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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의 저주”? 아슬란·아이오닉·i30 연전연패 현대차… 해결 방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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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돌림의 현대차들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출시된 아슬란과 2016년 1월·9월에 출시된 아이오닉, i30 등 3개 모델이다. 당초 야심차게 한국 자동차 시장을 바꿔놓겠다며 등장한 이 틈새모델들은 좀처럼 판매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월 아슬란, 아이오닉, i30의 판매량은 각각 57대, 525대, 84대에 그쳤다. 아이오닉 중 하이브리드는 270대에 불과하다. 특히 i30는 작년 9월 출시된 따끈한 신차임에도 충격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다.

세 모델 중 i30를 제외한 나머지 두 모델은 현대차가 야심차게 선보인 완전 신차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즉, 선대 모델 없이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하는 모델이라는 것. 그러나 이러한 틈새 모델들이 연달아 실패하면서 내부적인 라인업 확장 계획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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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란의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G80과 EQ900이 제네시스 브랜드로 독립하면서 아슬란이 현대차의 기함을 맡고 있지만, 기함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초라한 실적이다.

아슬란 실패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그랜저와의 차별화 실패다. 아슬란은 그랜저 HG의 플랫폼을 유용해 개발됐다. 휠베이스가 같은 것은 물론이고 도어트림 디자인까지 그대로 사용한다. 아무리 인테리어를 바꾸고 고급스러운 소재를 둘렀어도 그랜저 대신 아슬란을 구입하도록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작년 말 신형 그랜저까지 출시되면서 아슬란의 부진은 더욱 심해졌다. 두 자릿수를 이어가던 판매량이 상품성 개선, 기업 인사 시즌과 맞물려 10월 240대, 11월 134대, 12월 508대까지 뛰어올랐지만 올해 1월 다시 폭락한 데에도 그랜저의 영향이 크다. 결과적으로 2015년 8,629대를 기록했던 판매는 74% 줄어든 2,246대에 그쳤다. 출시 당시 판매 목표였던 연 2만 2,000대의 1/10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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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순수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 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로 등극하는 등 선전했지만, 1월 출시된 하이브리드는 다양한 혜택과 뛰어난 연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관심을 받지 못했다.

특히 아이오닉의 부진에는 형제차인 기아 니로의 탓이 컸다. 아이오닉이 출시 직후부터 꾸준히 불편한 뒷좌석 공간으로 지적을 받았는데, SUV 형태의 니로가 이를 단숨에 해결한 것. 공간이 넓은 데다 가격도 아이오닉과 거의 차이나지 않아 하이브리드 수요가 니로로 몰린 결과다.

이에 따라 아이오닉은 초기 월 1,300대 수준까지 판매가 뛰었으나 니로가 출시된 4월 755대로 반토막났고, 그 뒤로 꾸준히 판매가 감소해 월 300~400대 선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 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연간 판매는 7,399대로 당초 목표인 연 1만 5,000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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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막막한 실적을 보인 것은 i30다. 지난 9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핫 해치’ 마케팅과 함께 등장한 i30는 출시 초기부터 과장광고 논란 등에 휩싸였다. 이후에도 드라이빙 아카데미, 핫 해치 페스티벌 등 적극적인 마케팅이 무색할 정도로 신차효과는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고객 인도가 본격화된 10월에는 648대를 팔아 반짝 반등했지만, 11월 463대로 바로 줄어든 뒤 12월 94대, 2017년 1월 84대의 참담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월 100여 대가 판매되던 구형 i30의 단종 직전 실적보다도 저조한 것으로 신차효과를 아예 누리지 못한 것이다.

물론 i30는 수출 전략 차종이지만 국내에서도 분위기 전환을 기대했던 현대차로서는 쓰라린 실패가 아닐 수 없다. 당초 목표였던 내수 연간 1만 5,000대 판매는, 현 시점에서는 목표치 10% 달성도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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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현대가 야심만만하게 내놓은 틈새 모델들이 잇달아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마케팅 전략 실패가 크다. 아슬란은 출시 당시 법인고객 수요를 노려 개인구매자보다 법인구매자에 대한 혜택을 적극적으로 투입했으나 실제로는 개인구매자 비중이 높았다.

아이오닉과 i30같은 경우도 국산차 중 마땅한 경쟁차종이 없음에도 주 수요층인 20~30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 실패했다. 특히 i30는 ‘핫 해치’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운전 재미를 강조했지만 아반떼 및 아반떼 스포츠와 주행성능에서 차별화에 실패했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설득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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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다. 중형 수입차로 넘어가는 4,000만 원대의 아슬란도, 엔트리 수입차와 경쟁하는 2,000만 원대의 아이오닉과 i30도 고객들에게 현대차의 가치를 설득하는 데에 실패했고, 수입차에 대해 거부감이 적어지면서 수입차를 택하는 것.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최근 현대차가 여러 의혹이나 문제 제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명하고 고객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오랫동안 쌓인 불신이 하루아침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전문가는 “신뢰를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힘들고 오래 걸리는 일”이라며 “단순히 소비자가 제품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여길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의식 기저에 깔린 뿌리깊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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