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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방미인과 사랑에 빠지고 싶다, 폭스바겐 투아렉 V6 3.0 TDI 블루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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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투아렉은 정말 팔방미인이다. 넉넉한 공간, 안정적인 온로드 주행성능에 강력한 오프로드 돌파력까지 빠짐 없이 갖췄다. 신형 투아렉은 외모도 더 깔끔해졌다. 활동적인, 그리고 합리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이들에게는 투아렉이 정말 좋은 해답이다. 이런 SUV 정말 괜찮아 보여, 그런데 왜……

2011년에 출시된 2세대 투아렉이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왔다. 단단하고 듬직해 보이는 외관이나 깔끔하게 정돈된 인테리어는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앞모습을 세밀하게 다듬어 더욱 선명한 인상을 풍기고, 주행 질감과 각종 장비에서 개선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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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와 함께 세계 최대의 자동차 그룹이 되었지만 폭스바겐 그룹에는 SUV 모델이 많지 않다. 아우디가 3가지, 포르쉐가 2가지, 폭스바겐도 아직 투아렉과 티구안 2가지 모델 밖에 없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SUV 부문까지 세그먼트 세분화를 펼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많이 부족한 편이다. 폭스바겐도 이제 머지않아 다양한 SUV 모델들이 등장할 예정이긴 하다.

투아렉과 티구안을 놓고 보면 티구안이 베스트셀러로 등극할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비해 투아렉은 세그먼트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경쟁모델들 중 다방면에서 모두 뛰어난 모델이 투아렉이다. 그렇다면 투아렉이 그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시장이 팔방미인보다는 팜므파탈을 요구하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가지고 최신형으로 진화한 투아렉과 함께 한 며칠 동안 투아렉의 매력 찾기에 나섰는데 사실 투아렉의 매력은 어렵지 않게 바로 다가왔다. 그야말로 ‘팔방미인’이 가장 적합한 단어일 정도로 온로드, 오프로드 할 것 없이 모두 탁월한 주행성능을 가졌고, 공간과 디자인, 편의 장비 등에서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것이 투아렉이었다. 이런,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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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에서는 최근 폭스바겐의 패밀리 룩을 따라 더 넓고 당당한 이미지로 변신했다. 그릴이 더 넓어지고, 크롬 가로핀이 2개에서 4개로 늘어났다. 범퍼 하단에는 굵은 크롬 바가 가로 지르면서 터프한 인상을 더한다.

옆모습과 뒷모습은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다. 뒷범퍼에도 굵은 크롬 바가 새롭게 적용됐고,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가 더 선명한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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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디자인적으로는 거의 변화가 없고 일부 재질이 좀 더 고급스럽게 바뀌었다. 단정하게 정돈된 이미지 속에서 공간의 넉넉함이 가장 크게 다가온다.

편의 장비는 넉넉하게 갖췄다. 최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피로 경보 시스템으로 장거리 주행에서 탁월한 편의성과 안전성을 확보했고, 하이패스를 기본 장착해 국내 고속도로 통행 편의성도 높였다.

옆 차선으로 차가 접근할 경우 사이드 미러 쪽에 경고등을 켜 주는데,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차선을 변경하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켤 경우 경고등이 자극적으로 점멸하면서 강렬한 경고를 보내준다. 이 정도라면 결코 놓칠 수 없겠다. 계기판에서 이 기능의 작동 여부도 표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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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여유 있고 안락하면서도 몸을 적당히 잘 지지해 준다. 3단계 히팅과 통풍 기능도 갖췄다.
차체가 크고 지상고가 높지만 시트 포지션은 비교적 안정적인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서 시야확보나 공간 활용성 면에서 딱 알맞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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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모니터는 8인치 터치 스크린으로 대형 화면에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 주며, 완벽하게 한글을 지원한다. 한국형 네비게이션도 적용됐다.

오디오는 프리미엄 트림 이상에 다인 오디오가 적용됐는데, 12개의 스피커를 통해 매력적인 사운드를 제공한다. 오디오도 음원 정보에서 한글을 완벽하게 지원하고, 하드디스크, USB, SD카드, AUX 등 다양한 소스가 모두 지원되고, TV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한국형 인포테인먼트가 아주 잘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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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는 최근 많이 보급되고 있는 이지오픈 기능이 추가돼 양손으로 짐을 들고 있어도 쉽게 열 수 있고, 2열 시트는 트렁크에서 버튼으로 접을 수도 있다. 또 짐을 싣기 위해 차고를 최저로 낮추는 것도 트렁크에 있는 버튼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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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기존과 같은 3.0 디젤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다. 3.0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45마력/4,000~4,400rpm 과 최대 토크 56.1kg.m/1,750~2,250rpm을 발휘한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수치는 같지만 발생하는 회전 영역이 좀 더 넓어진 변화를 거쳤다.

