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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뉴 XF 20d, 25t 시승기, 아름다운 고성능의 올바른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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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재규어 XF는 새로운 알루미늄 차체 적용으로 이전모델 대비 190kg 감량에 성공했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기능도 충실히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주력인 인제니움 2.0 디젤 엔진과 주행성능이 매력적인 2.0 가솔린 터보 엔진, 그리고 파워풀한 V6 엔진들이 준비됐다. 늘씬한 외관 디자인은 스포츠 성을 기본 이념으로 삼고 있는 재규어와 잘 어울리고, 화려한 실내는 영국식 럭셔리카의 진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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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F를 이야기할 때마다 늘 컨셉트카로 등장했던 ‘C-XF(위 사진 우측)’를 떠 올린다. 그 전까지 2개의 동그란 헤드램프를 상징으로 여겨왔던 재규어가 날렵하고 예리한 눈매와 볼륨감 있는 바디라인을 갖춘 컨셉트카를 선보여서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과연 이것이 재규어의 미래가 될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얼마 후 재규어는 중형 세단 XF(아래 사진 좌측)를 선보였다. 컨셉트카 C-XF에서 ‘C’를 떼어냈을 뿐인데, 이상과 현실은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강렬하게 시선을 끌었던 예리한 헤드램프는 어쩔 수 없이 둥글 넓적하게 바뀌었고, 더구나 예전의 원형 헤드램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탓인지 가운데 원형 램프 2개도 박혀 있었다. 하지만 차체를 따라 흐르는 바디라인은 분명 기존 재규어와 달랐고, 컨셉트카의 볼륨감을 많이 닮아 있었다. 그 이전 모델인 S타입이 과거에 얽매여 있었던 모델 같았다면 XF는 분명 재규어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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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월이 흘러 XF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위 사진 우측)을 선보였다. 우와, 차체에서 크게 바뀐 부분은 없고, 그저 헤드램프만 바꿨을 뿐인데, 뉴 XF는 한 걸음 더 재규어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컨셉트카에서 선보였던 예리한 헤드램프가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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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가 선보인 지 7년 만에 2세대 XF가 등장했다. 우선 첫 눈에 디자인의 변화가 커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해 선보인 컴팩트 세단 XE를 닮았다. 이제 현실로 다가온 재규어의 미래가 점점 자리를 잡아간다는 뜻이다.

차체 사이즈는 4,954 X 1,880 X 1,457mm에 휠베이스 2,960mm로, 길이가 7mm 짧아졌고, 폭은 3mm 넓어졌고, 키는 3mm 낮아졌고, 휠 베이스는 51mm가 늘어났다. 휠베이스가 늘어난 것 외엔 단순 디자인의 변화에 따른 차이지만, 어쨌든 차체 비례 면에서는 바람직한 변화다. 자세가 좀 더 낮게 웅크리는 모습인데다 앞 뒤 오버행은 더 짧아진 것이니…

무엇보다 알루미늄 인텐시브 모노코크 차체와 접합 방식 개선 등으로 이전 모델 대비 중량을 190kg 감량한 점이 돋보이고, 차체 강성도 28% 이상 더 강화됐다. 그 만큼 역동성과 안정성에서 더욱 향상된 거동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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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세대와 비교해 외관 디자인은 좀더 늘씬하고, 날렵한 차체와 더욱 세련되게 다듬은 헤드램프가 특징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더 넓어졌고, 헤드램프는 더욱 가늘어지면서 가장 자리를 예리하게 잘랐다. 그리고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아우디의 매트릭스 헤드램프 수준의 첨단사양은 아니고, 하이빔 어시스트와 코너링 램프가 적용된 풀 LED 헤드램프다. LED가 적용되면서 J블레이드 주간주행등과는 별개로 램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흰색 띠가 추가되면서 더욱 예리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국내에는 2.0 가솔린과 디젤 기본형인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HID 램프가 적용되고, 고급형인 포트롤리오 트림에만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가 적용된다.

범퍼 좌우 하단에 더한 크롬 장식은 은근히 맹수의 이빨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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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모습에서는 앞 펜더 뒤에 상어 아가미처럼 생겼던 세로 핀이 없어지고, 가로로 에어 벤트가 더해졌다. 차체 옆면은 비교적 심플하다. 창문 아래로 흐르는 숄더 라인이나 펜더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이 역동성을 더하지만 골이 깊지는 않다. 옆모습에서는 지붕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부드럽게 떨어지는 라인에서 쿠페를 닮은 우아함과 역동성이 잘 표현된다. 헤드램프와 함께 XF 디자인의 백미라고 볼 수 있겠다.

뒷모습도 리어 램프를 중심으로 더욱 날렵해졌다. 날카로운 크롬 핀이 꽤 뚫고 있는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이전과 달리 범퍼 라인을 따라 펜더쪽으로 예리하게 파고든다. 더 넓고 강렬한 인상이다.

