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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경쟁력 갖춘, 재규어 XE 20d, 20t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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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의 완전 신차, 컴팩트 세단 XE는 BMW 3시리즈보다 잘 다듬어진 차체 비례와 안정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이 돋보인다. 인제니움 2.0 디젤 엔진은 정숙성과 파워에서 경쟁자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갖췄고, 가솔린 2.0 터보 엔진은 보다 경쾌하게, 고회전을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달리는 즐거움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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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가실 줄 모르던 지난 여름의 뜨거운 기운을 한 방에 날려 버린 태풍 ‘고니’가 영동 지방에 물 폭탄을 투하하던 날, 강릉과 대관령, 정동진 일대에서 재규어 XE를 시승했다. 태풍이 일으킨 높은 파도를 바라보는 느낌을 무척 좋아하지만 폭우 속에서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을 시승하는 것은 정말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어쩌랴? 폭우를 뚫고 재규어와 함께 달리는 수 밖에…… (기사 속 사진은 맑은 날 촬영한 사진이라 시승기 내용과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태풍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으신 분은 모터리언 동영상 시승기를 참고해 주세요.)

XE는 XF 아랫급으로 등장한 후륜구동 컴팩트 세단이다. 과거 S타입 아래로 자리했던 X타입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재규어의 컴팩트 세단이 낯설지는 않겠지만, 포드 몬데오와 플랫폼을 공유했던 X타입이 단종 된지도 벌써 꽤 오랜 세월이 흐른 지라 재규어의 컴팩트 세단은 꽤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신차다.

게다가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등의 경쟁이 치열한 프리미엄 D세그먼트에 진출하는 만큼 재규어도 혼신의 힘을 기울여 개발했다는 것을 여러 면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데, 특히 재규어 최초로 모듈러 플랫폼과 모듈러 엔진을 적용해 향후 다양한 모델로의 확대를 꾀하는 첫 번째 모델이 XE임을 감안하면 XE의 어깨에 실린 무게가 얼마나 클 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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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모듈러 플랫폼은 동급최초로 알루미늄 인텐시브 모노코크 섀시를 적용한 점이 돋보인다. 섀시와 차체의 75%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했고, 그 나머지는 강철로 보강을 했지만, 일부분에는 마그네슘 등 고 기능성 금속도 사용해 경량화와 강성확보에 최선을 다했다고 보여진다. 이 부분은 잠깐 동안의 주행만으로도 쉽게 몸으로 느낄 정도로 민첩하고 단단한 섀시 강성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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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XJ, XF와 흐름을 같이 하면서, 앞모습에서는 ‘J 블레이드’ LED 주간 주행등을 적용해 재규어의 정체성을 잘 표현했고, 스포츠카인 F타입의 디자인 큐도 대거 적용했다. 옆모습은 보닛은 길고, 트렁크는 짧은 롱노즈 숏데크 스타일의 전형적인 스포츠 세단의 비례를 잘 보여준다. 반면 뒷모습은 매우 간결하게 다듬었지만, 리어램프 안쪽 디테일에서 역시 F타입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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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디자인 못지 않게 인테리어도 무척 잘 다듬었다. 데시보드 윗부분을 크게 라운드 처리한 것은 XJ와 같은 터치로 요트의 이미지를 적용한 것이다. 데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등에 사용된 가죽이나 알루미늄 등 소재의 질감도 무척 고급스럽다.

우선 시트에 앉으면 시트는 몸을 잘 잡아주는 느낌이다. 그런데 센터 터널의 폭이 꽤 넓은 편이어서 운전석이나 동반자석의 좌우 폭이 많이 좁아진 점은 아쉽다. 뭐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굳이 센터터널을 이렇게 넓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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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에는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적용됐는데, 좌우에 메뉴버튼을 따로 배치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고, 그 하단에는 공조장치와 엔진 시동 버튼을 배열했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사진으로 봤을 때 너무 심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보면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이나 알루미늄 등의 사용, 버튼 하나 하나의 디자인 등이 상당히 고급스럽다.