실제 주행에서도 살짝 더 경쾌해진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다. 3.0 디젤인데 힘이 굉장히 좋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0~100km/h 가속에는 7.6초가 걸린다. 거대한 덩치와 디젤 엔진임을 감안할 때 발군의 가속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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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가속할 때는 지극히 여유럽지만 엑셀을 강하게 밟아주면 언제든지 튀어나가는 반응이 경쾌하다. 기어레버를 아래로 한번 더 내리면 S 모드가 되는데, 폭스바겐 계열의 S 모드가 늘 그렇듯 언제든지 즉각적으로 높은 토크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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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단에서 100km/h로 주행하면 회전수는 1,600rpm이 안 된다. 거기다 코스팅 기능이 더해져 엑셀에서 발을 떼거나 내리막 주행에서는 회전수를 아이들링 수준으로 떨어뜨린다. 이런 것들은 모두 연비에 도움이 된다. 투아렉 3.0 디젤의 연비는 10.9km/l(복합), 9.9km/l(도심), 12.3km/l(고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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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차고 조절이 되는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돼 있다. 댐퍼의 강도 조절 기능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차고조절은 총 5단계가 마련돼 있다. 가장 낮은 단계는 짐을 실을 때 사용할 수 있고, 2단이 스포츠 모드에 해당한다. 3단이 노멀상태이고, 4단은 오프로드, 그리고 가장 높은 상태는 극한의 오프로드 상태일 때로, 계기판에는 ‘특수 오프로드’라고 표시된다.

에어 서스펜션은 꽤 오래 전부터 여러 모델에 적용돼 오던 것이므로 특별할 것이 없을 수 있는데, 최신형답게 차고를 올리고 내리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그냥 정차해 있는 상태에서 차고 조절 다이얼을 돌리면 차가 슈욱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무척 재미있다. 과거에는 한참 기다리거나 어느 정도 이상 주행해야만 겨우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모델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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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레버 아래 2개의 다이얼과 그 가운데 버튼들 사이에 조그만 다이얼이 하나 더 있는데, 좌측의 다이얼은 온로드와 오프로드 선택, 우측의 다이얼은 차고 조절, 그리고 가운데는 댐퍼의 강도 조절 기능을 한다. 그런데 3개의 다이얼이 서로 따로, 또 같이 작동된다. 차고 조절 다이얼을 돌리지 않더라도 오프로드로 전환하면 차고도 함께 올라가고, 댐퍼를 스포츠로 바꾸면 자동으로 차고도 내려 온다는 말이다.

댐퍼의 강도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기어 변환도 스포츠 모드로 두면 온로드 주행이 무척 즐거워진다. 차고가 높아 시야가 확보된 상태에서 비교적 단단한 하체와 즉각적인 엑셀 응답성이 더해져서 시원시원한 가속력과 매끈한 핸들링을 즐길 수 있다. 물론 뭐 스포츠카에 비할 수는 없지만 SUV로 즐기는 핸들링도 분명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스포츠 모드에서 댐퍼가 단단해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에어서스펜션이 주는 부드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렇게 볼 때 평상시에 스포츠 모드로 주행해도 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훨씬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장거리 주행이라면 당연히 노멀 모드가 더 편하다.

지상고를 높이고 오프로드를 선택하면 웬만한 험한 길에도 성큼 들어 설 수 있다. 진흙이나 언덕, 자갈길도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시승차처럼 휠이 20인치나 되면 큰 돌이 있는 곳에 들어서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돌을 넘다 타이어가 살짝 만 미끄러져도 휠에 상처가 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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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승에서는 험한 오프로드는 아니지만 약간의 오프로드를 찾아 다녔었는데 정말 전천후라는 말을 실감했다. 지상고와 구동력 전달이 문제되어 들어가지 못할 곳은 없었다. 그런데 늘 큰 휠이 부담이었다. 같대 밭이나 숲길에 들어설 땐 큰 차체 옆구리가 나뭇가지에 긁힐까 부담이기도 했다. 결국 지금 상태로는 험한 길에 들어서기에 너무 고급차라는 점만이 문제인 셈이다.

마음 같아서는 오프로드용 휠과 타이어 세트를 따로 준비해 두었다가 가끔 자연을 찾아 떠날 때는 신을 갈아 신고 신나게 돌아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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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렉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BMW X5다. 그리고 포르쉐 카이엔과 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에어 서스펜션을 갖추지 않은 X5는 본격적인 오프로드용으로는 무용지물이다. 그럼에도 이 세그먼트 최강자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투박한 정통 등산화가 아니라 신발 더럽힐 일 없는 가벼운 트래킹화란 이야기다. 카이엔과 M클래스와 디스커버리는 에어서스펜션까지 갖춰서 장비면에서 비슷하지만 그래도 M 클래스는 온로드에, 디스커버리는 오프로드에 살짝 치중된 느낌이다. 각각 특색이 있다는 말이다. 투아렉과 카이엔은 분명 온로드에 더 치중한 것 같지만 오프로드 실력이 또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하지만 카이엔은 포르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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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으로 투아렉은 모든 경쟁자들에 비해 뱃지에서부터 시작해서 생김새나 가격이나 여러 모로 수수하다. 뱃지의 무게가 가벼운 딱 그만큼 가격도 가볍다. 결국 실제적인 실용성을 따지면 투아렉이 가장 앞선다.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적극적으로 즐기기에도 역시 투아렉이 가장 앞선다. 하지만 사람들은 프리미엄이든 개성이든 특별한 것을 원하는 것 같다. 투아렉은 그런 개성 면에서 가장 약하다. 그게 유일한 옥의 티이기도 하지만 실제 타보면 감동하게 되는 장점이기도 하다.

한 번의 트러블도 없이 세계 일주를 달성한 투아렉과 함께 떠나고 싶다. 사랑에 빠지고 싶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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