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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팩트 럭셔리 4도어 쿠페, 메르세데스-벤츠 CLA 200 CDI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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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4도어 쿠페 메르세데스-벤츠 CLA 200 CDI는 매우 안정적인 주행 성능과 연비에다 화려하고 매력적인 스타일을 더함으로써 단순히 메르세데스-벤츠라는 브랜드 파워를 등에 업고 파는 소형차가 아니라 당당히 메르세데스-벤츠의 일원으로 그 존재를 각인시킬 만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소형차 시대의 서막은 C클래스가 열었고, C클래스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C클래스 역시 뒷바퀴 굴림이었고, 누가 보더라도 C클래스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세꼭지 별을 다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가 앞바퀴 굴림에다 C클래스보다 더 작은 차를 만든다면 어떨까?

메르세데스-벤츠가 처음으로 앞바퀴굴림을 시도하면서 모험적으로 선보였던 A클래스는 아쉽게도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마치 메르세데스-벤츠 가문에 굴러 들어온 사생아 같은 존재였다.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렀고,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A클래스와 더불어 메르세데스-벤츠는 새로운 전략으로 앞바퀴굴림 소형차 굳히기를 시도하고 있는데, 바로 같은 뼈대로 만든 파생모델을 다양하게 선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등장한 모델이 CLA와 GLA다. A클래스 자체가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파생모델들까지 힘을 보태면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소형차 시대가 2막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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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CLA의 포지셔닝을 살펴 보자. 경쟁사들도 비슷한 컨셉의 자동차들을 계속 내 놓고 있은 가운데 간혹 헷갈리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우선 A클래스는 BMW 1시리즈, 아우디 A3와 경쟁한다. 1시리즈만 뒷바퀴 굴림이다. A클래스에서 파생된 4도어 쿠페인 CLA는 정확히 BMW, 아우디엔 경쟁 모델이 없다. BMW는 2시리즈 쿠페를 갖고 있지만 2시리즈 그란쿠페가 나와야 CLA와 경쟁이 된다. 아우디는 A3 세단을 선보였지만 정통 세단에 가깝기 때문에 이도 정확히 따지면 CLA의 경쟁모델이 아니고, A5 스포트백과 같은 이름의 A3 스포트백이 있지만 아쉽게도 4도어 쿠페가 아니고 5도어 해치백이다. A7, A5 스포트백 같은 A3 파생 모델이 나와야 CLA의 경쟁모델이 될 수 있다.

4도어 쿠페의 원조인 메르세데스-벤츠 CLS에 대해서는 BMW와 아우디 모두 경쟁모델을 갖추었다. BMW 6시리즈 그란쿠페와 아우디 A7이 그들이다. 반면, BMW가 최근 4시리즈 그란쿠페를 공개했는데, 이는 아우디 A5스포트백과 서로 경쟁모델 관계이고, 메르세데스-벤츠는 C클래스를 베이스로 한 4도어 쿠페 모델이 없으므로 이들과 경쟁할 모델이 현재로서는 없는 상태다.

A클래스, 1시리즈, A3는 우리나라 모델과 비교하면 현대 아반떼와 i30 급에 해당한다. 마침 A클래스는 아반떼와 휠베이스도 같고 앞바퀴 굴림인 것도 같다. A3가 폭스바겐 골프를 베이스로 개발된 만큼 폭스바겐 골프와 제타도 동급 경쟁 모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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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CLA는 앞바퀴굴림 소형 해치백 A클래스를 바탕으로 개발된 4도어 쿠페로, 4도어 쿠페의 원조인 CLS의 혈통도 타고 났다고 볼 수 있다.

