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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잘 만든 프리미엄 소형차, 아우디 A1 스포트백 30 T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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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1 스포트백 30 TDI는 사이즈와 달리기 실력, 가격 등 여러 면에서 미니와 겹친다. 미니가 귀여운 프리미엄 소형차라면, A1은 우아한 프리미엄 소형차다. 작은 차체에 1.6리터 디젤 엔진은 넉넉한 파워를 제공하고, 7단 DCT는 경쾌하게 달릴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지만 초반 출발 느낌은 다소 어색하다. 승차감과 핸들링 등 주행 감각은 미니와 폴로를 통틀어 가장 앞선다.

BMW 코리아가 한국에 미니를 출시할 당시 많은 고민을 했었다. 과연 한국 시장에 프리미엄 소형차가 받아들여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결국 미니는 한국에 상륙했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미니의 성공에 힘입어 여러 유사한 모델들이 부푼 꿈을 안고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 밀었지만 미니만큼의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었다. 완전히 경쟁모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폭스바겐 뉴 비틀, 닛산 큐브, 피아트 500 등으로,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모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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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1도 완전히 겹치지는 않지만 미니와 상당히 겹치는 시장에 진출했다. A1은 폭스바겐 폴로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이지만, 폴로는 가격이 2,581만원인데, A1은 3,270 ~ 3,720만원에 이른다. 대중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리미엄 소형차로 미니와 경쟁구도를 이루게 된 것이다.

A1의 출시로 한국에서도 이제 (아직 신 모델이 등장하지 않은 A2를 제외하고) A1 ~ A8까지 모든 라인업이 다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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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은 앞서 말한 것처럼 폭스바겐 폴로와 형제차로 3도어 해치백 ‘A1’과 5도어 해치백 ‘A1 스포트백’으로 나뉜다. 오늘 시승한 차는 ‘A1 스포트백 30 TDI’다. 30은 아우디의 바뀐 명명법에 따라 가속력을 기준으로 붙여진 숫자로 0~100km/h 가속이 9.44초 전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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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옆에서 보면 큰 사다리꼴 옆에 작은 사다리꼴이 붙어 있는 듯한, 라인이 매우 간결한 모습이지만 아우디만의 스타일이 잘 살아 있다. 형인 A3 스포트백의 어린 시절을 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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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모습도 싱글프레임 그릴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어서 아우디 패밀리임을 의심할래야 할 수가 없다. 가장 막내인데도 헤드램프 안쪽 형상은 매우 고급스럽고 화려하다. 뒷모습은 앞모습에 비하면 한결 수수하다.

전체적으로 아우디의 고급스러움을 살짝 간직하면서 귀여운 스타일이다. 아우디 패밀리 중에서는 가장 재기 발랄하지만, 귀여운 디자인의 대명사인 미니와 비교하면 무척 단정한 프리미엄 소형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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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무척 차분하다. 프리미엄 브랜드이긴 하지만 가장 싼 막내다 보니 독일식 간결함이 잘 배어있다. 자꾸 미니가 신경 쓰이는데, 미니처럼 귀엽고 아이코닉한 디자인 터치가 실내에 한 군데쯤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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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라인 모델이 아닌데도 시트는 몸을 잘 잡아준다. 가운데가 직물이면서, 블랙과 그린의 투톤으로 꾸몄다. 그리고 실내 곳곳을 녹색의 스티치로 꾸며 나름 스포티한 인상이다. 시트는 수동으로 조절하는데 등받이 각도 조절은 다이얼을 돌리는 방식이다. 각도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는 있지만 어쩌다 시트를 뒤로 눕히고 쉬려고만 해도 시트 눕히는 게 상당히 불편하다. 그나마 골프 보다는 다이얼이 조금 더 부드럽게 작동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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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아무래도 어른이 타기에는 공간이 부족하고, 애들도 장거리를 가려면 불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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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라인 모델에는 D컷 스티어링 휠이 적용되는데, 시승차의 것은 D컷 타입은 아니어도 디자인과 가죽의 질감, 조작감 등이 뛰어나다. 시프트 패들도 달려 있다. 전체적으로 S라인이 아니어도 크게 아쉬울 것이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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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도 늘 봐왔던 깔끔한 계기판인데, 가운데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낮아 글씨의 도트가 도드라져 보이는 게, 요즘도 이런 걸 쓰나 싶게 싼 티가 난다. 아우디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지만 의외로 독일 브랜드들, 특히 벤츠, 아우디가 아래 급 모델로 내려가면 윗급과 확실하게 차별화되도록 싼 티 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굳이 이런 것까지 빼야 하나 싶은 것까지 빼곤 한다.

데시보드에 있는 모니터는 접힐 것 같은 디자인인데 접히지는 않고, 크기도 좀 작은 편인데, 모니터 자체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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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I는 센터 터널이 아니고, 센터 페시아 오디오쪽에 통합돼 있다. 손을 뻗어서 조작하기는 살짝 불편하지만, 눈으로 확인하기 편리하고, 기능적으로도 전혀 아쉽진 않다.

