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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이제는 편하게 타세요, 미니 5도어 해치백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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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5도어 해치백은 늘어난 휠베이스 만큼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 공간이 늘어났다. 무엇보다 도어가 2개 더 늘어나면서 뒷좌석 이용이 제대로 편해졌다. 편의성 못지 않게 좋아진 것은 주행 안정성이다. 5도어 해치백 쿠퍼 S는 골프 GTI 수준의 핫해치로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미니가 외치는 고카트 필링에는 3도어 해치백이 정답이다. 5도어 해치백은 미니 시장 확대의 새로운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니가 자꾸 자꾸 커지고 있다. 이제는 미니란 이름을 유지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미니는 더 이상 작다는 뜻이 아니고 그냥 브랜드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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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와 미니 브랜드의 다양한 모델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시승하는 BMW 그룹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가 11월 4일과 5일, 양일에 걸쳐서 정선과 강릉, 횡계 등 강원도 일대에서 열렸다. 마침 미니 5도어 해치백 출시 행사 직후에 연이어 진행된 만큼 준비된 20여 대의 시승 차 중 단연 미니 5도어 해치백에 관심이 집중된 행사였다.

드라이빙 행사가 시작되면서 처음에는 BMW X1을 시승했고, 시승 후반 부에는 그날 출시된 완전 따끈따끈한 신차 미니 5도어 해치백 쿠퍼 S를 시승할 수 있었다. 이날 출시된 미니 5도어 해치백은 쿠퍼, 쿠퍼 하이트림, 쿠퍼 S, 쿠퍼 D, 쿠퍼 D 하이트림, 쿠퍼 SD의 총 6가지 트림이었는데 그 중 가장 강력한 쿠퍼 S를 시승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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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5도어 해치백은 지난 봄에 국내에도 출시된 3세대 미니를 기반으로 휠베이스와 차체를 더 크게 키운 모델이다. 무엇보다 뒷좌석으로 바로 열고 들어갈 수 있는 뒷 도어가 추가된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미니의 출생의 비밀 덕분에 3도어와 5도어는 서로 다른 차체 크기를 가지게 됐다.

대표적인 해치백인 폭스바겐 골프를 예로 들면 3도어와 5도어는 차체 크기가 같다. 단지 옆 면에 도어가 1개냐, 2개냐가 다를 뿐이다. 하지만 미니는 워낙 작은 차체에 3도어를 가졌다 보니 실용적인 5도어 모델을 만들면서 아예 차체를 키운 것이다. 이런 예는 자동차 역사 상 처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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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5도어는 기존 3도어 대비 휠베이스가 72mm 늘어나고, 길이는 161mm 늘어났다. 뒷좌석 공간과 함께 트렁크 공간도 늘어났음을 수치를 통해서 짐작할 수 있다. 높이도 11mm 높아진 반면 폭은 그대로다.

디자인은 앞과 뒤에서 봤을 때는 3도어 모델과 구분하기가 어렵다. 3세대 미니의 요소들이 그대로 적용됐다. 하지만 옆에서 보면 굳이 도어 수를 세어 보지 않더라도 첫 눈에 더 길어진 차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해치를 타고 내려 오는 라인이 3도어는 그냥 직선에 가깝데 떨어지는 반면, 5도어는 D필러가 살짝 누운데다, 트렁크 부분에서 뒤로 살짝 부풀어 올랐다. 3도어와 5도어의 해치도어 라인이 많이 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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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3새대 미니 그대로다. 동그란 계기판과 그 옆에 붙은 연료 게이지, 회전에 따라 불빛이 바늘처럼 움직이는 센터페시아 모니터 하우징, 터치패드가 적용된 새로운 i드라이브, 기어 레버 하우징에 위치한 다이얼 형태의 드라이브 모드 조절 장치, 몸을 잘 지지해 주는 시트, 그리고 센터페시아 중앙 토글 스위치들 사이에 자리잡은 빨간색 시동 버튼 등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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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열 도어가 짧아져 좁은 공간에서의 승하차가 쉬워졌고, 2열을 위한 별도의 도어가 만들어진 만큼 2열로의 접근이 정상(?)적으로 편해졌다. 그리고 2열 공간이 확대됐다. 무릎 공간에 여유가 더해진 것이다. 그럼에도 2열 도어는 일반적인 4도어 모델들의 도어에 비하면 짧은 편이다.

트렁크도 열어보면 조금 더 넓어진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열 공간이 확대된 만큼 시트백을 눕히고 화물칸으로 쓸 경우 트렁크 공간은 훨씬 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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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미니의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가 정말 마음에 들지만 옆 문이 1개 밖에 없는 불편함 때문에 미니를 살 수 없다고 말했던 많은 이들이 이제는 더 이상 핑계를 댈 구실이 없어졌다. 미니 최초의 5도어 모델인 미니 컨트리맨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디자인과 크기 면에서 제대로 된 미니라고 하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서 진짜 미니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드디어 제대로 된 편의성을 갖춘 미니가 등장한 것이다.

파워 트레인은 3세대 미니와 동일하다. 쿠퍼에는 3기통 1.5리터 136마력 엔진이, 쿠퍼 S에는 2.0 터보 192마력 엔진이 각각 얹히고, 쿠퍼 D에는 1.5리터 3기통 116마력 디젤 엔진이, 그리고 쿠퍼 SD에는 170마력 2.0 터보 디젤 엔진이 얹히고, 변속기는 모두 자동 6단이다. 쿠퍼 SD는 3세대 미니에서는 이번에 처음 선보였다.

