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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스탠다드, 메르세데스-벤츠 E300 4매틱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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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리프트를 거친 E클래스는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호응도가 매우 높다. 기존 각진 스타일이 다소 어색하다고 여겼던 많이 이들의 평가를 의식한 듯 풀 체인지 수준의 디자인 변화에는 2000여 가지의 세부적인 변화가 더해지면서 새로운 시대의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이 적극 반영됐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중에서 4륜 구동 시스템인 4매틱을 적용한 E300 4매틱 아방가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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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매틱 모델을 볼 때 우선 드는 생각은 겨울철 눈길에서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겠지만 그 한 철을 위해 눈이 오지 않는 나머지 계절에도 4륜구동의 고비용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인가 하는 것이다. 마침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시작된 시기에 4매틱을 시승하게 되면서 이번 시승이 이 문제를 좀 더 본격적으로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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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서두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새로워진 E클래스는 디자인이 무척 좋아졌다. 옆모습에서는 아직 이전의 직선이 살아있지만 앞 뒤 모습에서 최신 메르세데스의 디자인 흐름이 잘 반영되어서 고급스러우면서 미래적인 느낌이 물씬하다. 시선을 끄는 헤드램프에는 다이나믹 풀 LED 헤드램프가 기본 적용돼 안전 운전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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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익스테리어가 획기적으로 변한 것에 비하면 큰 변화를 거치지 않았다. 센터페시아와 데시보드 디자인에 직선이 많이 적용된 디자인 그대로다. 그런데 그 전까지 원형이 주요 테마였던 E클래스가 갑자기 내 외부에 모두 직선이 많이 사용되면서 (물론 직선 디자인을 좋아하는 이들도 많이 있지만) 기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상당히 어색해 했었는데, 그 어색함은 내 외부를 모두 직선으로 채운 탓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관을 다시 곡선이 강조된 모습으로 바꾸고 나자 이제는 인테리어에서 강조된 직선이 좀 더 신선하게 다가온다. 외부의 곡선과 실내의 직선이 서로 조화를 이뤄가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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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서 여전히 마음에 드는 부분은 계기판이다. 최근에는 전체를 디지털 모니터로 만든 전자식 계기판이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E클래스의 이 계기판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적절히 조화를 이뤘고, 뛰어난 디자인과 시인성, 그리고 화려함이 잘 표현됐다. 이전 세대 E클래스에서부터 이어진 특징으로, 가운데 속도계의 중앙을 디지털로 바꾸고 속도계의 바늘을 끝부분만 보이도록 한 디자인은 창의적인 발상의 진수다. 가운데 원형 디지털 창의 정보들은 모두 스티어링 휠 왼쪽 5개의 버튼으로 조절된다. 페이스리프트 전에는 5개의 원으로 구성됐던 계기판이 지금은 3개의 원으로 간결해졌다.

이제는 익숙해진 칼럼식 기어레버는 익숙해지고 나면 정말 편한 장비다. 하지만 수동변속기를 조작하듯 손으로 기어 레버를 조작하는 맛은 포기해야 하는 점은 좀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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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메모리와 블루투스도 잘 지원하고, 내비게이션은 독일에서 직접 개발한 한국형이 적용됐고, 커맨드 시스템도 한글을 잘 지원한다. 최근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열선 내장 스티어링 휠과 하이패스 시스템도 갖췄다. 수입차 중 하이패스 시스템을 가장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브랜드가 메르세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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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매틱 아방가르드면 꽤 상위 등급인데도 냉방 시트는 적용되지 않았고, 파노라마 썬루프는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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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차명이 E300 임에도 3.0 엔진이 얹히지 않았다. 최근 유행하는 다운사이징에 의해 2.0 터보 엔진이 얹힌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배기량 3.5리터 엔진이 얹혔다. 다소 의외다. 과거 E350으로 이름 붙여졌던 엔진인데 출력을 조금 낮춰 E300으로 이름을 바꿨다. 친환경 튜닝을 통해 향상된 연비와 저감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실현했고, 최고출력 252마력/6,500rpm, 최태토크 34.7kg.m/3,500~4,500rp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자랑하는 7단 자동변속기, 7G-트로닉이다.

E350이던 시절에 비해 출력이 다소 줄었지만 힘은 여전히 넉넉하다. 제원상 0~100km/h 가속은 7.4초가 걸린다. 무척 강력한 가속력이다. 하지만 E클래스의 차급을 생각하면 강력한 가속력보다는 평상시 넉넉하게 출발해 주는 여유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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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과거 메르세데스 차량들이 초반 출발 시 가속 페달을 꽤 깊이 밟아도 다소 느린 반응으로 출발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출발에 전혀 스트레스가 없다.

