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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선택, 포르쉐 뉴 파나메라 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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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있는 모든 차 중에서 가격이나 유지비를 따지지 않고, 오직 단 한 대만 소유할 수 있다면 포르쉐 파나메라 터보를 선택하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넉넉한 실내 공간과 화물 공간을 갖춘 최고급 세단이면서 악천후에서도 거뜬하게 주행할 수 있는 데다, 그냥 잘 달리는 수준이 아니라 완벽한 스포츠카의 주행 성능까지 갖추고 있어서 자동차에 필요한 다양한 조건 들을 가장 많이 만족시키면서, 또한 가장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차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파나메라 터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좀 더 현실적으로 파나메라를 소유하고자 하는 이들은 디젤이나 4S를 많이 선택하게 된다.

파나메라는 2009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첫 데뷔 후 가을에 국내에도 도입되었고, 4년이 지난 올해 가을에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국내에 들어왔다. 이번 파나메라 페이스리프트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거친 모델이라면 롱 휠베이스 이그제큐티브 모델들과 파나메라 S와 4S 모델인데, 이들 중 파나메라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모델이기도 한 파나메라 4S를 시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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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리프트인 만큼 내 외장 디자인에서 디테일이 조금씩 달라졌을 뿐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인상을 결정 짓는 헤드램프가 아주 작은 터치로 새롭게 바뀐 부분은 무척 마음에 든다. 이전에는 헤드램프 워셔 노즐이 헤드팸프 라인을 부분적으로 살짝 밀어 올려서 우아한 라인에 혹이 하나 붙어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노즐을 범퍼 안으로 숨겨서 헤드램프 라인을 제대로 살렸다. 911을 꼭 닮은 큰 원 하나와 옆에 독특한 형태의 코너링 램프를 더한 것도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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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램프도 디자인이 살짝 바뀌었고, 뒷 유리창의 폭이 넓어 지면서 그 아래 수납되어 있는 스포일러도 좀 더 길고 넓어져 존재감을 높였다. 트렁크 후드 아래 있던 뒤 번호판을 범퍼 아래로 내리면서 트렁크 여는 버튼은 뒷 유리 아래 부분에 동그란 버튼으로 옮겼는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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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디자인이 아닌 기능의 큰 변화는 그 동안 키를 꽂고 돌려서 시동을 걸던 방식에서, 키를 꽂지 않고 키 홀 위치에 고정되어 있는 노브를 돌리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제 파나메라도 키를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 문을 열고, 시동을 걸어서 주행할 수 있게 됐다. 엔진 스타트 버튼이 적용되면 더 완벽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나름 편리해 졌다. 위치는 여전히 스티어링 휠 좌측이다. 포르쉐를 잘 모르는 이들은 시동 걸기 더 어려워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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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파나메라에서 가장 의미 있는 변화로는 S와 4S 모델에 얹히던 4.8리터 V8 엔진을 V6 3.0 트윈터보 엔진으로 교체한 것이다. 전 세계에 불어 닥친 다운사이징 열풍이 포르쉐에도 들이닥친 것이다.

이전의 엔진은 V8 4.8리터 자연 흡기로 최고출력 400마력과 최대토크 51.0kg.m를 냈었다. 새 엔진은 V6 3.0 트윈터보로 최고출력 420마력/6,000rpm과 최대토크 53.0kg.m/1,750~5,000rpm을 발휘한다. 배기량은 2/3이하로 줄었지만 출력 20마력과 토크 2.0kg.m가 더 올라갔다. 특히 최대토크 발생 시점이 3,500rpm에서 1,750rpm으로 내려간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다운 사이징의 최대 목적인 연비는 7.2km/l에서 8.1km/l로 올라갔다. 과연 포르쉐에서도 V6 터보 엔진이 V8 대 배기량 엔진 만큼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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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0km/h 가속은 4.8초(PDK), 최고속도는 286km/h으로 가속시간은 0.2초 줄어들었고, 최고속도는 4km/h 올라갔다. 연비까지 향상된 다운사이징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차이라 할 만하다.

