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Home / Review / 아버지의 마음으로,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 4WD

아버지의 마음으로,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 4WD

aKRDTRSM02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는 당연히 큰 차체에 넉넉한 실내 공간이 최고의 매력이다. 그 큰 덩치에 2리터 디젤 엔진을 얹었지만 힘이 부족하지 않은 것은 물론, 운전이 무척이나 편하고, 스트레스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거기다 제대로 된 4WD 모델이다. 평범한 직장인이 이런 큰 차를 에브리데이 카로 사용하기는 부담스럽지만 평상시 사용하는 자동차 외에 이런 차 하나 쯤은 꼭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자동차의 본질은 비슷하지만 한 대의 자동차가 모든 기능을 다 갖출 수는 없으므로, 각 자동차들은 주된 한 두 가지의 용도에 맞게 개발된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용도에 따라 다양한 자동차를 여러 대 소유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최근에는 가능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SUV가 인기 있는 이유도 비슷하다.

aKRDTRSM10

오랜만에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를 시승했다. 최근에 추가된 9인승 모델이다. 알려진 것처럼 11인승 이상 차량의 고속도로 주행 속도가 110km/h로 묶이게 되면서, 기존 11인승 외에 그 법규에 제한 받지 않는 9인승 모델을 추가로 내 놓은 것이다. 과거 승합차 자동차세금 적용이 9인승에서 11인승 이상으로 변경되면서 너도 나도 11인승 모델을 추가했었는데, 이제는 자동차세금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9인승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다시 만나게 된 코란도 투리스모는 여전히 듬직한 스타일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 국산차로 경쟁 모델인 카니발과 스타렉스가 1.5박스의 전형적인 미니밴 스타일이라면 코란도 투리스모는 앞부분만 보면 SUV로 느껴질 만큼 2박스 구분이 분명한 스타일이다. 과거 로디우스에서 코란도라는 이름을 적용하면서 바뀐 이미지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강인한 코란도의 이미지와 터프한 디자인이 잘 어울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aKRDTRSM16

앞모습에서는 코란도 스포츠의 모습이 보이고, 옆에서 뒤로 갈수록 로디우스의 실루엣도 조금 남아있다. 전체적으로 SUV 분위기를 많이 내면서 2열 도어를 미니밴의 전형적인 스타일인 슬라이딩 도어 대신 일반 여닫이 도어를 장착했다. 그래서 더 SUV 느낌이 강하다.

차체 크기는 5,130mm x 1,915mm x 1,815mm에 휠베이스 3,000mm다. 기아 그랜드 카니발 R의 5,130mm x 1,985mm x 1,820mm, 휠베이스 3,020mm와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의 5,125mm x 1,920mm x 1,970mm, 휠베이스 3,200mm와 비교하면 대동소이한데, 길이는 서로 비슷하고, 폭은 카니발이 가장 넓고, 키는 스타렉스가 가장 크고, 휠베이스도 스타렉스가 가장 길다.

aKRDTRSM18

인테리어는 승용차에 비하면 선들이 굵직하고, 버튼들이나 장비들도 큼직큼직하다. 하지만 차가 크다는 인식 때문인지 어색하지 않고 편하게 다가온다. 외관이 과거 로디우스와 크게 달라진 것과는 달리 실내는 로디우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일부 세부적인 터치들이 바뀐 수준이다.

aKRDTRSM33

계기판 자리에는 디지털 속도계와 트립 컴퓨터, 각종 경고등만 모여 있고, 보통 계기판에서 제공되는 미터들은 센터 페시아 상단으로 이동한 배치 역시 로디우스 그대로인데, 막상 주행해 보면 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 많이 들면서, 시각적으로 안정감도 준다.

aKRDTRSM27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들은 크기가 커 시원시원하니 사용하기 편하고, 모니터에 적용된 그래픽도 세련된 편이다. USB와 AUX 단자가 에어컨 옆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한 것도 좋다. 블루투스로 듣는 음악도 의외로 음질이 뛰어난 편이고, 네비게이션, ECM 룸미러, 하이패스 등 최신 편의 사양도 잘 갖춰져 있다.

aKRDTRSM28

기어 레버는 과거 메르세데스-벤츠 모델들에서부터 봐 오던 모습 그대로여서 친숙하다. 기어가 5단이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실력은 인정받고 있는 장비다. 기어 레버 옆에 위치한 동전 보관함은 요즘 보니 신선하고, 레버 앞쪽의 넓은 수납공간은 정말 다양한 물건을 넣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 그 위에는 수납식 컵홀드가 자리한다.

