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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전장으로: 군용으로 쓰이는 자동차 Bes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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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기동성이다. 얼마나 많은 병력과 물자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선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지는 늘 군대의 관심분야였다. 자동차는 그러한 군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 주는 중요한 기동장비이다.

자동차는 발명 이후 꾸준히 전쟁에 사용되어 왔다. 특히 1, 2차 대전을 겪으면서 자동차는 빠르게 마차의 역할을 대체했고, 극한의 주행환경을 겪으며 튼튼하게 담금질되었다. 20세기 이후 더 빠르고 멀리 갈 수 있는 비행기가 등장했지만, 여전히 자동차는 군의 핵심 기동장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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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뛰어난 주행성능과 강인한 내구성을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군용차는 야전에서 운용되는 만큼 연료의 질이 떨어지고 먼지도 많은 환경에서 거친 험로를 사시사철 달릴 수 있어야 한다. 때때로 물 속으로 뛰어들기도 하고, 한번 도입되면 20년 이상 운용될 만큼 튼튼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달리기 위해 정비성도 뛰어나야 한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은 이처럼 혹독한 조건에 도전하는 군용차를 생산하고, 때때로 민간인들에게 판매하기도 한다. 세계 각국에서 현역 군용차로 운용되고 있는, 그러나 공도에서도 만날 수 있는 강력한 모델들을 소개한다.

 

1. 차원이 다른 전술차량: 미국의 허머 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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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미국은 기존에 사용하던 M151 MUTT 지프를 대체하기 위해 신형 전술차량 개발사업을 시작하였다. 세계 어디서나 달릴 수 있는 험로주파능력과 도하능력, 우수한 정비성 등이 요구조건으로 주어졌고, AM 제너럴이 사업자로 선정되어 1985년부터 실전배치가 시작되었다. 이것이 바로 이른바 “험비”라고도 알려진 HMMWV(High Mobility Multipurpose Wheeled Vehicle, 고기동 다목적 차량)의 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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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지상고와 낮은 무게중심, 높은 토크를 발휘하는 6.2L 디젤엔진에 힘입어 HMMWV는 놀라운 험지돌파능력을 선보였다. 또 5/4톤 급 적재능력과 다양한 무장 탑재능력을 갖춰 1/4톤 급 전술차량 위주였던 당시 군용차 업계에 새로운 전술차량의 기준을 제시하였다. 1991년 걸프전 생중계를 통해 미군의 상징과도 같은 차량이 된 HMMWV는 뛰어난 성능과 카리스마 넘치는 디자인에 힘입어 많은 인기를 얻고 민수용으로도 판매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허머 “H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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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머는 AM 제너럴이 민수용 판매를 위해 출범한 브랜드로, 1992년부터 H1의 판매를 개시했다. 당시 영화배우인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H1의 첫 고객이 되면서 더욱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1998년에는 허머 브랜드가 GM에 매각되면서 H2와 H3도 출시되었다. 비좁고 투박한 실내 디자인을 가졌던 H1과 달리 H2, H3는 일반 양산차같은 실내와 편안한 승차감을 강조했으나, H1과는 전혀 다른 GM의 트럭용 플랫폼으로 개발되어 ‘껍데기만 허머인 차’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허머는 이후 배기가스 규제와 판매저조로 인해 2010년 단종되었다.

 

2. 장갑차로도 사용되는 “G바겐”: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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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명차로 인정받는 메르세데스-벤츠 라인업 중 유독 독특한 외관을 지닌 모델이 있다. 바로 “G바겐”으로도 불리는 G클래스이다. 모델명의 G는 독일어 “Geländewagen”의 약자로, 의역하자면 “험로주행차량”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한 때는 GL클래스의 도입으로 단종위기에도 놓였으나, 여전히 이 아이코닉한 오프로더는 강력한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현재는 독일연방군의 경장갑정찰차량(LAPV)로 개조되어 운용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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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자동차 강국이자 군사 강국으로써 오래 전부터 성능 좋은 군용차량을 운용해왔다. 이제는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이 된 폭스바겐 비틀도 한 때 군용차로 이용되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뛰어난 기동성을 앞세워 신속하게 적진을 돌파하는 “전격전”의 창시자이기도 한 독일은 2차 대전 초기부터 기동장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당시 국민차로 생산되고 있던 폭스바겐 비틀은 전쟁이 시작되자 개조를 거쳐 군용차인 퀴벨바겐(Kübelwagen)으로 생산되었다. 2차 대전 중 50,000대 이상의 퀴벨바겐이 생산되었으며, 뛰어난 신뢰성과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전후에도 독일연방군에 의해 운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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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에도 여전히 강군인 독일연방군은 현재도 자국의 우수한 자동차 산업을 바탕으로 고성능 군용차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오랫동안 사용해온 폭스바겐 “일티스”를 대체하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를 도입하고 있다. G클래스는 “볼프(Wolf)”라는 이름의 전술차량으로 도입되다가, 최근에는 방탄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LAPV 에노크(Enok)”라는 이름의 장갑정찰차도 배치되고 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호주군에 6륜 구동 형태의 G클래스를 납품하고 있는데, 최근 이 6X6 G클래스에서 영감을 받은 G63AMG 6X6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3. 군용차와 함께 시작된 역사: 영국의 랜드로버 디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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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막의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는 영국 출신의 럭셔리 SUV 브랜드, 랜드로버는 미국의 “지프”와 함께 정통 오프로드의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오늘날에는 아늑한 실내와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을 갖춘 레인지로버나 디스커버리 라인업이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랜드로버의 오프로드 DNA를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은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는 “디펜더”이다. 1983년 부터 생산되고 있는 디펜더는 마초적인 색깔을 지닌 오프로더이자 군용차로 두루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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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는 초창기부터 군용차와 역사를 함께 해왔다. 1904년부터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영국의 “로버” 사는 원래 럭셔리 카를 만드는 회사였으나 2차 대전 도중 폭격으로 공장을 잃고 솔리헐의 전투기 공장에서 다시 사업을 시작해야 했다. 로버의 디자이너였던 “모리스 윌크스”는 미군이 사용하던 윌리스 지프에서 영감을 얻어 농업용 지프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랜드로버의 시초인 LR1, 일명 “휴이”이다. 이후 1948년 영국정부의 요청에 따라 휴이의 설계를 바탕으로 한 4륜구동 지프, “시리즈 I”이 생산되어 군납을 시작했다. 전후 철강이 부족했던 사정 상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시리즈 I은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에서도 군용차로 사용되었으며, 10년 간 20만 대 이상이 생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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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II, 시리즈 III로 이어진 랜드로버의 오프로더 혈통은 디펜더로 이어진다. 1983년 출시된 랜드로버 90과 110(숫자는 휠베이스를 의미한다)은 이전 세대의 험지돌파능력을 이어받으면서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더 넓은 시야, 신형 파워트레인, 코일스프링 서스펜션 등으로 다듬어졌다. 1989년에는 모델명이 디펜더로 바뀌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군용버전인 디펜더 110 “울프(Wolf)” 정찰차는 걸프전 당시 미군의 험비보다 가볍고 항공수송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부각되며 전장에서도 활약하였다. 한편, 랜드로버는 지난 8월 신형 디펜더의 디자인을 확정하고 출시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밝힌 바 있어 새로운 디펜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bout 이재욱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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