100km/h로 정속주행하면 7단에서 회전수는 1,600rpm이 조금 넘는다. 가솔린 엔진임에도 회전수가 낮은 편이다. 엑셀을 깊이 밟으면 엔진 회전은 무척이나 매끄럽게 상승하고 엔진 사운드도 매우 경쾌하다. 물론 가속력도 뛰어나다. 이 엔진 아주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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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모드는 센터 터널의 커맨드 다이얼 좌측에 있는 버튼을 눌러 E와 S를 선택할 수 있다. E 모드에서는 시프트 패들이 아예 작동하지 않고, S 모드에서는 시트프 패들을 이용해 수동처럼 변속할 수 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수동모드로 전환돼서 시프트 패들로 변속할 수 있지만 잠시 일상적인 주행이 이어지면 다시 S모드로 돌아온다. 수동모드로 고정되는 M 모드는 적용돼 있지 않다. 이 차의 성격이 프리미엄 비즈니스, 혹은 패밀리 세단임을 지극히 잘 반영한 설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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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의 ECO 버튼이 켜져 있으면, 차가 멈추면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는 엔진 오토 스타트/스톱이 작동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오토 스타트/스톱은 시동을 걸고 아주 잠깐 이동한 후에도 차가 멈추면 시동이 바로 꺼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복잡한 도심에서 앞 차와의 간격을 좁히느라 조금 움직이고 나면 시동이 다시 꺼지지 않는 대부분의 타 브랜드 모델들에 비해 효율적이다.

오토 홀드는 브레이크 페달을 한 번 깊이 밟아주면 기어가 D인 상황에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홀드가 작동해 차가 움직이지 않는 방식이다. 역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수시로 오토홀드가 들어오는 것보다 원할 때 브레이크 페달을 한번 깊이 밟아주는 편리한 동작으로 홀드가 되는 이 방식이 더 편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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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00 4매틱의 4륜구동은 타이어가 미끄러질 때만 앞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고, 항상 앞 뒤 바퀴에 45:55의 비율로 구동력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연비에서는 당연히 불리하지만 적극적인 주행 안정성 면에서는 더 뛰어나다.

이제 4매틱의 효율성을 따져보자.

4매틱이 눈길에서 뛰어난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전륜구동도 아닌 후륜구동 차량이라면 눈길 주행을 아예 포기하는 것이 좋지만 4매틱은 눈길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또한 눈길만큼 미끄럽진 않지만 빗길만 하더라도 고출력 후륜구동 차량들은 안정성이 많이 떨어지는데 4매틱은 탁월한 주행안정성을 제공해 준다.

승용차에서 4륜 구동이 비단 눈길이나 빗길 만을 위한 장비가 아님을 이제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코너링에서 더욱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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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4매틱은 평상시 주행에서 연비가 2륜 구동 모델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E300 후륜구동 모델의 복합연비는 10.3km/L이고, E300 4매틱의 복합연비는 9km/L다. 물론 차 자체의 가격도 더 비싸다. 과연 눈과 비가 오지 않는 날이 훨씬 더 많은 우리나라에서 좀 더 안정적인 주행을 위해 4매틱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그 판단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언제 일어날 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날이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큰 돈을 들여 보험에 드는 것을 감안하면 4매틱은 매우 탁월한 보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보험을 들기 위해서는 돈이 드는 것처럼 4매틱을 선택하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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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구입하는 분들이라면 그 정도의 비용을 더 지불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이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기꺼이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안정적인 주행을 담보하는 모델을 원하는데 정작 4매틱 모델이 없다면 그들은 선택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E300 4매틱은 그런 분들을 위해 준비한 차다.

이 선택은 강제가 아니다. 보험은 거의 강제에 가깝게 들어야 하지만 4매틱은 경제 상황과 주행 특성 선호도에 따라 얼마든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그 선택이 가능하도록 다른 브랜드들처럼 메르세데스-벤츠도 기본 후륜구동 세단 모델과 함께 성능이 뛰어난 4매틱 모델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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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뒤 바퀴에 항상 구동력을 배분하고 있는 E300 4매틱은 후륜구동인 E300에 비해 조금 더 부드러운 주행이 돋보인다. 어쩌면 후륜구동의 역동적인 맛이 조금 덜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E클래스의 프리미엄 성격을 감안할 때 이 부드러움은 차와 잘 어울린다. 엑셀에 대한 반응이 많이 빨라져서 이제는 정말 편하고 부드럽게 가속하고, 힘에 여유가 있으면서 조용하다. 공간은 여유롭고, 안락하면서 충분히 고급스럽다.

E클래스를 원하는 이들 중에 4매틱을 선택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으면서 4매틱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는 여유가 있음에도 좀 더 절약하고자 해서이거나, 후륜 구동의 역동성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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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E클래스에 4매틱은 스탠다드 장비로 서서히 자리 잡아 가고 있다. 4매틱이 프리미엄 이미지와 참 잘 어울린다는 말이기도 하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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