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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와 성능을 최대한 높이면, 폭스바겐 골프 G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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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골프 GTD는 강력한 토크로 상당히 경쾌한 가속력을 뿜어낼 뿐 아니라 그렇게 달려도 여전히 연비는 경쟁 가솔린 모델 대비 월등히 높다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다. 이 정도면 ‘딱 좋아’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조금은 어중간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골프 2.0 TDI만해도 충분히 강력하고 재미있으면서 연비는 더 좋고, GTI는 더 짜릿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GTD가 답’이라는 결론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지만, 거기서 조금만 더 나아가 더욱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이 확보됐고, 소비자의 성향에 따라서 GTD 역시 매우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좋겠다.

7세대 골프의 GTI와 GTD가 지난 부산국제모터쇼를 통해서 국내에 데뷔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GTD를 먼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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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골프의 외관은 이제 많이 익숙해졌다. 6세대 보다 훨씬 샤프한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물론 전체적인 차체 라인에 직선이 많이 사용돼서 분위기도 더욱 세련된 느낌이다. 6세대 골프도 예뻤는데, 7세대가 더 매력적인 것을 보면 사람이나 자동차나 다이어트를 외면할 수는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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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D는 GTI와 함께 허니콤 그릴이 적용됐다. 하지만 왼쪽에 GTD배지가 부착됐고, 그릴 하단을 가로지르는 라인이 GTI가 빨간 색과 크롬의 조합인데 비해, GTD는 회색과 크롬의 조합으로 다르다. GTD 배지는 그릴 왼쪽과 좌우 팬더, 그리고 뒤 해치 왼쪽에 부착돼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 하단에는 에어 스커트가 적용됐고, 그릴 좌우에는 검정색의 날렵한 가로 핀이 3개씩 배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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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에서 중요한 특징은 서스펜션을 GTI와 같은 서포츠 서스펜션으로 튜닝해 차체가 일반 골프 대비 15mm 더 낮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주행 안정감은 월등히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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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기본적으로 단단하고 잘 짜여진 느낌의 골프 그대로다. 부분적으로 GTD를 상징하는 장치들이 더해졌다. 기본형 골프도 D컷 스티어링 휠을 장착했는데, GTD의 것은 좀 더 화려하다. 흰색 스티치가 더해졌고, 라인이 좀더 근육질이다. 가운데 패드도 원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뒷면에 시프트패들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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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도 기본형에 꽤 몸을 잘 지지하는 버킷타입이 적용됐었는데, GTD의 것이 더 근육을 키웠다. 그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편의 장비도 2.0 프리미엄 모델에 대거 적용됐던 것이 거의 그대로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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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D의 핵심은 결국 엔진이다. 이전 세대와 같이 4기통 2.0 터보 직분사 디젤 엔진이 얹혔지만, 출력이 6세대의 170마력/4200rpm에서 7세대 GTD는 184마력/3,500~4,000rpm으로 올라갔고, 최대토크도 35.7kg.m/1750~2500rpm에서 38.7kg.m/1,750~3,250rpm으로 올라갔다. 최고출력이 나오는 회전수가 약 700rpm 내려간 것도 눈에 띈다. 변속기는 듀얼 클러치 6단 DSG 그대로다.

성능은 0~100km/h 가속이 8.1초에서 7.5초로, 최고속도가 220km/h에서 228km/h로 높아졌다. 가속력이 빨라진 부분은 실제 주행에서도 살짝 느껴졌다. 하지만 여전히 부드럽다. GTI의 짜릿함과는 조금 차이가 난다. 그리고 5세대 TDI가 들어왔을 때 140마력으로 무척 과격하게 느껴졌던 것과도 분명 다르다. 빠른데 부드러운 것이 재미 면에서는 조금 손해 보는 기분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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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모드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노멀, 스포츠, 에코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조향과 엔진, 동적 코너링 라이트, 냉반방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원하는 상태로 세팅할 수 있는 개별 모드도 갖췄다.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디젤 모델에서는 스포츠 모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편리함과 역동성을 모두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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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정교하게, 그리고 역동성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시프트 패들을 사용하면 된다. 6단 DSG를 조절하는 시프트 패들은 무척이나 정교하다. 코너 진입 전 감속한 후 기어를 내리기 위해 패들을 당기면 정말 순식간에 최적의 회전수로 맞춰서 기어를 내려주므로 매우 부드럽게 재가속이 가능하다.

