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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도 효율도 “UP”사이징, 쌍용 코란도C 2.2 LET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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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자동차 업계는 다운사이징 열풍이다. 차종과 체급을 불문하고 많은 차들이 앞다퉈 다운사이징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더 작은 엔진에 더 강한 과급기와 고효율 분사 시스템을 얹고 갈 수록 높아지는 환경 규제의 벽을 넘기 위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다운사이징이 해답은 아니다. 필요충분한 성능을 갖추지 못한 무리한 다운사이징은 운전을 답답하게 만든다. 비대한 차체를 움직이기 위해 작은 엔진이 힘을 쥐어짜면 되려 효율마저 떨어질 수도 있다. 다운사이징의 흐름 속에서도 더 넉넉한 배기량의 엔진들이 여전히 사랑받는 것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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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출시된 이래로 쌍용의 허리 모델로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코란도C는 다운사이징의 대세 속에서 과감한 업사이징을 감행했다. 기본의 2.0 디젤 엔진을 새로운 2.2 LET 엔진으로 교체한 것. 그런데 이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배기량이 늘었는데 성능은 물론이고 연비까지 개선됐다. 게다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유로6 규제까지 충족시킨다. 그야말로 업사이징의 미학이다.

2.2_e-XDi220 엔진

사실 코란도C의 파워트레인은 비교적 최근 변화를 겪은 바 있다. 올 초 2.0 엔진의 효율을 높이면서 출력을 낮췄고, 아이신 6속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것. 기존 변속기에 대한 불만은 많이 덜어냈지만, 출력에 대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 탑재된 2.2 엔진은 그러한 성능에 대한 불만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상품성도 개선됐다. 다만 2015년형이 나오면서 변속기가 바뀐 지 불과 6개월 만의 엔진 변경은, 그 사이에 코란도 C를 구입한 고객들에게는 불만이 나올 법한 정책이다. 상품성 개선이 빨리 이뤄지는 것은 좋지만 좀 더 차분히 새 엔진을 기다렸어도 나쁘지 않았으리라는 사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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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런 차량 외적인 부분은 차치하고, 새 코란도C를 살펴보자. 2016년형은 부분변경 이후 지속돼 온 외관에 간만에 작은 터치가 더해졌다. 굵은 선으로 입체적인 인상을 주는 헤드라이트에는 HID가 적용됐고, 호박색이었던 방향 지시등은 클리어 타입으로 바뀌었다.  LED 주간 주행등은 그대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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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은 그대로지만, 휠은 바뀌었다. 신규 디자인 18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은 디자인이 퍽 근사하다. 기존에 16~17인치였던 휠이 모두 17~18인치로 바뀌면서 휠 하우스를 예전보다 꽉 채운다. 기왕이면 테일램프도 LED 타입으로 바뀌었으면 더 근사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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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큰 변화를 찾기 어렵다. 기존에도 깔끔한 형태를 갖췄었던 만큼 굳이 큰 변화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신 고객 선호 사양이 추가된 점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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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티볼리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6-컬러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추가됐고,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새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미러링을 지원한다. 설령 디스플레이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블루투스 스트리밍을 지원하는 컬러 디스플레이가 탑재되기 때문에 옵션 차이에서 오는 야속함(?)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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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시트는 여전히 넓고 믿음직스럽다. 평평한 바닥 덕분에 가운데 자리까지 사람이 앉기에 부담없고, 3단계 리클라이닝을 지원하기 때문에 피로감이 적다. 6:4로 나뉘는 시트는 폴딩 시 방석 부분이 밑으로 내려가 평평한 트렁크 공간을 만들어 주는 풀 플랫 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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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0km 구간에 걸친 이번 시승은 주행성능 변화에 촛점을 맞췄다. 경쟁자인 투싼과 출시 예정인 신형 스포티지 등이 다운사이징 된 1.7 디젤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오히려 배기량이 늘어난 코란도C는 어떤 경쟁력을 지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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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2.2 LET 엔진은 실용 영역에서의 성능 개선과 연비 개선에 역점을 뒀다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배기량은 200cc 늘어난 2.2L이며 최고출력은 178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에 이른다. 특히 최대토크가 동급 중 가장 낮은 1,400rpm부터 발휘되기 때문에 일상 주행에서의 주행감 개선에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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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 발진부터 경쾌하다. 이전의 2.0 엔진 역시 최대토크를 1,500rpm부터 뿜어냈지만, 더 낮은 회전수에서 더 많은 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움직임은 수치 이상으로 좋아졌다. 시내에서든 고속도로에서든 가속에 부담이 없다.

