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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등장한 랜드로버 가문의 무서운 막내, 디스커버리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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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럭셔리 SUV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랜드로버에 새로운 라인업이 추가되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라는 이름을 가진 이 모델은 랜드로버의 진입 장벽을 낮춰 더 많은 랜드로버 매니아를 만드는 데 크게 공헌할 막내의 자리를 맡는다. 작은 차체안에 탄탄한 기본기와 랜드로버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갖춘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시승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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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의 현행 라인업은 크게 3개의 필러(pillar)로 구성되어 있다. 3개의 필러는 전통적인 럭셔리함을 무기 삼아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과 함께 LUV(Luxury Utility Vehicle)로 구분되는 레인지로버를 필두로, 오프로드 성능과 도심에서의 안락한 주행을 모두 잡아낸 디스커버리, 랜드로버의 오프로드 노하우를 가득 담아 극한의 오프로드 주행이 주특기인 디펜더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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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디스커버리라는 이름을 공유하지만, 체급으로 보나, 가격으로 보나 이제는 단종된 컴팩트 SUV인 프리랜더의 자리를 대체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다만 기존의 프리랜더보다 상위 라인업인 디스커버리에서 이름을 따온 만큼 여러 측면에서 한층 더 높아진 완성도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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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트 SUV의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에 맞춰 1997년 출시된 프리랜더는 랜드로버식 컴팩트 SUV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모델이었다. 프리랜더는 뛰어난 오프로드 주파력을 무기삼아 컴팩트 SUV 시장에서 BMW X3, 메르세데스-벤츠 GLK 등과 경쟁을 벌였으며, 이후 2006년에 프리랜더2라는 이름과 함께 모델체인지를 거쳐 2014년에 단종되기까지 랜드로버 라인업의 막내 자리를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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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를 잇는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기존 프리랜더의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2014년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공개된 디스커버리 비전 컨셉트의 디자인적 요소를 적용해 새롭게 태어났다. 레인지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이보크에 적용된 새로운 패밀리 룩이 적용되어 굳이 엠블럼 없이도 이 차가 랜드로버의 모델임을 알 수 있다. (사진, 위 : 2014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비전 컨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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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4,590mm, 전폭 1,894mm, 전고 1,724mm, 휠베이스 2,741mm의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동급인 BMW X3나 아우디 Q5보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다소 짧긴 하지만, 더 넓고 더 높은 차체를 갖고 있어 덩치가 제법 있어 보인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날렵한 라인과 디스커버리의 네모 반듯한 라인을 적당히 섞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어느 쪽으로도 너무 치우치지 않고 무난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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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룩이 반영된 헤드라이트는 레인지로버보다는 날렵하고 이보크보다는 부드러워 보이는 느낌이다. 본넷에 새겨진 디스커버리 로고와 그릴의 조그마한 랜드로버 엠블럼이 다시 한번 이 차량이 랜드로버 가문의 일원임을 강조한다. 떡 벌어진 우람한 범퍼와 그 밑으로 살짝 보이는 스키드 플레이트가 듬직한 앞모습을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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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서도 모험 정신이 가득한 DNA를 표현하고 싶은 것일까?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 모두 나침반을 연상시키는 모양의 LED 라이트가 적용되었다. 이는 디스커버리 스포츠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패밀리 룩 안에서 다른 모델과의 차별화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테일램프에 적용된 디테일은 멀리서도 한 눈에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구분해 낼 수 있는 특별한 뒷모습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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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두껍게 디자인 된 C 필러는 이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디스커버리 모델만의 상징이다. 앞으로 기울여진 C 필러는 차량의 뒷 부분을 더 날렵하게 보이게 하는 효과를 가진다. 검정색으로 처리된 B 필러와 달리 차체 색깔과 같은 색으로 칠해져 랜드로버 엠블럼과 함께 그 존재감을 한껏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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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구성이 돋보인다. 탁 트인 넓은 시야와 동시에 직선 위주로 시원시원하게 디자인된 실내는 도시든 험로든 편안히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한다. 다른 SUV들과 마찬가지로 시트 위치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타고 내리는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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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브라운 색상의 시트가 적용되었는데, 시트를 비롯한 도어 트림, 센터 콘솔 박스 등에 적용된 가죽은 고급스러운 질감과 동시에 적당한 탄력을 가져 만족도가 높다. 가죽이 사용된 부분에 시트와 동일한 색상으로 스티치를 적용한 것도 과하지 않은 포인트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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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최고 사양인 HSE 럭셔리 트림 차량이다. SE 트림 대비 폭 넓게 적용된 가죽과 더불어 메리디안(Meridian) 오디오 시스템이 장착되었다. 16개의 스피커가 차량 곳곳에 장착되어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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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판매되는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5인승 사양만 준비되어 있다. 