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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변속기로 완성된 프렌치 다이내믹, 푸조 308 1.6 BlueHDi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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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점유율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수입 브랜드들은 너도 나도 촘촘한 라인업 구성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컴팩트한 사이즈와 개성있는 디자인, 뛰어난 실속을 모두 갖춘 엔트리 모델 강화에 나서면서 4,000만 원 이상의 고급차 판매에서 강세를 보여 온 수입차들이 4,000만 원 이하 가격대에도 발맞춰 진출하고 있다.

2~3,000만 원대 수입차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2~30대 소비자들이 ‘생애 첫 차’를 구입할 때 고려할 수 있는 모델들이다. 가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개성있는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은 젊은 소비자층을 수입차 시장으로 이끌어오는 원동력이다. 특히 첫 차는 브랜드의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며, 젊은 구매자가 좋은 인식을 받으면 자연히 10년, 20년 뒤에도 해당 브랜드의 고급 모델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도 지대하다. 어찌 보면 브랜드들이 엔트리 모델에 공을 들이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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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가 지난 5월12일 새로 선보인 308 1.6은 푸조의 C-세그먼트 엔트리 모델이다. 이미 신형 308은 국내 시장에 시판 중이지만 2.0 엔진만 탑재돼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효율이 높고 실속있는 1.6 디젤의 추가를 통해 2,000만 원대 후반의 엔트리 수입차 시장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푸조의 목표다.

푸조의 1.6 모델이라고 하면 특유의 이질감으로 악명(?) 높은 MCP 변속기가 떠오른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308은 MCP와 파격적인 결별을 선언했으니. 토크 컨버터 방식의 새 자동변속기, ‘EAT6′는  MCP때문에 푸조 선택을 망설여 온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매력포인트로 작용한다. 효율과 다이내믹을 모두 갖춘 308과 함께 가평의 와인딩 로드를 달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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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상으로는 기존 308과 큰 차이를 찾을 수 없다. 앞모습은 LED 주간주행등이 범퍼에 위치한 실루엣이 독특하다. 앞서 시승한 적 있는 308 2.0 시승차는 최상위 트림인 ‘펠린’ 모델이어서 LED 헤드라이트가 탑재됐는데, 1.6 모델에는 펠린 트림이 없고 전 트림에 일반 헤드라이트가 장착된다. 2.0 펠린의 LED 헤드라이트는 매력적이지만, 과도한 크롬 장식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치장을 덜어내고 깔끔하게 마무리된 앞모습이 오히려보기에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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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308 1.6 전 모델에는 16인치 알로이 휠과 205/55/R16 규격의 타이어가 장착된다. 타이어는 굿이어의 사계절 타이어가 들어가는데, 푸조가 으레 미쉐린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멋진 디자인의 17인치 휠이 빠진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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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대 308(T9)은 모델 최초로 PSA 그룹의 EMP2 플랫폼이 적용됐다. 덕분에 더 가벼우면서도 탄탄한 구조가 만들어졌고, 기존 대비 약 10% 정도의 경량화가 이뤄졌다. 플랫폼 공유를 통한 생산효율 증대 뿐 아니라 경량화까지 이뤄냈으니 자연히 연비에도 이득이 있다. 308 1.6 해치백의 공차중량은 1,370kg, 왜건인 308SW 1.6의 공차중량은 1,425k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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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앞서 선보인 308 2.0과 레이아웃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가죽과 알칸타라로 장식된 시트 대신 푹신하면서 자세를 잘 잡아주는 직물 시트로 바뀐 점이 차이라면 차이다. 푸조의 시트 포지션이 편안하면서도 스포츠 주행에 손색이 없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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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기능을 터치 스크린으로 집어넣은 i-Cockpit은 횡해 보일 수도 있지만, 깔끔하면서도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조형미가 돋보인다. 최근 터치 스크린에 많은 기능이 들어가는 차가 적지 않지만, 푸조는 주요 기능의 퀵 버튼을 스크린 옆에 배치해 낯선 메뉴를 끊임없이 들락거려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준다. 운전 중 조작성이 여타 터치 스크린보다 나은 것도 그런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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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의 전매 특허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도 여전하다. 직경이 작고 그립감도 좋은 스티어링 휠 상단에 위치한 계기판은 조향각과 상관없이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디자인도 멋스럽고 시인성도 좋다. 다만 여전히 반시계방향으로 올라가는 타코미터는 낯설다. 대칭의 멋도 있지만 다음 모델에서는 가급적 시계방향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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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승에서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단연 파워트레인이다. 