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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저격! SUV로 변신한 해치백, 메르세데스-벤츠 GLA 200 C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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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백인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를 베이스로 개발된 세단 CLA에 이어, 새롭게 추가된 컴팩트 SUV GLA는 실용성의 상징인 해치백의 실용성을 더욱 극대화한 모델이다. 조금 더 높아진 지상고로 인해 조금 더 험한 길에도 들어 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의 전부일 수 있지만, 전형적인 SUV를 닮지 않은, 좀 더 과격한 해치백 스타일의 SUV가 주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달리기 실력이나 연비, 공간 등은 기존의 A클래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차, 완전 ‘취향 저격’이다. 취향 저격이라는 표현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다. 모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박진영 심사위원이 한 말이다. 취향은 서로 다를 수 있는데, 모 참가자의 노래 스타일이 자신의 취향에 완벽하게 맞았다는 말이다. 그런데 메르세데스-벤츠 GLA가 내게는 그야말로 취향저격이다. 내 취향에 딱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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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상품성 면에서 완벽하진 않다. 굳이 완벽하지 않은 부분을 꼽자면, 스마트키, 냉방시트, 히티드 스티어링 휠 등 편의 장비의 미 적용, 한글 지원이 되지 않는 오디오(계기판 가운데 모니터에서는 지원이 된다), 조금 시끄러운 디젤 엔진, 경쟁모델 대비 높은 가격 등이다.

그렇다면 내 취향에 꼭 맞는 부분은 무엇인가? 국내 기준 준중형에 해당하는 컴팩트한 사이즈에 해치백을 닮았지만 지상고가 좀 더 높은 소극적인 SUV 스타일, 그리고 조금은 더 가능성이 커진 오프로드 주행, 좀 더 스타일리시한 과격한 디자인, 적당한 운동성능 등이 그것이다. 내 이런 취향은 오래 전 공개된 아우디의 소형 크로스오버 컨셉트 ‘슈테펜볼프’에서부터 시작됐다. 해치백의 지상고를 높여 오프로드도 주행할 수 있으면서 스타일이 살짝 과격하고 달리기 실력이 무척 뛰어난 컨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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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클래스를 베이스로 먼저 개발된 세단 CLA에 이어서 등장한 GLA는 컴팩트 SUV다. 하지만 얼핏 봐서는 우리가 아는 SUV와 전혀 닮지 않았다. 그냥 해치백 같아 보이는데 어딘지 좀 더 과격한 것도 같고, 지상고가 좀 더 높은 것도 같다. 차를 잘 모르면 A클래스와 쉽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우선 차체 전장×전폭×전고가 4,440×1,805×1,510mm에 휠베이스가 2,700mm로 CLA클래스의 4,690 x 1,775 x 1,430mm, A클래스의 4,305×1,770×1,445mm에 비해 전폭과 전고가 가장 크고, 길이는 중간이다. 휠베이스는 3 차종이 모두 2,700mm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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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베이스 2,700mm는 현대 아반떼와 같은 크기이므로, CLA는 아반떼, A클래스는 i30(휠베이스 2,650mm)와 비교할 수 있겠지만 GLA에 해당하는 국산 모델은 아직 없다고 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입장에서는 GLK 아래급의 소형 SUV로 개발한 만큼, BMW X1, 아우디 Q3 등과 경쟁하고, 크기 면에서 어느 정도는 현대 투산ix나 기아 스포티지 R과 비교할 수도 있다.

투싼이나 스포티지보다 작아보이는 차체 때문에 그 아랫급인 소형 크로스오버 모델들인 르노삼성 QM3, 쉐보레 트랙스, 쌍용 티볼리와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GLA의 출생이 워낙 독특해서 이들 중 어느 모델도 완벽하게 동급 경쟁모델이라 하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QM3, 트랙스, 티볼리 등은 휠베이스가 2,555~2,605mm 정도이고, 투싼과 스포티지도 휠베이스가 2,640mm 밖에 안 된다. SUV 중 휠베이스가 2,700mm에 이르는 모델은 현대 싼타페다.

결국 GLA는 휠베이스는 싼타페 크기인데 차체는 QM3 느낌인 차여서 그만큼 포지셔닝이 애매하다. GLA와 또 유사한 모델로는 폭스바겐 골프를 베이스로 만든 이전세대의 크로스 골프나 현재의 골프 올트랙, 혹은 볼보의 크로스컨트리 정도를 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위에 언급된 모든 크로스오버 모델들 중 GLA가 취향에 가장 잘 맞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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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A클래스를 닮은 앞모습에 터프한 범퍼 가드를 더하고, 펜더를 확장하고, 지상고를 높여서 키를 키운 모습이다.

옆모습에서도 전체적인 비례가 A클래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좀 더 높아진 지상고는 식별이 가능하다. 길이는 A클래스보다 135mm 더 긴데 이마저도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뒷모습도 A클래스를 살짝 닮은 데서 시작해서 리어 램프와 각종 라인들이 조금씩 다르다. 역시 범퍼도 디자인이 과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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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A클래스, CLA와 거의 같다. CLA에는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스포티한 시트가 적용된 점이 차이가 나고, 대쉬보드는 CLA와 GLA가 알루미늄 패널 장식이 더해진 점이 동일하고 A클래스가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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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 역시 앞바퀴 굴림 모델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휠베이스로만 놓고 보면 실내 공간이 거의 싼타페 수준이어야 하는데 실제 느낌에서는 그 정도로 넓게 느껴지지 않는다. 키가 더 큰 정통 SUV와의 차이일 수도 있겠고, 현대를 비롯한 국내 메이커들이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데 많은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어쨌든 GLA 역시 겉으로 보기에 무척 컴팩트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휠베이스는 꽤 긴 편이고, 실내도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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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엔진을 닮은 동그란 에어컨 통풍구가 여전히 시선을 끌고 그 위에 부착(?)된 모니터는 태블릿PC를 올려 놓은 스타일이다. 한국형 네비게이션과 한글로 표시되는 커맨드 시스템이 지원된다. 네비게이션은 아틀란이 지원되고 내비게이션 화면에서는 터치 스크린이 지원된다. 하이패스 장치는 글로브 박스 안쪽에 장착돼 있다.