aKRDTRSM39

이런 미니밴에서 가장 관심 가는 기능은 역시 시트 변형이다. 9인승으로 바뀌면서 4열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2열의 보조 의자를 없애고, 4열을 2인용으로 바꿨다. 덕분에 2열에서 3열로 움직이기가 편해졌다. 2, 3, 4열도 각각 슬라이딩이 되고, 평평하게 눕히거나 앞으로 접어서 탁자로 사용할 수 있는 등 정말 다양하게 변형해서 활용할 수 있다.

aKRDTRSM41

굳이 9명이 꽉 차게 타고 이동해야 할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보통의 한 가족 정도라면 2, 3열을 활용해서 편하고 재미있는 이동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aKRDTRSM46

코란도 투리스모에는 유로 5 기준을 만족시키는 e-VGT 시스템이 적용된 e-XDi200 LET 2리터 디젤 엔진이 얹히는데, 최고출력 155마력/4,000rpm, 최대토크 36.7kgm/1,500~2,800rp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스텝게이트 방식의 자동 5단으로, D에서 레버를 좌우로 움직여서 수동 변속 할 수 있고, 기어 레버 좌측면에 있는 작은 토클과, 스티어링 휠 패드 좌우에 마련된 변속 버튼으로도 수동 변속할 수 있다.

큰 덩치를 감안할 때 155마력의 2리터 엔진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선입견이 생기게 되는데, 막상 운전해 보면 운전이 매우 편하다는 것이 놀라울 지경이다. 가속이 부드럽고, 스트레스 없이 움직여 준다. 강력한 토크를 저회전에서 적절히 잘 활용하도록 세팅한 덕분이다.

aKRDTRSM14

차체가 크지만 큰 차체가 별로 부담이 되지 않을 만큼 기민하게 움직이는 점과, 높은 시트 포지션으로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점도 주행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경쟁 모델들 중 키가 가장 낮은 점도 주행 안정감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다. 고속으로 올라가도 의외로 바람소리도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코란도 투리스모의 주행을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스트레스 전혀 없이 편하고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aKRDTRSM15

하지만 저속에서 강력한 힘을 내도록 하다 보니 100km/h로 주행할 때 5단에서의 회전수는 2,250rpm까지 올라간다. 보통 2리터 디젤 엔진을 장착한 승용차가 1,500rpm, 중소형급 SUV가 1,700rpm 전후인 것을 감안하면 차체에 비례해 회전수가 높게 설정된 것을 알 수 있다.

연비는 9인승 4WD 기준으로 공인 복합연비가 11.3km/l(고속도로 12.9km/l, 도심10.2km/l)로 차체 크기와 중량, 엔진과 변속기를 감안했을 때 비교적 뛰어난 수준이다.

aKRDTRSM01

코란도 투리스모를 시승하면 당연히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또한 4WD다.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에 4WD 모델이 추가되면서 국내 유일의 4WD 미니밴이라는 타이틀은 쓸 수 없게 됐지만 여전히 4륜 구동의 강자 쌍용의 후광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겠다. 특히 그랜드 스타렉스 4WD 모델은 2WD와 4WD 두 가지로만 전환이 가능하지만, 코란도 투리스모는 2High와 4High, 그리고 4Low를 모두 갖춘 제대로 된 4륜 구동이다. 4L을 선택할 때는 기어를 중립에 두고 변환해야 하는 점은 이전 모델들과 같다.

요즘처럼 캠핑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때에 강력한 4륜 구동을 갖춘 미니밴은 오토 캠핑에도 최적화 된 모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물과 전기가 잘 갖춰진 오토 캠핑장을 이용하자면 특별히 필요하진 않지만 남들은 쉽게 도달할 수 없는 멋진 장소에 자리 잡고, 여유 있는 실내 공간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일 것이다.

aKRDTRSM08

코란도 투리스모를 시승하게 되면서 마음 같아선 가족과 함께 한적한 해변으로 시승을 가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여건이 허락되지 않았다. 아쉬운 대로 해변을 찾아 4WD 차량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모래 사장에 잠깐 올려 놓고 사진을 찍는 정도로 시승을 마무리했다.

이제는 어느덧 아버지가 된 기자의 입장에서 이 차를 타는 동안 내내 가족 생각이 끊이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면서 코란도 투리스모가 아버지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넉넉하고, 편안하고, 가족을 잘 보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aKRDTRSM51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