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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알차고 단단한 다크호스의 등장, 쌍용 티볼리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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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핫한 세그먼트에 강력한 다크호스가 마침내 등장했다. SUV의 명가 쌍용이 실로 오랜만에 선보인 신차, 처음 도전하는 컴팩트 SUV, 마힌드라와 함께 한 후 개발한 첫 차, 쌍용 티볼리다.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고, 많은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덕분에 티볼리의 탄생 소식은 쉽게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주력이 될 디젤 모델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가솔린 모델로도 매우 좋은 시작을 보이고 있다.

1주일 전 출시된 쌍용 티볼리를 미디어 시승회에서 만났다. 평택에서 올라온 여러 개발 담당 임원들의 상세한 설명과 질의 응답 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기다리던 시승이 시작됐다. 시승은 여의도 마리나를 출발해 파주 헤이리의 한 까페까지 왕복하는 구간으로 진행됐고, 티볼리 1대당 2명이 탑승해서 오고 가는 길에 교대로 운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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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실물을 확인했던 티볼리지만 실제 햇빛 아래, 그리고 도로 위에 서 있는 모습을 처음 보는 것이어서 무척 기대가 컸다. 무척 참신하고 젊고 경쾌한 디자인이지만 어딘가 덜 다듬어진 듯한 외관 디자인이 조금은 신경에 거슬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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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는 사이즈가 전장×전폭×전고 4,195×1,795×1,590mm, 휠 베이스 2,600mm다. 르노삼성 QM3는 4,125×1,780×1,565mm에 휠베이스 2,605mm, 쉐보레 트랙스는 4,245×1,775×1,670mm에 휠베이스 2,555mm다. 휠베이스는 QM3가, 길이와 높이는 트렉스가, 너비는 티볼리가 가장 길지만, 한마디로 대동소이하다. 닛산 쥬크는 4,135×1,765×1,570mm에 휠베이스 2,530mm로 이들 중 가장 작다. SUV로 분류되진 않지만 티볼리와 스타일이 닮은 기아 쏘울도 4,140×1,800×1,600mm에 휠베이스 2,570mm로 이들과 비슷한 사이즈다.

디자인은 쌍용이 여러 차례 다양한 모델로 선보여 온 컨셉트카 XIV 시리즈에서 가져왔다. 전체적으로 각진 박스형 차체에 앞뒤 펜더 근육을 강조하고, 앞 유리를 눕히고, 지붕을 비스듬히 깎아 내렸다. 단단하면서도 경쾌한 이미지가 돋보인다. 쌍용이 말하는 외관 디자인 컨셉은 어번 다이나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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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모습에는 독수리의 날개 혹은, 접영을 하는 수영 선수의 팔 모양을 형상화한 쇼울더 윙 그릴이 적용됐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강조되지 않은 모습에서 기아 쏘울이 떠오른다. 주간 주행등에는 LED를 적용했다. 젊고 참신한 모습이지만 선들이 다소 복잡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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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모습에서는 앞뒤 펜더의 근육이 상당히 두드러진다. 시승차에 적용된 18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의 존재감도 상당하고, C필러 상단을 지붕선과 나란히 검정색으로 처리한 포인트는 최근 여러 모델들에서 비쳐진 터치인데 여전히 신선하다. 무엇보다 옆모습은 단단함 그 자체로 다가온다. 뒷모습도 아기자기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세련되게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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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는 인테리어도 지금까지의 쌍용차들과는 전혀 다른 세련된 스타일로 완성됐다. 대시보드나 도어트림 등 전반적으로 소프트 처치 재질로 마감된 마무리가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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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아래를 살짝 깎아낸 D컷 스티어링 휠이다. 조금 더 잘라냈어도 좋긴 했겠다. 손으로 잡는 부분의 근육질도 잘 표현됐고, 알루미늄 느낌의 스포크와 버튼 들도 마무리가 뛰어나다. 요즘 가장 선호하는 기능인 히팅 기능이 동급모델로서는 최초로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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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너머로 보이는 계기판은 쌍용이 강조하고 있는 포인트 중의 하나로 컬러를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계기들은 심플한 스타일로 시인성이 뛰어나고, 가운데 모니터로는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트립 정보에는 주행가능 거리와 평균 연비, 순간 연비가 한 화면에 표시돼 편리하다. 운전자의 시선을 가장 많이 받게 될 스티어링 휠과 그 너머 계기판이 상당히 화려하고 세련된 스타일이어서 이 차에서 운전하는 시간이 꽤나 즐거울 것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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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디자인도 젊은 이들이 좋아할 만큼 세련됐다.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에 빨간색 가느다란 버튼의 조합이 신선하다. 하지만 세부적인 인터페이스는 불편한 부분들이 조금 있다. 현대에서 플렉스 스티어로 선보였던 스마트 스티어 조절 버튼이 운전석에서 가장 먼 오른쪽에 위치한 점이나 에어컨에서 온도조절은 버튼으로 하고, 풍량 조절은 다이얼로 하는 방식도 서로 반대인 편이 더 편하다. 에어컨의 온도 세팅을 3명까지 메모리 할 수 있는 기능은 처음 적용된 기능인데, 재미있긴 하지만 얼마나 많이 사용하게 될지는 의문이 든다.

