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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골프 동생이야! 폭스바겐 폴로 1.6 TDI R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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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참 큰 일을 했다. 해치백의 불모지로 불리던 한국에서 골프가 인기를 얻으면서 현대 i30도 성공했고, 이번에는 참 쉽지 않을 것 같았던 폴로까지 성공시키기에 이른 것이다. 수입차는 소형으로 갈수록 국산차 대비 가격 경쟁력 갖기가 어려운데 말이다.

그렇다. 국내에서 만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던 폴로가 한국에 상륙했다. 그리고 지난 5월 한달 동안 368대를 팔아 수입차 판매 순위 6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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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는 차체 크기나 파워트레인을 따져보면 국산차의 기아 프라이드, 현대 엑센트와 동급 모델이고 수입차 중에서는 최저가 모델군에 속한다. 하지만 수입차다보니 가격면에서는 골프와 동급인 i30의 최상위 풀옵션 모델이나 중형인 쏘나타까지도 경쟁 모델에 들어갈 수준이다.

현대 i30와 비교해 보면 차체 크기가 한 급 아래이고, 엔진은 1.6 디젤 엔진으로 배기량은 같지만 폴로의 출력이 낮은 반면, 변속기는 i30가 일반 6단 자동인데 비해 폴로는 듀얼클러치 변속기인 7단 DSG다. 편의 장비 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나면서 가격은 i30 풀옵션보다 폴로가 살짝 더 비싸다. 결국 가격으로 볼 때 국산차와는 어떤 형태로든 경쟁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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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입차 중에서 볼 때는 나름 경쟁력을 확보했다. 거의 유일하면서 직접적인 경쟁모델인 푸조 208은 최하위 모델이 2,590만원이고, 최근 2천대 한정으로 선보인 미니 오리지널도 2,590만원으로 폴로보다 100만원 더 비싸다. 물론 그 동안 미니가 골프와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미니 오리지널의 저가 시장 공략은 폴로에 강력한 견제가 될 만하다.

국산차와의 경쟁면에서도 관점을 바꿔보면, 국산 중형차를 살 수 있는 금액이면 독일 브랜드 수입차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바로 이런 점들이 기대 이상의 고객을 폭스바겐 매장으로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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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는 스타일에서 골프를 많이 닮았다. 실용성이 높은 전형적인 해치백이다. 거기다 골프를 통해 다져진 폭스바겐의 품질과 성능에 대한 신뢰성이 자연스럽게 폴로에까지 연장되는 분위기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1.6 디젤엔진의 18.3km/l에 이르는 최강 연비도 폴로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결국 폴로는 기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폴로는 외관 스타일이 골프를 많이 닮았으며, 어디로 보나 빈틈없이 반듯한 스타일이다. 마치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 옷을 아주 단정하게 차려 입고 예의도 깍듯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HID같은 고가의 장비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명색이 R라인이다 보니 엣지 있는 보디 킷으로 차체를 꾸미고, 휠과 타이어는 폴로에는 오버스펙인 16인치를 신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라디에이터 그릴에 ‘R라인’ 배지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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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골프를 닮아 아주 간결하고 검소하다. 가죽 시트도 아니고, 스마트키도 없고, 오토 에어컨도 없고, 네비게이션도 없고, 오토헤드램프도 없고, ECM 룸미러도 없고, 핸들 리모컨도 없고, 썬루프도 없다. 시트는 골프처럼 다이얼을 돌려서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는 타입이다.

수입차 중에서는 최저가 군에 속하니 수긍할 수도 있겠지만 같은 가격대의 국산차와 비교해 보면 없어도 너무 없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도로에 나서면 평가는 급속도로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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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리터 디젤엔진은 최고출력이 90마력/4,200rpm에 불과하지만 최대토크는 23.5kgm/1,500-2,500rpm에 이른다. 0~100km/h 가속은 11.5초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180km/h다. 제원으로 볼 때는 그리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몸이 느끼는 폴로는 거짓말 조금 보태면 정말 잘 달리는 핫해치 느낌이다.

우선 넉넉한 토크가 저회전부터 뿜어져 나오는데다 7단 DSG의 직결감이 더해져 저속에서도 응답성이 뛰어나고 특히 등을 떠 미는 느낌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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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응답성도 좋고 하체의 단단한 반응도 좋다. 하지만 하체 폭이 넓지 않은데 키는 큰 편이어서 기본적으로 단단한 설정임에도 좌우로 조금의 롤이 느껴지는 수준이다. 주행감각 면에서 동급 국산차인 프라이드와 비교하면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더 길고 넓은 i30에는 안정성 면에서 체급의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다.

급가속을 하면 변속은 30, 60, 90, 130km/h 에서 이루어진다. S나 D에선 4,600rpm에서 변속하고, 수동모드에선 3단부터 5,000rpm을 살짝 넘겨서 변속이 이루어진다. 회전상승도 무척 매끄럽다. 이 점에서는 폴로의 완승이다.

안정감 좋은 하체와 응답성 뛰어난 파워트레인에 걸맞게 브레이크도 넉넉하다. 결국 자동차가 가져야 할 기본기에서 폴로는 폭스바겐이 외치는 ‘디 오리지널 저먼’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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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해치백은 i30의 등장을 분수령으로 확실한 도약을 이루었다. 단지 편의 장비만 많이 갖춘 수준이 아니라 기본기 면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 하지만 해치백의 정석이라 불리는 골프와 골프의 기본기를 그대로 물려 받은 폴로는 표준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은 이제 자유로울 수 있다, 충분히 높아진 기본기와 동급 세계 최강의 편의 장비를 갖춘 국산 해치백과 가격 경쟁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명불허전 해치백의 전설 중에서. 첨단 편의 장비에 민감하기도 하고 이제는 그 편리함에 익숙해져 버린 거의 대다수의 한국 소비자는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충분히 사정권 안으로 들어선 해치백의 전설에게 손을 내미는 이들에게도 그 선택이 현명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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