차체 크기는 4,630 × 1,775 × 1,435mm에 휠 베이스 2,700mm로 현대 아반떼의 4,550 x 1,775 x 1,435mm, 휠베이스 2,700mm와 비교하면 길이만 80mm가 더 길고 높이와 너비, 휠베이스는 동일하다. 사이즈가 이렇게 비슷한 두 모델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BMW 1시리즈는 아직 세단이 없고, 쿠페형인 2시리즈 쿠페는 4,432 x 1,744 x 1,418mm에 휠베이스가 2,690mm다. 아우디 A3 세단은 4,456 x 1,796 x 1,416mm에 휠베이스 2,637mm다. 근소한 차이로 CLA가 경쟁 모델들 중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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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앞모습에서 A클래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노즈는 더 낮아지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더 선명해진 가운데 세 꼭지별도 더 강렬하다. 가로 핀도 2개에서 하나로 줄었다. 헤드램프도 S라인을 더 강조했다. 무엇보다 보닛 위로 2줄의 선명한 캐릭터 라인을 더해 차별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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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S의 라인이 스며들어 있는 옆모습은 더욱더 화끈하다.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늘씬하고 육감적인 비례를 선보인다. 해치백 A 클래스에서는 급하게 꺾여 올라갔던 아래쪽 캐릭터 라인은 늘씬한 몸매를 믿고 시원하게 뒤를 향해 내 뻗었다. 225/40R18 타이어를 신은 18인치 휠은 의외로 커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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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 디자인의 백미는 트렁크 리드와 리어 램프가 만나는 곡선의 어우러짐인 듯하다.

사실 A클래스 디자인도 최신 패밀리 룩에 근거하고 있지만 해치백 스타일이 주는 한계가 있었다면 CLA 디자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일원임을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부정할 수 없는 증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내로 들어가기 전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은 역시 프레임레스 도어다. 4도어 쿠페답게 도어 윗부분의 프레임을 없애 스포티한 분위기를 한껏 돋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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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에서 퍼스널 쿠페의 화려함이 묻어나는 것과 달리 실내로 들어서면 A클래스와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데시보드를 2단으로 구성했던 A클래스와 달리 CLA는 3단으로 구성된 것과 플라스틱 패널의 표면 패턴이 다른 것, 계기판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평면이던 것을 원통형으로 바꾼 것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똑 같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A클래스가 가운데 부분을 직물로 만든 시트를 적용한 것도 다르지만 디자인 상의 차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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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클래스에 비해 키가 1cm 낮지만 1열에서는 차급을 생각하면 공간이 좁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2열은 더 낮아진 지붕과 두터운 1, 2열 시트 등으로 인해 꽤 좁다. 어차피 CLA 모델 자체가 1, 2열에서 모두 넉넉한 공간을 바라고 타는 차는 아니다. 멋진 스타일을 즐기며 타는 소형차인 만큼 라이프스타일이 이런 특성을 수용할 수 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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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A, B, C, E, GLK, SLK, CLS 클래스가 모두 함께 사용하고 있다. 간혹 아래가 평평하게 만든 D컷 스타일이 적용되기도 하고, 가죽대신 우드나 알루미늄으로 감싸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3 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동일한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스티어링 휠에는 시프트 패들도 장착했다. 마침 겨울에 시승한 탓에 열선이 내장되어 있지 않은 것이 많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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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모니터는 독립형으로 데시보드에 부착된 스타일이다. B클래스의 경우 각도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었는데 이것은 별도의 하우징이 없어도 각도가 잘 맞게 장착됐다. 커맨드 시스템도 적용돼 있어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등 다양한 기능을 커맨드 다이얼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는 지니맵이 적용돼 있지만 해상도가 좋지 않고, 사용하기도 불편해 시승하는 동안 줄곧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을 사용했다.

오디오는 블루투스 스트리밍까지 잘 지원한다. 노래 제목 등에도 한글이 깔끔하게 지원된다. 오디오는 기본형으로 저음이 좀 부족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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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1, 2열 모두 헤드레스트 일체형이다. 가죽이 고급스럽진 않지만 스타일이 좋고 몸을 지지해 주는 능력도 좋은 편이다. 운전석과 동반석 모두 전동으로 조절된다. 냉방 시트는 없다.