그 아래 시트 냉난방 조절 다이얼과 USB, HDMI 단자가 위치해 있다. 최근에는 USB나 블루투스를 통한 오디오 사용이 많은 편인데 둘 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음질은 비교적 좋은 편인데, 음원에 따라서 혹은 볼륨을 많이 높일 경우 다소 음이 뭉개지는 경향도 보였다. 일상적인 음악 감상용으로는 꽤 좋은 음질을 제공한다. 스마트키 시스템에서 시동을 끄면 전체적인 전원이 함께 차단되면서 음악도 같이 꺼지는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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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 시트는 운전석에만 적용되고, 2열에는 히팅시트도 제공된다. 시트도 매우 만족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쿠션과 백 부분의 단단한 정도를 다르게 해서, 앉았을 때 자세가 참 편안하고, 쿠션감도 좋다. 시트 포지션은 살짝 높긴 하지만 전형적인 SUV 느낌보다는 살짝 높은 해치백 느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2열 공간도 차급에서 크게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트렁크는 시트를 눕히지 않고도 골프백 3개가 들어간다고 한다. 어떻게 넣는지는 나중에 실험을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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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레버는 디자인이 나쁘지 않고 스텝게이트 부분을 크롬으로 마감해 상당히 고급스럽다. 일반적인 스텝트로닉처럼 기어 레버를 위 아래로 움직여서 수동변속을 할 수는 없고, 기어레버 왼쪽에 부탁된 토글스위치를 앞 뒤로 움직이면서 변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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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에는 1.6 가솔린 엔진이 먼저 적용돼 출시됐다.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을 디젤 엔진은 6월 경 적용예정이다. 하지만 준중형 세단 혹은 해치백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는 컴팩트 SUV라면 200~300만원 정도 가격이 높아지는 디젤엔진에 부담을 느낄 수 있어서 가솔린 엔진에 대한 수요도 상당한 편이다. 지금까지는 QM3, 트렉스, 티볼리가 모두 한 가지 엔진으로만 출시돼서 엔진 선호도에 따라 모델이 결정되기도 했는데, 이제 곧 트랙스와 티볼리에 디젤이 추가되면 보다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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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이 독자 개발한 1.6 DOHC MPI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26마력/6,000rpm, 최대토크 16.0kg.m/4,600rpm을 발휘한다. 실용영역에서의 저중속 토크 향상으로 펀투 드라이브와 실용성을 높였다고 한다. 변속기는 수동 6단과 아이신제 6단 자동이 준비되고, 시승차에는 자동 6단이 적용됐다. 연비는 자동 12.0 km/ℓ (3등급), 수동 12.3 km/ℓ (3등급)다.