특히 출력이 기존(149마력) 대비 19.4%나 높아졌기 때문에 고속 주행에서도 아쉽지 않다. 이전에는 중고속 영역에서 가속이 더뎌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제는 속도를 거침없이 높여가는 것이 퍽 만족스러운 변화다. 가속 시에는 엔진 사운드가 요란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순항 중에는 퍽 조용한 것이 마음에 든다.

쌍용차_코란도 C LET 2.2 주행_2

중요한 것은 이 처럼 배기량이 커지고 출력도 높아졌지만, 연비도 개선됐다는 점이다. 기존에 12.8km/L이었던 복합 공인 연비는 13.3km/L로 개선됐다. 주행간 측정한 실연비는 시내에서 10km/L 내외를 기록했고, 고속도로에서는 오르막임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15km/L 이상의 연비를 보였다.

시승 간 최종 복합 연비는 13.5km/L이었다. 장시간 주행하며 정확하게 측정하지는 못했지만, 막히는 시내구간과 뚫려 있는 고속 구간을 골고루 지난 만큼 공인 연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엔진 길들이기가 잘 이뤄지고 극단적인 주행 테스트를 하지 않는 일상 주행 상황이라면 공인 연비를 기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쌍용차_코란도 C LET 2.2 주행_5

한편, 무게 중심이 높음에도 롤이 적극적으로 억제된 서스펜션 세팅도 마음에 든다. 엔진이 커지면서 무게가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코너링이 나빠질 법도 한데, 그 만큼 서스펜션도 탄탄해졌다. 다만 스트로크가 짧아 노면이 좋지 않은 구간에서는 이리 저리 튀는 느낌도 받는다. 살짝 여유를 가미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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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신 6속 변속기는 여전히 믿음직스럽다. 업시프팅과 다운시프팅 모두 적극적이고 기민하다. 다만 변속기 노브의 토글 시프트나, 스티어링 휠의 변속 버튼은 영 쓰기가 불편하다. 패들 시프트나 변속기 노브의 수동 모드가 적용되면 한결 조작이 수월하겠다. 아무리 스포츠 주행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모델이라도, 어느 정도는 대세의 표준을 따를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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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시승 중 1/3은 직접 운전하고, 1/3은 조수석에, 나머지 1/3은 뒷좌석에 앉아봤다. 꽤 오랜 시간의 여정 임에도 어떤 자리에서나 큰 피로감은 없었다. 다만 뒷좌석이 조금만 더 높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뒷좌석에 앉았을 때 시트가 너무 낮아 시야가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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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여를 함께 한 코란도C에는 익숙한 매력과 끊임 없는 개선이 공존한다. 경쟁 모델 대비 소비자의 마음을 끌 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고, 변속기에 이어 엔진까지 바뀐 파워트레인은 동급 중 가장 매력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 비록 배기량은 늘었지만, 효율과 성능을 모두 잡고 유로6까지 충족시키니 어설픈 다운사이징보다 훨씬 성공적인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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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의 대박에도 불구하고 쌍용차는 신중한 모습이다. 지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파워트레인과 신모델 개발에 열중한다는 계획이다. 가까운 시일 내로 코란도 투리스모, 렉스턴 등 전 모델에 유로6에 대응하는 새 엔진이 도입될 예정이며, 티볼리에 탑재된 1.6 디젤 엔진 또한 코란도C 등에 탑재를 고려 중이다. 업사이징된 2.2 엔진으로 넉넉함을 더하면서도 실속있는 소비자를 위한 다운사이징 모델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 이와 더불어 티볼리 롱바디와 렉스턴 후속이 개발 중이며, 상징적인 체어맨 브랜드도 지켜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쌍용차_코란도 C LET 2.2 정측면_1

다운사이징의 대세에 휩쓸리지 않고 절묘한 업사이징으로 오히려 고성능, 고효율이라는 큰 흐름에 발맞추는 쌍용만의 방식은 과연 주목할 만하다. 쌍용의 재흥에 기대를 거는 것 또한 이 처럼 쌍용이 자신의 길을 잘 찾아나가고 있는 까닭이다. 마치 ‘코란도’라는 이름이 상징하는, 어떤 길에서나 거침없는 질주처럼 말이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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