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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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레버도 디자인이 조금 바뀌었다. 그리고 기어레버 하우징 테두리에도 재미난 장치를 더했다. 기어레버를 두르고 있는 링에 스위치를 달아 이 스위치로 하우징 테두리를 좌우로 돌리면 주행 모드가 바뀐다. 스포츠, 미드, 그린 3가지의 주행모드가 있는데, 스포츠는 ‘최대의 고카트 필링’, 미드는 ‘전형적인 미니의 즐거운 주행’, 그린은 ‘즐거운 최적 연비 주행’으로 모니터에서 그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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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 S는 이번에 처음으로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적용됐는데, BMW 방식이 아니고 푸조처럼 데시보드 상단에 조그만 스크린을 들어 올려서 그 스크린에 정보를 투영하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방식이라면 차라리 넣지 않아도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3세대 뉴 미니에서 가장 큰 변화를 거친 부분은 엔진이다. 이전에는 1.6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다양한 퍼포먼스를 냈었는데, 이번에는 쿠퍼와 쿠퍼 S의 엔진을 완전히 차별화했다. 쿠퍼에는 3기통 1.5리터 가솔린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2.4kgㆍm의 힘을 발휘한다. 2세대 쿠퍼와 비교하면 기통수와 배기량이 모두 줄었지만 출력이 122마력에서 136마력으로 14마력 더 늘어났고, 0~100㎞/h 가속 시간도 이전보다 2.6초 앞당겨진 7.8초, 안전최고속도도 13㎞/h 늘어난 210㎞/h다. 더 작은 엔진으로 이전의 쿠퍼 S에 가까운 달리기 실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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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시승한 미니 쿠퍼 S는 성능이 이전의 JCW 수준으로 올라갔다. 배기량을 2.0리터로 늘린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6 kgㆍm를 발휘하며, 0~100㎞/h 가속에 6.7초가 걸리고, 안전최고속도는 233km/h에서 제한된다. 2세대 JCW 해치백이 211마력, 26.5kg.m에 6.7초를 기록했었다. 복합연비는 쿠퍼와 쿠퍼 S가 각각 14.6㎞/l, 13.7㎞/l로 역시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서 기술 발전의 혜택을 제대로 누린다는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다.

키를 꽂지 않고 센터페시아 중앙의 토글 스위치를 눌러 시동을 걸고, 도로로 나서면 가장 먼저 다가오는 부분은 부드러움이다. 승차감이 부드러워졌고, 스티어링 휠 조작감도 부드럽다. 일상적인 가속에서는 가속감도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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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엑셀을 조금 더 깊이 밟으면 미니가 본색을 드러낸다. 응답성이 높아진 미니 쿠퍼 S는 가속력이 ‘폭발적’이라고 해도 될 만큼 짜릿하다. 작은 차체에 고카트 필링을 추구하다 보니 6.7초 수준의 가속력으로도 짜릿함은 배가된다.

미니 쿠퍼 S에 얹힌 엔진은 BMW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2리터 터보엔진 중 가장 강력한 엔진은 아니지만 그 동안의 미니 쿠퍼 S를 생각하면 매우 적절한 엔진이라는 생각이다. 더 고성능의 여지를 두면서 충분히 강력하다고 하겠다. 초반 가속도 짜릿하지만 최고속 영역까지 꾸준하게 밀어주는 맛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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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가 조금 커진 것에 비해 부드러움은 좀 더 많이 커졌다. 뉴 미니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여성들이 예쁜 디자인에 끌려서 미니 매장을 찾았다고 딱딱한 승차감과 힘든 운전 감각 때문에 적잖이 발길을 돌렸다면, 2세대 뉴 미니는 그에 비해 엄청 부드러워졌었다. 그리고 3세대 뉴 미니는 더 부드러워졌다. 짜릿하게 빠른데도 여유가 살아 있다.

그런데 그 때문인지 스포츠 모드로 바꿔도 기대했던 고카트 느낌에는 뭔가 못 미치는 기분이다, 스티어링도 좀 덜 예민하고. 산길을 달려 보는데 어딘가 예전 같지 않고 롤이 크다. 부드러움이 꼭 필요하긴 하지만 칼날 같은 예리함과 안정적인 코너링을 희생한 부드러움이라면 고민을 좀 해 봐야 할 것 같다. 물론 극한까지 몰아붙이지 않는 한 뉴 미니 쿠퍼 S는 정말 빠르고, 재미있는 차다. 하지만 시승한 차의 상태가 정상적인 것이라면 난 이 미니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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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에서 스티어링 특성은 무척 재미있다. 뉴트럴을 정말 끝까지 지켜낼 태세다. 코너에서 가속 페달을 깊이 밟는데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지 않고 그냥 평행으로 밀려나는 기분이다. 뉴트럴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코너링에서 미끄러지는 거동은 무척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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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뉴 미니 쿠퍼 S. 정말 많은 이들이 앞 다투어 극찬할 만큼 크게 성장했다. 쿠퍼 S에서 기대했던 성능을 훨씬 웃돈다. 중고속 영역까지 언제든지 달리는 맛이 일품이다. 마음 먹는 대로 움직여주는 작고 당돌한 차체는 여전히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성능의 한계 부분에서 보여준 타협의 흔적이 조금은 아쉽다. 미니는 쿠퍼 S로 충분히 최고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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