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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같지 않다? 미니는 미니다! 미니 ‘뉴 클럽맨 쿠퍼S’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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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출시된 미니의 클럽맨은 8년 만에 풀체인지 되어 ‘뉴 클럽맨’으로 돌아왔다. ‘뉴 클럽맨’은 현실과 타협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잃지 않고 돌아왔다. 이는 한 가지 대세를 따라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모두 획일화되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찾기 힘든 변화이다.

미니의 클럽맨은 미니 2세대 모델에서 파생되어 나온 모델이다. 그러나 사실 클럽맨의 시초는 올드 미니에서 찾을 수 있다. 1961년부터 1969년까지 생산된 모리스 미니 컨트리맨은 왜건에 가까운 디자인을 보였고 이 모델이 클럽맨에 영감을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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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당시 클럽맨은 한쪽에만 설치된 뒷좌석의 수어사이드 도어와 양쪽으로 열리는 트렁크의 스플릿 도어로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뉴 클럽맨으로 출시되면서 두 개의 아이덴티티 중 한 가지를 버리고 현실과 타협했다. 수어사이드(일반적인 도어의 반대방향으로 열리는 구조)가 아닌 일반적인 형태의 여닫을 수 있는 문을 양쪽에 적용해 뒷좌석 문을 하나 더 늘린 것이다. 반면 클럽맨 만의 개성을 위해 트렁크의 스플릿 도어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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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클럽맨을 접했을 때 ‘가장 크고 고급스러운 미니’라는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다. 4,235 x 1,800 x 1,441mm의 크기를 가진 클럽맨을 처음 마주했을 때는 생각보다 커진 덩치 때문에 미니가 맞나 싶다. 하지만 전면의 동그란 헤드램프와 에어 인테이크로 인해 미니 고유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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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클럽맨의 진정한 변화는 측면과 후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측면에서는 새롭게 추가된 뒷문을 양쪽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전 세대의 클럽맨과는 확실히 구별할 수 있다. 또한, 뒷문의 추가와 함께 휠베이스가 2,670mm로 2,547mm의 전 세대 클럽맨 보다 123mm 늘어났다. 놀라운 사실은 뉴 클럽맨의 휠베이스는 골프의 2,640mm보다 30mm나 길다는 점이다. 이는 B 세그먼트의 미니가 C 세그먼트의 영역에 침범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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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에서는 테일램프의 변화를 찾을 수 있다. 양쪽으로 열리는 스플릿 도어는 유지하고 있지만, 또 하나의 아이덴티티였던 수직 형태의 테일램프가 가로로 변화됐다. 가로 형태의 테일램프를 통해 좌우로 넓어진 느낌을 주고 있다.