도로 위에 올라서면 가속의 질감이나 엔진 사운드에서 약간의 차이가 느껴진다. 가속이 분명히 똑같이 빠른데도 느낌이 살짝 다르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그런데 어쩌면 그 느낌 상의 차이가 8기통의 넉넉하고 낮게 울리는 사운드와 6기통의 조금은 날카로운 엔진 사운드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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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파나메라에는 엔진 사운드를 조절하는 기능이 마련돼 있다. 예전에는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엔진 사운드도 같이 바뀌는 방식이었는데, 최근에는 스포츠 모드가 아니어도 엔진 사운드만 변환할 수 있는 스포츠 배기 버튼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 기어 레버 우측에 머플러 그림이 그려진 버튼을 누르면 엔진 사운드가 더 웅장해 진다. 그 느낌이 V8 엔진에 좀 더 가까워서 이 상태에서 가속해 보면 이전 V8 엔진 파나메라의 중후함이 더욱 묻어난다.

스포츠 배기 시스템을 활성화 해도 911에서 스포츠 배기가 들려 주는 자극적인 사운드에는 조금 못 미친다. 아무래도 넓은 실내에 정숙성을 좀 더 강조한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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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플러스를 선택하면 달리기의 질감은 좀 더 거칠어진다. 물론 전자장비의 개입도 늦춰지면서 운전자의 실력에 더 많이 좌우된다. 스포츠 플러스를 선택한 상태에서 브레이크와 엑셀을 동시에 밟으면 론치컨트롤이 작동한다. 엑셀을 끝까지 밟아도 엔진 회전수는 5,000rpm 정도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파나메라는 강하게 발사된다.

거대한 차체에다 8기통에서 6기통으로 엔진을 줄였음에도 가속은 폭발적이다. 하지만 S 만으로는 만족할 만큼의 스포츠 성능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모자란다. 실제로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더 강력한 파나메라 터보와 터보 S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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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K 변속기는 정교하면서도 강력하다. 7단에서 100km/h로 주행할 때 회전수는 1,500rpm을 밑돌아 연비 면에서도 유리하다. 시승차에는 시프트 패들 대신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버튼 방식이 적용됐다. 버튼을 누르면 시프트업, 뒤에서 눌러서 앞으로 들어 올리면 시프트 다운이다. 좌우 버튼이 같아 아무 것이나 편한 것을 사용하면 된다. 수동모드에서는 회전수가 레드존에 도달해도 자동으로 변속이 되지 않고 연료 차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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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예전보다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되면 기본적으로 노멀 포르쉐 서스펜션에 비해 많이 부드러워지게 마련이었는데, 지금은 에어 서프펜션이 있음에도 충분히 단단한 느낌이 든다.

이번 시승에서는 와인딩을 달려 보지는 못했는데, 파나메라는 와인딩에서 제대로 스포츠카의 움직임을 선보인다. 그것이 파나메라의 진가다. 세단의 고성능 스포츠 모델은 BMW M, 벤츠 AMG, 아우디 RS, 재규어 R 등 많이 존재하지만 이들 중 완벽한 세단이면서 동시에 완벽한 스포츠카일 수 있는 모델은 없다. 아무래도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게 마련이다. 하지만 파나메라는 다르다. 카이엔과도 다르다. 카이엔은 절대 스포츠카가 될 수 없지만 파나메라는 충분히 스포츠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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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장비도 넉넉하다. 앞 뒤 좌석 모두 냉난방 시트가 적용되었고, 블루투스 스트리밍과 주크 박스, 하이패스도 갖췄고, 앞차를 따라서 완전히 정지까지 할 수 있는 어뎁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마련됐다.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시동키도 스마트하게 바뀌었으니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 시승차에는 천정도 알칸타라로 꾸몄다. 물론 모두 선택 가능한 옵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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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뉴 파나메라 4S는 강력한 성능에 6기통 3.0 엔진의 경제성까지 챙겼다. 개인적으로 옥의 티라고 생각했던 헤드램프 디자인까지 바뀌었으니 완성도가 부쩍 높아졌다. 탁월한 선택이다. 지구상에 있는 모든 차 중에서 파나메라 터보와 터보 S를 제외하고, 가격이나 유지비를 따지지 않고, 오직 단 한 대만 소유할 수 있다면 파나메라 4S를 선택해야겠다. 아, 파나메라 GTS와는 고민을 좀 해야겠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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