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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성도 파워도 놓치지 않았다, 렉서스 NX 200t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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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6일, 렉서스는 도심형 SUV 라인업인 NX에 2.0 터보 엔진을 탑재한 NX 200t를 한국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기존에 2.5L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 NX 300h로 부족함 없는 성능과 우수한 연비, 실용성과 럭셔리 모두를 확보했던 것에 이어 경쾌한 성능을 갖춘 가솔린 라인업을 추가한 것.

2L급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근 다운사이징의 대표 격으로써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 미국의 GM과 포드, 현대기아차 등 세계 각국의 주요 브랜드들은 앞다퉈 2.0 가솔린 터보 엔진을 도입, 기존의 3L급 6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그간 유독 자연흡기 다기통 엔진에 강한 집착을 보여 온 렉서스는 이 NX 200t를 통해 북미 시장에 최초로 터보 엔진을 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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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브랜드들이 일반모델과 하이브리드를 함께 출시하거나 보다 많은 연구 개발을 필요로 하는 하이브리드를 일반 모델보다 늦게 출시하는 것과 달리 한국시장에 NX 300h를 앞서 선보이고 NX 200t를 뒤늦게 출시한 렉서스의 상품 전략에는 관심이 간다. 렉서스 하이브리드의 강점인 연비를 우선 앞세우고 저유가 추세를 틈타 고성능 모델을 선보인 것으로 봐도 되겠다. 하이브리드가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소비자들에의 어필도 가능할 것이다. 더 작고 더 강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NX 200t를 시승해 봤다.

시승은 총 주행거리 150km 정도의 구간에서 간단히 이뤄졌다. 이른 아침 비가 내려 노면이 젖어 있었고 시승 구간에 교통량도 많았지만, 차의 특성을 간단히 파악하기에는 충분했다. 이전에 하이브리드인 NX 300h를 시승한 적 있는 만큼 이번 시승에서는 NX 200t만의 특장점을 찾는 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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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상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최근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해서 유난스러운 전용 디자인을 채택하지 않는다. 그나마 외관 상에서는 엠블렘과 휠 디자인, NX 200t의 듀얼 머플러 팁 정도가 차이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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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스포츠 모델로 가면 조금 더 변화는 뚜렷해지는데, 우선 가로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강렬한 메쉬 타입으로 바뀐다. 그릴 하나 바꿨을 뿐인데 제법 인상이 험악해 진다. 좌우 휀더에는 F 스포츠 엠블렘이 추가되고, 휠 역시 전용 디자인으로 바뀐다. 그 밖에도 서스펜션 세팅 또한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F 스포츠 시승차는 단 한 대 뿐이라 그 차이를 확인하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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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역시 깔끔하고 사용하기 편한 기존 레이아웃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더 이상 하이브리드가 아니기 때문에 계기판은 에코 게이지 대신 일반적인 타코미터가 탑재된 타입이다. 기자가 탑승한 시승차는 기본형 모델인 슈프림이라 편의사양이 약간 제한됐지만, 상위 모델의 경우 매력적인 마크 레빈슨 오디오나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전동식 리어시트 폴딩 등의 첨단 편의사양을 그대로 탑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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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스포츠 모델은 인테리어에서도 약간의 차별화를 둔다. 우선 보다 홀딩력을 강화한 전용 스포츠 버킷 시트가 눈에 들어온다. 시트에 앉으면 스포츠카의 감성이 느껴지는 알루미늄 페달, 패들 시프트까지 포함된 전용 타공 스티어링 휠, 전용 기어노브와 레드 스티치 및 블랙 인테리어 등 강해 보이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앞서 IS 250 F 스포츠에서 선보였던 디지털 계기판이 탑재되지 않은 것. 계기판에서 부스트 게이지를 확인할 수 있는 등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LF-A 타입의 매력적인 전용 계기판을 NX 200t에서도 볼수 있었다면 더 좋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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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대해서는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 달리며 주행감각의 차이에 더 집중해 봤다. 우선 한결 민첩한 반응이 인상적이다. 하이브리드 전용 CVT 변속기가 6단 자동 변속기로 대체된 덕이 가장 클 것이다. 여기에 엔진 힘도 좋아졌으니 기존에도 출력이 부족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넉넉한 출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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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 200t의 핵심인 2.0L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이 238마력, 최대토크는 35.7kg.m에 이른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다양한 첨단 기술이 아낌없이 적용된 렉서스의 야심작이다. 우선 세계 최초로 실린더 헤드 내에 배기 매니폴드가 일체형으로 내장됐다. 덕분에 배기가스가 엔진의 워터자켓을 통해 냉각되면서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 터보차의 천적인 더운 날씨에도 균일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수냉식 인터쿨러도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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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주행환경에 따라 직·간접 분사를 혼용하고,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하이브리드 엔진과 같은 앳킨슨 사이클로 변화하면서 효율을 높이는 등 예사롭지 않은 신기술이 곳곳에 적용됐다. 그 결과 6기통급 성능을 내면서도 효율이 발군이다. 공인연비는 복합 9.5km/L, 도심 8.4km/L 및 고속 11.3km/L인데 실제 주행에서 시내연비는 약 8.5km/L, 고속도로 연비는 약 13km/L 수준이었다. 고속도로에서 90km/h 정도로 순항하면 평균연비는 어렵지 않게 15km/L까지 올라갔다. 2,165kg의 차량 총중량을 고려하면 실로 탁월한 연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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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면에서는 넓은 영역에서 최대토크가 뿜어져 나오는 만큼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NX 300h의 경우 하이브리드의 특성 상 저속에서는 매우 민첩하다가도 고속으로 갈 수록 힘에 부쳤는데, NX 200t는 초고속 영역까지 꾸준한 가속이 가능했다. 트윈스크롤 터보를 채택해 가속력이 폭발적이라기보다는 꾸준하게 밀어주는 느낌이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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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고속안정성도 충분히 확보했고, 렉서스답게 어떤 환경에서도 부드럽고 조용하다. 현존하는 4기통 터보 엔진 중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속도 영역과 무관하게 확보했다. 엔진 사운드를 듣고 싶다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덜덜거리는 디젤보다는 훨씬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젤 못지 않은 효율을 낸다는 점은 탁월한 메리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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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미끄러운 노면때문에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 AWD’라는 멋진 이름이 붙은 4륜구동 시스템을 제대로 테스트하지 못했다는 점.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굴리고 엔진이 앞바퀴를 굴리던 NX 300h와 달리 NX 200t는 가로배치 기반 사륜구동 시스템을 전 모델에 기본 탑재, 앞뒤 동력배분을 100:0에서 50:50까지 나눌 수 있다. 이후 며칠 간 시승을 해볼 때 AWD의 안정성과 돌파력을 테스트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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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NX 200t는 디젤 일색의 도심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크고 무거운 SUV에 가솔린이 들어간다고 형편없는 연비가 나올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도 좋다. 가솔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민첩하고 경쾌한 성능과 첨단 기술을 통해 달성한 디젤 못지 않은 연비는 렉서스가 자랑하는 놀라운 정숙성과 안락함, 풍부한 편의사양과 합쳐지면서 여느 경쟁자도 흉내내지 못할 NX만의 가치를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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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 200t는 사양에 따라 세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기본형인 슈프림은 5,480만 원, 스포츠 사양을 갖춘 F 스포츠는 6,100만 원, 호화로운 편의사양으로 무장한 이그제큐티브는 6,180만 원이다. 6,380만 원인 기존 NX 300h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다는 점 또한 NX 200t의 메리트가 되겠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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