뒷자리엔 성인 남자 3명이 타도 충분했다. 2열 시트는 1열 시트보다 50mm 높게 설계된 덕에 뒷자리 승객도 답답하지 않고 쾌적한 시야를 누릴 수 있다. 헤드룸과 레그룸 역시 넉넉하다. 슬라이드와 리클라인 기능을 탑재한 시트는 필요에 따라 트렁크와 승객 공간 사이의 비중을 조절해 상황에 맞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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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는 평상 시 829리터, 2열 폴딩 시 1,698리터의 적재 공간을 자랑한다. 컴팩트 SUV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넓은 공간이다. 6:4 폴딩이 가능한 2열 시트는 트렁크 오른쪽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는 것 만으로 손쉽게 폴딩이 가능하다. 비록 전동식은 아니지만 폴딩 시의 움직임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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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과 원으로 이뤄진 센터페시아는 군더더기를 없애고 필요한 기능만을 꺼내놓았다. 마감 품질은 훌륭한 편이며, 직관적인 아이콘이 새겨진 버튼들 덕에 조작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 개의 원으로 구성된 공조기 조절 버튼은 미래적인 디자인과 동시에 명쾌한 조작감이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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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기 버튼 바로 밑에는 터레인 리스폰스(Terrain Response) 버튼이 위치한다. 윗급 모델이 고급스러운 다이얼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버튼으로 그 기능을 대신한다. 원가 절감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겠지만, 다이얼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다. 랜드로버가 자랑하는 오프로드 기술의 결정체인 터레인 리스폰스는 일반, 풀/자갈/눈, 진흙, 모래의 4가지 모드를 지원해 그 어느 상황에서도 최적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버튼을 누르면 스티어링, 트랜스미션, 스로틀 반응 등의 설정이 각각의 상황에 맞게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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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휠은 별다른 기교 없이 무난한 편이다. 열선 그립이 적용된 스티어링휠에는 각종 버튼들이 위치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고, 뒷편의 쉬프트 패들은 스포티한 주행에서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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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터널에는 다른 랜드로버와 재규어 모델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드라이브 셀렉트가 장착되었다. 평소에는 숨겨져 있다가 시동을 걸면 올라오는 드라이브 셀렉트는 유니크한 느낌을 주며 센터 터널을 더욱 간결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탑재되었지만, 오토 홀드 기능의 부재는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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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판매되는 디스커버리 스포츠에는 2.2리터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3,500rpm에서 190마력의 최고출력과 1,750rpm에서 42.8kg.m의 최대토크를 자랑하는 엔진은 ZF 사의 9단 변속기와 조화되어 0-100km/h 가속은 8.9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188km/h에서 제한되며, 복합 연비는 11.2km/l(도심 10.3km/l, 고속도로 12.5km/l)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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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급과 용도에 잘 어울리는 엔진은 스트레스 없는 주행을 가능케 한다. 디젤 엔진의 진동과 소음 역시 일상 주행에서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이보크와 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사용하지만, 기어비가 좀 더 촘촘하게 세팅되어 뛰어난 가속감을 자랑한다. 빠른 변속 속도의 ZF 9단 변속기는 쉬프트 다운 시 적극적으로 회전수 보정을 해줘 스포츠 드라이빙에도 부족함이 없다. 브레이크 페달은 다소 민감하게 세팅된 느낌이지만, 페달을 밟는 양에 비례해 강력한 제동력이 꾸준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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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의 명가 랜드로버의 막내인 만큼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모래와 자갈이 가득한 험로 주행 시에도 차체의 흔들림을 최대한 억제한다. 212mm의 최저 지상고와 짧은 앞뒤 오버행 덕분에 동급 최고의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전자 제어식 할덱스 센터 커플링을 기반으로 한 4륜구동 시스템은 다양한 상황을 감지하여 전 후 구동력 배분을 재빠르게 제어한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4륜구동 시스템은 평상 시 전후 90:10을 기본으로, 최대 50:50까지 구동 배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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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일정 상 오프로드 보다는 온로드 위주의 시승이 대부분이었다.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가진 모델이라 온로드 주행 성능에 크게 기대를 안한 것이 사실이지만, 금세 생각이 바뀌었다. 높은 차고에도 불구하고 탄탄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굽이진 와인딩 로드에서도 훌륭하게 차체를 제어한다. 고속 안정성도 훌륭해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전혀 위화감을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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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의 주행도 편안했다. 편안한 시트와 쾌적한 시야, 부드럽지만 출렁이지 않는 하체 세팅 덕분에 오랜 시간의 운전에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풍부한 토크를 발휘하는 엔진은 재가속이 잦은 도심에 제격이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면 훌륭한 충격 흡수 능력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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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스포츠를 단순히 디자인이 개선된 프리랜더라고 보기엔 그 완성도가 너무 훌륭하다. 비록 엔트리 모델의 자리를 맡지만, 디스커버리의 뛰어난 험로 주행능력에 이보크의 세련된 스타일을 입힌 새로운 모델로 보는 것이 더욱 적절해 보인다.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국내 판매 가격은 SE 트림 59,600,000원, HSE 럭셔리 트림 66,600,000원이다. 뛰어난 기본기에 세련된 스타일, 경쟁력 있는 가격까지 더해진 셈이다. 랜드로버 가문의 실력있는 막내, 디스커버리 스포츠의 등장으로 안그래도 뜨거운 컴팩트 SUV 시장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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