이날 시승행사에는 미니 5도어 해치백 쿠퍼 S와 쿠퍼 SD가 준비되었는데, 첫 날 오후에 쿠퍼 S를 먼저 시승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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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5도어 해치백 쿠퍼 S에는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6kg.m를 발휘하는 2.0 터보 가솔린 엔진이 얹혀, 0~100km/h 가속 6.8초, 최고속도 230km/h를 발휘한다. 같은 엔진을 장착한 3도어 해치백 쿠퍼 S의 경우 0~100km/h 가속은 6.7초, 최고속도 233km/h를 기록하니까 차체가 커지면서 아주 조금 느려진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5도어 쿠퍼 S의 가속력이 현재 7세대 골프 GTI와 같은만큼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직접 시승에 나서면서 관심은 커진 차체로 인해 운동성능에 어떤 차이가 느껴지느냐에 모아졌다. 우선 가속력은 3도어에 비해 불과 0.1초가 차이가 나지만 미세하게 둔해진 느낌이 든다. 차체가 크다는 것이 의식되어서일 수도 있지만 아주 살짝 부드러워진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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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안정감은 크게 향상됐다. 휠베이스가 72mm 늘어난 것은 차체 크기 대비 상당히 크게 확대된 것이다. 그로 인해 안정감이 분명히 향상되는데, 서스펜션 댐퍼의 반응도 3세대 3도어에 비해 좀 더 단단해졌다. 늘어난 휠베이스와 무게를 감안해 서스펜션 세팅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노면에서 전달되는 반응이 조금 더 예민해져서 부드러운 승차감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주행에서 오는 안정감은 훨씬 높아졌다. 3세대가 처음 등장했을 때 서스펜션 세팅이 2세대보다 더 부드러워지면서 안정감에서도 약간 손해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5도어가 그 부분을 나름 잘 해석해서 내 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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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코너링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겠다. 매우 안정적으로 코너를 도는 느낌은 분명한데도 3도어의 경쾌함에는 못 미친다. 전반적으로 제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보했는데 서스펜션을 좀 더 단단하게 조정해서 안정감을 높인 부분은 기대 이상이다.

다음 날 오전에 이어진 시승에서는 쿠퍼 SD 모델을 시승했다. 가장 강력한 쿠퍼 S에 이어 강력한 파워와 뛰어난 연비를 모두 갖춘 SD까지 연이어 시승했으니 비록 짧은 시승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다 타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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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 SD에는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2.0 터보 디젤 엔진이 얹혀, 0~100km/h 가속 7.3초, 최고속도 223km/h를 발휘한다. 차체 사이즈 면에서 골프보다는 분명 한 사이즈 작은 모델임에도 미니는 골프와 비교를 당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인가 보다. 쿠퍼 S가 골프 GTI와 비교된 것처럼 쿠퍼 SD는 골프 GTD와 비교하게 된다. GTD도 2.0 디젤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9kg.m, 0~100km/h 가속 7.5초, 최고속도 228km/h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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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D가 휠베이스 2,640mm로 미니 5도어의 2.567mm에 비해 좀 더 크다. 당연히 차체도 더 크고 무거운 만큼 엔진 성능이 앞서지만 가속력에서는 미니 쿠퍼 SD가 0.2초 앞선다. 가격은 골프 GTI가 4,350만원, GTD가 4,240만원이고, 미니 5도어 쿠퍼 S는 4,340만원, 쿠퍼 SD가 4,4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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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 SD는 가속력 면에서 기대보다 빨랐다. 쿠퍼 S가 기대보다 아주 살짝 느린 느낌이어서 쿠퍼 SD는 상대적으로 덜 기대했는데 무척 경쾌하게 잘 달렸다. 특히 두터운 토크감으로 등을 미는 느낌이 상당히 좋다.

안정감은 전날 탔던 쿠퍼 S와 비슷했다. 디젤 모델의 경우 가솔린 모델과 주행 느낌이 조금 다른 경우들도 꽤 있는데 쿠퍼 S와 쿠퍼 SD는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 더불어서 고속 직진 안정성은 매우 좋은데, 고속에서 급차선 변경을 시도해 보면 기대 이상으로 좌우로 롤이 크게 발생하는 것이 지난 번 3도어 해치백을 시승하면서 경험했던 것과 비슷하다. 서스펜션이 조금 더 단단해 지면서 롤 발생도 조금은 억제된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여전히 다소 불쾌한 롤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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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5도어 해치백의 목표는 분명하다. 그 동안 2개의 도어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미니의 매력을 애써 외면할 수 밖에 없었던 고객을 잡는 것이다. 이 목표는 상당 부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서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미니의 팜므파탈적인 매력에 빠져 들 수 있는 고객들의 일부도 5도어로 이동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자꾸만 커져가는 미니가 못내 야속하기도 하다. 자녀가 성큼성큼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뿌듯해 하는 부모의 가슴 한 켠에 키우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어리고 귀여웠던 조그만 아이에 대한 그리움이 함께 존재하는 마음과 비슷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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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을 높이겠다는 미니의 의지는 쿠퍼 D에서 극대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높은 연비가 고객들의 마음을 더 크게 끌어 당길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5도어 모델은 좀 더 실용적이고, 안정적이면서도 미니의 디자인적 매력과 이미지를 원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3도어 모델은 고카트의 필링을 더한 운전재미를 원하는 이들에게 각각 어필하는 것으로 세분화 됨으로써 더 다양한 미니 고객들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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