1.6리터급으로 쌍용이 처음 개발한 엔진이지만 파워에서 부족함이 없고, 회전 상승도 무척 매끄럽다. 다만 고회전으로 올라가면 부밍음과 함께 사운드가 경쾌하지 않은 느낌으로 시끄러워진다. 사운드 튜닝에 좀 더 완성도를 높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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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은 체급을 감안할 때 꽤 경쾌하다. 두터운 토크를 발휘하는 디젤이나 가솔린 터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자연흡기 1.6 리터 엔진으로는 뛰어난 실력이다. 중속을 지나 고속으로 뻗어나가는 힘도 꾸준하다.

변속기와의 매칭도 좋은 편이다. 스마트 드라이빙 모드에는 파워, 에코, 윈터 모드가 있는데, 파워 모드가 되면 기본적으로 회전수를 높게 사용해 응답성과 펀치력을 높여준다. 기어레버 옆에 붙어 있는 토글 스위치로 변속하면 원하는 기어와 회전수를 조절하며 역동적으로 주행이 가능한데, 기어를 내릴 때 적극적으로 회전수를 맞춰주는 기능은 적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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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이 탄탄한 주행감각이다. 전반적으로 하체는 세련되게 다듬었다. 과속방지턱을 꽤 빠른 속도로 넘어가도 충격과 반동이 잘 억제된다. 승차감으로 따지면 단단함과 안락함이 잘 조화된 세련된 승차감에서 조금 더 단단한 쪽으로 세팅됐다. 노면이 고른 도로를 고속으로 달릴 때는 안정감과 안락함이 탁월하다. 하지만 노면이 고르지 못하면 튀는 느낌이 꽤 전달되는 정도다.

이 부분은 편평비가 낮은 타이어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215/45R18 타이어를 신고 있어 다분히 스포티한 감각이 묻어나는데, 기본형인 205/60R16 타이어 정도가 무난하게 안락하면서 연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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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 모드를 파워로, 스마트 스티어를 스포츠로 설정하고 수동변속으로 달리면 차체가 꽤 높은 스타일임에도 상당히 경쾌한 달리기가 가능하다. 고속에서의 차선 변경도 매끈하게 마무리해 낸다. 전반적인 달리기 실력으로 보면 이 차의 성격이 뭔지 좀 헷갈리기도 한다. 아무래도 타겟 연령층이 젊은 만큼 어린 자녀를 둔 가장에게 어울리는 안락한 주행보다는, 싱글 혹은 젊은 커플이 즐길 수 있는 펀투 드라이빙에 초첨을 맞춘 듯하다. 이제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이정도 단단한 주행감각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에 왔다고 볼 때 티볼리의 주행감각은 반가운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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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는 쌍용에서 처음으로 연간 1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모델이다. 그만큼 대중성이 필요하고, 높은 상품성과 완성도가 요구된다. 지난해 전체 판매대수가 14만여 대였던 쌍용으로서는 꽤 큰 모험이고 도전이다. 하지만 도전 없이 성공 없다. 그리고 그 도전은 꽤 좋은 출발을 맞이했다. 가솔린 모델을 먼저 선보였지만 마침 국제적인 유가 하락으로 가솔린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시점인 것도 천우신조라 할 만하다. 진인사 대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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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매력적인 디자인, 동급 최고의 편의 장비, 탄탄한 주행감각 등 티볼리의 상품성은 매우 높다고 하겠다. 몇몇 아쉬운 요소들이 있지만 지금처럼 좋은 흐름을 탄다면 앞으로 꾸준히 개선해 나가면서 완성도를 더 높여갈 여지도 커진다. 티볼리로 인해 쌍용차에서 좋은 소식이 계속 들여오기를 기대해 본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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