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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타고 1950년대를 만끽하다, 굿우드 리바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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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 오전에 롤스로이스 공장을 견학한 후, 이번에는 팬텀 쿠페를 타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굿우드 서킷을 찾았다. 그 주 주말 동안 열리는 굿우드 리바이벌의 절정을 보기 위해서다. 정문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자 순간 눈을 의심해야 할 정도로 주변을 다니는 자동차들이 모두 고색창연한 올드카들이다. 사람들도 모두 수십 년 전에 유행한 듯한 옷들을 입고 다닌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굿우드 리바이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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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굿우드 모터 서킷은 영국 공군의 주요 이착륙장이었고, 몇몇 스핏파이어 중대의 베이스기지이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공군기지가 폐쇄되자 이 땅의 주인인 ‘프레디 마치’(현재 굿우드 서킷의 주인인 ‘얼 어브 마치’의 할아버지)는 이 곳을 자동차 레이싱 서킷으로 개조했다. 그리고 전후 최초의 모터스포츠 관련 회의가 1948년 9월 18일에 이곳 굿우드에서 열렸다. 그 후 18년 동안 굿우드 모터 서킷은 세계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서킷으로 활약했고, 1966년에 잠시 문을 닫게 되었다.

첫 모터스포츠 회의가 개최된 지 정확히 50년이 지난 1998년 굿우드 모터 서킷은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열었고, 그 후 매년 9월이면 이 곳은 마법 같은 주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1950년대 전후의 전성기 때로 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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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 굿우드 리바이벌이 열리는 주말이면 모든 사람들은 1940, 50, 60년대 복장을 하고 그 당시의 자동차를 타고 굿우드 서킷을 찾는다. 서킷에는 그 당시 화려하게 모터스포츠를 장식했던 역전의 용사들이 대거 등장해 다시 한번 화려한 레이스를 펼친다. 바로 이것이 굿우드 리바이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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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으로 들어가려면 티켓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일행은 이 행사의 주요 스폰서인 롤스로이스가 제공한 게스트 스윙 베지를 달고 서킷으로 입장했다. 스폰서 게스트는 오늘날의 패독 클럽 게스트처럼 피트 레인과 패독 등을 출입할 수 있다. 먼저 롤스로이스 라운지에 들러서 짐을 맡기고, 목도 축인 후 분위기 파악에 나섰다. 스폰서 라운지는 메인 빌딩 위치에 있어서 쉽게 그리드로 나갈 수 있지만 오늘날과 같이 잘 갖추어진 패독이 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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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스폰서 라운지 안 풍경, 모두 그 옛날 옷을 입고 있고, 가끔식 재미있는 쇼도 펼쳐졌다.

서킷은 과거 활주로가 있었던 넓은 평지 바깥을 따라 도는 모습으로 자리 잡았고, 그 안 쪽은 대부분 잔디밭이었다. 스폰서 라운지 뒤로 돌아가면 수 많은 경주차들이 대기하면서 정비도 하는 일종의 패독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냥 목조 지붕만 만들어 놓은 것 같이 허술하다. 지금으로부터 60년도 더 오래 전의 모습은 이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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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패독이라고 봐야 할까? 경주 출전을 준비하면서 정비도 하는 곳이다.

패독에는 왕년의 스타 레이스카들이 경주 클래스에 따라 구분되어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수 많은 당시의 포물러 카, 그랑프리 카들이 출전을 기다리며 여유를 즐기거나, 미처 손보지 못한 곳을 정비하고 있는데, 게 중에 몇몇은 마치 현역인 양 번쩍이는 차체와 우렁찬 배기음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1935 알파로메오 티포 B

1934 알파로메오 티포 B

1938 마세라티 6CM

1938 마세라티 6CM

1959 마세라티 티포 61 '버드케이지'

1959 마세라티 티포 61 ‘버드케이지’

1955 메르세데스-벤츠 300SL '걸윙'

1955 메르세데스-벤츠 300SL ‘걸윙’

1959 로터스-포드 18

1959 로터스-포드 18

1959 애스톤 마틴 DBR1

1959 애스톤 마틴 DBR1

1968 로터스 56 'STP 스페셜'

1968 로터스 56 ‘STP 스페셜’

포드 GT40

포드 GT40

1956 페라리 860 몬자

1956 페라리 860 몬자

이렇게 패독에 머무르다 자기 클래스 경주가 시작되면 모두 그리드로 나가 왕년의 달리기 실력을 뽐냈다. 이 날은 비까지 왔다 갔다 하는 궂은 날씨였지만 수 많은 관중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레이스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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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대기 중인 왕년의 스타 레이스카들

세이프티 카로 활약한 애스톤 마틴 DB5

세이프티 카로 활약한 애스톤 마틴 DB5

롤스로이스 라운지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자 특별한 시간이 주어졌다. 레이스가 쉬는 막간을 이용해 스폰서 게스트들과 VIP들에게 서킷 택시 드라이빙을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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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자로는 유일하게 참가한 우리 모터리언 기자 둘과 현지 통역사 이렇게 3명이 1957년식 ‘롤스로이스 실버 클라우드 III 컨티넨탈’로 서킷을 돌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들을 태우고 서킷을 돌게 될 드라이버는 여성이었다. 너풀너풀한 옛날 치마를 차려 입은 그녀는 롤스로이스를 한 손으로 운전하면서 여유 있게 서킷을 돌기 시작했다. 수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롤스로이스로 서킷을 돌아 본 경험은 결코 잊지 못할 특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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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우드 리바이벌은 가족들이 함께 와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하고 있는데,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페달카 경주도 있었다. 물론 페달카들도 모두 그 옛날 모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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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 보잉 스테어만

연합군 전투기의 편대 비행

연합군 전투기의 편대 비행

그리고 패독 너머 서킷 중앙부에는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비행기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들에게는 생소한 모델들이었지만 아직도 심장이 살아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멋져 보였다. 서두에 소개했던 당시 연합군의 주력 전투기였던 스핏파이어는 행사 중간 중간에 편대를 이루어서, 혹은 단독으로 행사장 상공을 곡예 비행하며 흥을 돋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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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도 경주는 치열했다.

굿우드의 그리드 걸

굿우드의 그리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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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 온 수 많은 관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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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하루 종일 이어졌고, 모든 클래스의 결승이 끝날 때 쯤 하루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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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화려하고 멋진 시간 여행을 마치고 서킷 정문을 나서자 이번에는 고스트 익스텐디드 휠베이스 모델이 저녁 식사 장소로 우리들을 데려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스텐다드 휠베이스 고스트로도 충분히 여유 있는 뒷좌석이었지만, 고스트 익스텐디드 휠베이스는 휠베이스가 늘어나 뒷자리가 한층 더 여유로웠고, 이번 투어 일정 중 가장 바쁜 하루를 마친 저녁도 더불어 여유로웠다.

 

About 박기돈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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