트렁크의 스플릿 도어는 리모컨 키나 범퍼 아래에 발을 넣으면 열 수 있다. 범퍼 아래에는 발을 두 번 넣어야 스플릿 도어가 작동하는데 생각보다 잘 열리지 않았다. 추운 날 트렁크를 열기 위해 발을 계속 넣었다 뺐다 해보니 짐이 있더라도 그냥 짐을 잠시 내려놓고 키로 열거나 손잡이를 당겨서 여는 게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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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클럽맨의 실내는 기존의 미니들과 비슷한 형태의 레이아웃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다른 미니들과는 다르게 넓고 쾌적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전폭이 넓어지고 전고가 높아지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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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디자인은 3세대 미니의 토글스위치 버튼과 원형의 디스플레이와 계기판 등의 인테리어 요소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크롬으로 둘러싸인 사각형의 에어벤트 통해 클럽맨 만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가죽재질의 개선도 이뤄졌다. 이처럼 실내를 구성하는 소재와 마감 측면에서 좀 더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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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는 ‘고카트’ 느낌을 주는 차로 잘 알려졌다. 하지만 클럽맨의 실내는 고카트와는 조금 멀어진 느낌을 주는데 특히 스티어링 휠은 다른 미니보다 조금 크고 가벼우며 패들쉬프트 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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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뉴 클럽맨은 패들쉬프트와 고카트 감성을 조금 잃은 대신 실용적인 뒷좌석을 얻었다. 양쪽에 뒷문을 모두 장착해 탑승객이 타고 내리는 데 불편함을 없앴고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에 뒷자리도 성인 남성이 앉기에 충분하다. 특히 클럽맨은 미니의 5도어 차량들 중 가장 긴 휠베이스를 통해 미니 중 제일 넓은 실내공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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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 도어를 열고 트렁크를 살펴보면 넓은 트렁크를 볼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360L로 이전 모델보다 100L 늘어난 용량이다. 여기에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250L까지 늘어나는 트렁크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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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한 차량은 클럽맨 쿠퍼S 모델이다. 클럽맨 쿠퍼S에는 직렬 4기통 2.0리터 터보차저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5kg.m의 힘으로 0-100km/h 가속을 7.1초에 끝내며 최고속도는 228km/h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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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탑재되는 변속기는 미니 최초로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감이 매우 부드럽고 변속 속도 역시 훌륭하다. 또한, 미니 최초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가 적용된다.

클럽맨에는 스포트, 미드(노멀), 그린(에코)의 3가지 드라이브 모드가 존재한다. 각 모드마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과 가속 페달의 반응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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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상태에서도 저회전부터 꾸준하게 시원한 가속감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스포트 모드를 설정하면 좀 더 과격한 클럽맨을 만날 수 있다. 스포트 모드와 동시에 멋진 소리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소리뿐만 아니라 묵직해진 스티어링 휠과 빨라진 악셀 반응 덕분에 더욱 힘차고 강렬한 주행감각을 느낄 수 있다. 반면에 그린모드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을 선보인다. 특히, 악셀에서 발을 떼면 엔진 회전수가 공회전 수준의 회전으로 떨어지며 연료 효율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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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맨에는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 현상 시에 앞, 뒤바퀴에 개별적인 제동력을 가해 자세를 잡아주는 ‘다이내믹 스테빌리티 컨트롤(DSC)’과 선회 시 안쪽 바퀴의 슬립을 감지해 트랙션을 끊는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DTC)’ 등의 차체 자세제어 기술이 탑재되어 안정적 자세 유지와 조향력을 높여준다.

이러한 기술이 접목된 클럽맨의 승차감은 한 마디로 ‘편하다’로 표현하고 싶다. 추월 가속이나 긴 직선 구간에서의 가속력은 기존 미니의 느낌이다. 여기에 미니답지 않은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이 추가된다. 길어질 휠베이스 덕분에 고속 안정성이 높아졌고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요철을 걸러내는 솜씨는 훌륭하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미니의 피가 흐르는 만큼 예리하고 날렵한 모습도 공존한다.

특히, 와인딩 코스의 코너를 돌아 나가는 실력은 ‘미니는 미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코너 진입 시 앞부분이 말려 들어가는 느낌은 훌륭하고 차체의 균형감이 잘 유지되고 코너 탈출 시 가속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다만 코너를 돌아나갈 때 뒤가 따라 돌지 못하고 끌려오는 느낌인데 이는 길어진 휠베이스 때문에 민첩함이 떨어진 결과이다. 전반적인 와인딩 실력은 2세대 미니쿠퍼에 비해 긴장감과 재미가 반감되었지만 편안함과 안정성이 돋보이는 주행성능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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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큰 미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돌아온 ‘뉴 클럽맨’은 미니 브랜드의 기함으로 볼 수 있다. 클럽맨은 스포티하고 고카트 감성의 운전 재미를 선사하지만 작은 크기로 인해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미니의 브랜드 이미지를 탈바꿈 하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비록 미니가 미니답지 않게 자꾸 커지는 것은 팬으로서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만의 개성과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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