이번에 추가된 308 1.6은 여러 의미를 갖는데, 엔트리 라인업 강화를 통한 수요층 확대 뿐 아니라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오랫동안 고집해 온 MCP를 포기하고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는 데에서 향후 푸조의 소형차 변속기 정책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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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심장은 1.6L 직렬 4기통 BlueHDi 디젤 엔진이다. 유로6가 적용되면서 엔진 성능이 소폭 개선됐다. 최고출력은 120마력, 최대토크는 30.6kg.m으로 구형 모델 대비 10% 가량 높아진 성능이다. 대표적인 경쟁 모델이자 세그먼트 1위인 골프 1.6 TDI의 경우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25.5kg.m으로 308의 동급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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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주행에서도 308 1.6은 제원 상의 성능을 뛰어넘는 경쾌한 달리기 실력을 자랑한다. 아무래도 배기량이 작아지니 2.0에 비해서도 엔진 소리가 거슬리지 않는다. 디젤임에도 불구하고 소음·진동이 별로 느껴지지 않고 부드러운 회전 질감이 일품이다. 최대토크가 1,750rpm부터 발휘돼 초반부터 힘껏 박차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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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푸조는 1.6L 이하급 엔진에 수동 기반의 싱글클러치 변속기, MCP를 사용해 왔다. 쉽게 생각하면 수동변속기에서 클러치 조작과 변속을 기계가 대신 해주는 셈인데, 수동 모델보다 뛰어난 효율과 우수한 직결감에도 불구하고 변속 시의 울컥임과 이질적인 작동 방식 때문에 불평이 적지 않았다. 사용법을 숙지하면 별 충격 없이 조작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만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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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로운 EAT6 변속기는 변속충격과 거리가 멀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엔진과 맞물리는 궁합이 예사롭지 않다. 부드러우면서도 반응속도는 민첩하고, 다운시프트 시에도 울컥임 없이 회전수를 맞춰준다. 그 동안 푸조 1.6을 타면서 부족하다고 느낀 2%가 완전히 해소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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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새로 추가된 다이내믹 스포츠 모드다. 기존 2.0에도 스포츠 모드는 있었지만 1.6 모델에 적용된 다이내믹 스포츠 모드는 스포츠 모드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미션 로직과 스로틀 반응이 변하는 것은 물론이고, 계기판이 붉은 빛으로 물들면서 전자 게이지를 통해 출력과 부스트 압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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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인공적으로 스포츠카같은 배기음이 나오는데 퍽 그럴싸하다. 기민한 움직임과 더불어 운전 재미를 더한다. 단 계속 듣다보면 울리는 소리가 거슬리는데, 스포츠 모드만 켜고 사운드를 끄고 싶을 때는 직관적인 조작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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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구간을 지나 와인딩 로드에 들어서면 프랑스 차의 잘 단련된 하체가 빛을 발한다. 2.0 모델 대비 가벼운 엔진 덕에 출력은 낮아도 전체 밸런스는 더 뛰어난 느낌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서스펜션은 자꾸만 코너를 파고들고 싶게 만든다. 다만 시프트 패들이 스티어링 휠이 아닌 칼럼 부위에 연결돼있기 때문에 코너가 연속되는 와인딩에서 조작이 불편한 점은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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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MCP의 효율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새 변속기는 효율 면에서 다소 손해를 보는 기분이다. 308 1.6의 공인연비는 복합 16.2km/L, 고속도로 17.7km/L, 도심 15.2km/L이다. MCP가 탑재된 구형 모델의 복합 18.4km/L에 비해 소폭 하락한 셈. 하지만 푸조 디젤의 실연비가 워낙 뛰어나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연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행과 오르막 와인딩이 포함된 코스에도 불구하고 트립 실연비는 15km/L이 넘었고, 60km/h 정도의 속도로 주행할 때는 20km/L가 넘는 연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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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308 1.6은 그간 푸조의 아쉬웠던 모든 부분을 단숨에 해소시켜주는 청량제같은 모델이다. 특히 그간 푸조의 다른 장점들을 무마시켰던 변속기가 바뀌니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을 맞춘 것처럼 기존의 장점들과 시너지 효과를 낸다. 결과적으로 C-세그먼트 엔트리 모델 시장에서 높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탁월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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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장한 디자인, 효율, 실속, 주행 감각까지 갖춘 308 1.6의 가격은 해치백이 악티브 2,950만 원, 알뤼르 3,190만 원이다. 308SW 1.6은 알뤼르 단일 트림으로 나오며 가격은 3,390만 원이다. C-세그먼트 1.6L급 라인업의 부재가 해결됐으니 308 1.6이 장차 푸조의 순항을 이끌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특히 동급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골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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