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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km 주행 ‘조에’, 환상적 비주얼 ‘트위지’, 르노 전기차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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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에(ZEO)는 실생활에서 매우 유용하게 운용할 수 있는 순수 전기차다. 최대 주행거리가 240km로 늘어나 전기차는 매일 충전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탈피해 며칠 만에 한 번씩만 충전해도 될 정도로 활용도가 높아졌다. 트위지는 개성이 무척 강하다. 도심에서 배달용으로 사용하면 매우 경제적일 것이고, 출퇴근은 물론, 연인과 가까운 야외로 나들이 갈 때도 부담 없이 타고 나설 수 있겠다. 이런 실질적인 운용이 프랑스 내 많은 지역에서 편리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반갑고 또 부럽다.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화려하지 않게, 나름 의미 있는 주목을 받은 모델로 르노 전기차 조에를 들 수 있겠다. 조에는 지난 2012년 출시된 모델이지만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파워트레인 개선으로 최대 주행거리를 기존 210km에서 240km로 늘여서 등장한 것이다. 테슬라 같은 고가의 전기차를 제외하고, 양산 브랜드에서 선보인 전기차 모델 중 가장 먼 거리를 갈 수 있는 모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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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주행거리라고 하는 것이 말 그대로 가장 좋은 조건에서 최대로 멀리 갈 수 있을 때의 주행거리인 만큼 평균 실 주행거리는 이보다 짧을 수 밖에 없다. 최대주행거리가 210km라면 실제로는 배터리를 완충했을 때 140~150km 정도는 여유 있게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렇게 볼 때 최대주행거리가 240km라면 대충 주행해도 170~200km 정도는 주행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 정도면 그 동안의 전기차에 대한 접근에서 볼 때 매우 넉넉한 주행거리다. 말 그대로 3~4일에 한 번 정도 충전해도 충분하고, 출퇴근만 한다면 1주일에 한번 충전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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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조에의 이번 성과가 무척 반갑고 흥미로운 상황에서 조에를 직접 시승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파리 근교에 위치한 르노 연구 센터를 방문한 후 그 주변 일대에서 조에와 또 다른, 매우 독특한 전기차 트위지를 함께 시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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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조에를 시승했다. 조에는 르노 클리오 플랫폼으로 개발된 순수 전기차다. 사이즈나 실루엣이 클리오를 살짝 닮았지만 너비가 클리오보다 조금 좁고, 날카로운 눈매와 그 속의 파란색 조명이 전기차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아쉽게도 이날 시승한 차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갓 소개된 신형은 아니고, 최대 주행거리 210km의 기존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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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전형적인 소형차답게 무척 수수하다. 클리오를 닮은 듯하면서도 많은 터치가 클리오와는 다르다. 대표적으로 계기판이 전기차 전용으로, 오뚝이 모양의 클리오와 차별화된다. 운전석 헤드레스트와 기어 레버 위에 제로 에미션(Zero Emission)을 뜻하는 Z.E. 로고가 시선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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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방법은 여느 전기차와 차이가 없다. 스타트/스톱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에 ‘READY’ 표시가 나타나고, 기어 레버를 D로 옮겨서 그냥 주행하면 된다. 당연히 소리 없이 움직인다.

가속 페달을 깊이 밟으면 전기차 특유의 묵직한 토크가 밀려 오면서 ‘슈우욱’ 하는 느낌으로 가속된다. 일반적인 시내 주행에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가속감이고, 고속 주행 역시 크게 부족함이 없겠다. 르노삼성이 만드는 SM3 Z.E.에 비하면 아무래도 가속감이 조금 떨어지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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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에에는 88마력에 해당하는 65kW 전기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됐고, 최고속도는 135km/h에 이른다.

조에의 장점은 프랑스차답게 매우 깔끔한 서스펜션 세팅이다. 아주 짧은 시승이었지만 안정적이면서 부드러운 하체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긴 전기차이기 때문에 더 안정적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다. 조용한 실내 역시 두 말할 것 없는 전기차의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주행거리가 어느 전기차보다 길어졌다는 점이다. 이보다 더 획기적인 발전이 뭐가 있겠는가? 실제로 파리 시내에서 가끔 조에를 마주칠 수 있었는데, 전기차가 실생활에 무척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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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에의 가격은 22,400유로인데, 보조금 6,300유로를 제외하면 16,100유로에 구입 가능하다. 배터리는 제외된 가격이며, 배터리 대여는 1개월에 79유로, 주행거리가 짧은 배터리는 49유로부터 대여가 가능하다. 배터리를 대여하기 때문에 몇 년 후에 배터리 교체 비용이 얼마나 들지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차와 배터리를 모두 대여하는데, 이 경우 1개월 대여료는 169유로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전기차를 구입하고자 하는 누구에게나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어서 실제로 누구나 이 금액으로 전기차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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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파리 시내에는 전기차 카 쉐어링 시스템이 매우 잘 갖춰져 있었다. 곳곳에 전기차 주차장과 충전기가 마련돼 있고,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바로 전기차를 빌려서 원하는 만큼 타고 가까운 충전소에 반납하면 된다. 이 전기차 카 쉐어링에는 일부 르노 전기차도 이용되고 있었지만, 기존 양산차 메이커가 아닌 전기차 전문 메이커의 차량이 많이 이용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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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에에 이어서 트위지도 시승했다. 사실 트위지는 그냥 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는 개성강한 차여서 예전부터 무척 타 보고 싶었던 모델이기도 하다.