휠과 타이어는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225/55R17, 포트폴리오 트림에는 245/45R18, S모델에는 245/40R19 사이즈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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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상당히 많은 변화를 거쳤다. 센터페시아 상단부터 데시보드까지 가로 형태를 띄고 있는 부분은 이전 XF와 유사하지만 센터페시아 하단부터 센터터널까지는 XE와 거의 똑같다. 전면을 둥글게 휘감는 처리는 요트에서 영감을 얻은 부분으로 XJ에서 시작된 터치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에 적용된 와이드 디스플레이다. 2개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것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레스와 유사하지만 S클래스가 가로로 나란히 배열된 것과는 달리 XF는 전통적인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사실 계기판에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것은 윗급 모델인 XJ에서부터 선보여 왔던 것이다. 계기판에는 12.3인치, 그리고 센터페시아에는 10.2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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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좌우에 버튼을 모두 생략한 대신 모니터 하단에 메뉴들을 배치해 쉽게 다른 메뉴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터치 성능을 개선해 거의 태블릿 PC 수준의 부드러운 조작감이 일품이다. 네비게이션에서 지도를 두 손가락으로 쉽게 확대, 축소가 가능하고 이동도 간단해 전체 경로를 파악하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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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은 계기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우디가 선보인 버추얼 콕핏과 유사하지만 그 만큼 화려하지는 않다. 네비게이션을 선택하면 아예 화면 전체가 네비게이션으로 바뀐다. 아우디가 최소한의 계기를 좌우에 배열해 두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그리고 네비게이션은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도 간단한 정보를 제공한다. 굳이 이렇게 다 네비게이션을 띄울 필요는 없겠지만 어쨌든 원하면 3군데 디스플레이에서 모두 네비게이션 화면이 제공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속도와 네비게이션 정보가 매우 간단하게 제공되고, 해상도도 독일 3사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XF S 모델에 적용됐다.

오디오는 메리디안 오디오가 기본으로 적용됐다. 하지만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11개의 스피커로 380와트를 발휘하는 시스템이, 그리고 포트폴리오 트림에는 17개의 스피커로 825와트를 발휘하는 시스템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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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하단 온도 조절 장치와 센터 터널 변속기 다이얼 부분은 XE와 거의 같다. XE에서는 센터 터널이 무척 넓고 시트 부분이 좁게 느껴졌었는데, 차체가 더 넓은 모델인 만큼 센터 터널의 폭은 똑 같지만 시트 부분 공간은 전혀 부족하게 다가오지 않는 점이 XE와의 차이다.

스티어링 휠도 XE와 같다. 실내가 XE와 완전히 같은 디자인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XE와 같은 부품을 공유하는 점은 XF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 할 만하다. (XE가 좋아할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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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아주 근육질 디자인은 아니지만 몸을 잘 잡아준다. 천연가죽 시트가 기본으로 적용되는데, 포트폴리오 트림에는 최고급 윈저 가죽시트가 제공된다. 데시보드와 도어트림에도 함께 적용되다 보니 기본형부터 실내 전체가 가죽으로 덮여 있어 무척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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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휠베이스가 51mm 늘어나면서 무릎공간이 24mm 늘어나 동급 최대의 뒷좌석 공간을 갖춘 데다, 서스펜션이 앞 더블 위시본, 뒤 인테그럴 멀티 링크가 적용돼 뒷좌석 승차감이 매우 뛰어난 것 등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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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2.0 디젤, 2.0 가솔린 터보, 3.0 디젤, 3.0 가솔린 수퍼차저가 제공되는데, 3.0 가솔린 수퍼차저는 340마력과 380마력 버전으로 다시 나뉜다. 380마력 버전이 XF S 모델이다. 시승회에는 2.0 디젤과 2.0 가솔린 터보 모델이 준비됐다.

먼저 시승한 모델은 2.0 가솔린 터보 모델인 XF 25t 프레스티지 트림이다. XE에 적용된 2.0 가솔린 터보엔진은 200마력을 발휘하는 20t 였는데, 이 엔진은 최고출력이 240마력으로 높아진 모델이라 이름을 25t로 정했다. 최고출력 240마력/5,500rpm, 최대토크 34.7kg.m/1,750~4,000rpm을 발휘한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적용된 엔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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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자동 8단이고, 0~100km/h 가속에는 7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248km/h다. 중형 세단이 2.0 엔진을 얹고 7초의 가속력을 발휘하면 상당한 수준이라 할 만하다. 물론 2.0 터보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245마력에 0~100가속 6.5초를 자랑하는 BMW 528i에는 못 미치지만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보다는 동력 성능 면에서 우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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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은 무척 경쾌하다. 특히 4기통 엔진임에도 회전 질감이 아주 매끄럽고, 엔진음도 경쾌하다. 4기통 2리터 터보 엔진으로 고출력을 뽑아 낼 경우 다소 출력을 쥐어 짜는 듯한 회전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25t 엔진은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고 경쾌하고 매끄럽게 출력을 전달한다. 중고속 영역까지도 힘차게 속도를 올려 준다.