폭이 넓은 대형 파노라마 루프는 스크린만 열어도 개방감이 뛰어나고, 지붕의 구조상 썬루프는 지붕 위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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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클래스처럼 CLA에도 스마트키가 적용되지 않은 점 또한 무척 아쉽다. 국산차는 경차인 모닝에도 버튼 시동 스마트키가 적용되는데, 국산 대형차 가격의 벤츠를 타면서 키를 꺼내서 버튼을 눌러서 문을 열고, 키를 꽂고 돌려서 시동을 거는 것은 속된 말로 확실히 모양이 빠진다.

반면 오토 스타트/스톱과 브레이크 홀드 기능이 적용된 것은 다행이다.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오토 스타트/스톱은 시동이 한번 꺼졌다가 다시 시동을 걸고 아주 조금 움직인 후에도 바로 다시 시동이 꺼지도록 되어 있는 점이 강점이고, 브레이크를 밟아서 차가 정차했을 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싶으면 브레이크를 한번 만 깊게 밟아주고 떼면 홀드가 작동하는 방식도 무척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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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A 200 CDI와 동일하다. 1.8리터 직분사 터보 디젤 엔진이 최고출력 136마력/3,600~4,400rpm과 최대토크 30.6kgm/1,600~3,000rpm를 발휘하고, 변속기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7G-DCT가 장착됐다.

달리기 실력은 넉넉한 편이다. 2.0 디젤 엔진을 얹은 폭스바겐 골프나 BMW 120d, 아우디 A3 세단에 비하면 한 템포 느린 느낌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전반적으로 한 템포 느린 경향이 있지만 CLA는 엔진 출력에서 분명한 차이가 난다. 하지만 달리기를 겨루는 차가 아닌 만큼 CLA 자체로서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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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에 대한 반응도 약간의 여유를 머금고 있지만 이전 세대 메르세데스-벤츠 모델들에 비하면 매우 빨라진 상태다. 좀 더 시원시원하게 달리고 싶다면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꿀 수 있다. 평상시보다 1~2단 낮은 기어를 선택해 고회전 영역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주므로 자동변속 상황에서도 더 큰 토크감을 즐기며 달릴 수 있다.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최대 회전수가 높지 않은 디젤 엔진의 특성상 패들 시프트의 효과를 제대로 즐기기에 아쉬움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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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실력에서 A 클래스와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좀 더 낮은 키와 공기 저항에서 유리한 만큼 안정감은 더 낫다는 판단이다. A 클래스도 고속영역까지 안정감이 탁월한 점이 돋보였는데, CLA 역시 고속 안정감이 뛰어나다. A와 CLA는 앞바퀴 굴림이라 어딘지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듯 보이지만 메르세데스-벤츠 혈통임을 부인하기는 어려웠다.

현실적으로 경제성이 뛰어난 디젤 모델이 많은 선택을 받겠지만 세련된 스타일과 수준 높은 고속 안정성 등을 감안할 때 ‘도 매니저’가 타던 CLA 45 AMG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시승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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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CLA 200 CDI는 잘 만든 소형차 A 클래스의 뼈대에 CLS의 화려하고 개성 강한 혈통을 이어 받아 등장한 소형 4도어 쿠페다. 파워풀한 달리기라 할 수는 없지만 일상 생활에서 부족함 없는 달리기 실력을 갖췄고, 복합연비 16.6km/L의 높은 연비와 뛰어난 고속 안정성은 매우 돋보이는 경쟁력이다.

반면, 아반떼와 비슷한 사이즈의 소형차 가격이 4,630만원인 점은 많은 이들의 접근을 막는 요소다. 수입차 중에서도 가격 기준으로 경쟁 모델이 상당히 많다. 위급인 C클래스와 BMW 3시리즈, 아우디 A4도 넘볼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라는 브랜드를 넘어 동급에서 찾아볼 수 없는 뛰어난 스타일과, 유일한 소형 4도어 쿠페라는 개성에 주목하고 그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이들 역시 충분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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