전체적으로 한글 지원이 잘 되는 편이지만 오디오에서 음악 파일의 한글 이름 등은 인식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운데, 같은 파일명이 계기판 가운데 모니터를 통해서는 한글로 표시되는 것은 참 의아하다. 오디오는 특별한 브랜드가 적용되진 않았지만 음질은 꽤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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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시인성이 좋은 데다 엔진이 정지했을 때 회전계와 속도계 바늘이 수직으로 서 있는 모습이 페라리의 계기판 컨셉이어서 스포티한 느낌도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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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에는 히팅 기능이 없고, 시트에는 히팅 기능만 있고 냉방 기능이 없다. 스티어링 휠에는 시프트 패들이 적용돼 있고, 기어 레버는 센터 터널이 아니라 스티어링 칼럼에 위치해 있다.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칼럼에 위치한 전자식 기어 레버는 조작이 무척 편리하다. 특히 주차할 때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고 마지막에는 기어를 주차 위치에 두는 여러 조작이 번갈아 일어나는 상황에서는 오른손의 이동 거리가 극히 짧아 무척 편리하다.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돼 있고, 브레이크 홀드는 원할 때만 브레이크 페달을 깊게 밟으면 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오토홀드보다 편리하고 상황에 잘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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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펼쳐진 파노라마 루프가 시원한 개방감을 더한다. 화물공간은 A클래스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반듯하게 정리된 스타일이어서 활용성은 무척 높을 것으로 보인다. 가족끼리의 가벼운 여행이나 주말 쇼핑 등에는 크게 부족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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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는 국내에 2.1 디젤 엔진을 얹은 200CDI와 2.0 가솔린 터보 엔진이 적용된 45 AMG 4매틱 이렇게 2가지 트림이 출시됐다. 향후 추가로 220 CDI 4매틱이 추가되면 좋겠다. 시승차는 200 CDI로 앞바퀴 굴림 모델이다.

엔진은 A와 CLA의 200 CDI에는 1.8 디젤 엔진이 얹힌 반면, GLA 200 CDI에는 2,143cc 터보 디젤이 얹혔고 최고출력 136마력/3,200~4,000rpm, 최대토크 30.6kgm/1,400~3,000rpm를 발휘한다. 배기량은 다르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똑 같다는 것이 재미있는데, 이들이 발생되는 회전수가 조금 낮은 구간에서부터 시작된다.

변속기는 A, CLA와 같은 7단 듀얼클러치 7G-DCT가 적용되고, 복합 연비는 A와 CLA 200 CDI가 18.0km/L, GLA 200 CDI가 16.2km/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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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패들을 이용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회전수를 활용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가운데 위치한 M – E – S 모드변환 버튼으로 수동모드에 고정할 수 있는데, 어떤 모드에서도 킥다운도 되고, 레드존에서 자동으로 시프트업도 된다. 회전수 매칭은 매우 정교하게 잘 된다. 하지만 고성능이라고 보기 힘든 디젤 모델에 굳이 시프트패들이 필요할까? 시프트패들 대신 냉방시트를 넣어주면 더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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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실력은 고급스러우면서 안정적이다. 가속은 뛰어난 편은 아니고 일상적인 주행에서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중량이 늘고 지상고가 조금 높아지면서 가속감이 조금 둔해졌을 수 있지만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앞바퀴 굴림 방식에서 오는 차이도 크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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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안정감과 안락함이 잘 조화된 주행감각이 여유롭게 다가온다. 고속에서도 안정감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지상고가 높아졌는데도 굉장히 안정적이고 고급스러운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트레드가 늘어서 인지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SUV 느낌보다는 해치백 느낌으로 달릴 수 있다.

반면 와인딩을 과격하게 주행한다면 뒤가 가벼운 해치백의 특성이 드러나고, 메르세데스 특유의 민첩한 ESP가 자세를 적극적으로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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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지상고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시트 포지션도 살짝 높아져서 타고 내리기가 무척 편리한 점도 큰 장점이다. 이 정도 높아진 것으로 과격한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과속 방지턱 정도는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지상고가 좀 더 높은 4륜 구동 모델이라면 자유도가 더 높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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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공간, 큰 차체, 싼 가격의 SUV를 원하는 이들은 메르세데스-벤츠 GLA에서 눈길을 거두는 편이 좋다. 반면 작고 개성 있는 차를 선호하는 기자에게 메르세데스-벤츠 GLA는 사이즈와 공간, 디자인 컨셉 등에서 완벽한 취향 저격 모델이다. A 클래스는 경쟁 모델인 폭스바겐 골프를 상대하기에 벤츠 마크를 제외하고는 특색 없어 보이는 반면, GLA는 경쟁자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컨셉이 나름의 매력이다. 강력한 가솔린 엔진과 4륜구동이 더해진 45 AMG 모델이 기대된다. 물론 흔히 말하는 안드로메다 가격이 걸리긴 하지만 말이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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