오토스타트 스톱은 있는데, 전자식 브레이크가 아닌 핸드 브레이크가 있는 만큼 오토홀드는 없고, 냉방시트, 열선핸들, 뒷좌석 송풍구, 크루즈 컨트롤, 이런 것들도 당연히(?) 없다.

스마트 키 시스템은 시동을 꺼도 오디오를 비롯한 실내 전원이 살아있다가, 문을 열면 그 때 꺼지고, 문을 열지 않은 채 다시 시동을 걸면 음악이 끊어지지 않으면서 시동이 걸리는 최신 시스템이다.

지붕 면적이 좁은 탓에 썬루프는 바깥으로 돌출되지만, 제대로 다 열린다. A5 쿠페나 폭스바겐 CC가 지붕 면적이 좁아서 틸트만 되는 것에 비하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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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해치는 옆에서 싹둑 잘린 면으로 열린다. 트렁크 바닥을 들어 올릴 때, 커버를 고정시키는 턱이 양쪽에 마련돼 있어서 들어 올리면 자동으로 고정되고, 힘을 줘서 내리면 쉽게 닫을 수 있다. 트렁크 바닥을 들어 올려서 고정시키는 장치가 여럿 있었지만, 이것은 처음 보는 장치인데 무척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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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것처럼 시승차는 A1 스포트백 30 TDI 인데, 3.0리터 TDI 엔진이 얹힌 것이 아니다. 1.6 TDI 디젤 엔진과 7단 S트로닉(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를 얹었고, 최고출력 116마력과 최대 토크 25.5kg∙m, 0~100km/h 가속 9.5초 (A1 3도어는 9.4초), 최고속도 200km/h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으로 16km/l(A1 3도어는 16.1km/l)다.

디젤엔진은 살짝 시끄러운 느낌이다. 차가 작은 만큼 116마력으로도 힘은 충분히 넉넉하다. 제로백 9.5초면 꽤 경쾌하게 나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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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단 DCT는 크리핑이 약해서 출발 시 처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즉시 출발이 안 되고 살짝 뜸을 들이는데, 그 때 급하게 엑셀을 밟으면 울컥하면서 출발하게 된다. 익숙해 지거나,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조금 기다렸다 출발하면 괜찮은데, 그러지 못하면 초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편이다. 세울 때도 익숙해지면 괜찮은데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울컥하면서 서는 느낌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출발 자체는 훨씬 매끄럽게 나가는 반면, 엔진 브레이크가 수시로 조금 강하게 걸려서 그것도 부담스럽다. 이것도 조금 불편, 저것도 조금 불편한 셈이다. 다만 감안하고 타면서 익숙해지면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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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스포츠 모드를 쓰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 언제든지 넉넉한 토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그래도 폭스바겐, 아우디 그룹 중에서는 스포츠 모드가 조금 덜 자극적인 편이다.

시프트 패들로 조작할 때 응답성은 무척 좋다.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 매칭해 주는 실력이 정말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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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단에서 100km/h로 달릴 때 회전수는 1,800rpm이 조금 넘는다. 이렇게 달리다가도 기어 변속 없이 가속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힘에 여유가 있다.

파워트레인은 초반 출발이 썩 매끄럽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무척 경쾌하고, 응답성도 좋고, 고속까지도 꾸준하게 가속이 이뤄져 대체로 만족스럽다. 그런데 파워트레인보다 더 만족스러운 부분은 주행 안정감이다. 차가 이렇게 작은데 하체가 어쩜 이렇게 매끈할까 싶을 정도로 잘 다듬었다. 직진 안정성, 핸들링, 승차감 어느 것 하나 아쉽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출력이 낮은 엔진을 얹고도 달리기 재미가 탁월했던 형제차 폭스바겐 폴로보다 하체의 감각은 훨씬 뛰어나다. 미니와 폴로를 비롯해서 동급 모델 중에서 승차감은 A1이 갑이라고 할 만하다.

차체 강성은 그렇게 좋은 수준은 아니고, 어디선가 잡소리가 약간 들리는 듯한데, 그냥 무난한 수준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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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1은 차체 사이즈와 가격만 생각하면 쉽게 접근하기 힘든 모델이다. 하지만 미니의 성공을 감안해서 미니와 비교해 보면, 나름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기도 하다. 작고 고급스러우면서 미니처럼 마냥 귀여운 것보다는 좀 더 차분한 스타일을 갖춘 차, 아우디의 형제이면서 아우디 중 가장 깜찍한 차. 결국 틈새를 공략해야만 하는 모델인 만큼 나만의 개성을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과 마케팅 활동이 잘 어우러지면, 이제는 많이 흔해진 미니의 괜찮은 경쟁상대가 될 수도 있겠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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