그 아래 센터터널에는 시동을 걸면 솟아 오르는 기어 변환 다이얼이 위치하고, 다시 그 아래에는 주행모드 선택 장치가 위치한다. 주행모드는 좌우의 버튼을 눌러 전환하는데, 체크기가 그려진 버튼이 레이싱 모드를 뜻하고, 그 옆으로 노멀, 이코노미, 눈 비 모드가 마련됐다. 랜드로버의 트레인리스폰스와 같은 스타일로 조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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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는 적용됐지만 국내에는 빠진 헤드업디스플레이와 통풍시트가 없는 점 등은 아쉽다.

뒷좌석은 컴팩트 세단임을 감안할 때 무난한 수준의 공간을 확보했고, 승차감은 매우 안정적이고 매끄럽게 잘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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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승한 모델은 인제니움 2.0 디젤 엔진을 얹은 20d 모델 중 가격이 가장 비싼 최상위 트림인 포트폴리오 모델이다.

인제니움 2.0 디젤 엔진은 재규어가 최초로 독자개발하고, 새로운 공장에서 자체 생산하는 모듈러 엔진이다. 모듈러 엔진은 엔진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보다 쉽게 다양한 엔진으로 확장 가능하도록 설계한 엔진으로 쉽게 말해 500cc 실린더 하나를 잘 설계해서 2개 붙여서 1리터, 3개 붙여서 1.5리터, 4개 붙여서 2리터, 6개 붙여서 3리터, 이런 식으로 기본 설계는 같으면서 다양한 배기량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엔진 시스템이다. 과거처럼 배기량마다 처음부터 새로 설계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인제니움 엔진은 현재 디젤 엔진만 개발된 상태이고, 가솔린 모듈러 엔진은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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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니움 2.0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4,000rpm과 최대토크 43.9kg.m/1,750~2,500rp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ZF제 8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했고, 0~100km/h 가속은 7.8초, 최고속도는 228km/h다. 참고로 BMW 320d는 최고출력이 184마력, 최대토크가 38.8kg.m이다.

폭우 속에서의 시승이라 모든 주행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서 무척 아쉬웠다. 이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비를 맞으며 시승한 것은 처음인 것 같기도 하다. 보통 시간이 지나거나 지역이 바뀌면 잠시 비가 그치기도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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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은 무척 경쾌했다. 무엇보다 일상적인 상태에서 즉각적으로 높은 토크가 전달되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굳이 급가속을 하거나 기어를 내리거나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강력하게 가속이 이뤄졌다.

엔진은 회전질감도 충분히 매끄럽고 경쾌하게 오르내린다. 진동도 매우 잘 억제되어 있다. 소음도 잘 억제된 듯한데, 사실 끊임없이 때리는 빗소리 때문에 엔진이나 실내의 정숙성은 제대로 느끼기 힘들었다.

빗속에서의 주행이었지만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차체강성과 매우 세련되고 매끈한 주행감각이었다. 승차감이 매우 깔끔하면서 코너링이나 요철에서 안정감도 무척 뛰어났다. 3시리즈와 비교하더라도 좀 더 긴 휠베이스와 넓고 낮은 차체가 주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물론 지금의 3시리즈는 하체가 단단하지 않다. 많이 편안해졌다. 그렇게 볼 때 XE의 승차감은 과거 단단했던 3시리즈와 고급스러운 C클래스의 승차감을 절묘하게 섞어 놓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이번 XE 시승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 바로 주행감각이라는 점은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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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인테그럴 링크 방식을 적용했다. 보통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 혹은 멀티 링크 방식에 비해 앞, 뒤 모두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새롭게 적용된 전자식 스티어링도 완성도가 비교적 높았다. 코너링에서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효과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토크 벡터링도 적용됐다. 실제로 토크를 전달하는 방식은 아니고, 안쪽 바퀴에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방식으로 코너링을 돕는다. 이번 시승에서는 제대로 경험하긴 힘들었다. 미끄러운 노면의 코너링에서 조금 강하게 가속하면 바로 오버스티어가 발생하고, ESP가 개입해 자세를 잡아주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XE에는 메르디안 오디오가 기본으로 적용되는데 시승한 20d 포트폴리오 트림에는 기본형보다 더 많은 17개 스피커를 장착하고, 출력도 더 높은 825W를 발휘하는 최상급 메르디안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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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는 가솔린 2.0 터보 엔진을 얹은 20t 모델을 시승했다. 최고출력 200마력/5,500rpm, 최대토크28.6kg.m/1,750~4,000rpm을 발휘한다. 최대토크가 발생되는 시점이 디젤엔진과 같은 1,750rpm이라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변속기는 역시 자동 8단이다.