연비는 6세대 때는 복합연비가 아니었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고, 7세대의 복합연비는 16.1km (도심 14.4/고속 18.8)로 동급 최고 수준인 것은 확실하다. 이번 GTD에는 엔진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과 코스팅 기능 등 GTD최초로 블루모션 테크놀러지가 적용돼 연비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이와 같은 성능 향상에 큰 기여를 한 숨은 공신은 MQB 플랫폼의 적용이다. 폭스바겐 그룹의 여러 앞바퀴 굴림 차량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MQB 플랫폼은 단순히 공정과 개발 기간을 줄이는 것 뿐 아니라 더욱 높은 차체 강성과 중량 저감을 달성했다. 덜어낸 무게 덕분에 같은 엔진으로도 더욱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을 텐데, 엔진도 성능이 개선된 만큼 주행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더 높아진 차체 강성 덕분에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돋보인다. 또한 실제로 고속 주행과 산길 주행에서 단단한 차체가 주는 안심감은 탁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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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I와 함께 적용된 탄탄한 스포츠 서스펜션은 폭스바겐이 가진 기본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기본형 TDI로도 충분히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지만 GTI와 GTD에 적용된 스포츠 서스펜션은 그 안정성의 한계를 한 단계 높여준다. 보다 높은 최고속도를 내는 GTI와 GTD가 최고속도 영역에서도 탁월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주고, 코너링에서는 역동성과 함께 뛰어난 밸런스를 제공한다.

지난 세대 GTD는 사실 정확이 기억나지 않는데, GTI는 코너에서 강하게 가속해 보면 분명 가속상황인데 언더스티어가 아닌 오버스티어가 나는 경우가 있었다. 앞바퀴 굴림차이기 때문에 언더스티어가 나는 것이 정상인데 말이다. 이번 GTD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보였다. 한계 부근에서 밀어 부치는 재미가 탁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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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과격한 코너링에서도 높은 차체 강성이 주는 뛰어난 밸런스 덕분에 이 섀시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184마력 디젤 엔진으로는 다 보여 줄 수 없는 내공을 갖추고 있음이 느껴졌다. 폭스바겐은 GTI보다 더 강력한 엔진을 얹은 모델로 VR6, R32를 선보였고, 지금은 골프 R로 이름을 바꿨다. 특히 현재 골프 R은 4기통 2리터 엔진을 더욱 강력하게 개선해서 최고출력 300마력을 발휘하며 네바퀴 굴림을 적용했다. 골프 R 정도는 돼야 이 섀시가 가진 내공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단단한 골프에 스포츠 서스펜션까지 더해져 승차감이 좀 딱딱한 건 사실인데, 적응하는 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이전 보다 부드러움을 더 많이 내제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당연히 반가운 변화다. 특히 고속도로 같은 곳에서는 노면만 잘 정비돼 있다면 하체가 단단한 것이 오히려 더 편안함을 가져다 줬다.

단단한 움직임에 익숙해 지고 나면, 차가 마치 내 몸처럼 움직여 준다는 생각이 들면서 무척 편해진다. 시트가 몸에 잘 맞는 부분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고, 새롭게 적용된 프로그래시브 스티어링 덕분인지 핸들링이 더 예리해진 것도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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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스타트/스톱이 적용되면서 기존의 오토홀드와 함께 작동하게 되는데, 차가 정차하면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도 자동으로 잡아줘서 브레이크에서 완전히 발을 때도 시동이 꺼진 상태로 정차해 있을 수 있다. 출발할 때는 엑셀을 약하게 살짝 밟아주면 시동만 먼저 걸리고, 조금 더 밟으면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출발이 가능하다. 사실 정차할 때도 브레이크를 아주 부드럽게 조작하면 차가 멈추면서 브레이크를 먼저 걸어주고 시동을 끄지 않은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다. 이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세게 밟으면 그 때 시동도 꺼진다. 이처럼 오토홀드와 오토 스타트/스톱을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

GTD에는 열선 핸들 없고, 냉방시트 없고, 크루즈 컨트롤이 없다. 반면 하이패스는 글로브 박스 안에 있고, ECM 룸미러, 자동와이퍼, 코너링 라이트 등은 적용돼 있다. 스마트 키 시스템도 골프 2.0 프리미엄부터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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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골프 GTD는 현실적인 요구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운전의 재미를 크게 높인 모델 정도로 평가할 수 있겠다. 운전의 재미는 사실 14마력 더 높아진 엔진보다 서스펜션과 섀시에 의한 부분이 더 크다. 그게 진짜 실력이다. 엔진, 변속기, 섀시가 모두 어울려서 차체가 내 몸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여 주는 GTD는 2.0 TDI로는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느꼈던 이들에게 매우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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