반면 수동모드에서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를 맞춰 주는 기능은 기대에 못 미친다. 엔진도 뛰어나고, ZF제 8단 변속기도 분명 좋은 변속기인데 시프트 패들로 기어를 내릴 때 정교하지 않다는 것이 다소 의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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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에서 급차선 변경을 시도하자 차체가 심하게 허둥대는 점도 아쉽다. 스티어링 휠의 유격도 큰 편이어서 위급한 상황에서 대처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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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행모드를 ‘다이나믹’으로 전환하면 안정감은 한층 높아진다. 이런 점은 산길을 달릴 때도 마찬가지다. 노멀 모드에서 급하게 코너에 진입하면 거동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언더스티어가 심하게 나지만, 다이나믹 모드로 전환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당히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아나간다. 다이나믹 모드와 수동 모드를 함께 사용하면 와인딩을 무척 재미있게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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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20d 포트폴리오 모델을 운전했다. 최고출력 180마력/4,000rpm, 최대토크 43.9kg.m/1,750~2,500rpm을 발휘하는 2.0 디젤 인제니움 엔진을 장착했다. 변속기는 역시 자동 8단이고, 0~100km/h 가속에는 8.1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229km/h다.

포트폴리오 트림이라 데시보드와 시트 등의 가죽 질감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포트폴리오 트림에 적용된 고급 사양을 정리하면 최고급 윈저 가죽 시트, 4존 온도 조절 시스템 (2열에 별도의 온도 조절 장치가 마련), 메리디안 825W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소프트 도어 클로즈, 전동식 리어 선블라인드, 쿨링 글로브 박스, 18인치 휠과 타이어 등이다. 2.0 디젤 모델조차도 포트폴리오 트림을 선택하면 도어를 살짝 닫았을 때 부드럽게 당겨주는 소프트 도어 크로즈가 적용되는 등 사양 면에서는 분명 동급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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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t를 먼저 시승한 직후라 동력 성능에서는 확실히 살짝 둔한 느낌이다. 가속력도 그렇고, 고속으로 밀어 부치는 데도 약간의 인내력이 더 필요하다. 그런데 20d는 수동모드에서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를 맞춰주는 실력이 25t보다 훨씬 뛰어나다. 상당히 정교하게 회전수를 맞춰준다. 같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8단 변속기인데도 설정이 이렇게 다르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러고 보니 XE도 이와 비슷했던 것 같다. 디젤 엔진 쪽이 수동모드에서 더 다이나믹 했었다.

20d도 주행 안정감 면에서는 25t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이나믹 모드에서 안정감이 확실하게 높아진다. 그렇다고 다이나믹 모드에서 승차감이 나쁜 것도 아니다. 물론 노멀 모드에서 매우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하긴 하지만, 다이나믹 모드라 하더라도 일상적인 주행 조건에서는 상당히 안락하다. 안정성과 안락성을 매우 잘 조화시켜 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언제나 다이나믹 모드로 주행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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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승차감을 대표적인 독일 모델들과 비교하면 BMW보다 메르세데스-벤츠에 더 가까우면서 그보다 조금 더 경쾌하다. 메르세데스-벤츠에서 BMW 쪽으로 약 20~30% 정도 옮겨간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 XF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승차감이다. 독일 3사의 경쟁모델과 비교하더라도 승차감 면에서는 경쟁력이 가장 높아 보인다. 지난 번 XE 때도 그랬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재규어가 승차감은 정말 잘 다듬는다고 볼 수 있겠다.

한편 20d 모델은 포트폴리오 트림이어서 18인치 휠과 타이어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그리고 그 만큼 승차감 면에서 약간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 잔 진동이 비교적 더 많이 전달되고, 노면을 타는 특성도 조금 더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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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재규어 XF는 이전보다 가벼워지고 더 단단해진 차체 덕분에 몸놀림도 한결 더 경쾌해졌다. ‘아름다운 고성능’을 강조하는 재규어답게 디자인이 유려하고, 소재가 고급스러운 점은 잘 지켜지고 있다. 소재면에서는 독일 3사 모델과 비교해도 가장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재규어 모델들은 매력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멋진 디자인에 끌려 구입하고 나면 여려 부분에서 부족함을 감수해야 했던 모델이었다면, 이번 XF는 브랜드와 디자인에 끌려 구입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도 부족함이 크게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무척 높아진 모델이다. 그 만큼 경쟁력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향후 가격이나 AS 면에서의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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