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here: Home / Theme / “상용차 끝판왕” 길을 만드는 차 유니목 직접 타보니

“상용차 끝판왕” 길을 만드는 차 유니목 직접 타보니

DSC09779

요즘 두루 사용되는 유행어 중에 “끝판왕”이라는 말이 있다. 오락게임의 최종보스를 우리말로 풀어 쓴 말인데, 그만큼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독보적인 존재를 일컫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승용차를 떠올리지만, 사실 상용차 역시 승용차 못지 않은 첨단기술을 탑재하고 놀랄만 한 성능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런 상용차 중 진정 끝판왕이라고 할 만한 존재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상용차 유니목(Unimog)이다.

DSC09776

한국에 메르세데스-벤츠 상용차를 수입하는 다임러 트럭 코리아는 10월 23일부터 24일까지 용평 리조트에서 유니목의 오프로드 주행 시연과 동절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독보적인 험로주파능력을 갖춘 유니목은 흔히 만날 수 없는 차량인 만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용평으로 향했다.

행사는 스키 슬로프에 특별히 마련된 야외 오프로드 코스에서 진행되었다. 종종 SUV 등이 새로 출시되면 가설된 철제 행사장 등에서 간이 오프로드 체험을 하는 경우는 많지만, 유니목의 큰 차체에 맞게 만들어진 대형 오프로드 체험장은 스케일부터 인상적이었다.

DSC09448

이번 행사는 오프로드 시연과 더불어 다가오는 겨울철에 대비하여 제설차량을 필요로 하는 관공서에 대한 유니목 차량 소개, 그리고 유니목을 소유하고 있는 관공서, 기업 및 개인의 차량 점검 등이 주된 목적이었다.

DSC09734

유니목은 “다목적의 모터(엔진)가 달린 장비(Universales Motorgeraet)”의 독일어 표기에서 머릿글자를 따와 만든 명칭이다. 이름처럼 유니목의 용도는 실로 무궁무진하다. 현장에도 다양한 종류의 제설차가 전시, 소개되어 있었는데, 제설 이외에도 도로정리, 시설관리, 군용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DSC09820

유니목 라인업은 크게 장비를 장착할 수 있는 앙증맞은 사이즈의 다목적 차량 U500과 장비가 없는 대신 험로주파능력을 극대화시킨 U5000 등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국내에는 U500만 판매되고 있으며, 향후 U5000 역시 인증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출시된다고 한다.

DSC09770

유니목은 어떤 차도 따라오기 힘든 압도적인 오프로드 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의 모든 오프로드 매니아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특히 전진 24단, 후진 22단 총 46단의 변속기가 탑재되어 최저 0.13km/h에서 최고 90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유연한 차체 프레임과 포털액슬 구조로 높은 최저지상고와 낮은 무게중심을 동시에 구현해냈다. 타이어 공기압 조절장치 등이 탑재되어 있어 어떤 최악의 노면이라도 돌파할 수 있다.

DSC09815

행사는 간단한 환영사에 이어 시연과 시승, 제품설명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시연행사에서는 독일에서 초빙된 전문 오프로드 드라이버가 U5000으로 거침없는 험지주행을 선보인 데 이어 좀 더 다목적으로 활용되는 U500 차량이 저속기어를 활용하여 난코스를 돌파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DSC09758

행사장에는 60%~80% 경사도에 이르는 급경사면과 진흙탕, 1m 깊이의 물웅덩이 등 웬만한 오프로더로도 엄두를 못 낼 코스들이 짜여져 있었다. 그러나 유니목은 가뿐하게 모든 코스를 통과했다. 유니목은 100%(45도)의 급경사도 등판할 수 있고 최대도섭심도는 1.2m에 이른다.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실제로 시연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손쉽게 코스를 돌파하여 현실감이 없을 정도였다.