트위지는 타이어가 4개지만 자동차 보다는 4륜 오토바이에 가까운 모습이다. 운전자 뒤에 동승자가 타게 돼 있는 것도 오토바이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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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는 위로 열리는 시저(가위)도어다. 조그만 람보르기니를 보는 것처럼 귀엽다. 그런데 이 시저 도어는 옵션이란다. 도어를 달지 않고도 판매가 되고, 그대로 시내를 주행해도 문제가 없단다. 아무래도 도어가 있으면 바람도 덜 들이치고, 비가 올 때도 좀 더 아늑할 수 있겠지만 밀폐감이 자동차 수준은 아니다.

도어 없이도 주행이 가능하다면 도어를 위로 열고 주행하는 것도 법적으로 가능할지 궁금해진다. 물론 저항도 많이 받고, 횡풍에 약해서 안전에는 치명적이겠지만,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시내에서 도어에 광고판 같은 것을 붙이고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돌아 다녀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선은 확실하게 끌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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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는 리프트가 적용돼 있어서 쉽게 들어 올릴 수 있었고, 차의 폭이 좁아 차 안에서 닫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안전벨트를 2개 메야 한다. 한 개는 일반적인 3점식이고, 다른 하나는 오른쪽 어깨를 걸기만 하는 것이다. 결국 양쪽 어깨를 고정하는 4점식 벨트 비슷한 형상이 됐다. 2열에 사람이 앉으면 스쿠터에 2명이 탄 것과 비슷한 자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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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버튼이 있었던 조에와 달리 트위지는 열쇠를 꽂아서 돌리면 출발 준비가 된다. 기어도 별도의 레버 없이 스티어링 휠 좌측에 있는 작은 D 버튼을 눌러 준 후, 브레이크를 풀고 출발하면 된다.

전기차인 만큼 트위지도 소리 없이 출발한다. 그런데 승차감이 무척 생소하다. 하체가 무척 단단하다. 차 폭이 좁은 만큼 코너링에서의 안정성을 위해서 완전히 단단하게 세팅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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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은 조에보다 느리다. 전기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도 보통의 전기차 보다는 크게 들린다. 물론 거의 노출돼 있다시피 하니 더 그럴 것이다. 시내에서 70km/h 정도까지 속도를 올려 봤는데 큰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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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지에는 17마력급의 전기모터와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장착됐고, 최고속도는 80km/h 정도다. 1회 충전 시 최대 100km까지 갈 수 있다.

길이가 2,340mm에 폭이 1,240mm 밖에 되지 않아 일반적인 자동차 1대 주차 공간에 트위지 3대를 주차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31리터인데, 2열 시트를 조절하면 55리터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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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지는 화끈한 스타일과 전기차의 뛰어난 경제성이 어우러져 다양한 활용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겠다. 르노는 지난 2012년과 2013년에 걸쳐서 이미 1만 1천대를 판매했다. 그 만큼 수요가 꽤 높다고 볼 수 있겠다. 프랑스 남부로 내려갔을 때는 트위지로 이동 중인 커플도 여럿 만났다. 우리 나라에서라면 치킨이나 피자 배달 용으로도 꽤 쓸만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 국내에서 트위지로 배달을 다닌다면 광고는 저절로 되지 않을까?

가격은 트림별로 7,690 ~ 8,490 유로로 배터리는 제외된 가격이며, 배터리의 주로 대여해서 사용하는데 대여료는 평균 55유로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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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도 전기차 가격이 좀 더 현실화되고, 지원금도 적정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제공되는 시스템으로 점차 정착해 나가야, 말 뿐이 아닌 실제적인 친환경 자동차 생활이 가능해 질 수 있겠다. 르노만 하더라도 이미 전기차 20만대를 판매하고 있는 만큼 그들의 확고한 의지와 노하우를 잘 배워나갈 필요가 있겠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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