가솔린 모델로 옮겨 타자 마치 차가 더 가벼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토크가 더 강하게 걸리는 것은 아닌데 가속이 무척 매끄럽고 응답이 빨라서 그런지 몸이 느끼기에는 그냥 더 가벼운 차를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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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주행에서 엑셀을 가볍게 밟았을 때의 토크감은 디젤에 못 미친다. 디젤의 ‘훅’하고 밀어주는 느낌이 없고, 부드럽게 천천히 속도를 올려 준다. 하지만 고회전으로 몰아가면 느낌은 많이 달라진다. 토크감도 높아지고, 반응도 훨씬 더 매끄러워 차가 무척 경쾌하게 내달린다.

기어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언제든지 즉각적으로 튀어나가는 토그감을 즐길 수 있다. 주행모드를 레이스로 바꾸면 계기판이 빨갛게 변하면서 엔진 응답성이나 전체적인 반응이 조금 더 과격해진다.

시프트 패들은 가솔린과 디젤 모델 모두에 기본으로 적용됐다. 하지만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를 맞춰 주는 반응은 그리 경쾌하지 않다. 사실 좀 의외다. ZF 8단 변속기 세팅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 특히 가솔린 모델까지 회전수를 제대로 맞춰주지 못하니 시프트 패들을 사용해서 적극적으로코너링을 즐기는 맛이 떨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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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2.0 터보 모델은 0~100km/h 가속 7.7초로 디젤보다 0.1초 빠르고, 최고속도는 237km/h로 9km/h 더 빠르다. 큰 차이라고 보긴 힘들지만 고회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달리면 훨씬 더 경쾌하게 달릴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평소엔 조용하게, 가끔은 경쾌하게 달리고 싶은 이들에게는 가솔린 터보 엔진이 제격이겠다. 가솔린 20t 모델은 프레스티지 트림 하나만 마련됐다.

340마력을 발휘하는 3.0 수처차저 엔진을 얹고, 0~100km/h 가속을 5.1초만에 끊는 3.0 SC S 트림은 이번에 시승하지는 못했다. 이 정도의 성능이면 굳이 BMW M3의 성능까지는 원하지 않으면서 좀 더 스포티하게 달리기를 즐기는 이들에게 매우 현실적인 선택이 될 것 같다.

가격은 디젤이 트림에 따라 4,760만원에서 5,510만원, 2.0 가솔린 터보가 4,800만원, 3.0 가솔린 수퍼차저가 6,9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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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재규어는 벤츠, BMW, 아우디와 직접 경쟁하기에는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 그 부족한 부분을 희소성과 브랜드 이미지 등으로 커버해 왔었다. 또한 상품성뿐 아니라 내구성과 AS 문제까지 감안했을 때 판매 현장에서는 할인을 많이 해야만 했고, 또 중고차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것도 감수해야만 했었다.

하지만 이번 XE부터는 보다 직접적으로 경쟁하더라도 승산이 있을 만큼 뛰어난 상품성을 확보했다고 보여진다. 내구성과 AS 등 초기 상품성 외적인 부분까지 함께 업그레이드 된다면 XE를 통해서 재규어의 도약도 점쳐 볼 수 있을 정도다. 기대가 크다.

폭우로 인해 제대로 달려 보지 못한 이번 시승의 아쉬움은 조만간 개별 시승을 통해 풀어보도록 하겠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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