DSC09632

U500 차량의 시연코스는 철골구조로 된 인조 오프로드 코스에서 진행되었는데,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철제 언덕에서 유니목의 타이어가 미끄러지며 올라가지 못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다른 차라면 등판을 포기했을 상황. 그러나 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서 오히려 유니목의 진가가 확인되었다. 0.13km/h로 주행하는 저속기어를 사용하여 서서히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 것. 초저속으로 움직이자 미끄러운 철판 위에서조차 타이어가 미끄러지지 않고 마침내 등판에 성공했다. 과연 끝판왕 다운 실력이었다.

DSC09805

점심식사 후에는 제품소개와 동승체험이 이뤄졌다. U5000의 파워풀한 드라이빙도 궁금했지만, 시간 관계상 기자는 저속기어를 체험할 수 있는 U500 차량에 동승해보기로 하였다.

DSC09800

직접 타보니 자동차라기보다는 중장비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여러 개의 레버와 수많은 버튼들을 통해 유니목의 수많은 기능들을 컨트롤하고 있는 것 같았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복잡한 조작패널에서 발견한 깜찍한 동물모양 버튼. 토끼는 고속, 당나귀는 중속, 그리고 거북이는 저속기어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24단의 기어는 일반 승용차처럼 순차적으로 변속되는 것이 아니라 페달쪽에도 큰 변속기가 달린 자전거의 변속기를 떠올리면 되겠다. 고속, 중속, 저속에서 각각 단수를 선택할 수 있어 총합 24단이 된다고 한다.

DSC09798

엔진회전수는 올라가는데 아주 느린 속도로 코스를 하나씩 돌파하는 느낌이 색다르다. 지프 랭글러같은 차량의 로우기어를 넣은 것처럼 슬금슬금 코스를 타고 넘는다.

마지막 철제 언덕에서는 조금 전 봤던 초저속 기어를 다시 넣었다. “지금 차가 움직이고 있는 건가요?” 확인질문을 할 정도로 느린 속도로 스멀스멀 미끄러운 철판위를 올라섰다. 마침내 언덕 정상에 올라섰을 때는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오직 유니목이기에 가능한 체험이었다.

DSC09816

유니목이 국내에서 유명세를 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사실 1945년부터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도 70년대부터 수입이 시작되어 지금까지 매년 10여 대씩 판매가 이뤄졌으며, 557대의 유니목이 수입되었다고 한다. 그 중 현역으로 기동하는 차량은 약 400대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에 들어오는 유니목은 99%가 제설용도로 활용된다. 다양한 제설장비를 장착한 유니목은 산간 오지로 가는 길을 뚫을 수 있는 유일한 제설차이다. 앞뒤에 장착된 PTO(Power Take-Off)를 통해 강력한 제설장비는 물론, 해외에서는 각종 도로관리장비 등도 장착하여 사용한다고 한다.

DSC09693

현재 수입되는 U500의 판매가는 기본형 차량이 약 3억 3천만 원 선. 주문제작 형태로 판매되기 때문에 선택사양에 따라 가격에는 변동이 있다고 한다. 비싼 가격때문에 신차를 개인용으로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제설용도 등으로 사용되던 차량이 민간에 불하되면 그것을 구입하는 개인들이 있다. 실제로 유니목 동호회가 현재 활동중이다.

DSC09808

다임러 트럭 코리아는 향후 유니목의 국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고, 점점 그 우수한 기능과 활용성이 유명세를 타고 있기 때문. 또 내년부터 들어오는 U5000은 극한의 오프로드 실력으로 말미암아 군용, 산간지역 인원수송용 등의 판매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한다. 또 내년부터는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새 엔진을 탑재한 유니목이 수입될 예정이어서 환경규제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전망이다.

DSC09576

시간관계 상 나머지 시승을 해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확실한 것은 유니목이 끝판왕의 명성에 걸맞는 놀라운 오프로드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 각종 현장에서 더 많은 유니목이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유니목 캠핑카를 타고 세계일주를 하고 있다는 어느 신혼부부처럼 언젠가 유니목과 함께 오지로 떠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DSC09813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